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챱힐 Pork Chop Hill
경기도 연천 북쪽(정확한 현재 지명은 모름)에 있는 약300미터 고지
한국전쟁 당시 전선이 고착화 되면 1951년에 미군이 처음으로 점령하여 참호를 파기 시작했다.
폭챱힐 주변에는 몇개의 outpost 즉 전초 진지들이 있었는데 중반이후의 한국전쟁에서 이 outpost는
고지전투의 중심이 되었고 이것을 뺏고 뺏기는 것이 주 고지를 점령하는 주요 루트가 된다.
등산 하신분들은 이해하겠지만  산의 가장 높은 정상이 있으면 그 주변에 약간 낮은 산 정상이 있는데
이곳들이 주로 outpost가 되었다 한국 산악지형은 능선을 따라 길이 나있고 대부분의 경우 우회로가 빈
약하거나 없고 고지에서 완전히 관제된다.
 1952년 말 부터 미7사단이 이 섹터를 담당했다. 300고지는 31연대 섹터였으며 근처 고지와 주변 outpost
에는 총 11개 보병대대를 두었는데 이중에 에디오피아와 콜롬비아 대대가 있었다.
 상대편인 적인 중공군으로 (서부전선에는 북한군이 없었다. 북한군은 1950년 붕괴된 이후 사단 단위
부대만 동부전선에 있었다) 23군의 67사단, 그리고 47군의 141사단이 있었다.
이들은 잘 훈련되었는데 산악 전투와 야간 기습, 침투, 매복 등에 매우 탁월했다.
 1951년부터 1953년초까지 이 지역에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는데 물론 소규모 전초진지 점령이나
침투 정찰 과정에서의 전투는 끊이지 않았다.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전략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전투의 최초 전조는 1953년 3월23일에 시작되었다.
중공 141사단의 423연대가 미 31연대 예하 콜롬비아 대대의 B중대가 지키던 "Old Baldy" 늙은 대머리 진지를
공격하여 점령해버렸다. 연대장은 동대대의 C중대에 탈취를 명령하였으나 실패하였고 유엔 사령부에서 결국
이 진지의 포기를 결정했다. 하지만 중공군은 이후 며칠간 탐색과 공격, 즉 야간 탐침을 시도했다.

4월16일 폭챱힐은 31연대 E중대가 담당했는데 이날밤 대규모 포격과 함께 중공201연대의 한개 대대가 이 고지로
전력을 집중했다. 주변의 다른 고지, 7사단 섹터의 고지들이 역시 공격을 당했는데 이때 폭챱힐은 점령되었다.
겨우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외딴 벙커에 숨어있게 된다.

전선 뒤에 있던 31연대의 K 중대와 L 중대가 즉시 탈취를 명령받고 17일 새벽 고지로 들어간다.
중공군의 저항은 격렬했다. 불과 300미터 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고지에 올라가 주 참호선까지 올라간 2개
중대는 사상률이 50%에 육박하게 된다. K 중대장은 지원을 요청하고 17연대의 G중대가 지원부대로 고지로
들어선다. 이때 중공군은 막대한 포화를 이들에게 퍼부었고 3개 중대는 벙커와 참호에 머리를 처밖고 있어야 했다.

 오후 3시경 사단은 잘못된 통신의 결과로 G중대를 고지에서 철수 시키는 명령을 하달한다. 이때 31연대
소속 중대들 K와 L 중대에서 남은 인원은 불과 25명이었는데도 말이다.

저녁 9시 30분(21시30분)에 31연대장은 17연대에서 F중대를 배속받아 다시 고지로 공격을 보냈다.
한시간 반 뒤에 F중대는 중공군의 포격으로 19명을 잃는다. 포격이 집중된 f중대를 위해 다시17연대에서
E중대가 고지 측면으로 올라갔다.

K중대는 최초 공격시 135명이 참가하여 전사 18명을 포함 125명의 사상자를 내었다. (즉 딱 10명 남았다는뜻,
부상자들이 스스로 내려갈일이 없으니 실제 고지위에서 말짱한 병사는 5손가락 안이라는 뜻이다)
L중대도 거의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K와 L 중대의 생존자들은 고지를 내려갔고 F중대가 고지를 맡았다.
18일 새벽1시경, 중공군 201연대가 또 무자비한 공격을 가해 왔다. F중대의 방어선은 거의 관통당할 찰라,
이미 고지에 오르고 있던 E중대가 나타나 중공군의 공격대열 측면을 때려버려 공격대를 분쇄하였다.
중공군 141사단은 다시 부대를 재편성하여 재공격을 하였으나 역시 실패한다.
18일 아침, 17연대의 A중대가 또 증원되어 F,E,A중대는 고지의 참호선과 벙커안에 잔류한 중공군을 청소한다.
오후에 전투는 종료되었다.
 

  3일간의 전투에서 유엔군은 77,000발의 포탄을 폭챱힐과 주변 고지로 쏟아부었다.
중공군은 막대한 포격을 고지에 날리면 방어자들이 벙커에 엄폐한 사이에 고지로 침투하는 전투를 사용하여
고지를 점령했다. 이후 1953년도에 전체 전선에서 이 전술은 중공군이 짭짤하게 전과를 맛보게 되는데
특히 금성돌출부에서 한국군 최전선 전초기지를 점령할때 잘 써먹는다

 중공군의 포격이 만만치 않아서 유엔군은 부상자를 수송할때 M39 병력수송장갑차를 이용해야 했다.
또한 중공군이나 유엔군이나 똑같이 고지방어선 청소에는 동일하게 수류탄과 폭약, 화염방사기를 이용했다.
이 뜻은 중공군이 유엔군의 전술을 완전히 자기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1953년의 중공군과 1950년말에 한반도에 들어온 중공군과의 전술 차이는 엄청나게 변화하였다.
심지어 이 섹터에 중공군은 전차중대까지 보유하였다.

유엔군은 총 104명이 전사한다. (31연대 63명,17연대 31명과 연대직할대가 10명), 중공군의 사상자는 발표된게 없다.

이 전투를 유명한 미국의 전사학자인 S.L.A. Marshall이 (후에 장군, 마샬 플랜의 그 마셜은 아님) 책으로
내었는데 Battle of Pork Chop Hill로 이것으로 1959년에 그레고리 펙이 주연한 영화 폭챱힐이 나왔다.
사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휴전 회담에 의한 부분은 완전히 픽션으로 원작자는 영화를 보고 많이 실망했다고,
그레고리 펙이 연기한 중대장은 K중대장인 Clemons 중위다.

그러나 폭챱힐의 전투는 끝난게 아니었다.
휴전회담이 막판으로 가는 7월. 중공군은 다시 공세를 가한다. 한국전쟁 마지막 공세였으며 공산측이
마지막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체 전선에서 몇군대를 집중하여 공격을 가하였다. 중동부전선의 금성돌출부
지역이 그중 하나로 금성돌출부를 방어하던 한국군사단은 거의 완전히 붕괴하였다가 금성천을 중심으로
더이상 밀리지 않고 역습하여 일부 지역을 탈취하였다.

7월6일
중공군은 야간에 갑자기 기습적인 대량의 포격을 가하여 폭챱힐로 쇄도했다.
17연대 A중대가 방어중이었고 근처에 B중대가 작은 고지를 방어중이었다. 공격 한시간만에 고지는 양쪽의
병사들이 백병전을 벌일 정도로 뜨거워졌다. 유엔군은 다른 중대 하나를 지원차 고지로 올려보냈다.
 장마철의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기에 부상자 후송과 보급품 수송은 막대한 차질를 빚는다. 4월 전투때처럼
정갑수송장갑차가 고지아래에서 부상자를 후송하는데 동원되었다.
고지 한쪽은 중공군이 다른 한쪽은 미군이 지키며 며칠동안 9번의 뺏고 뺏기는 전투가 이어졌다.
7월11일 군사령부는 폭챱힐을 포기 하기로 결정한다.

 투입된 13개 미군 중대의 중대장중 4명을 포함하여 총243명의 미군이 전사하고 사상자 총수는 916명이었다.
이중 163명의 유해는 회수되지 못했다. 카츄사는 15명이 전사하고 120명이 사상당했다.
반면 중공군은 약 1,500명이 전사하고 4,000명이 부상당한것으로 추정되었다.
이 전투에서 전사자 2명이 사후에 명예훈장이 수여되었다.
3주후 휴전협정이 조인된다.

* 폭챱힐이란게 그 고지 형태 때문인지 햄버거 힐 처럼 희생이 커서 그런것인지 현재 정확히 알려준 자료를
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1953년 4월의 전투때 이미 폭챱힐이란 명칭이 있었던 모양이다.
 희생이 커서 붙인 이름이라면 7월의 전투를 따라오기는 힘들것이다.

* S.L.A. Marshall은 준장으로 예편한 미국의 유명한 전사戰史가 이다. 2차대전 당시 태평양전선에서 종군했고
종전후 유럽으로 가서 유럽전선을 연구했다. 전쟁전에는 독일의 전격전을 연구한  전격전 Blitzkrieg: Armies on Wheels
(1940년 출판)이라는 책이 있다.
  전사학 관련해서 가장 유명하게 한 저서는 Men Against Fire: The Problem of Battle Command (1947출판)으로
 현재 한국에 출판된 살인의 심리학의 첫장에 나오는 논점.
  2차대전 당시 미군 보병병사들이 전선에서 실제 적에게 사격을 가하는 비율이 불과 15~20% 라는 연구결과에
대한 것이 있는데 의도적으로 살인을 거부하는 병사들에 대한 실질적 첫연구였다
살인의 심리학
데이브 그로스먼 저 | 이동훈 역 | 플래닛 | 2011
On killing
 http://blog.naver.com/bumryul/100132192964

 참고로 그의 손자는 베트남전 나가지 않으려고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되어 그의 조부와 연을 끊었다....

 영화 폭챱힐은 1959년 작품으로 2차대전과 한국전쟁 참전자들 사이에 그래도 전쟁의 처절함을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그나마 인정받은 영화라고,..

]

아래 사진은 순서대로

마샬

1952년과 1953년에 촬영된 폭챱힐과 늙은 대머리 고지 주변사진

그리고 주변에 있던 T34와 M26의 잔해

폭챱힐 항공사진 그리고 지도

폭챱힐 전투의 생존자 우측에 한국인 소년이 걸친 넥타이에 있는 황소마크로 보아 17연대라는 것을 알수 있음

1980년대에 촬영된 폭챱힐

그리고 영화 스틸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