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탄금대 전투에 참전한 신립의 부대는 오합지졸?

일단은 오합지졸은 아닙니다. 신립이 끌고간 부대는 한양을 지키던 나름 중앙 부대입니다.

실록의 기록을 보면 신립이 이끌고간 부대의 주축이던 기병들은 한양을 지키던 부대와 군적에 올라 있던 기마술과 궁시에 능한 무사들입니다. 이들의 수가 대략 8천명 정도이고 이들에게 전투용 말을 지급했다는 기록으로 보와 이들 상당수가 기병이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신립은 추가로 경기도와 충청도에서 농민들을 징집하여 수천명을 더 추가했습니다.

즉 적어도 활좀 쏘아보고 말좀 탄다는 인력들로 구성된 것이 신립의 부대였습니다. 그런 부대였기 때문에 신립이 기병전에 자신감을 가지고 조령 방어를 포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탄금대에 진을 친 이유는 탈영때문?

제가 아는 범위에서 당시 신립의 병사들의 탈영이 심각했다는 내용을 기록한 사료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록에서 신립이 조령 방어를 포기한 이유는 간단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기병전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조령에서 방어전을 하며 시간을 벌기 보다는 자신이 이끄는 부대의 장점인 기병으로 회전을 벌여 승부를 보고자하는 것이 신립의 생각이였습니다.

3. 왜 하필 탄금대였을까?

탄금대 전투의 최대 미스테리입니다. 수정실록에 따르면 당시 탄금대 앞은 논이라 기병이 기동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논이라 해도 당시엔 건답 직파법이 사용되던 시기라 물을 채운 논은 아니긴 하지만 부드러운 밭과 같은 땅이 기병의 기동에 부적합 함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기병전의 경험이 많은 신립이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한가지 가설을 제안하자면 탄금대 자체가 신립이 원한 전장이 아니였을 수도 있습니다.

실록의 기록으로 보면 탄금대 전투는 야밤에 조령을 넘어온 일본군에 기습적으로 포위되어 패한 전투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신립 또한 적은 아직 상주에 머물러있다며 일본군이 북상 속도를 실제보다 훨씬 늦게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정확하다면, 신립이 굳이 기병전에도 그닥 좋지 않다는 탄금대에 진을 친 이유는 전투가 목적이 아니였을 수도 있습니다. 일본군이 조령을 넘어오는데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거라 예상한 신립이 달천 인근의 숙영지로서 탄금대를 선택했을 수도 있습니다. 달천 인근이라 식수 공급이 용이하고 야산이라 예상치 못한 적의 공격으로부터 방어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