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네임:제로니모 또는 제로다크서티 재밌게 보셨나요? 오사마 빈 라덴은 죽어마땅한 테러리스트지만 제로니모(1829.6~1909.2.17)를 빈 라덴에 비유하다니 매우 잘못된 일입니다. 위대한 아파치족의 전사와 그의 전우들이 평생에 걸쳐서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간략하게 알아보는 정훈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공영방송에서 제작한 제로니모 다큐멘터리의 프리뷰입니다. 이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제로니모의 이미지죠. 용맹하지만 잔인하며 미개하여 서구 문명과 법에 저항했다고 말이죠.

하지만 제로니모는 처음부터 서구문명에 저항한게 아닙니다. 아파치족은 애리조나, 뉴멕시코에서 평화롭게 살며 이따금 총과 탄약이 떨어지거나 멕시코인들의 약탈 행위가 있을때 멕시코를 습격하곤 했으며, 멕시코인들도 농장에 일할 노예를 사냥하기 위해 습격하는 일이 다반사였으나 용맹한 아파치 부족은 애리조나, 뉴멕시코의 험준한 계곡 지형을 이용해 번번히 멕시코 인들을 격퇴했죠. 제로니모는 그런 복수와 전투의 오랜 악순환에 크게 관심없었습니다. 그는 첫사랑인 알로페와 19살 무렵에 결혼하여 3명의 딸을 뒀고 홀로 남은 어머니를 부양하며 부족의 전사이자 주술사(약초로 치료하는)로 살았죠. 또한 서구인들에게도 적대적이지 않았고 토지를 측량하던 백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30살 무렵 1858년에 일어난 카스키예(Kas Ki Yeh Massacre) 학살 사건이 일어나자 모든게 바뀌어 버렸죠. 아파치 부족의 6개 지파 중 하나이며 제로니모가 속한 베돈코에 아파치 부족이 교역을 위해 애리조나, 뉴멕시코를 떠나 멕시코의 카사그란데스를 향하여 가던 중 멕시코의 카스키예라는 마을 교외에 숙영지를 세우고 잠시 머무르게 됩니다. 그리고 남자들이 교역을 위해 마을에 다녀오던 낮 시간, 멕시코 군대가 숙영지를 습격하여 노약자, 아녀자, 어린 아이들을 무차별 학살해버립니다. 이 사건으로 제로니모는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세 딸, 부양하던 늙은 어머니를 멕시코 군대에게 살해당하여 가족을 모두 잃었습니다.

그 후부터 제로니모는 복수를 다짐하여 멕시코 군대와 맞서 싸우게 되죠. 카스키예 학살을 저지른 멕시코군의 2개 기병중대와 2개 보병중대를 교묘한 돌격 전술로 모두 전멸시켜버린 것을 시작으로 제로니모는 아파치 부족의 전쟁주술사로 아파치 부족을 위협하는 적과 맞서 싸웁니다. 멕시코 군대뿐만 아니라 기회만 있으면 멕시코인들을 습격하고 죽였습니다. 그러다가 인디언들에게 밥먹듯이 사기를 치고 적대하는 카우보이들과 백인 정착민들과도 싸우게 되었고 미군의 중재로 미군요새에서 정착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부당한 미군의 대우와 백인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감으로 미군과 백인정착민, 멕시코군대를 상대로 1858년부터 1886년까지 여러번에 걸쳐 투쟁합니다. 인디언을 초대해서 술을 먹인뒤 살해한다던가, 회담에 초대해놓고 잡아서 살해한다던가, 인디언에게 질나쁜 물건을 판다던가, 인디언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정착의 댓가로 지급하기로한 의복, 식량 제공이 사문화된다던가 하는 아파치 부족에게 부당한 대우가 끊임없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제로니모와 그 전우들은 자기네 부족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계속해서 싸웠습니다.

마지막까지 험준한 애리조나, 뉴멕시코의 계곡지형과 뛰어난 용맹과 유격 전술로 미군에 저항하였습니다. 19명에 불과한 전사로 5000명이 넘는 미,멕시코 연합군과 맞서 싸웠지만 결국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었던 제로니모는 미군에게 항복하게 되죠. 전쟁포로 신분이 된 제로니모와 그의 아파치 부족은 플로리다까지 끌려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알라배마로 이송되었다가 뉴멕시코와 가까운 오클라호마의 포트 실 요새로 이송되게 되지만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가는걸 미정부가 허가하지 않았죠. 현지에서 제로니모가 벌인 약탈과 살인에 대해 기소가 시작되고 영리한 아파치 부족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를 이용하여 어느 한쪽의 공격을 받으면 다른 나라로 이동하여 추적을 따돌렸기 때문입니다. 산악, 계곡지형에서 능수능란하게 전술을 펼치는 아파치 족을 토벌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고 현지 정착민들과 아파치 부족 사이에 다시 충돌이 일어나는걸 막기 위해서라고도 합니다.

부족의 추장인 제로니모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낯선 지역에서 고생하는 아파치 부족을 위해 미정부에게 고향인 애리조나, 뉴멕시코로 돌아갈 수 있게 허가해달라고 계속해서 탄원했지만 끝내 거절당했습니다.

평생을 아파치 부족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싸웠던 전사답게 마침내 1905~1906년에 걸쳐 자서전을 쓰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자신과 아파치족이 왜 그토록 서구 문명과 법에 저항했는지 밝혔죠. 그리고 부족을 대표해 이제 자기네 부족이 고향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수만 있다면 자신이 평생동안 백인들에게 당한 위해를 다 잊어버리겠다고 말합니다. 비록 제로니모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1909년 2월 17일에 오클라호마 포트 실에서 8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만, 제로니모가 남긴 자서전이 인기를 끌자 1914년 아파치 부족은 전쟁포로 신분에서 오클라호마 주에서 집과 땅을 가질 수 있는 자유 신분이 되었습니다.

(제로니모는 오클라호마에 위치한 포트 실 요새에 잠들어었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제로니모와 콰나 파커, 미국말 등 인디언 추장 일행, 특히 제로니모는 관중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미군측에선 제로니모의 자서전이 출판될 수 없도록 막았으나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이 허락한 덕분에 S.M. 바렛 박사가 제로니모의 육촌인 아사 다클루기의 도움을 받아 자서전을 쓸 수 있었다. 제로니모는 그의 자서전을 쓸 수 있게 허락해준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그의 자서전을 헌정했다.) 

(제로니모는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뛰어난 전술로 미군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계곡을 타고 멕시코 지휘소로 접근해 단신으로 멕시코 장군을 저격사살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용맹했다. 제로니모라는 이름은 미군과 백인 개척민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지금도 제로니모는 아파치 부족의 용맹을 상징하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에서 빈 라덴을 제로니모로 묘사하자 제로니모의 증손자가 미정부를 상대로 공식문서에서 제로니모라는 단어를 빼줄 것을 요구했다.)

(공수부대원들이 뛰어내릴때 외치는 '제로니모'라는 구호는 1939년에 개봉된 '제로니모'라는 영화에서 비롯되었다. 그 영화에서 제로니모가 미군들의 집요한 추적을 피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 영화를 본 공수대원이 외치기 시작했고 곧이어 공수부대 전체로 퍼지게 되었다. 미 101공수사단 예하 501공수연대의 이름은 지금도 '제로니모'이다. 한국의 공수부대는 뛰어내릴때 사랑하는 애인의 이름을 외친다.)

(제로니모와 그의 아파치 부족은 백인의 문화와 법과 기술을 받아들이고 기독교로 개종하였으며 농사를 짓고 정착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로니모와 아파치 부족이 항복할 때 미군과 맺은 협상조약들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고, 1894년 5월에 일부 협상조약들이 이행될 때까지 영창에 갇혀 강제 노동에 동원되었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파치 전사들은 절망하여 자살로 생을 마감하거나 이름모를 질병, 알코올중독 등으로 고통받았다. 제로니모는 평생에 걸쳐 여러번 심각한 부상을 당하고 10여군데 총상이 뚫렸으나 그를 죽게 만든건 술에 취해 마차에 떨어져 차가운 길바닥에서 밤새도록 겨울비를 맞은 것이었다. 제로니모는 죽는 날까지 끝까지 산에서 버티지 못하고 백인들에게 항복한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제로니모 뿐만 아니라 아파치 부족의 전사들은 영리한 작전을 펼치고 백인들의 무기를 능숙하게 잘 다뤘으며 유격전에 능했다고 한다. 그래서 신출귀몰한 아파치 부족을 추적하는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미군은 이미 항복한 아파치 전사들로 구성된 아파치 정찰대를 운영하고 우수한 기병대를 편성하여 아파치 부족을 추적하였다고 한다. '아파치를 찾을 수 있는건 아파치뿐이다'라는 현명한 미군의 판단덕분에 아파치 부족은 멕시코 군을 상대로 승승장구했지만 좀차 좁혀지는 미군의 포위망에 힘들어 했다. 그럼에도 아파치 전사의 용맹함으로 미군을 격퇴하고 무사히 퇴각하였다고 한다. AH-64 공격헬기는 그런 아파치 전사들의 용맹함을 높이사 아파치로 명명되었다. 2013년 4월, 한국군의 대형공격헬기 도입사업인 AH-X에서 아파치 공격헬기가 선정되었다.) 

출처:

제로니모 자서전(제로니모 저, 최준석 역, 출판사:우물이 있는 집, 2004년 출판)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888

참고:

http://blog.daum.net/sirius2375/499

http://www.ibiblio.org/ebooks/Geronimo/GerStory.htm

http://en.wikipedia.org/wiki/Geronimo

http://www.biography.com/people/geronimo-9309607

http://www.todayifoundout.com/index.php/2011/01/where-the-tradition-of-yelling-geronimo-when-jumping-out-of-a-plane-came-from/

http://en.wikipedia.org/wiki/Fort_Sill_Apache_T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