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없는 실수_ 쫓던 자에서 쫓기는 자가 된 어떤 남자
대갈장군 | 2012-08-31 20:37:36
조회 35936 | 추천 1 | 다운로드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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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까운 세월,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으며 그를 제거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국가적 영웅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 때문에 지금은 일급 암살 목표가 되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한 장의 사진으로 부터 시작되었으니...
2011년 5월 1일(미국 시각) 네이비 실 팀이 파키스탄에 있는 빈 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하던 순간
백악관 상황실(Situation Room complex)에서는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총리, 패네타 CIA국장(현 국방부장관),
클린턴 국무장관 등 핵심 인물들이 초조하게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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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
숨막히는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공공의 적 오사마 빈 라덴이 제거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기쁜 소식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직접 CIA를 찾아가
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911 이후 노심초사 기다려온 빈 라덴 제거 소식에 미국은 짜릿한 승리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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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역사적 현장을 담은 사진은 백악관 공식 플리커 계정에 자랑스럽게 올려졌다.
(2011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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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제거 후 AP news는 작전을 주도한 핵심 인물과의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CIA가 이를 허락치 않았다.
결국 전.현직 CIA 사람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했는데 이들은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당국의 허가가 없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빈 라덴 사살과 관련되는 것을 극도로 피함)
AP는 CIA의 요구에 따라 요원의 이름 등 인적사항은 제외한다는 조건하에;
'오사마 빈 라덴을 사냥한 사람(The man who hunted Osama bin Laden)'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다.
내용은 작전을 주도한 요원(애널리스트)의 빈라덴 추적 과정에 관한 것이었다.
(기사 내용)
숨가쁘게 돌아가던 백악관 상황실 뒤켠에서 조용히 이를 지켜보던 남자가 있었다.
- 지금부터 그를 실제 미들 네임인 '존(John)' 으로 부르기로 한다-
존은 대학시절 농구 선수로 장학금을 받을만큼 운동신경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CIA에서 그가 담당한 분야는 러시아와 발칸반도.
남들이 하찮게 여기는 정보들을 소중히 다루었으며, 서로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실마리들을 연결해
의미있는 정보로 생산해내는 탁월한 재주를 가진 인물이었다.
존이 작성한 러시아 대통령 푸틴에 관한 프로파일은 단연 압권이었다.
푸틴에 관한 정보는 차고 넘칠 정도로 많지만 대부분 전통적 시각에 머물러 있는 반면에
존의 그것은 방대한 백데이터를 근거로 매우 독창적이며 참신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때문에 그의 리포터는 매우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곤 했다.
2001년 911 사건이 터지고 2003년 부터 본격적으로 빈 라덴 사냥에 투입된 존.
그는 어려운 고비마다 저돌적으로 난관을 돌파하며 일을 추진해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탁월한 분석 능력을 발휘해 테러 조직들의 실체를 파악해냈다.
또한 테러 조직의 지도급 인사를 무인기로 암살하는 작전을 주장해 관철시켰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반 라덴을 찾는 일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는데
실패를 거듭하던 추적은 마침내 핵심 연결 고리(인물)가 포착되면서 극적 전기를 맞는다.
열쇠를 쥔 인물을 끈질기게 추적하던 중, 라덴의 은신처로 의심되는 건물이 발견되었지만 이때만 해도
CIA 내부에서는 회의적인 생각이 지배적이었다(대역일 가능성이 높다는 등등...). 또한 확신할 수 없는 정보를 근거로
작전을 감행하기엔 파키스탄의 전략적 가치가 부담이었다. 만약 실패 한다면 양국의 관계는 재앙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추적 과정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존은 확신이 있었다. 국장에게 작전 결행을 강력히 주장한다.
지루한 내부 토론이 이어지고... 결국, 존의 능력을 신뢰한 패내타 국장은 대통령에게 최종 보고를 올린다.
존의 헌신과 의지, 무엇보다 그의 탁월한 능력이 없었다면, 어쩌면 빈라덴 제거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존은 작전 성공 후인 2011년 5월 3일 패내타 국장의 상원 정보위원회 브리핑에 동행했다.
(여기까지 AP 기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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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사진
탐사, 폭로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며 이 쪽 바닥에서는 꽤나 악명(?)을 떨치는 Young 이라는 사람이 특유의 감각으로 뭔가를 잡아냈다.
그는 백악관에서 공개한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분석하던 중, 뒤켠에 멀찍이 서서 눈을 지긋이 감은채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약간은 거만한 인상의 키 큰 남자에 주목한다.
* AP 기사 (농구 선수를 할 정도로 큰 키, 백악관 상황실에 있었다, 국장의 상원 브리핑에 동행했다)
그리고 사진의 피드를 단서로 같은 사람이 찍힌 다른 사진을 찾았낸다.
(2011년 5월 3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브리핑을 마치고 의회를 떠나는 리언 패네타 CIA 국장과 '존'의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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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의 조사 결과는 블로거 미디어를 통해 알려졌는데
' 이 사람이 빈 라덴을 죽인 사람? (Is This the Guy Who Killed Bin Laden?)' 이라는 제하의
특별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은, 이 사람이 혹시 그 사람? 하는 정도의 의혹 제기성 기사였다.
Young 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진만 있으면, 누군지 찾아내는 일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 이라며 탐문에 들어갔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불과 며칠 만에 사진 속 인물을 알고 있다는 지인과 접촉하게 된다.
지인의 기억을 토대로 구글링과 각종 검색 기법을 동원해 아주 중요한 정보들을 찾게되는데...
요원이 다니던 대학, 학창시절 농구 선수로 활동했던 기록은 물론
학교 성적(GPA: 3.5점), 결정적으로 그의 집 주소와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부인의 최근 행적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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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의 조사 내용을 받아 든 일간 뉴욕 옵저버는 고민에 빠진다.
보도를 해야 하나? 한다면 어디까지 해야 하는거지?
그들은 일단 CIA에 전화를 걸었다. 랭리의 CIA 본부 접수 계원이 전화를 받았다.
'존(John)' 이라는 요원에 대해 자신들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말하고, 이것을 보도할 계획이라는 의사를 전했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후, 접수대의 여성이 그 요원의 풀 네임을 말해보라고 요구했다.
이름을 말하자 그녀는 "잠시만요" 하고는 전화를 어딘가로 연결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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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옵저버는 오랜 고민 끝에 요원의 이름과 자세한 인적사항은 보도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백악관과 CIA를 질타하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낸다.
그리고 취재의 목적이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요원과 그 가족을 위험에 빠뜨리고자 함이 아니라
소위 최고의 정보 전문가 집단인 CIA나 백악관 등 국가기관이 중요 정보를 다루는 무책임한 태도와 시스템 상의 문제
더 나아가 조직 간의 알력 혹은 정치적 동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정보기관 관리들의 무분별한 언론 플레이와
이에 따르는 정보 유출 문제 등을 지적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비난 여론에 대해서는 ...
우리를 비난하기 전에, 대중에 알려져서는 안되는 중요 인물의 얼굴을 그 어떤 조치도 없이
세계 어느 누구나 볼 수 있는 온라인 공간에 버젓이 공개한 백악관을 비난해야 할 것이며,
또한 CIA의 허술한 정보 보안 시스템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논평했다.
-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테러 조직은 어떻겠는가? 과연 국가의 안위를 그대들에게 맏겨도 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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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는 즉각 해당 요원에 대해 보호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빈라덴을 쫒던 남자는 이제 빈라덴 추종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 CIA 관련 다른 글(레바논, 이란 휴민트 붕괴 사건):
링크: http://bemil.chosun.com/nbrd/gallery/view.html?b_bbs_id=10044&pn=1&num=159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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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두꺼비님 | 2012-09-03 | 추천 0
할수있다 | 2012-09-01 | 추천 0
UNUS | 2012-09-01 | 추천 2
문제는 저렇게 쉽게 정보를 취합 분석 결과가 나오는대 그보다 더 자원과 시간과 의지를 가진 집단의 정보력과 비교가 가능할까요?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정보를 접수했다고 보는게 타당하죠..오히려 묻었다면 결국엔 정보는 암암리에 흘러 다닐거고 계속 같은 곳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있게죠
스프린터 | 2012-09-01 | 추천 0
UNUS | 2012-09-01 | 추천 3
Mad duck | 2012-09-01 | 추천 0
펜끝도 무섭다
잘못된 생각하나가 여러사람목숨을 담보하는걸 제대로보여 주는군요
패닉 | 2012-09-01 | 추천 2
UNUS | 2012-09-01 | 추천 0
UNUS | 2012-09-01 | 추천 4
grapeseed | 2012-08-31 | 추천 0
의무병 | 2012-08-31 | 추천 0
ehfkdl | 2012-08-31 | 추천 0
뱃살왕자 | 2012-08-31 | 추천 0
푸십육 | 2012-08-31 | 추천 1
grapeseed | 2012-08-31 | 추천 0
그거 쓴 사람은 정말 무슨 정신머리인지
대갈장군 | 2012-08-31 | 추천 0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
그레이식스 | 2012-08-31 | 추천 0
KCX | 2012-08-31 | 추천 0
빈라덴을 사살하던 2011년 5월 당시의 미 국방장관은 여전히 로버트 게이츠였습니다. 리온 파네타는 아직 CIA 국장인 시절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