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X반도의 재활용시도
호스타일 | 2013-02-05 21:11:52
조회 24633 | 추천 1 | 다운로드 12
군시절 X반도 안 차본 사람 없을것이다. 등쪽에 어깨끈이 X자로 교차되는것에서 이름붙은 밴드의 일본식 발음 X반도는
이제 고유명사처럼 되어버렸다.
요새 새로 보급중인 보병용 전투조끼는 얼핏보면 새로워보이지만 이걸 자세히 살펴보면 월남전때 미군이 사용했던 유탄사수용 조끼를 그대로 베껴서 거기에 파우치만 달아놓은것이나 마찬가지다. 탄약 휴대량과 내구성에서 그닥 좋은점수를 줄 수 없는 물건이다. 물통은 아예 X반도용 허리 요대에다 따로 결속해야한다.
특전사에서 옛부터 애용되어왔던 특전조끼(혹은 폭파조끼)는 다양한 수납과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형태와 재질이 통기성과는 거리가 멀고, 면 원단으로 만들어져서 내구성이 코듀라나 나일론옥스퍼드원단에 비해 떨어진다.
조끼형태의 군장은 허리 아랫쪽이 자유롭고 취급이 간편한 장점이 있다. 장갑차량에 승하차 해야하는 병사들에게는 적절하다. 그러나 치명적인 결점은 바로 무게중심이다. 허리 윗쪽의 상체에 탄약을 수납하게되면 허리에 무리가 간다. LBV계열의 조끼는 가슴 바로 위에 탄약이 위치하는데, 탄약을 꽉 채우면 탄약파우치에 가슴이 눌려 호흡에도 무리가 가고 기동에 부담이 간다.
인체의 무게중심은 허리와 골반주위이다. 이쪽에 탄약과 휴대품을 걸치면 상대적으로 피로감이 덜 누적된다. 하지만 허리는 한정된 공간이고 앞뒤로 파우치를 두르게되면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을때 등쪽이 불편하다. 장갑차량에 탑승해야하는 기계화보병에게는 불편하지만 멀리 걸어다녀야 하는 보병에게는 이게 최고다. 옛날부터 끈질기게 이어져 내려온 하네스형 군장이 아직 살아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것은 사이즈 조절과 파우치 결속방법때문에 상당히 불편하다. 여름에는 속옷에 전투복 한장만 입지만 겨울에는 동내의, 전투복, 깔깔이, 야전상의, 슈퍼깔깔이, 방한복까지 걸치면 허리사이즈가 아케보노 저리가라다. 당연히 이 위에 X반도 걸치려면 허리 요대를 늘려야 하는데, ALICE 클립이 엄청난 장력을 가진 쇳덩이이기때문에 요대 사이즈 늘리기전에 클립 분해하는부분부터 손이 남아나질 않는다. 아직 육군에 남아있는 면 소재의 요대들은 마찰력마져 커서 쇠로 된 사이즈조절장치와 꽉 물리면 어지간해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군시절에는 이거 사이즈 늘리려고 우리 분대원들이 다들 달려들었던 적도 있다..
게다가 ALICE클립으로 결속된 파우치는 포복하면 쇠로 된 클립의 튀어나온 부분이 배를 푹푹 찌르는 비수가 된다. 그상태로 낮은포복 20미터 가면 나중에 샤워하려고 전투복 벗었을때 배에 쓸린자국, 피멍든 자국이 남을정도로 아프다. 포복하다가 오래된 클립은 뜯어져나가서 파우치가 분리되는 경우도 있다. 각개전투 훈련하다 이러면 ㅈ된다.
시대는 흐르고 미군에서는 그동안 ALICE방식을 대체할 물건으로 MOLLI라는 결합방식을 내놓았다. 결속할때 갑갑하긴 하지만 착용자에게는 ALICE처럼 파우치결합을 바꿀수있으면서도 편하고 결속도 제대로 해놓으면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풀리지 않는 실용적인 녀석이다. 당연히 이 몰리규격을 이용한 온갖 군장들이 쏟아져나왔다. 서구 군대들은 물론 동구권의 맹주 러시아도 이제 몰리의 실용성을 인정하고 데드카피수준의 결합방식을 신형군장에 적용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육군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신형 요대라고 내놓은 녀석은 기존 ALICE방식의 요대(탄띠)에 위장무늬 넣어놓고 신형이라고 하는 수준이다. 아직 엄청나게 쌓여있는 구형 군장과 파우치를 모두 대체하려니 돈아깝다는거다. 병사는 총알받이지만 탱크는 한대만들어놓으면 한 30년은 굴리니까.
전역하고 나서 시중에 나온 군장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중국제 짝퉁일지라도 지금 한국군이 쓰는 X반도보다는 훨씬 진일보된 모습을 보이고있다.(바느질이 형편없는 물건들도 많지만)
X반도를 재활용하면서도 몰리 방식을 이용한 군장을 궁리하다가 이부품 저부품 사서 집에서 짜맞춰본 물건을 사진에 담아 올려본다.
짜맞추고 계산해보니 돈이 제법 깨진다. 역시 이 방법도 육방부에서는 결코 채택하지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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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지금 발제자님 장구류 조합에 체스트 리그를 지급하고 보급 예정인 모듈형 군장에서 전술배낭을 연결 할 수 있는 버클을 추가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영국군 체스트 리그가 이방식이죠
근데 국방부가 그렇게 할리가 없다는게 함정이죠
민둥언덕 | 2013-02-06 | 추천 0
후레자식 아서스 | 2013-02-06 | 추천 0
냐옹냐옹냐옹 | 2013-02-06 | 추천 0
첨단무기에선 수백억 퍽퍽 쓰면서 그도 충분히 비축하지도 않지만
보병 장비는 세월아~ 내월아~ 입니다.
어차피 나쁜 일이 생기면 미군거 알아서 받아 올테니 혼용되다 결국
미군 규격의 미제 신품과 중고로 전군이 무장되겠죠.
육방부도 그 생각으로 살고 있을건데 그냥 속편하게 민방위든 예비군이든
개인용은 개인이 챙겨두는것이 상책일겁니다.
뭐가 나와서 보급된들 예비군이 받을 일은 절대 없을 거구요.
마린892 | 2013-02-06 | 추천 0
그냥 자기가 알아서 챙겨야죠...
애던 | 2013-02-06 | 추천 0
전 그래서 베스트 가 최고라생각되는대... 착용감도 괜찮고 수납도 무개벨런스도맞다고생각되구용
그리고 특전조끼? 같은 천쪼까리는 쓸대없는장비라생각하는1인...
3소대 따뜻한 내무실 | 2013-02-05 | 추천 0
mungs | 2013-02-05 | 추천 0
한국형중항모를 꿈꾸며 | 2013-02-05 | 추천 0
솔피님 진짭니다. 제가 예비군 치장 물지 관리만 2년동안 해서 훤합니다. 장구료는 알아서 준비하는게 여러분 신상에 좋습니다 ㅎㅎㅎ
한국형중항모를 꿈꾸며 | 2013-02-05 | 추천 0
솔피 | 2013-02-05 | 추천 0
늑대아저씨 | 2013-02-05 | 추천 0
X밴드라 부르는게 맞습니까?
군생활할때 X밴드라 부르다가 고참이 어디서 혀꼬냐고 하면서 개갈굼 당했는데
반도는 일본 발음 아닙니까?
한국형중항모를 꿈꾸며 | 2013-02-05 | 추천 0
군장은 6.25스타일 개나리 봇짐이구요
솔피 | 2013-02-05 | 추천 0
그러면 저 X반도는 월남전이후의
70년대일 확률이 높군요
80년대중반까지도 월남전에서
사용하던 X반도가 더러 있었습니다
uzi9mm | 2013-02-05 | 추천 0
있을런지요??
호스타일 | 2013-02-05 | 추천 0
사용된 부품은 펜텍사 LBT베스트
유니콘가방사 30발X3 탄창파우치4개, 1쿼터수통파우치2개
베스트랜드 M14파우치2개
엑스반도(연식은 모릅니다. 자갈치에서 반도하나주세요 했더니 저거 주더라구요..)
한국형중항모를 꿈꾸며 | 2013-02-05 | 추천 0
저 조합은 다 좋은데 판초우의를 처리하기가 곤란 하거든요.
한국형중항모를 꿈꾸며 | 2013-02-05 | 추천 0
한국형중항모를 꿈꾸며 | 2013-02-05 | 추천 0
한국형중항모를 꿈꾸며 | 2013-02-05 | 추천 1
지금 발제자님 장구류 조합에 체스트 리그를 지급하고 보급 예정인 모듈형 군장에서 전술배낭을 연결 할 수 있는 버클을 추가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영국군 체스트 리그가 이방식이죠
근데 국방부가 그렇게 할리가 없다는게 함정이죠
솔피 | 2013-02-05 | 추천 0
30발들이 탄창이 없었죠
한국형중항모를 꿈꾸며 | 2013-02-05 |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