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흑표 전차의 장갑 방어력에 관하여...

121호전차장 | 2013-05-13 20: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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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는 비밀에서 특별한 활동하지 않았지만,
10년 이상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발제 글을 올립니다.

제가 고수님들과 고견을 공유하고 싶은 주제는


‘과연 K-2 전차의 장갑이 그렇게 심각할 정도로 빈약한가?’입니다.

제 결론은 No 이고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전차의 운용사상과 전장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봅시다.

우리나라는 전차를 실전에서 직접 운용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강대국의 사례를 먼저 생각해 봅시다.

 

전차로 국운을 건 실전을 가장 많이 치룬 이스라엘, 해외 원정을 통해 사단급 이상 전차부대를 현대전장에서 운용한 미국, 그리고 2차 대전부터 냉전 시절까지, 가장 대규모의 기갑부대를 보유하고 운용한 경험을 가진 러시아, 마지막으로 전격전을 통해 기계화 부대 운용에 관한 교리를 정립한 독일.

 

이들 국가의 사례를 비교해서 정리해 보면, 시대별로 어느 정도의 공통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각 국가에 맞는 독특함도 갖고 있지요.

 

이스라엘은 주변 아랍국가 들과의 전투에서 최대한 버티고, 부족한 전차 승무원의 인명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해 전방에 엔진을 장착한 메르카바 시리즈를 개발하고 운용합니다. 최초의 메르카바 Mk.1부터 Mk.2 까지는 포탑형상을 최대한 얇게해서 전방 피탄 면적을 최소화 시켰지만, Mk3 부터는 사방의 공격을 다 막아내기 위해 측면도 많이 보강을 했고, 자연스레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전차가 되었지요.

 

미국은 전통적인 형상의 전차은 에이브람스 계열을 운용하고 있는데, 미국인의  특성을 잘 반영한 전차입니다. 최초 독일와 MBT-70 계획에 의거, 공동으로 전차를 개발하지만, 결국 중간에서 독자 개발로 전환, 미국의 에이브람스와 독일의 레오파트 2가 탄생합니다. 그만큼 독일의 전차와 사상을 같이하면서도, 포탄(열화 우라늄) 엔진(가스터빈), 장갑 및 공간 구조 등에서는 미국만의 특성이 많이 반영된 전차이지요. 독일의 레오파트 2처럼 정교하지는 않지만 내부 공간은 넓고, 장갑은 거칠지만 제 몫을 해내며, 빵빵한 군수 지원을 바탕으로 연비따위는 신경쓸일이 없는 전차입니다. 아, 공병지원이 워낙 잘 되니까, 무게도 무겁고요. 하지만 해외 원정이 어려운 점이 있는데, 이점은 동맹국들을 거점으로 전차를 비치해 놓는 식으로 해결하고 있지요. 스트라이커나 뭐 원정 여단 개념은 여기서는 논외로 하고요.

 

레오파트 2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현대 MBT의 벤치마킹 모델이기에 그냥 스킵 하겠습니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기동, 공격, 방어의 전차의 3대 특징이 최적화 된 독일 엔지니어링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점에서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지 않습니다. 과거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대한 기갑 러시를 막기 위해 최대한 고사양으로 만들어진 전차인데, 그러면서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걸작입니다.

 

러시아는 강대국 들 중 가장 독특한 전차 운용 사상을 가지고 있는데, 최대한 많은 전차를 전장에 투입하여 수적 우세를 달성하고, 우수한 기동성을 가진 전차를 바탕으로 속도전을 수행하기위해, 서방의 대부분의 전차들보다 무게가 가볍고, 크기도 매우 작습니다. 일부에서는 러시아의 전차들이 거주성도 안 좋고, 인간을 배려한 점이 거의 없이 오직 작전운영에만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전차라고 혹평을 하지만, 전장에서 럭셔리는 필요 없고요, 그저 잘 달리고, 잘 맞히고, 적에게 잘 안 맞으면 우선은 합격인 겁니다. 뼈속까지 공산주의지요. 사실 전면 형상의 면적은 서방 전차에 85%에 불과합니다. 피탄율이 낮지요.

 

서론이 좀 길었는데요. 우선 표를 좀 참고하시면,

 

 

표는 제가 작성한 장갑의 밀도 비교입니다.
방법은 전차의 무게를 그냥 유효 부피로 나눈 값인데요,

유효 부피는 차체(포신 제외)의 길이X넓이X높이(포탑포함)으로 계산했고, 무게는 공정한 비교를 위해 매트릭시스템으로 변환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단순한 계산을 선택한(사실 좋아하는) 이유는 이 이상의 형상정보는 추론에 불과하고, 결국 대부분의 전차의 형상이 큰차이(포탑+차체) 없기 때문에 상대적 비교에 사용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곳 비밀 회원님들 중에서도 M1A2는 70톤이다, 메르카바는 65톤이다, 이런 말씀 많이 하시는데, 대부분의 공대출신 회원님들은 아시겠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 톤(매트릭)과 미국 아이들이 사용하는 숏톤, 그리고 영국아이들이 사용하는 롱톤은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습니다.

 

영국 톤(=long ton) = 1,016.1kg
미국 톤(=short ton) = 907.2kg
미터 톤(=metric ton) =1,000kg

 

다시 말하자면, 미국 아이들이 M-1A2를 70 tons 라고 하면, 우리는 (70 X 0.9 =) 63톤 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K-2 전차(55톤 가정 시, 양산형은 58톤으로 예상)과는 8(5)톤 차이가 난다고 봐야지요.

 

자,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K-2의 장갑이 쓰레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봅시다.
우리가 흔히 물리적 상태량을 비교할 때, 부피당.. 질량당.. 뭐 이런 것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GDP 니, 인구 밀도니 이런 개념도 나온 것이고요.

우리도 앞서 매트릭 시스템으로 구한 무게를, 전차의 대략적인 부피로 나누어 보자는 겁니다. 뭐 회원님은 K-21을 예로, 차체가 커서 25톤이라도 다른 나라 IFV보다 방어효율이 떨어진다고, 반복하시는데, 같은 맥락에서 반대로 형상이 작은 K-2에도 다른 나라 전차와 공평하게 비교를 해보자는 거죠.

 

이런 단순한 계산을 그냥 엑셀로 해보면 놀랍게도, 세계 각국의 전차들이 거의 그렇고 그런 수준의 값을 나타냅니다.


K-2(55톤 기준, 양산형 및 PIP는 58톤으로 예상)를 1.0으로 변환하면, 가장 무겁다는 M-1A2가(메르카바 제외) 1.05라는 수치를 보입니다. 방어력 좋기로 소문난 챌린저2는 K-2와 거의 비슷하고요.

 

그럼 K-2의 객관적인 방어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우선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측면장갑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미루겠습니다.

 

우선 K-2는 기술적으로 유로파워팩을 기준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다른 전차들보다 엔진실이 작지요. 그만큼 길이가 짧습니다. 일부 회원님들은 보기륜이 6개다, 7개다 이거 가지고도 문제를 제기하시는데, 레오파트2나 그이전의 전차들은 예전의 엔진 기준으로 설계가 된 차에 새로은 파워팩을 사용해서 차체 형상까지 손보지 못한 거니까, 오히려 K-2 방어력의 장갑 밀도측면에서는 가산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르끌레르도 보기륜은 6개입니다.

 

그럼 대체로, 위 사실을 종합해서 K-2정도의 덩치에 그정도 무게면, 선진국 전차들과 비교해서 그렇게 쓰레기 수준까지 빈약하지는 않다고 생각되네요.

 

그럼 다음으로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측면 장갑...

우선 측면 장갑 역시 선진국 전차들을 좀 살펴봅시다.
사실 측면 장갑 이야기가 나온 건 정말 최근 일은 아닙니다. 단지 더 중요한 전면을 중점적으로 방어하려고 일부 포기하는 거지요. 장갑 자체의 발전도 있지만 현대의 장갑은 전면을 기준으로 설계됩니다. 2차대전때는 좀 달랐지요. 예로 독일의 타이거 전차는 60톤이나 나갔습니다. 하지만 지금 기준에서 타이거 전차의 전면 장갑은 K-21의 날탄으로도 관통이 가능합니다.

 

인터넷에서 구글 검색으로 찾은 사진입니다.

M1도 측면이 20cm~30cm 정도이고,   Leopard2 A4 버전은 포탑 측후방은 거의 포기 수준입니다.

 

실제 레오파트 장갑 절개한 사진이 다른 컴에 있는데 지금은 가져오질 못하겠네요. 특히 탄약수와 전차장의 측면도 그리 두꺼워 보이지는 않고요.

 

 


문제는 전차의  A6 형에 이르러서도 측후방은 그대로라는 겁니다. 예외는 그리스에 판매된 버전이 있는데 정식이라기 보다는 그리스를 위한 업그레이드 (HELL) 버전이었던가요? 그랬던 것 같구요.


더욱 쇼킹한 것은 러시아 전차들입니다. 체첸에서 그렇게 박살나고도, T-90을 보면 여전히 측후방인 거의 5cm 내외입니다. 잘하면 K-21의 40mm 포나 BMP-3에도 관통될 것 같군요.

 

그럼 도대체 선진국들은 왜 이러는 걸까요? 그렇습니다. 미국은 필요에 의해서 측방공격에 대비를 하는 것이고, 대부분의 나라는 아직도 전면전시 정면에 대한 장갑방어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도 예외는 아니고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장갑방어는 전차의 형상, 예상 교전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단순하게 어디가 약하니까 거기다 철판 좀 덧붙이는 게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전차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포탑 측면이 아니라, 차체 측면과 포탄이 탑재되는 조종수 우측입니다. 거기가  피탄 되어 관통되면, 그냥 끝이에요. M-1계열도, 차체 측면은 5cm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외부의 스커트(1-3번)와 차체 사이에 궤도와 지지륜, 보기륜 등이 있어서 장어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구형 RPG-7 이외의 대부분의 대전차 로켓과 적 전차포탄 방어는 어림도 없지요. 그래서 미국도 측면에 덕지덕지 반응장갑을 다는 거고요.

 

포탑 측면방어의 문제점은, 측면은 어느 정도 보강해도 후방에 탄 탑재 부분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겁니다. 여기에 피탄되면, 상부 포탑이 블로우 아웃되어 폭발력이 분산된다고는 하지만, 그 전차는 전투불능입니다. 세계의 어느 전차도 이곳의 취약점을 해결한 전차는 없습니다. 이쪽 장갑은 거의 사이드 스커드 장갑정도(5cm 이하)니까요.

 

 

그나마 K-2전차는 모듈화 장갑구조를 택해서 필요하면 측면도 적정 수준 방어력을 고려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두꺼운 스커트 장갑(1-3번)도 있어서 일본의 10식에 비하면 전체적인 측면 방어력은 높습니다.무엇보다 형상이 간결하고, 차고가 낮아서 적 입장에서는 K-2의 취약부분을 정밀 공격하기가 정말 쉽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K-2 현명한 거죠. 능동방어체계는 측면의 2-3발 정도는 방어를 해주니까요, 그리고 바로 응사하면 됩니다. 편조된 k-21이나 주변 전차의 엄호도 받을 거구요.

 

결론은 K-2전차의 측면이 매우 얇아 보이고(10cm 내외 + 적재상자 or 추가 모듈장갑 or 비활성화 반응장갑), 사실 우려할 정도로 하지만, 내부에 들어가는 장갑 재료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지요. 대신 발달된 장갑 기술을 고려했을 때, 기존 전차 수준의 방어력은 된다는 것이고, 필요하면 모듈장갑 개량해서 시가전용으로 사용하면 되는 겁니다. K-2전차는 전장의 저격수입니다. 유효사거리가 최대 4km 이상인데, 시가전에 쓰기에는 아깝고요. 배치되는 부대의 성격도 시가전은 아닌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남아도는 K-1계열을 일부 시가전에 맞게 개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자 이제 결론을 정리하면...

전차는 각국의 전차운용사상과, 저장환경(지형)을 고려하여 설계됩니다.

K-2는 간결한 형상과, 작은 차체에 비하여 오히려 높은 장갑밀도를 가지고 있고요.

측면도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아킬레스건은 누구에게나 있는 겁니다.

하지만 K-2는 그걸 극복할 좋은 대안(KAPS, 모듈장갑)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고요.

 

이제 제발 국산장비 그만 좀 욕합시다. 그리고 좀 격려해 줍시다.

 

글 솜씨가 없는데 긴 글 읽어 주셔서 갑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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