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NGO 정책발전 토론회 참석 후기

신청

대략 한달 전쯤 육군 -NGO 정책발전 토론회 알림글을 봤습니다.
육군도 이제 예산을 향한 우리의 힘(?)을 인정하는구나 라는 생각으로 아무 생각 없이 보는데 날짜가 금요일 오후-토요일 오전으로 잘만 조정하면 참석 가능하지 싶고, 장소도 특전교육단으로 매우 가까운 곳에 있어 신청을 결심하고 신청했습니다.
그래도 안목을 넓히고자 가는건데 하며 토의 주제를 보니까 [육군 박격포 체계]라는 주제가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공격 헬기야 뭐 아는게 딸리니 그냥 안목을 넓히는 계기로 삼겠지만, 박격포라면 그래도 어디가도 글 한 줄, 말 한 마디 정도는 더해줄 지식과 경험이 있다고 자부하는지라 [무기방]에 발제까지 해 가며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http://bemil.chosun.com/nbrd/bbs/view.html?b_bbs_id=10040&pn=1&num=67728

참석

이번 행사는 자주국방네트워크와 함께 진행이 되었습니다. 자주국방네트워크는 상당히 일찍 발표자가 선정/발표되었는데 우리(유용원의 군사세계)는 좀 늦게 발표가 되었습니다. 선정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미리 업무를 조절해서 금요일 오후부터는 시간을 비웠습니다. 역시 선정이 되었고 특전교육단 가는 길을 알아보고, 본인은 개별적으로 가겠다는 연락도 했습니다.
금요일 점심식사 후 좀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아마 이번 행사 참석자 중 가장 가까운 곳에서 왔지 싶습니다. 전혀 헤매지않고 특전교육단 후문 앞에 도착한 시간이 13:00... 30분이나 일찍 왔습니다. 인근 수퍼에서 캔커피 한잔 하고 있자니 개별 이동한 참석자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반가운 인사와 함께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기다렸고, 서울서 출발한 본진이 도착했다는 연락과 함께 후문 위병소에서 차량을 타고 행사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만남

행사장에 도착해 등록을 하고, 신형 군복(디지탈 무늬)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전역한지 10년이 넘어 신형 군복을 이번에 처음 접했고 1박2일간 입어본 결과 참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땐 왜 이런게 없었을까?
갈아입고 나와 행사를 진행하는 여러 장교들을 살폈습니다. 혹시 아는 얼굴이 있지는 않을까? 있었습니다!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크게 기대한건 아니었는데, 아는 얼굴 정도가 아니라 동기가 있었습니다. S 중령...... 바로 가서 [반갑다 친구야]를 시전하고 이런 저런 소식을 나누었습니다. 반가움이 앞섰던 만남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와 환영인사 등을 듣고 있는데 기분이 묘했습니다. 15년 전의 선택...... 그때 내가 군에 남았더라면 나도 저런 엘리트 장교가 되어있지는 않았을까......?(당일 행사를 맡아 진행했던 모든 장교들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엘리트 장교들이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살기는 했는데......

헬기 탑승과 체험형 강하 시범

조를 나누어 장교들 인솔하에 헬기탑승/체험형 강하 시범 행사를 하였습니다. 동기인 S 중령은 우리조의 인솔장교가 되어 여러가지로 세심하게 신경을 써 주었습니다(지금까지도 여러가지로 고마움). 가쁜하게 이륙한 UH60 헬기는 가볍게 상승하며 부대 주변을 선회하였습니다. 함께 이륙한 옆 UH60에서 특전 용사들의 멋진 점프는 하늘을 백장미로 수놓았습니다. 아래에서 보는 것과 완전히 다른 멋과 맛이 있습니다. 정말 멋진 체험이었습니다. 멋진 행사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특전 용사들과 육군 항공 조종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공수 교육용 기구 견학

공수 교육용 기구를 견학하였습니다. 잘 생긴 관리 간부님께 설명을 들었습니다. 강한 군인들 만들기 위해선 강한 훈련이 필요하고 당연히 [돈]이 들어갑니다. 만일 저 기구가 없었더라면 우리 군이 특전사(를 비롯한 특수부대)를 그만큼 유지/발전 시킬 수 있었을까요? 화려하진 않지만,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들은 어디나 있기 마련입니다.

특전사 장비 견학

특전사의 각종 장비들을 전시하고 전문 요원들을 한명씩 배치해 놓았습니다. 그 중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이 K-3기관총 입니다. 이 역시 본인이 전역하고 들어온 장비라 여러 가지로 궁금한게 많아 해당 전문 요원(여군 부사관)에게 이것 저것 물어도 보고, 조작도 요청하고, 직접 조준/조작(총열교환 등)을 해 보았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미군의 M-249(일명 미니미)보다 탄걸림이 좀 있다고 합니다. 대우S&T는 깊이 반성해야하고, 앞으로 이런일이 없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참고로 본인은 해당 화기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이지, 결코 여신 포스 미모의 특전사 여군 때문에 오래 머문 것은 아닙니다. 오해가 없기를......

막타워 체험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11미터 높이의 막타워...... 물론 군에서 여러번 해 본거라 예상은 했지만, 역시 문에 설 때마다 느끼는 은근한 찝찝함과 기분나쁨...... 쫀심상 공포라고 하지 못하는 걸까요? 그러나 망설임 없이 박차고 나와서 짜릿한 생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막타워에서의 언제나처럼 몇몇 못 뛴 인원이 발생했습니다. 재미있는건 여성 회원들이 모두 멋지게 뛰었고 자세도 훌륭했다는 점......
그리고 이자리를 빌어 그날 줄을 들고 열심히 뛴 특전사 안전 요원들에게 역시 감사함을 전합니다.

저격총 사격

엄격한 보안과 안전통제 하에 저격총 사격이 있었습니다. 오지게 더운날 얼굴에 두건까지 쓰시고 지도해 준 707 요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K-2 또는 M-16 소총 이라면 특전 요원이라도 한번 겨루어 보고 싶은 자신감 있지만, 저격총은 소총사격과 또 다른 느낌이 있었습니다. 저격총은 매우 정확했습니다. 그날 200M 거리에서 밥공기 뚜껑보다 작은 원에 두명이 만점을 쐈습니다.(나중 안건데 그중 한명은 특전사에서 전역하신 분임) 여자 회원중 한명이 만점이라 다음날 입대하라는 농담까지 받았습니다.

샤워와 저녁식사

간부 샤워장에서 샤워했습니다. 곳곳의 헬스 기구는 근육질 몸짱들의 공간임을 증명하고 있었지만, 그날 만큼은 지방질 몸꽝들의 공간이었습니다. 운동해야 할텐데......끙......
저녁식사는 삽겹살 파티..... 간단한 소주/맥주와 함께 즐거운 여흥이 되었습니다. 삼겹살과 맥주는 다시 뱃살을 향해 고고......

정책 토론회

저녁식사후 정책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갔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재미있었던 것은 동원정책을 담당하는 중령님의 유머...... 빵 터졌습니다. 장군님들도 그분의 유머에 재미있어 웃으셨던거 같습니다. 그분의 유머감각을 소중하게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토론회 중간에 유용원 기자님이 오셔서 인사했습니다. 참 바쁘십니다.
중간에 질의가 여럿 나왔는데 좀 중언부언 하는 질문에도 세심하고 최선을 다해 답해주셨습니다. 예전에 갔던 방산업체 KAI 에서의 분위기와 비슷했습니다.
새로이 느낀점 : 하나님께서는 재능을 공평하게 나누어 주셨다.
질문을 조금 어눌한 말로 했던 회원이 이곳의 초절정 고수 회원입니다. 이분의 필력과 정보량이란......! 하나님께서 이분께 글을 매우 잘 쓰는 재능을 주신듯 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준 재능을 하나씩 찾아봅시다. 반드시 있습니다.

야전 취침과 야전 취사

육군만의 특징(장점)을 찾자면 야전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취침은 숙소가 아닌 야전에서 1인용 특전 텐트를 이용한 야전 취침입니다. 옛날 추억속의 3인용 A텐트와 동복 유격장과 도피탈출 과정이 생각나더군요. 그거보단 몇배 나은 장비였습니다.
토론회에서 탄력 받으신 장군님과 함께 24인용 텐트(아... 승진 훈련장 생각난다)에서 계속되는 토론회가 이어졌습니다. 여러 이야기가 오갔고 늦은 밤 아니, 새벽에 이르러서야 텐트를 찾아 들어가 누웠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감과 전문성을 겸비한 장군님... 특히 저와 대화를 나눈 모 중령님, 육군의 엘리트 장교, 독일 OAC(고등군사반)수료, 가슴에 달린 점프마스터 휘장...... 나의 선택......
아침 6시가 되어 한때 익숙했던 기상나팔이 울리고 깨어나 샤워장으로 이동, 샤워했습니다. 저도 잘 잤지만, 옆의 텐트에선 코고는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졌습니다. 코골이는 적지에 침투시키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였습니다.
샤워하고 오니 야전취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랫만에 해보는 반합에 밥짓기, 그리고 꿀맛같은 반합에 지은밥, 그리고 찾아온 예전 다친 무릎의 통증...... 6월인데도 밖에서 잤더니 무릎에 소식이 오더군요.(다음날 아침까지 아프더군요)
다시 확신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올바른 길로 인도한 거라고요. 육군의 엘리트 장교보다는 지금 길이 훨씬 나에겐 어울리고 유익하며 딱맞는 길이라고요.
기쁜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번 행사의 유일한 사진입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가장 기억에 남는 발언을 하나 언급하겠습니다.
[500MD 정비-점검이요?
창고에서 꺼냅니다. 이륙합니다. 잘 올라가네요. 착륙합니다. 창고에 넣습니다.
다음날 전쟁납니다. 전 이걸 타고 전쟁하러 갈겁니다.
군인이니까요.]
육군항공 조종사의 말이었습니다. 비단 그분 뿐일까요?
적으로 부터 우리를 지키는 사람에게 해 줄건 아낌없이 해 줍시다.

마지막으로
이번 행사를 주관해 주신 육본의 해당 분야 장군님을 비롯한 모든 엘리트 장교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행사를 시행하신 특전사의 장병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신 자국넷과 비밀의 모든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