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출처 : 대사의 태평양전쟁 이야기 http://blog.naver.com/imkcs0425/60168966147

24. 소형 공격수송함과 차량 상륙함(LSV)

1942년 8월 초부터 시작된 과달카날 전투에서 상륙함정의 취약성을 깨달은 미해군은 작은 공격수송함을 선호하게 되었다.

1942년 9월 30일에 해군참모부는 향후에 건조할 공격수송함(APA = Auxiliary, Personnel, Attack) 및 공격화물수송함(AKA = Auxiliary, Cargo, Attack) 의 개념을 발표했다.

해군참모부가 요구한 차기 공격수송함과 공격화물수송함의 제원은 만재배수량 5,000톤, 속력 18노트, 항속거리 14,800km 였으며 무장은 5인치 함포 2문과 20mm 기관포 6문이었다.

공격수송함은 장교 30명과 부사관 및 사병 600명을 싣고, 화물창의 용적은 기존 공격수송함의 절반 정도인 17,000㎥ 였다.

기중기의 용량은 10톤 내지 15톤이었으며, 15척의 차량병력상륙정(LCVP)을 싣고 흘수는 4.6m 였다.

공격화물수송함은 장교 15명과 부사관 및 사병 183명을 싣고, 화물창의 용적은 24,000㎥ 였다.

기중기의 최대 용량은 20톤이었으며, 차량병력상륙정 12척과 기계화상륙정(LCM) 2척을 실을 예정이었다. 

함선국 예비설계반을 이끌고 있던 코크레인 대령은 5,000 톤의 소형 함체에 그런 기능들을 우겨넣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난색을 표시했다.

어쨌든 함선국은 마지못해 새로운 공격수송함의 설계도를 제출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공격수송함에 넣을 디젤일렉트릭 기관의 확보가 문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애당초 소형 공격수송함에 열의가 없던 함선국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들지 않았다.

그러자 해군참모부는 함선국 대신 해사위원회에 소형 공격수송함의 건조를 의뢰했다.

해사위원회가 가져온 설계도는 터보일렉트릭 기관을 사용하며 만재배수량이 7,000 톤이 넘는 함정으로 해군참모부의 요구를 2,000 톤이나 초과했으나 시간이 없었던 해군참모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해사위원회는 도옌 급의 실패를 거울삼아 처음부터 무게 중심을 아주 낮게 설정하고 해군과 해병대의 요구를 받아들일 때에도 배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건조를 진행했다.

소형 공격수송함의 건조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나 아무래도 새로운 함형이니만큼 시간이 오래 걸려서 1943년 11월 30일에 건조를 시작한 APA-57 길리암은 건조를 시작한 지 1년 만인 1944년 11월 28일에 취역했다.

(APA-57 길리암)

화물공격수송함은 진도가 약간 빨라서 1943년 11월 23일에 건조를 시작한 AKA-21 아르테미스는 9개월 만인 1944년 8월 28일에 취역했다.

(AKA-21 아르테미스)

길리암 급과 아르테미스 급은 이후 급속도로 건조되어 종전 시까지 길리암급 32척과 아르테미스 급 32척이 취역했다.

이 정도 크기의 수송함 64척이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였지만 미해군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1943년 11월에 해군참모부는 향후 1년 6개월 내에 공격수송함 130척과 화물공격수송함 30척을 공급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소형 공격수송함은 기존 공격수송함의 절반에 해당했으므로 길리암 급 260척과 아르테미스 급 60척에 해당하는 막대한 수량이었다.

결국 1945년 초까지 공격수송함 133척, 화물공격수송함 53척, 그리고 상륙지휘함 (AGC) 13척이 인도되었다.

공격수송함의 주력은 119척이 인도된 헤스켈 급으로 리버티 선을 대신하여 414척이 대량생산된 빅토리(VC2)급을 개조한 것이었다.

소형 공격수송함들은 주력이 되기에는 대다수가 너무 늦게 인도되었고, 수량도 너무 적었다.

길리암 급과 아르테미스 급은 도옌 급과 달리 상륙작전에서 비교적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였으나 일단 전쟁이 끝나자 소형 수송함들, 특히 길리암 급은 적재량이 너무 적어서 살아남기가 어려웠다.

빅토리 선을 개조한 헤스켈 급의 경우 화물 수송량이 1,800 톤인데 비하여 길리암 급은 600톤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전쟁에서 살아남은 헤스켈 급들은 종전 이후에도 거의 모두 미해군에서 현역으로 살아남은 반면 길리암 급 소형 공격수송함들은 상당수가 전쟁 직후에 실시되었던 비키니 환초의 원자폭탄 실험에 표적함으로 동원되어 침몰했고 나머지는 해체되었다.

그나마 적재량이 980톤이던 아르테미스 급들은 길리암 급과 같은 운명을 피하고 대부분 민간 상선이 되거나 다른 나라에 공여되었다.

전쟁 중에 미국이 사용한 상륙함정 중에서는 기뢰부설함과 대잠망설치함을 개조한 것들도 있었다.

미해군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새로운 기뢰부설함을 건조하기 시작했으나 곧 기뢰부설임무에는 꼭 전용 함정이 아니라도 상선이나 구형 구축함을 개조한 함정을 쓰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1척만 기뢰부설함 CM-5 테러 로 완성하고 건조 중이던 나머지 기뢰부설함들은 모두 대잠망설치함이나 상륙함으로 변경하게 된다.

CM 1-4 호는 제1차 세계대전부터 활동하고 있었다. 

(기뢰부설함 CM-5 테러)

대잠망은 중요한 항구의 출입구에 늘어뜨려 놓았는데 적의 잠수함이 접촉할 경우 조명탄이 발사되어 적 잠수함의 존재를 알리게 되어 있었다.

1940년까지 대잠망은 1.6km 당 무게가 100 톤이나 나갔으며 기뢰부설함을 개조한 배수량이 6천톤에 가까운 대잠망설치함이 겨우 9.6km 정도의 대잠망을 칠 수 있었다.

그러나 미해군은 곧 대잠망의 경량화 연구에 착수하여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내었고, 이에 따라 대잠망의 무게는 1941년에 1.6km 당 37톤으로 줄어들더니 1943년 3월이 되자 1.6km 당 4톤으로 줄어들었다.

이제 차량병력상륙정(LCVP) 1척이 30분 만에 1.6km 에 달하는 대잠망을 칠 수 있게 되어 커다란 대잠망설치함의 존재 이유가 사라졌다.

따라서 미해군은 건조 중이던 기뢰부설함과 대잠망설치함을 당시 공급이 한참 딸리던 상륙함으로 변경했다.

이 상륙함들은 기뢰나 대잠망을 보관하던 창고를 개조하여 차량 수송에 유리했으므로 차량상륙함(LSV = Landing Ship, Vehicle)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차량들은 함미의 램프를 통하여 원래 기뢰나 대잠망을 보관하던 창고였던 차량갑판으로 드나들었다. 

전쟁 기간 중 기뢰부설함 2척(LSV 1,2)과 대잠망설치함 4척(LSV 3-6)이 차량상륙함으로 개조되었는데 LSV 1호와 2호는 는 DUKW 44대, LSV 3호와 4호는 상륙장갑차(LVT) 19대와 DUKW 29대 , 그리고 LSV 5화 6호는 상륙장갑차 21대와 DUKW 31 대를 실을 수 있었다.

3/4톤 트럭을 실을 경우 60대를 실을 수 있었으며, 지프는 108대를 실을 수 있었다.

병력은 장교 76명과 부사관 및 사병 749명을 실을 수 있었는데 만일 차량 수송을 포기하면 사병 1,027명을 추가로 수송할 수 있었다.

(기뢰부설함을 개조한 LSV-1 캣츠킬)

차량상륙함들은 필리핀 탈환전과 오키나와 전투에 참가했는데 일선부대의 평가는 나쁜 편이었다.

무엇보다 크기에 비하여 차량수송 능력이 떨어졌다.

경하배수량이 6,000 톤에 가까운 LSV 1,2 는 DUKW 44 대를 수송할 수 있었는데 비하여 경하 배수량이 4,000 톤 가량인 상륙선거함(LSD)에 노천 갑판과 중간 갑판을 설치하면 최대 108대의 DUKW 또는 92대의 상륙장갑차를 수송할 수 있었다.

게다가 차량갑판이 원래 기뢰나 대잠망을 보관하던 창고라서 아무래도 차량들이 드나들기 불편한 데다가 비좁아서 일단 들어가면 내부에서 차량들이 위치를 바꿀 수 없었다.

(대잠망설치함을 개조한 LSV-5 모니터. 기뢰부설함을 개조한 LSV1,2 와의 차이점은 대잠망 설치를 위하여 함수가 뭉뚝하고 굴뚝이 1개라는 점이다.)

전쟁이 끝나자 차량상륙함들은 모두 예비로 돌려졌으며 LSV 1호와 2호는 1960년대에 소해모함으로 재취역했다.

차량상륙함의 개념은 1950년대 후반에 들어와 로로선(Ro-Ro)선으로 되살아났다.

원본 출처 : 대사의 태평양전쟁 이야기 http://blog.naver.com/imkcs0425/60168966147

아래는 전쟁 중에 만들어진 소형 공격수송함의 제원이다.(출처 : U.S. Amphibious Ships and Crafts, P.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