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펌-천안함급 NLL서 취약 … 위험 무릅쓰고 양만춘함 투입

spanishflu1918 | 2011-09-04 11: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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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양만춘함을 NLL 경계작전에 투입할 필요가 있을까요??

 

 

 

 

 

지난달 10일 오후 연평도 인근 해역을 기동 중이던 양만춘함에 비상이 걸렸다. 함정이 긴급히 갈지자 항로로 속력을 냈다. 장교와 병사는 이리저리 쏠리며 전투 준비를 했다. 북한의 해안포 발사에 따른 회피기동이었다. 최종적으론 북한 해안포가 양만춘함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명됐지만 당시엔 긴급 회피 기동을 해야 했다.

만재톤수 3885t인 양만춘함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형 구축함 사업(KD-1) 3호로 2함대의 기함(대형 지휘선). 통상 북한 개머리반도 부근 미사일기지의 지대함 미사일 사정거리인 덕적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연평도·백령도 같은 북방한계선(NLL) 해역의 작전은 훨씬 작은 울산급(2300t)·포항급(1200t)함이 맡았다. 천안함도 포항급이었다. 그런데 왜 이날 양만춘호가 연평도 인근에서 회피 기동을 했을까.

해군 관계자는 “천안함 사태로 서해 연안 방어의 주 전력인 30여 척 호위함(PCC)·초계함(FFK)이 북한 잠수정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 NLL 해역 투입을 최소화시켰기 때문에 양만춘함이 투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천안함 사태 뒤 대함·대공·대잠 능력과 소나 성능이 더 강력한 2함대 기함인 KD-1급 양만춘함을 서해 NLL 작전의 주력으로 투입하고 이를 3함대의 기함 을지문덕함이 보조하도록 했다. 을지문덕함도 KD-1급이다. 천안함 사태 이전엔 울산급·포항급 함정이 NLL 경비 작전에 투입했으나 이제는 두 척의 KD-1급에 주로 의지하는 셈이다.

해군의 영관급 장교는 “이런 상황은 천안함 사태 이후 여러 개선 조치가 거론됐지만 시간이 걸려 아직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더 솔직히 말하면 해군이 초계함·호위함 성능 개량을 게을리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울산·포항급 초계함·호위함은 1980~90년 초반까지 30여 척이 집중 건조돼 기술과 장비는 70년대 구식이다. 20년쯤 사용한 뒤인 2000년대 초반부터 성능 개량을 해야 했다. 그러나 해군은 KDX-1, 2, 3 시리즈 구축함과 장보고-1, 2 잠수함 등 신형함 건조에 집중하고 구함정의 성능 개량은 게을리했다는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여기엔 ‘열등한 북한 해군 전력은 기존의 초계함·호위함 정도로 충분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구형함 레이더·소나 교체도 잘 안 돼
이 해군 관계자는 또 “레이더와 소나를 신형으로 교체하려 했지만 함수 소나는 선체를 절단하는 대규모 작업이라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데 함정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 비경제적이란 결론이 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대안으로 ADD가 개발한 어뢰기만 시스템(TACM)을 달아 어뢰 공격을 피한다는 구상이 진행 중이지만 소극 방어라는 한계가 있으며 그나마 짧은 시간 내에 30여 척을 교체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또 2함대에 긴급히 배치하기로 돼 있는 후속함인 울산-1급 호위함(FFX) 건조 속도도 늦다. 방사청의 2011년 국회 보고 예산자료에 따르면 2015년까지 6척 건조 뒤 2차 사업으로 개량 함정을 추가 건조한다.

해군은 또 NLL을 경비하는 참수리급 고속정(140t)을 개량 탐지장비와 무장을 갖춘 윤영하급 미사일고속정으로 교체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총 24척을 계획하고 있는 윤영하급은 2011년까지 6척이 취역 예정이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그러나 1번 초도함 윤영하함만 2함대에 배치되었을 뿐 2번 함부터는 진수 뒤 각종 고장으로 시험평가도 못하고 수리 중”이라며 “1번함도 몇 년간 수리 뒤 취역했지만 작전 중 심한 진동으로 함정의 전자장비가 기능을 잃는 사고가 자주 발생해 현재 수리를 위해 몇 달째 부두에 계류된 상태”라고 말했다. 천안함 사태 이후 드러난 서해함대의 전력 공백을 해결할 대안이 당장은 없다는 의미다.

2함대 관계자는 “이런 장비 부족의 문제를 작전 빈도와 기간을 늘리는 ‘경계 강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D-1급은 NLL 가까이, 나머지는 뒤로 빠져 이따금 NLL 가까이 간다”며 “전만큼 NLL에 접근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그런데도 경계 강화로 작전 기간이 평시보다 길어져 한번 출동하면 20~25일씩 장기작전을 해야 해 제대로 정비와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비상체제”라고 말했다. 통상은 15일 작전, 15일 정비 체제다. 더구나 을지문덕함이 장기 정기 정비에 들어가 최근에 재투입되면서 그만큼 양만춘함의 작전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함대 전체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각종 사고 증가로 이어지는 듯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방부 인사기획관실이 송영선(미래희망연대) 의원에게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해군의 음주운전 사고가 늘었다. 천안함 사고가 발생한 2010년의 경우 육군·공군은 감소했지만 해군만 급격히 늘었다. 전체는 27%, 부사관은 40% 늘었다. 2011년 상반기만 영관급과 준·부사관의 경우 이미 46건이나 발생해 2009년 75건을 웃돌 가능성을 보여준다. 해군 관계자는 “대부분 작전 스트레스가 높아진 2함대나 해병 2사단과 관련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2함대는 밤 10시까지만 술을 마시자는 ‘1110 운동’을 헌병을 동원해 단속할 만큼 강조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을 가족의 날로 정해 육지 근무자는 반드시 집으로 가게 한다”고 말했다.

2함대 ‘술 10시까지만 마시자’ 운동
특히 사병의 자살 사고가 늘었다. 자료에 따르면 2010년 2함대의 자살자는 1명이었지만 2011년엔 상반기에만 3명 발생했다. 양만춘함에도 자살자가 발생해 선실이 한때 폐쇄됐다. 해군 측은 “3건의 자살 원인 결론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양만춘함의 경우는 부대 부적응”이라며 “이 역시 작전이 늘어난 데 따른 스트레스가 작용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선 의원도 “지속되는 작전으로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병들 간의 갈등도 커지고 이것이 자살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군의 영관급 장교는 “서해 경비 강화 작전을 펼치면 2함대의 경우 일주일 만에 피로가 엄청 쌓인다는 것을 99년 연평해전 때 겪었지만 대책 없이 지금까지 왔다”고 말했다.

한편 해군은 제주도 해역 이하 방어를 맡은 제7 기동전단의 KD-2 구축함을 서해에 투입하는 문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단 소속 6척의 KD-2 가운데 3척이 소말리아 해적 감시 임무에 고정 배치돼 있고 나머지도 정기 정비, 순항훈련 및 각종 연합훈련으로 일정이 빠듯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KD-2는 4800t급 대형이어서 2함대의 낮은 부두엔 접안이 어려워 해군은 2함대 부두의 수심을 깊게 파는 긴급 공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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