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장군들은 생각 이상으로 소련군의 공격이 강력한 것을 보고 중앙군 집단 사령부가 있는 민스크가 소련군의 공격 목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독일 장군들은 모델 원수가 이끄는 북우크라이나 집단군이 주 공격 목표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첫날부터 신나게 두들겨 맞았는데도 정신 못 차렸나 보네요ㅡㅡ;;;

처음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라도 소련군의 공격 의도를 눈치채고 대응을 했다면 피해를 줄이거나 소련군의 진격 속도를 늦췄을 텐데, 갈 데까지 가고 나서야 뒤늦게 깨달음을 얻었으니….물론 독일군 총 사령부는 제 3 기갑군이 드비나 강 건너의 제 2 방어선으로 후퇴하는 것을 허락했지만 대부분의 부대에게 현재 위치를 반드시 지키도록 함으로써 독일군의 작전에 제약을 걸어버림으로써 조금이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합니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후퇴를 하지 못한 독일군은 소련 제 6 근위군 소속 1 전차 군단의 공격을 받아 비텝스크 북부로 밀립니다.

이와는 달리 제 4군이 지키고 있던 지역은 비록 소련군의 공격을 받아 몇 군데 주요 거점을 빼앗기기는 했지만 자기 위치를 잘 지키고 있었고 소련군 제11 방면군의 공격이 집중되고 있던 지역인 스몰렌스크 (Smolesnsk)-오르샤 (Orsha) 에는 정원의 2 배 가까운 군인이 소속되어 있는 제 78 공수 사단이 101 대의 대포의 지원을 받아가며 소련군 제 11 근위군 소속 공병과 전차 부대에 맞서고 있었으며 보다 남쪽에서는 제 25 기갑 척탄병 사단 (기계화 사단이죠?)이 소련군의 공격을 막고 있었습니다. 모스크바와 민스크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였기 때문에 이 곳을 손에 넣기 위한 소련은 최신형 스탈린 전차와 지뢰 제거 전차 그리고 장애물을 제거하는 공병 부대와 화염 방사기 전차를 투입했고

독일군 역시 장비가 충실한 제 78공수 사단과 제 25 기계화 사단을 주축으로 팽팽한 싸움을 벌였기 때문에 이 쪽 방향은 진격이 생각보다 느렸다고 합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소련군은 제 11 근위군 소속 5개의 보병 사단을 동원했고 그 중 3개 보병 사단이 독일군 방어선 남쪽을 향해 지뢰 제거 장치를 장착한 10대의 T-34 전차와 21대로 구성된 스탈린 전차 혹은 KV-1 전차와 자주포 그리고 포병과 공병의 지원을 받으며 돌격해 들어왔습니다. 숫자와 화력 모두 독일군이 불리했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한 때 유럽 대륙을 휩쓸며 전격전의 신화를 만들어 낸 독일군 역시 전투 경험이 풍부한 군대였기에 판쩌 파우스트를 동원하여 소련군 기갑부대의 전진을 필사적으로 막아냅니다.

여담이지만 이 때 동원된 지뢰 제거 장치를 동원한 T-34는 지뢰를 없애는 역할 외에도 독일군의 공격을 가장 먼저 받는 총알받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자료를 읽다 보니 궁금한게 KV-1 이 1944년에도 전투에 동원됐다는 게 의아하네요. 방어력이 깜짝 놀랄 정도로 좋다고는 해도 대포의 위력이 부족해서 전쟁 후반부로 가면 안 쓴 걸로 알고 있었는데. 글을 쓰면서 제가 초보라는 걸 새삼 느끼네요ㅡㅡ;;;

전차 부대의 진격이 멈추자 2개 보병 사단을 오르샤 북쪽의 숲으로 통과시켜 스몰렌스크 (Smolesnsk)-오르샤 (Orsha) 지역으로의 침투를 시도합니다. 숫적인 우세를 살린 소련군의 공격은 성공을 거두어서 제 11 근위군 소속 두 개 사단은 기병대와 전차 부대의 도움을 받아 독일군 방어선을 돌파하는데 성공했고 부쉬 원수는 방어선을 강화하기 위해 1개 기계화 사단을 드네프르 강으로 보내 제 2 방어선을 구축합니다. 그런데 기갑 척탄병 사단이랑 기계화 사단이랑 어떤 말이 맞는 건가요? 자료마다 조금씩 달라서 뭐가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ㅡㅡ;;; 한편 중앙군 집단의 남쪽 방어선을 공격한 제 1 백러시아 전선군은 공격로에 습지대가 있어 24일부터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하는데, 독일 제 9군에게 맹공을 퍼부어 보브뤼스크를 점령하려 하지만 독일군의 방어망을 뚫지 못하자 콘스탄틴 로코소프스키 원수가 공군과 포병의 지원을 받아 독일군을 지치게 만듭니다. 방어 지역을 소련군으로부터 지키고 있던 독일 제 9군이 지칠대로 지친 것을 안 로코소프스키는 포격을 가한 후 다시 한 번 공격을 개시합니다. 이 때 콘스탄틴 로코소프스키 상급 대장의 제 1 백러시아 전선군은 습지대에 통나무를 이어서 만든 가교를 놓은 후 전차 부대를 돌격시켜 스탈린이 신중하라고 말릴 만큼 대담한 공격을 가했고 이에 한스 조던 대장이 지휘하는 독일 제 9군 부대는 포위망을 탈출하려 했으나 프리팟티 늪지대에서 소련군의 추격을 벗어나지 못해 7월 5일 항복할 때까지 전사 4만 명, 포로 2만 명이라는 큰 피해를 입고 전멸합니다.

소련군의 포격으로 시작된 첫 날의 상황을 요약하면 비텝스크 시외를 포위하는데 성공했고 중앙군 집단 사령부가 있는 민스크 시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들을 제 11 방면군이 확보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소련군의 공격이 막강해서 제대로 방어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독일군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서 공격을 시작하기 위한 소련군의 속임수라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에 예비 부대들을 움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주 망할라고 작정을 했구나ㅡㅡ;;;)

본격적인 공격이 개시된지 이틀째인 24일에는 소련의 제 4 타격군이 독일군 제 15 군단의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중앙 집단군의 제 2방어선인 타이거 라인까지 들이닥쳤고 제 6방면군은 비텝스크 북쪽으로 치고 들어가 독일군 제 15군단과 53군단의 연결 고리를 끊어 두 부대가 함께 소련군과 싸우는 것을 막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텝스크 주변의 독일군은 더 이상 방어할 힘을 잃었고 제 15군단은 제 2 방어선이 있는 드비나 강 유역으로 후퇴를 시작하지만 소련군의 추격이 너무나 빨라서 다리들이 이미 끊어졌고 독일군의 눈 앞에는 각종 전차와 차량들이 불타고 있고 교통 체증으로 오도가도 못하는 아군들의 처참한 상황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15군단의 후퇴로 소련군의 집중 공격을 받게 된 독일 제 53군단은 비텝스크 후방에서 소련의 제 6 방면군과 43군이 손을 잡기만 하면 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될 판이었습니다. 소련군의 공격과 빨치산에게 달달 볶이고 있던 독일 제 3 기갑군의 라인하르트 장군은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비텝스크에 있던 제 4 항공함대를 비텝스크 남서부로 옮겨 포위망을 뚫으려고 하였지만 제 6, 9, 53 군단이 연계해서 도시 방어를 포기하지 말라는 히틀러의 명령을 받습니다. (차라리 그냥 죽으라고 하는게 낫겠어요ㅡㅡ;;;) 전선에서 후퇴한 병력들을 예비 병력으로 활용하고 헌병과 행정병 같은 비전투 군인들을 방어선 건설에 동원하라는 자기 멋대로의 명령을 내린 히틀러였지만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했는지 제 206 보병 사단이 도시를 방어하고 나머지 부대는 후퇴하라는 명령을 내리지만 너무나 늦게 명령을 내린 탓에 탈출의 기회를 잃어 가장 먼저 소련군 포위망을 뚫은 제 4 공군 전투 사단이 오스트로브노란 곳 근처에서 포위되고 맙니다. 빨리 탈출하라고 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24일 날 오후에는 소련의 제 1 전차 군단의 정찰 부대가 드비나 강의 다리들을 차지하는데 성공합니다. 강에 놓여있는 다리 뺏기면 후퇴를 못할텐데, 독일군이 다리를 지키는 데는 생각을 못했던 걸까요?

어쨌든 소련 제 3 백러시아 전선 소속의 39군이 드비나 강을 향해 진격을 했고 오스트로브노에서 포위당한 제 4 공군 전투 사단 (항공함대)를 공격하고 제 5군이 제 1 항공군의 지원을 받아가며 보그셰프스크를 공격하자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된 독일군 제 53군단의 저항력이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소련군의 기병대와 전차 부대가 53군단의 방어선을 가장 먼저 뚫는데 성공합니다. 더 이상의 저항은 무리라고 판단한 독일의 제 53 군단은 탈출을 시도하지만 소련 비행기의 공습으로 실패했고 53군단 소속의 제 246 보병 사단과 제 4, 6 공군 전투 사단(항공 함대)은 포위망 속에서 전멸당할 위기를 맞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틀러는 참모 장교를 낙하산으로 싸움터 한 가운데로 보내 후퇴 불가라는 광기를 부립니다. (히틀러 아저씨 제대로 미쳤네요ㅡㅡ*)

전멸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짊어지고 비텝스크를 방어하고 있던 제 206 보병 사단 역시 숫적인 열세를 어떻게 하지 못해 26일 저녁에 방어선의 곳곳이 무너졌고 더 이상의 싸움은 안되겠다고 판단한 53 군단장 골비체 중장은 남은 군인들을 두 개조로 편성하여 탈출하도록 명령하고 제 3 기갑군 책임자인 라인하르트 장군에게 부하들의 탈출 방향과 공군의 호위를 요청하지만 27일 새벽에 206 보병 사단이 전멸하여 아무 의미 없는 명령이 되었습니다. (맨날 뒷북이네요ㅡㅡ;;;)

53군단 사령부 역시 최선의 탈출로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간단한 개인 장비만 챙기고 1,000 명 단위로 아군 부대를 향해 탈출하지만 5월의 빨치산 소탕전인 ‘코모란 작전’ 에서 살아남은 빨치산들이 포로라는 개념은 저 멀리 우주로 날려버린 채 독일군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아군이 아닌 빨치산들과 마주친 제 53 군단 소속 2만 8천 명의 독일군 중 2만 명이 죽고 8천 명만 목숨을 부지했으며 53 군단장 골비체 중장과 제 246 보병 사단장 뮬러 뷸로우 준장 그리고 제 206 보병 사단장 히터 소장이 포로가 되었고 제 4 공군 전투 사단장 피스토리우스 준장은 전사하는 등 6명의 고위 장군들 중 3명은 죽고 2명은 포로로 잡히고 한 명은 실종되는 참사를 경험합니다. (군단 하나가 없어졌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ㅡㅡ;;;)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사방에서 달려드는 소련군과 빨치산 그리고 소련 비행기까지 하늘에서 두들겨 패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53군단 독일 군인들이 대단한 건지는 잘 모르지만 확실한 건 53군단이 후퇴할 때 독일 공군의 지원이 있었다면 더 많은 군인들이 살았을 거란 점입니다. 생존자 증언에 의하면 항공 지원을 전혀 못 받았다고 했거든요.

오르샤의 경우 제 11 방면군의 공격이 지지부진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실마리를 풀어냅니다. 소련의 제 1 방면 보병 사단의 정찰 부대가 습지대에 작은 철로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고 많은 군인들이 이 곳을 지나가기에는 제약 조건이 많기 때문에 고속도로 쪽으로 독일군의 방어력이 집중되어 이 곳의 경비가 허술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보고를 받은 소련군의 갈리츠키이 사령관은 예비 부대로 애지중지 아껴두었던 제 2방면 전차 군단을 투입하여 25일에 제 78 공수 사단과 제 25 기계화 사단이 중심이 된 독일군의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독일군의 반격까지 물리칩니다. 독일군에게는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이 실마리를 풀었지만 생각만큼 진전이 없자 마음이 급해진 소련의 체르니아코프스키 장군이 협공을 위해 제 5 방면 전차군을 남쪽으로 보내면서 독일군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생긴 덕분에 3개 사단의 군인들이 포위망을 벗어났다고 합니다.

더 버티다가는 전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을 한 폰 티펠스커치 장군의 후퇴 요청을 히틀러가 거절했지만 부하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명령을 무시한 폰 티펠스커치 장군은 후퇴를 명령합니다. 그러나 부상병을 태운 마지막 기차가 간신히 포위망을 뚫고 중앙 집단군 사령부가 있는 민스크를 향해 가지만 소련군 전차의 공격을 받아 오르샤 근처에서 전원 사망하는 참극이 빚어졌습니다.

오랫동안 준비를 갖춘 소련군은 중앙 집단군에 대한 대공세에 들어갔고 소련군의 공세를 얻어맞게 된 중앙 집단군은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그리고 빨치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 다리와 같은 주요 시설을 미리 확보했기 때문에 독일군이 드비나 강과 드네프르 강 유역에 방어선을 갖추기도 전에 소련군이 쳐들어왔을 정도로 수습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멀쩡한 전차 3 대를 강에다 집어넣어서 다리를 만들 정도로 무지막지한 소련군인데 무슨 이야기가 필요할까요?

오르샤에서 독일군을 쫓아낸 소련군 체르니아코프스키 장군은 제 2방면 전차 군단과 제 5방면 전차군을 백러시아 수도이자 중앙 집단군 사령부가 있는 민스크로 보내면서 독일군이 마지막 방어선이랄 수 있는 베레지나 강 유역으로 얼마나 빨리 후퇴를 하느냐가 중앙 집단군의 생사를 좌우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소련군의 진짜 목표가 중앙군 집단과 사령부가 있는 민스크임을 알게 된 히틀러는 급히 북우크라이나 집단군에 소속된 기갑사단들을 중앙 집단군을 구원하기 위해 보냈고 노르웨이와 북부 집단군에서도 지원 부대를 보내도록 합니다. 그러나 북부군 집단에서 지원이 가능한 부대는 단지 2개 사단 규모였고 이 부대들이 소련군을 공격하면서 중앙군 집단의 작전 지역까지 간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었습니다. 중앙군 집단을 지원하기 위해 북부군 사령관은 발트 3국으로 북부군이 후퇴하여 전선을 축소시키면 중앙 집단군을 지원할 부대를 확보할 수 있다고 히틀러에게 건의하나 그럴 경우 핀란드에서 생산되는 니켈을 소련에게 갖다 바치는 꼴이 되므로 이를 거절하고 중앙군 집단을 지원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북부군 사령관을 정리해고 시키고 북우크라이나 집단군 사령관인 모델에게도 중앙군 집단을 지원하라는 명령을 하지만 모델 역시 중앙군 집단을 지원하기 위해 부대를 보내면 틈이 생긴 곳으로 소련군이 밀고 들어올 것이란 생각에 역시 명령을 따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델은 정리 해고가 안됐습니다.  

지원도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일부 부대들이 중앙군 집단을 돕기 위해 달려왔고 이 때 중앙군 집단을 지원하기 위해 도착한 부대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대가 제 5 기갑 사단으로 당시 기준으로 보았을 때 55대의 4호 전차와 70대의 5호 전차 판터 그리고 29대의 6호 전차 타이거가 있는 부대로 제대로 무기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소련군에게 맞서 뛰어난 활약을 보입니다. 다만 워낙 상황이 급하게 돌아갔던 탓에 전차들이 민스크 방어를 위해 전투 지역으로 수송되던 도중에 기차에 실린 채로 소련 전차들과 포격을 벌이고 보리소프로 향하는 길목을 확보해서 독일군의 안전한 퇴각을 도우라는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베레지나 강 근처에 도착했더니 소련군의 공격을 피해 후퇴한 아군들이 철모와 무기를 모두 버리고 허둥지둥 후퇴하는 모습을 목격하는 당혹스런 경험을 했지만 이들은 어느 독일군보다 뛰어난 활약을 보입니다.

28일 저녁에 처음으로 보리소프 북쪽에서 싸움이 벌어졌고 29일 아침 7시까지 싸움이 계속되면서 큰 피해를 입은 소련의 제 3 친위 전차군이 후퇴합니다. 그러나 워낙 숫적인 열세에서 시작한 싸움이어서 독일군 공병대가 보리소프로 연결된 다리들을 부술 준비를 하는 한 편 소련의 제 29 전차 군단이 베레지나 강을 건너 수투덴카로 넘어온 것을 확인한 제 5 전차 사단의 정찰 중대가 발견했고 이들 소련군을 기갑 정찰 대대가 막아냅니다. 독일군의 저항으로 길이 막히자 소련군은 보리소프 공격을 위해 북서쪽으로 방향을 바꾸었고 소련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제 5 전차 사단이 방어에 나서면서 소련군의 제 11 친위군과 전차 부대가 코스트리차란 다리를 둘러싸고 독일군 제 5 기갑 사단의 31 척탄병 (기계화 보병?) 연대와 29일에 싸움을 벌였는데 하룻동안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고 이 틈을 타 독일군 보병들은 보리소프로 후퇴를 시작합니다.

독일군 보병을 공격하기 위해 소련군의 제 26 보병 사단이 민스크~모스크바 도로를 따라 추격을 했고 이를 막기 위해 제 5 전차 사단의 정찰 대대가 소련군을 막기 위해 출동하지만 소련군 제 29 전차 군단의 공격이 제 5 기갑 사단에도 가해지고 제 32 친위 기계화 군단을 비롯해 많은 소련군들이 강을 건너는데 성공하자 독일군은 소련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비행기를 동원해 다리를 폭격하지만 다리를 부수지 못하고 맙니다. 대신 소련군의 제 3 친위 전차 여단의 전차들이 베레지나 강의 다리를 통해 강을 건너려는 순간 독일군 공병대가 다리 폭파에 성공하고 독일군 전차와 보병들이 다리 근처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여 동료들이 보리소프 시내로 피신하도록 강한 전우애를 발휘합니다. 오후부터는 독일군을 추격해 온 소련군과 독일군 사이에 보리소프를 둘러싸고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졌지만 저녁 무렵에 독일군이 후퇴를 시작하면서 보리소프는 소련군의 손에 들어갑니다.

독일군 제 5 기갑 사단은 비록 숫적인 열세를 감당하지 못해서 29대의 타이거 전차가 부서지고 70대의 판터 전차는 달랑 12대, 55대의 4호 전차는 겨우 6대만 남는 큰 피해를 입고보리소프로 향하는 길목을 내주고 폴란드 국경까지 밀려나긴 했지만 미국이 원조해 준 셔먼 전차를 타고 베레지나 강을 건너 기세 등등 하게 돌격해 들어온 제 3 근위 전차군의 소련군 선발대를 전멸시키고 486대의 전차와 11대의 자주포, 100대의 트럭과 119대의 대전차 포를 부수는 맹활약을 보여 소련군들에게 독일군의 제 5 기갑 사단과는 맞서지 말고 무조건 피하라는 명령이 내려질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사납게 싸웠으면 이런 명령이 내려질 정도였을까요?

그러나 일부 부대의 맹활약이 전세를 역전 시키기에는 불가능할 정도로 모든 면에서 소련군의 전투력은 압도적이었고 결국 중앙군 집단은 계속 후퇴를 하게 됩니다. 독일군 특유의 기동성을 포기하고 몇 개 사단씩 각 도시마다 틀어박혀 소련군에 대항하는 중앙 집단군의 방어선은 소련군에 의해 돌파 당하게 되고 주력 부대가 소련군에 의해 포위당하였으며 다른 전선에서의 소련군의 공세가 시작되어 독일군은 중앙 집단군에 더 이상의 증원 병력을 파견할 수가 없던데다 작전 참모를 포위된 도시 한 가운데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게 해서는 후퇴 불가 명령을 방어 부대에 내리는 히틀러의 광기 때문에 중앙군 집단은 너무나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습니다.

중간 요약을 하면 27일을 전후해서는 중앙 집단군의 최후 방어선인 드네프르 강 유역의 도시들인 비텝스크(Vitebsk), 오르샤(Orsha), 모기레프(Mogilev)가 소련군의 공격을 받아 비텝스크의 독일 제 3 전차군의 주력 부대가 소련군 제 1 발트 방면군에 그리고 오르샤의 제 4군도 제 3 백러시아 방면군에 공격을 견디다 못해 오르샤를 내주고 맙니다. 또한 제 4군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던 모기레프도 제 2 백러시아 방면군이 남북으로 포위를 했기 때문에 제 4군 사령관 타펠스커치 중장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퇴각을 명령합니다. 제 4군과 가까이 있던 9군 역시 보브뤼스크(Boburuisk) 에서 포위를 당하자 사령관인 한스 조던 중장 역시 퇴각 명령을 내립니다.

계속해서 중앙 집단군 소속 군대들이 후퇴를 하자 베레지나 강을 마지막 방어선으로 정해서 모기레프와 보브뤼스크를 지키라는 히틀러의 명령이 중앙 집단군 사령관 에른스트 부쉬 원수에게 전해지지만 제 3 전차군과 제 4군이 후퇴를 하고 제 9군이 보브뤼스크에서 심한 손실을 입은 상태임을 보고합니다.

이제 모스크바-민스크 고속도로의 길목을 막고 패잔병 소탕을 제 26 보병 사단에 맡긴 소련군의 공격은 제 1 백러시아 전선군이 남쪽에서, 제 3 백러시아 전선군이 북쪽에서 민스크를 향해 공격을 더욱 세차게 하자 독일군은 후퇴도 뜻대로 안되고 30일엔 예비 부대가 거덜난 상황에서 소련군의 도강을 눈뜨고 바라보는 상황을 겪게 됩니다. 물론 그 때까지 살아남아 있던 독일군 비행기들이 공격을 해 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독일군 제 9군 소속 134 사단이 지키고 있던 방어선이 뚫리면서 10 km 나 소련군의 전진을 허용하자 부쉬 원수는 예비대로 두었던 4호 전차만 71대를 가지고 있던 제 20 전차 사단을 9군으로 보내 소련군의 공격을 막도록 합니다. 지원 임무를 명령 받은 제 20 기갑 사단은 보브뤼스크 남쪽에서 독일군을 공격하던 소련의 제 65군을 공격했고 끝장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소련의 로코소프스키 원수는 제 1 친위 전차 군단을 증원하여 공격을 더욱 세차게 합니다. 소련군의 공격 규모가 커지자 제 9군은 20 전차 사단에 명령을 내려 보브뤼스크 지역에서의 전투를 중지하고 제 1 친위 전차 군단을 공격하라는 황당한 명령을 내립니다. 134 사단을 구원하기 위해 소련군을 상대로 맹공을 퍼붓던 독일군은 전투를 중지하고 다른 곳으로 가서 싸우라는 명령을 받고 난리가 났을 거예요. 한참 싸우다가 등 돌리고 다른 곳으로 가는 적군을 그냥 보낼 군대가 없을 뿐더러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소련군의 공격이 중앙 집단군 방어 지역 전체에서 시작돼서 피난민이랑 후퇴하는 군인들로 길이 난장판이었을텐데 다른 곳으로 가라는 명령을 그리 쉽게 할 수 있는지 높은데 앉아 있던 독일 장군들의 생각이 어땠을지 궁금하네요ㅡㅡ;;;

명령을 따라야 하는 게 군인인지라 어렵게 진격하던 독일군 20 전차 사단은 보브뤼스크 남쪽의 슬로보단이란 곳에서 소련군과 격돌하여 60대의 소련군 전차를 부수면서 소련군의 진격을 막아냅니다. 그러나 20 전차 사단의 공격으로 진격로가 막히자 방향을 바꿔 보브뤼스크 북쪽에서 공격을 시작했고 제 3 군에 제 9친위 전차 군단을 증원해서 독일군을 심하게 밀어붙여 60대의 소련군 전차를 부수면서 분전한 20 기갑 사단이 보브뤼스크 시외에서 후퇴하자 소련군의 제 1 친위 전차 군단과 제 9 전차 군단이 남쪽과 동쪽에서도 보브뤼스크를 공격해 들어가면서 독일군을 궁지로 몰아넣는데 성공합니다. 이 때 벌어진 참담한 결과에 실망한 히틀러는 부쉬 원수를 해임하고 남부 집단군(북우크라이나 집단군) 사령관 모델이 중앙 집단군을 겸하도록 합니다.

물론 이외에도 일부 장군들이 중앙군 집단에 대한 소련군의 공격이 생각보다 대규모로 벌어지는 것을 보자 민스크가 공격 목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소련군의 주력 부대는 중앙군 집단이 지키고 있던 백러시아 지역이 아닌 모델 원수가 이끄는 북우크라이나 집단군이 위치한 보다 남쪽의 우크라이나 지역을 공격할 것이라는 믿음(?) 이 있었기 때문에 중앙 집단군과 북우크라이나 집단군의 지휘 체계를 통일하려는 이유도 있었다고 합니다.

장군들의 자리가 바뀌던 이 때 보브뤼스크에서 제 1 백러시아 전선군의 공격을 받은 9군은 동쪽 지역에만 4만 명이 포위망에 갇혀 있었고 소련군의 공격으로 포위망 돌파는 번번이 실패했고 1만 명의 독일군이 목숨을 잃고 6천 명이 포로로 잡히고 맙니다. 27일이 되자 소련군의 공격이 강력해졌고 제 9군을 구출하기 위해 히틀러는 북부군 집단 소속의 제 12 전차 사단을 보브뤼스크로 보내지만 이 명령 역시 뒷북이어서 12 사단이 도착했을 때는 보브뤼스크가 이미 함락당한 때였고 독일군 입장에서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이 보브뤼스크 동쪽 지역에서만 4만 명의 독일군이 포위망을 뚫지 못한채 소련군의 공격을 받고 있을 정도로 절망적이었지만 1개 사단이 보브뤼스크 전투 사령부의 하만 장군 (뒷날 처형됩니다) 지휘하에 도시를 방어하고 (3,500 명의 부상병들과 죽으란 이야기겠죠ㅡㅡ;;;) 호프 마이스터 소장(포로가 됩니다)이 지휘하는 제 41기갑 군단을 비롯한 9군 소속 병사들과 제 20기갑 사단이 28일 자정에 탈출을 시도한 결과 20 km 떨어져 있는 제 12 전차 사단 방어 지역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15,000 명의 병사들이 히틀러처럼 앞뒤 꽉 막힌 지휘관을 만나지 않은 덕분에 귀중한 생명을 건질 수 있었지만 총과 철모를 비롯한 최소한의 장비도 모두 잃어버린 상태였고 전쟁 공포증에 질려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다시 싸움터로 내보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역사에 만약이란 말은 없지만 44대의 3호 전차와 4호 전차만 있는 부대였기 때문에 제 12 전차 부대가 제 시간에 왔어도 별다른 도움도 못 되고 오히려 소련군들이 이 부대까지 함께 없애버렸을 것 같네요. 그나저나 이 글을 쓰면서 느낀 건데 히틀러를 뒷북의 달인으로 이름을 붙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민스크로 향하는 소련군을 막을 힘이 더 이상은 독일군에게 없었고 처음 싸움을 시작했을 때 100만 명 가까운 군인들을 가지고 있던 독일군이지만 얼마나 소련군의 공격이 강력했는지 1주일도 안되는 전투에서 7만 명의 독일군이 목숨을 잃었고 366대의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2,664, 대의 대포가 소련군의 공격으로 고철이 됐고 소련군의 진격로 뒤로 많은 독일군들이 고립되고 맙니다.

오랫동안 준비해 온 소련군의 공격이었기에 독일군의 방어선은 예상보다 쉽게 무너졌고 하나님도 못 말리실 정도로 빠른 소련군의 진격으로 인해 상당수 독일군이 앞뒤로 포위당하는 날벼락을 맞게 됩니다. 그래도 처음 싸움이 벌어졌을 때는 제대로 자기 위치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식량이나 무기도 충분히 가지고 있었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후방이 차단당하면서 식량과 탄약 보급도 끊기고 연락까지 끊어지자 수십 명 혹은 수백 명 단위로 탈출을 시도하지만 이들 패잔병들은 소련군이 아닌 빨치산들이 색출과 소탕을 맡았고 민스크가 함락된 이후인 7월 중순부터 소련 정규군들이 민스크 동쪽 지역에 남아있던 독일군 소탕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빨치산들이 더 독일군을 잔인하게 대했다고 하던데, 그런 점을 생각하면 차라리 소련군에게 포로가 되는 편이 나았을 것 같네요.

아무튼 민스크로 향하는 소련군은 거침없이 진격을 했고 확실한 승리를 얻기 위해 제 1 백러시아 전선군은 남쪽에서 그리고 제 3 백러시아 전선군은 북쪽에서 독일군에게 압박을 가해 독일군의 제 4, 9군 잔존 병력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계획을 실행하게 됩니다. 많은 부대들이 우크라이나로 보내졌고 1주일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에 이렇게 빨리 소련군의 진격이 이뤄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기 떄문에 (꿈엔 이런 게 잘 안 나오죠^^;;;) 민스크에 있는 중앙 집단군의 사령부는 전혀 무방비 상태였습니다. 단지 1,800 명의 군인만이 민스크에 있었고 민스크로 수 만명의 군인들이 후퇴했지만 무기를 버리다시피하고 공포에 질려 ‘이반들이 쫓아오고 있다!” 라고 소리를 지르며 도망쳐 왔기에 도움이 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민스크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 5 전차 사단이 소련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동안 사령부와 부상병들을 재빨리 서쪽으로 이동시키는 결정이 내려졌고 소련군의 제 29 전차 군단과 제 3 방면군 소속 전차 군단들이 독일군의 제 5 기갑 사단과 정면 충돌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숲을 돌아 이동했기 때문에 철수에 필요한 약간의 시간을 벌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기회를 틈타 빨치산들이 일제히 봉기하여 민스크에서 독일군에게 협력하던 친독 반역자들을 색출하면서 후퇴 행렬로 어수선한 민스크를 더욱 혼란스러운 상태로 몰고 갑니다.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