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육군 특수부대의 기원을 찾자면 제2차 세계대전 무렵으로 올라갑니다. 1938년 체코슬로바키아는 뮌헨 조약에 따라 나치 독일에 점령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애국자들은 지하로 숨거나 영국으로 망명하죠. 2차 대전이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발발하고, 곧이어 서유럽과 스칸디나비아까지 점령당하자 수많은 망명객들이 영국으로 탈출해 해방군을 결성하고, 영국군 특수부대 SOE의 훈련을 받아 유럽대륙 침투 작전을 전개합니다. 자유 체코슬로바키아인들 역시 영국군의 코만도 훈련을 받은 뒤 체코로 잠입, 독일군 제국중앙보안국장이자 유대인 말살 계획을 입안한 SS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소장을 암살하는데 성공하죠.

전후 체코슬로바키아가 공산화되면서 영미 연합군 지휘 하에서 싸운 병사들의 공적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새롭게 소련이 지원하는 위성국가의 군대가 그 자리를 메꿉니다. 1952년 10월에는 소련군 공수부대 VDV의 영향을 받아 1개 공수여단이 프레소브에서 창설되었고, 1960년에는 프로스테요프로 이동, 제22공수여단으로 부대명칭을 바꿉니다. 1968년 '프라하의 봄' 항쟁과 뒤이은 소련군의 침공 당시 공수여단은 체코슬로바키아군 여타 모든 부대와 마찬가지로 철저히 무장해제당한 뒤 소련군이 민주항쟁을 전부 진압하기 전까지 부대 내에서 사실상 죄수로 묶여 있었다고 합니다.

1969년 기존의 자유주의적 개혁이 모두 분쇄되고 이전보다 더욱 친소적인 정부가 등장합니다. 소련군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또 다시 반란이 일어나고 현지 군대가 반란에 참가할 것을 우려(실제로 1956년 헝가리 항쟁 역시 헝가리군 대부분이 시위대에 합류했습니다)하여 체코군을 최대한 약화시키고 체코슬로바키아가 소련군에게 국방을 의존하도록 체코군을 '숙청'시킵니다. 제22공수연대(1969년에 명칭이 바뀌고, 규모가 축소되었음)는 전시 NATO군 후방에 대규모의 공수작전으로 침투하여 주력부대가 오기 전까지 주요 거점을 점령/방어하는 것이 임무였지만, 1969년에는 1개 공수정찰대대와 2개 공수정찰중대로 규모가 축소되고, 1976년부터는 임무도 바뀌어 대규모 공수작전이 아닌 소부대의 후방 침투, 정찰, 교란작전으로 바뀝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소련은 글라스노스트와 페레스트로이카 등 자유화 정책을 추구하면서 변화하고, 기존 동구권 위성국가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체코슬로바키아는 군사력을 강화하고, 22공수연대 역시 여단 규모로 병력을 증대합니다. 특히 1993년 7월 체코슬로바키아가 체코 공화국과 슬로바키아로 나뉜 후 체코군은 병력을 축소하는 대신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전환, 징병제를 폐지하고 90,000명에 달하던 병력을 35,000명까지 줄이죠. 22공수여단도 1995년 제6특수여단으로 명칭을 바꾼 뒤 NATO 특수전부대 수준까지 기량을 제고할 수 있도록 소수정예화의 길을 걷습니다. 2001년에는 체코가 NATO에 가입하면서 서구 특수부대와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2003년 체코군 개혁과 함께 제601 특수전그룹(601. Skupina Speciálních Sil)이 창설돼 오늘날까지 이어지죠.

601부대의 임무는 NATO군 특수전부대 기준에 맞게 후방 장거리 정찰, 직접행동(direct action), 인질 구출, 대테러, 마약소탕 작전 등 다양하며 공수, 수중침투, 행군 등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작전지역에 침투하는 것이 가능해야 합니다. 모든 601그룹 대원들은 심해 잠수는 물론 10km 이상의 고도에서 공수낙하 및 HALO/HAHO점프, 장거리 행군이 가능해야 하며, 미군 네이비 씰과 SAS의 훈련과정을 상당 부분 참조한 601부대의 훈련과정은 체력의 극한까지 도전자들을 밀어붙여 이러한 임무가 가능한 정예 병사들만을 엄선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특히 601부대 대원들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상대로 선전하고 현지인의 민심을 얻는 민사작전을 수행하여 ISAF 사령부의 높은 평가를 얻은 바 있습니다. 2004년 3월 12월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ISAF의 일원으로 평화유지활동을 시작한 체코군은 현재 총 480여명 정도가 주둔중인데, 특히 2007년 4월부터는 의무, 공병, 화학대 소속 병사들 외에도 100명의 601부대 병사들이 영국군에 배속되어 (탈레반 민병대의 주요 거점인) 헬만드 주에서 수색정찰 활동을 펼치면서 주요 탈레반 지도자들 및 테러 용의자들을 체포하고, 탈레반 세력과 교전하는 등 활약을 벌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