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차 개발사 2

나이스 | 2013-05-23 21:09:59

조회 47348 | 추천 4 | 다운로드 77

글 작성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제공

크게 | 작게

프린트

1948년부터 1966년까지를 다룬 1편에 이어 2편은 67년부터 70년까지의 짧지만 아주 중요한 기간입니다.

 

1968년 : 6일 전쟁과 첫 번째 배신

네게브 사막 남부에서 비밀리에 치프텐 전차의 테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스라엘과 함께 한 테스트 결과는 바로 영국으로 피드백 되었고 아울러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사용할 전차이기에 자신들이 체득한 경험도 아낌 없이 전수합니다. 탈 장군의 회고에 의하면 골란고원 같은 고지대에서는 전차포 사격 후 주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스라엘만이 경험한 문제점과 해결책까지 모두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탈 장군은 이스라엘-영국 전차 프로젝트의 공동 매니저로 매월 1회에서 바쁠 때에는 주 1회 간격으로 영국을 방문해 프로젝트 진행에 힘을 쏟았는데, 당시 영국 국방부는 탈 장군 방문시 마다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하면서 극진한 환대를 하였다고 합니다.

▲ 이스라엘 테스트 현장에서 영국군과 엔지니어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때만해도 이스라엘은 T-62에 맞설 최신형 전차의 확보는 물론 자국내 생산의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67년 6월 그간 긴장감이 고조되다 드디어 6일 전쟁이 발발합니다.

전쟁 발발시 이스라엘은 385대의 센츄리온, 520대의 m4, 250대의 M48 보유을 하고 있었으나 센츄리온 같은 경우 워낙 여러 나라에서 중고로 구매를 한 탓에 385대 중 293대만 작전 투입이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도 m4와 센츄리온의 주포를 아랍의 T54/55 전차를 상대할 수 있는 주포로 교체를 완료한 시점이라 이스라엘의 중고 전차들이 훌륭한 전과를 내긴 했습니다만, 전쟁 중 사상자에서 기갑여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는데 이는 기존 전차가 적 전차를 파괴할 수는 있으나 역시나 적의 공격에도 취약하다는 기존 전차의 한계를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중고지만 이스라엘이 충실히 업그레이드를 한 센츄리온은 1973년 4차 중동전에서 맹활약을 합니다.

▲ 이집트군이 버리고 간 전차들을 이스라엘군이 살펴보고 있습니다. 저렇게 완벽한 상태로 두고 황망히 도보로 사막에서 도주한 이집트군 덕에 T54/55를 각 국에 제공하고 일부 수량만으로도 이스라엘군은 4차 중동전 개전시 T54/55 3개 대대를 구성합니다. 

▲ 이스라엘 노획한 전차 중에는 IS-3도 있습니다. 사진은 1968년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퍼레이드 중 촬영되었습니다. 

 

 

전쟁은 압승으로 막을 내렸으나 이스라엘은 프랑스의 금수조치라는 철퇴를 맞으며 배신의 쓴맛을 보고 됩니다.

드골의 프랑스는 50년대부터 이스라엘과 긴밀한 우호 관계를 맺고 최신 무기의 공급과 각 종 지원/협력을 유지하고있었던 유일한 국가였습니다만 소련 견제를 위해 유지되던 관계는 드골 정부가 아랍권과의 관계 증진을 위해 6일 전쟁 발발 3일전 무기 금수조치를 발표하면서 막을 내립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이 때 이스라엘이 미리 발주해놓았던 미라지 lllE,미라지 5J,미라지 5DJ의 이스라엘 인도를 중단하고 그뒤에는 미라지 lllCJ  와 그 엔진인 Atar 9C 에대한 부품공급을 중지하는 조치를 단행해 이스라엘 공군은 아주 곤란한 지경에 이르는데 전투기를 수입할 수 있는 나라가 프랑스가 유일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스라엘은 해결을 하긴 합니다만 외국에 주요 무기 체계를 의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경험을 한터라 이 사건은 주요 무기 쳬계의 국산화에 대한 중요한 인식의 전환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아울러 제일의 우방국이었던 프랑스는 한 순간에 국제 외교무대에서 소련과 함께 이스라엘을 적극적으로 비난하는 입장으로 선회를 하고 아랍국에 전투기 판매를 시작합니다.

 

공군이 겪는 상황과 T54/55에 격파 당하는 중고 전차를 보면서 육군은 치프텐 전차의 테스트에 더욱 매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1968~69년 : 두번째 배신

1968년에는 새로운 치프텐 전차 2대가 도착하여 이전의 치프텐 전차와 교대하여 테스트를 이어 갑니다. 이스라엘은 그간의 테스트 결과에 만족하여 250대의 치프텐과 200대의 중고 센츄리온 전차의 직도입, 150~200대의 치프텐 라이스센스 생산을 영국 정부에 요청합니다.

 

당시의 상황은 순조로워 보였고 영국 정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약에는 이르지 못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모든 외교 채널과 정보망을 가동해 혹여 치프텐 도입에 문제가 발생할지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부정적인 정보를 접할 수는 없었습니다.

 

테스트 진행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고 계약 확정을 위해  이스라엘군과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탈 장군은 영국을 위해 치프텐 전차 판매를 위한 세일즈까지 나서게 됩니다.

 

당시 이란은 미국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도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란의 전차 도입 추진을 알게 된 탈 장군이 이란의 기갑학교가 위치한 쉬라즈로 직접 가서 이란형 치프텐 전차의 판매 프레이젠테이션을 한 결과 총 900대의 치프텐 전차 판매 계약을 성사시킵니다. (이란 혁명으로 700여대 수출에 그침)

 

영국은 성대한 환영 행사를 열어 탈 장군을 환대 했지만 그 공은 영국군에 돌아갔습니다. 오히려 탈 장군에게 여왕에게 작위 수여를 요청할 인사에 대한 추천을 부탁했고 탈 장군은 함께 일하던 영국군 장교 2명을 추천해 주었지만 정작 자신은 훈장은 고사하고 비공식적으로라도 감사패 하나 받지 못 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  이란군이 운용하던 치프텐 전차. 회교혁명 이후 도입을 중단했지만 이미 700대가 넘는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이란-이라크 전쟁 도중 이라크군의 독가스 공격에 전차를 버리고 후퇴하여 상당 수가 이라크군에게 노획됩니다. 하지만 이라크군은 노획한 패튼계열 전차와 함께 사막에 방치합니다.

 

이스라엘은 구체적인 가격, 라이센스 생산조건, 저작권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나중에 논의하더라도 우선 기본적인 사항에 도장을 찍자고 요청하지만 영국 정부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는 입장만 표명합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치프텐 수출이 좌절된 원인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아랍권의 반발이 제일 큰 이유로 거론이 되긴 합니다만 당시 상황은 이스라엘의 치프텐 도입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에 이미 외무부가 부정적인 입장에 서 있었다는 점 입니다.

 

중동의 세력균형, 국제 분쟁으로 인한 혼란, 아랍권과의 경제적 이해관계 등 당연히 치프텐 수출에 따른 여러 가지 사안들을 고민하는 것이 영국으로서는 타당한 것이겠지만 영국은 시간을 끌면서 긍정적인 외교수사를 동원하여 이스라엘을 붙들어 놓고 희망고문을 하는 사이 혹시나 불안을 느낀 이스라엘이 미국에게 전차 구매 요청을 할까 싶어 미국 정부에게 전차를 판매하지 말 것을 요청합니다.

 

결국 69년 치프텐 이스라엘 수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집트, 리비아 등에서 자국 대사관이 공격 받고 아랍권으로부터는 영국 은행에 유치한 외환을 회수 하겠다는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자 영국은 국면 전환을 위해 리비아에 치프텐 전차와 자주포를 수출하기로 합니다.

 

이스라엘은 리비아의 국방력에 비해 과다한 무기 도입이라 혹시나 치프텐이 이집트로 흘러 들어갈까 우려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치프텐의 리비아 수출을 반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닙니다. 수출을 막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자신들이 치프텐을 가질 수 있는가가 더 시급한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더 우려가 되는 것은 소련의 최신 T-62가 이집트와 시리아에 공급되는 것인지라 어떻게든 치프텐 도입 계약을 빨리 체결하기 위해 수상까지 직접 영국으로 가 총력전을 펼치지만 사회주의 정당간의 우호관계는 현실의 벽 속에 무너지고 영국은 결국 69년이 다 저물어 가는 12월에 가서야 공식적으로 치프텐 수출에 대한 거부 입장을 표명합니다.

▲ T-62는 당시 서방권에 공포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1973년 4차 중동전에서 영국제 105mm L7 주포를 장착한 센츄리온, M48(Magach3)과 프랑스제 105mm F1 주포를 장착한 M4(M51 Super Sherman)와 치열한 교전을 펼칩니다. 사진은 4차 중동전쟁 중 골란고원에서 격파된 시리아군의 T-62입니다.  

 

이로써 3년간에 걸친 치프텐 도입 프로젝트는 막을 내리게 되고 곧바로 2년 반에 걸쳐 테스트를 하던 치프텐 전차도 영국으로 귀환 합니다.

 

영국은 69년 7월에 리비아에 대한 치프텐 수출 계약을 했지만 곧이어 9월에 가다피의 쿠데타가 발생, 총 20억불(현재가치) 상당의 수출 계약이 취소 되고 리비아는 대신 소련으로부터 T54/55 전차를 구매합니다.

 

영국에 앞서 이스라엘에 등을 돌렸던 프랑스는 70년초 리비아에 110대의 미라지 전투기 수출을 성사시키고 다른 아랍국가에도 미라지를 수출합니다.

▲ 1969년 9월 1일 27세의 육군 대위 카다피가 쿠데타에 성공합니다. 영국은 이스라엘 대신 리비아를 선택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카다피 정권에 의해 모든 계약을 파기 당합니다. 반면 프랑스는 70년 미라지 계약을 시작으로 계속하여 미라지 시리즈를 공급하게 됩니다. 현재도 프랑스 정부는 리비아의 노후한 미라지 F1을 라팔로 교체하려는 로비를 진행 중입니다.

 

 

1970년 : 자국산 전차 개발의 막을 올리다.

결국 3년간의 시간을 허비하고 무언가 새로운 결정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미 우려했던 주변 아랍국의 T62 도입이 시작된 상황에서 이스라엘 기갑군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많지 않았습니다.

 

70년 당시의 가용 예산으로 이스라엘군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 중고 M48 도입 및 엔진 오버홀, 105mm 주포로 교체 (전차당 724,000 이스라엘 리라)

- 패튼계열 전차 엔진 전량 신품으로 교체, 개발중이던 110mm 주포 탑재가 가능토록 포탑 개량, NBC 시스템 탑재

- M60 도입 (전차당 822,000 이스라엘 리라)  

- 국산전차 개발/도입 (전차당 906,000 이스라엘 리라)

* Samuel M. Katz "Merkava main battle tank 1977-1996)에서 인용

 

이러한 예산도 모세 다얀 국방장관이 재무장관과 치열한 예산 전투를 벌인 끝에 확보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더군요. 물론 총이 아닌 치열한 논리와 근거의 전투였겠지만요. 결국 이스라엘도 결국 예산에서 자유롭지 못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70년 5월 이스라엘 탈 장군이 전차의 국내 개발/생산에 대한 경제적 효용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 결과를 국방부에서 브리핑 합니다.

 

결국 8월 20일 코드네임 " Tohnit Merkava(Merkava Program)"가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최종 승인되어 메르카바 전차의 개발에 착수하게 됩니다.

 

메르카바의 개발에는 200개 기업, 4,500명의 인력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최종 조립을 포함한 생산 주관은 국영기업 IMI가 담당하고 국방부가 제작 및 테스트에 관한 총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스라엘 탈 장군은 메르카바 개발의 총책임자로 임명되어 기갑군 지휘를 병행하며 이후 메르카바4가 초기 배치되는 2000년초까지 메르카바 개발에 관여하게 됩니다. 이미 60년대 중반 자국산 전차 개발을 제안 했던 Yisrael Tailn 대령은 수석 엔지니어로 탈 장군의 컨셉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책임을 맡게 됩니다.

 

▲ 메르카바 시제 차량과 이스라엘 탈 장군. 탈 장군이 단신이라 메르카바 전차가 굉장히 커보입니다. 

 

 

70년에 개발에 착수한 메르카바 전차는 1979년 첫 실전 배치까지 10년이 소요되는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메르카바 전차의 개발 과정은 다음에 계속 이어집니다.

 

이스라엘 전차 개발사 1.편 보기

페이스북 트위터

스크랩

이미지
실제 크기로 보시려면 클릭해 주세요
Merkava prototype with M48 turret First rolled out in august 1973.jpg

이전 다음

목록

댓글 [18]

이전 1 다음

로그인 | 회원가입

등록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