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은 미국인들의 현충일(Memorial Day)이다. 타국의 기념일을 불가피하게 거론함은 그것이 우리나라와도 관계가 있었고 그것이 우리들의 채무 목록에 기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Washington, D.C의 링컨 기념관 바로 남동쪽에 작은 규모로 세워진 한국전 기념 장소는 보병 분대원들이 우의(pancho)를 입고 전진하는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은 영광스럽다거나 찬란한 전쟁 결과에 대한 기념비가 아니라 전쟁의 현장에 있는 지친 병사들의 모습이다. 극동의 가난하고도 작은 한 나라에 참가한 전쟁이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참전한 세계의 모든 전쟁 중에서도 보기 드문 값진 성과임이 밝혀진 시점에 와서야 미국인들은 이 기념 공원을 조성하였다. 바닥에 새겨진 표시문도 당연히 한국과 한국민보다는 거기에 참가한 병사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안 적이 없던 나라와 만난 적이 없는 국민들을 지키라는 국가의 부름에 답했던 우리의 아들 딸들을 추모합니다”.

한국 전쟁의 최종적 기념비는 분단된 상태가 종결되고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자유와 권리 및 경제가 잘 확립된 강한 나라의 모습을 갖춘 때의 바로 이 나라와 우리 국민의 모습 그 자체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기념비는 바로 참전 병사들이 그 이전에는 알지 못했고 만난 적이 없었던 우리 자신들이 지금 건립을 진행해 가고 있는 중이다.

예전에 방문했었던 알링턴 국립묘지의 모습입니다.

지금으로부터 60여년전 우리를 위해 이국땅에서 자신의 젊음과 목숨을 바쳐 자유를 지키다 돌아가신 모든분들의 넋을 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