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 저래 전쟁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반대하는 입장과

그렇지 않은 입장이 있고, 다시 거기서도 정치적인, 경제적인 입장 등등으로 인해서도 같은

전쟁이라도 찬성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나뉘고, 일일이 한발 한발 장전손잡이를 당겨

서 사격을 해야 했던 옛날의 전쟁에서 지금은 순식간에 수만발의 탄환을 적에게 흩뿌리거나

혹은 장갑차 위의 무인장치에 장착된 무인총탑에서 불을 뿜고, 원거리의 통제실에서 모니터

를 보면서 조이스틱으로 무인기를 조작해서 적을 감시하고, 추적하고, 심지어는 미사일까지

발사하곤 유유히 자신의 발진했던 기지로 복귀하는 세상이 되었지만은 언제나 그렇듯이 전투

는 사람이 벌이고, 그 속에서 상처 받는 것도 사람이고, 일순간 영웅이 되는 것도 사람 입니

다... 약 두달 전에 종편채널에서 심야에 이라크전에 두차례나 파병을 갔었던, 젊은 군인의

미국내의 일상이 소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시종일관 시끄럽게 떠들고, 아내와 tv

를 보는 와중에도 자신의 1911 권총의 방아쇠를, 비록 장전이 안된 것이였지만 시종일관 달

칵 거리면서 당기고, 심지어는 자신의 머리에 슬라이드를 당겼다 놓은 1911의 총구를 가져다

놓는 등의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마트에 장을 보러가서

도 전투 당시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아내를 방송국 카메라가 앞에 있었

기 때문에 다소 참는 듯 했지만 그냥 귀찮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그리고  여기 계

시는 많은 분들이라면 아실 레스트레포나 아르마딜로 라는 장편다큐를 보더라도 최첨단의 기

술로 개발된 무기를 가지고 전투를 벌이는 21세기에도 전투 도중 죽은 전우의 모습을 보곤 오

열하고, 주저앉은채 힘들어하는 젊은 군인들의 모습이 보여지는데요... 사실 군사 방면에 관

심이 있고, fps게임과 전쟁영화도 좋아하고, 최첨단의 기숧이 녹아들어간 군사장비와 무기들

에 대한 호기심은 많지만 막상 그 전쟁이라는, 전투라는 상황 자체는 사실 지금도 거부감이 참

큽니다... 하지만 군인이라는 이름으로 군복을 입고, 고향과 가족, 애인, 친구들에게 멀리 떨

어진 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군복무를 하면서 고생하는 군인들을 깎아 내리고, 비방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들도 결국은 우리처럼 사람이고, 가족이 있고, 친구와 애인이 있으니깐요... 다

만 그들은 정치가들이 책상 앞에서 펜대를 끄적이면서 시작하거나 그 밑밥을 깡라 놓으면서

일어난 전쟁에 군인이라는 이름에 끌려갔을 뿐이니깐요... 그렇게 전쟁터에서 피를 흘리면서

흙먼지와 매캐한 화약냄새와 비릿한 피냄새에 찌든 그들의 모습과 그런 그들이 피를 흘리면서

쓰러지고, 고향의 부모를 떠올리면서 눈을 같는 모습은 참 가슴이 아프고 답답 합니다... 그

들이 그렇게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서 그렇게 죽어야할 이유가 없는데 말이죠... 다만 정치가

들이 만들어 놓은 전쟁에 군인으로써 갔을 뿐인데 말이죠... 밴드오브브라더스에서도 바스토

뉴의 눈밭에서 독일군의 포공격에 눈 깜짝할 새에 전사한 동료의 모습을 보면서 멘탈붕괴가 되

어버린 콤튼의 모습이라든가, 자신의 응급처치에도 피를 토하면서 죽어가는 동료의 모습에 의

무병으로써의 자괴감에 빠지는 유진의 모습이나... 블랙호크다운에서 소말리아 민병대의 총격

으로 대퇴동맥이 끊겨 의식을 잃어가는 블랙번의 모슴을 지켜보는 애버스만의 모습을 보면서

참 가슴 한켠이 먹먹해짐을 느낍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을 외치던 그순간에도 북한함정의 공

격으로 전사한 참수리호 승조원들이나 천안함 사태로 차가운 바닷속에 수장된 해군장병들도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산화한 해병장병들의 모습에서도 가슴 한켠이 먹먹 해집니다...

비가 오니... 사람이 감상적이 되네요... 비록 후방이지만 육군 현역으로 만기 전역한 사람으

로써 휴가나온 나이 어린 군인들의 모습을 보면 내심 가슴이 미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