개구리마크 달고 나서 전역 하던 날 아침 그날의 기분은 어땠나요??
uzi9mm | 2013-09-08 10:34:29
조회 9144 | 추천 0 | 다운로드 9
다시금 물어보겠습니다... 징병제든, 모병제든, 군인이라면 간절히 기다리
는 것의 끝판왕은 바로 "전역"이죠... 이 개구리마크를 달기 위해서 그동안
짬 안될때에 말도 안되는 이유로 인공위성부터 고목나무의 매미, 고무줄을
당하면서 고참들에게 개갈굼을 받아야 했고, 암구어 숙지 못 한다고, 지나가
는 초소 앞타임 근무자, 사수, 부사수 이름 모른다고 갈굼 받고, 한겨울 초소
일지 쓰는데, 손이 얼어서 글씨가 괴발 새발인데... 글씨가 삐뚤 삐뚤 하다고
개머리판으로 맞고, 총기수입때에 약실에 그을음 묻어난다고 전쟁나면 총도
못 쏘고 손가락 빨래?? 또 갈굼에다가... 암튼 내가 짝대기 네개 달고 전역하
는 그날까지 참고 또 참는다 이러믄서 동기들이랑 바로 밑의 후임들하고 저
김상병 새퀴 내가 가만 안둔다... 이러믄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위의 소
개된 가혹행위들은 실제 제가 2000년 초반 이등병, 일병 시절에 초소와 초소
가는 길에 당했던 것들이구요... 제 밑의 후임들은 임일병님... 참으십시요...
3분대 김상병... 우리 중대에서도 포기한 또라이 잖습니까!! 인제 조금만 참
으십시요!! 이러면서 군생활을 했는데요... 그렇게 2002년 1월 25일 아침에
드디어 창장에게 전역신고 하기 위해서 창본부로 두돈반 타고 출발하기 직전
에 마지막으로 지긋 지긋했던 군생활의 기억을 가진 중대 건물을 스윽~~~ 둘러
보고 나오는데... 전역축하 헹가래도 없이 전날까지 이어진 혹한기 훈련 복귀
후에 오침 준비를 한다고 왔다 갔다 하는 중대 후임들의 계속되는 군대 일상
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동기넘들하고 창본부로
향하는 두돈반 타고 가면서 중대건물이 멀어지는데... 전역한다!! 룰루랄라~~
하던 동기넘이 대뜸... 중대건물 점점 안보인다... 이러면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면서 보더니만은 언덕 하나 통과 하니깐 야이씨!! 우리 중대 건물 안 보인
다!! 이러면서 울먹 거리드만요... 진짜 전역하는 그날 기분이 참 시원섭섭 했
습니다... 좋기도 참 좋았구요... 동시에 지긋 지긋 했던 군 시절의 기억도 났
었고, 일요일 개인정비시간에 후임들이랑 주주룩~~ 걸터 앉아서 전투화 광 내면
서 px에서 산 아이스크림 입에 물고 고참들 뒷담화도 까면서 전투화 닦던 기억...
일종품 수령 받는데, 짐 나르느라 고생 했다고 짬장이 끓여주던 라면의 기억도 나
고... 아침구보 하면서 구령을 차례대로 붙이는데, 목소리 쩌렁 쩌렁하게 낸다고
평소 고춧가루 뿌리던 고참이 잘 했다고, 어깨 한번 툭 치고 가면서 칭찬 했던 기
억... 쓰리스타 온다고 일요일 내내 관물대 다 까뒤집어서 페인트칠에 청소 다시
하고... 화단에 잡초 뽑았다가 쓰리스타는 본부중대만 둘러보고 갔다는 황망한 소
식에 멘붕오고... 상황조치 훈련 땜에 산꼭대기 올라가서 방독면 주머니 안에 숨
겨온 건빵에 콜라캔 까 먹으면서 고참들, 후임들이랑 노가리 깠던 기억... 초소근
무 끝나고 한겨울의 언몸을 녹여주던 육개장의 맛도... 창 전체 체육대회에서 줄
다리 이겨야 한다고 두돈반 앞 범퍼에 줄 묶고 줄다리기 선수들이 줄 댕겼던 기억
도 나구요... 고참하고 나간 초소근무에서 근무지적나서 창 경비중대 순찰로 군장
뺑뺑이 돌았던 기억도 나구요... 병 한사람당 종교 하나씩이라는 이유로 주말에 거
의 등 떠밀려서 갔었던 종교행사의 기억도 있구요... 그렇게 어찌 어찌 하다보니
거의 매주 나가게 된 기독교 종교행사 땜에 군종 눈에 띄여서 영외의 한 보육원으
로 봉사활동 가는데 뽑혀서 바깥구경도 하고... 그때 부대내의 교회 신도분의 딸이
랑 봉사활동 하면서 친해져서 그때부터 종교행사 참 열심히 갔었던 기억도 납니다...
그때 전역하면 연락 하겠다고 주소랑 다 받았는데, 전역하고나서 잃어버렸던 아픈
기억도 있고... 암튼 많습니다... 암튼 이런 저런 기억들 땜에 막상 전역하던 날에
기분이 뒤숭숭 했구요... 시원 섭섭 했습니다... 그런 감정은 이삼일 정도 지나니깐
무뎌지더군요... 전역하고 집에 와서 사제옷으로 갈아입고, 내 맘대로 누워서 집에서
tv보고, 그러다가 저녁 8시 넘으니깐은 지금쯤 저녁점호 청소하고 있을텐데... 이일
병이 마포걸레 빨고 있을거고... 김00 이 새퀴는 이제 자기가 왕고라고 어슬렁 거리
겠구나... 그리고 밤 10시 되면은 한동안 저절로 졸려서 눈이 감기는 희한한 경험도
했었습니다... 군생활의 일정이 몸에 밴 것 같더라구요... 아침 6시면 저절로 눈이
떠졌구요... 그것도 해봐야 몇일 안 갔지만요... 암튼 전역할 때 여러분들은 어떤
기분 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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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지금은 남은 여생 어떻게 보내야하나 걱정에 요즘말로 완전 안습이군요! 카키 군복입고 전역한 세대라
얼룩무늬 군복이 엄청 부러웠다는...
통계 | 2013-09-11 | 추천 0
uniform | 2013-09-10 | 추천 0
21사단정찰대 | 2013-09-09 | 추천 0
자주국밥 | 2013-09-09 | 추천 0
42333 | 2013-09-08 | 추천 0
uzi9mm | 2013-09-08 | 추천 0
던 것을 전역 하면서 제게 물려주고 간 거였습니다... 얼룩무늬 배합이 나름 이쁘게 잘 되었다고...
전역하면서 주고 가고, 병장 오바로크도 제대로 된 거여서 휴가, 외박때 나름 요긴하게 썼죠... 어차
피 사제인들은 모르지만...
유현영 | 2013-09-08 | 추천 0
Paladine | 2013-09-08 | 추천 0
Mad duck | 2013-09-08 | 추천 0
1년에6~9달 바다에안나가도되는 새로운 생활시작
군인공제회에 사기밟힌 군인연금수령하는날(원금에빠진)
헌데일주일만에 향수병앓아 부친차몰고 밤바다에서 날밤깠던....
Ψ Ω Ψ | 2013-09-08 | 추천 1
지금은 남은 여생 어떻게 보내야하나 걱정에 요즘말로 완전 안습이군요! 카키 군복입고 전역한 세대라
얼룩무늬 군복이 엄청 부러웠다는...
박승욱 | 2013-09-08 | 추천 0
그냥 전역하고 1년쯤 알바하면서 등록금 모았습니다.
uzi9mm | 2013-09-08 | 추천 0
개구리마크 달고 있는데, 12월 군번들 훈련소 마치고 자대 배치 받은 심병들이 더블백 메고 행정
병 따라서 줄줄이 가는데, 다들 눈이 애처롭더군요... 거기다 대고 제 동기넘 중 하나가... 곧 올거
야... 난 이제 몇십분이면 나가있을거고...ㅋㅋㅋ 이러면서 불쌍한 이등병들 염장을 지르더군요,,,
uzi9mm | 2013-09-08 | 추천 0
쟈칼 | 2013-09-08 | 추천 0
m60은무겁다 | 2013-09-08 | 추천 0
eceshim | 2013-09-08 | 추천 0
아 이제 가는 구나 하면서 위병소를 나갈때 쯔음 군생활을 회상하는데 일병 부터 병장까지 기억이 없는겁니다. 그래서 아씨 뭐했지 하면서 생각만하다가 기상나팔 소리 들으면서
아 X발 꿈 ㅠㅠ
하면서 일어난 적이 있네요.
daeguug | 2013-09-08 | 추천 0
eceshim | 2013-09-08 | 추천 0
전역한지 3년 밖에 안됬지만 가끔 생각이 납니다. 최근 들은 이야기로는 제 부대가 곧 사라진다고 하더라구요. 시원 섭섭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