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 스피드 마하 2.5

one shot one kill | 2009-08-06 09: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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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전투기 타는 사진사' 편보현 중사
비행기록 90여시간…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 개인 블로그에 공개

공군본부 정훈공보실 편보현(33) 중사는 국내에 한명 밖에 없는 '전투기를 타는 사진사'다. 2005년 12월 KF-16 전투기에 사진기를 들고 타 A-50 공격기에서 뿜는 공대공 미사일 사진을 찍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투기뿐 아니라 헬기·수송기 등 10여종 군용기에 몸을 싣고 다양한 공군의 활약상을 렌즈에 담았다. 비행 기록이 90여 시간이다.

편 중사는 7월 초 그동안 하늘을 날며 모았던 사진들을 '셔터스피드 마하 2.5'란 개인 블로그(http://airforcephotomach.tistory.com)에 공개했다. 구름 위로 비친 개기일식, 회색 연기를 뒤로하고 질주하는 T-50 훈련기, 성산 일출봉 상공을 가르는 F-15K기 편대 등 흔히 볼 수 없는 사진들이 블로그 곳곳을 메우고 있다. 그는 "남들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건 행운"이라며 "항공기를 타면 조종사들이 얼마나 힘든지 몸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편 중사가 이렇게 준(準) 조종사 겸 사진사 역할을 하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은 2000년 초. 1전투비행단에서 사진 담당을 하던 그는 공군 대외 홍보 책자에 실린 항공기 비행 사진이 전부 일본 사진작가 작품이란 사실을 접하고는 "우리 공군 사진을 외국인 손에 맡길 수 없다"고 다짐했다.

▲ 음속으로 나는 전투기를 타고 곡예하듯 공중 기동 장면을 찍는 편보현 중사. 그에게는 전투기가 스튜디오다./공군 제공
그 뒤 "괜한 일을 벌인다"는 주변의 만류를 설득하고 마하(시속 1224㎞)로 나는 전투기 조종석 안에서 순간 포착을 위한 셔터 조작 등을 익혔다. 2005년 3월 조종사들이 받는 '항공우주생리교육훈련'을 마치고 그해 12월 드디어 최초로 전투기에 올랐다.

첫 경험은 아찔했다. 시속 800~1000㎞로 나는 KF-16기 후방석에 앉아 바로 옆 A-50기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을 찍는 과정에서 긴장한 탓인지 미사일이 나아가는 '결정적 순간'을 놓칠 뻔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한 장을 건지긴 했지만 "간담이 서늘했다"는 게 그의 회고. 그는 "이런 경우, 만약 제대로 장면을 잡지 못했더라도 사진 촬영을 위해 미사일 한 발을 더 쏠 수도 없어 비행 내내 초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5월에는 제주도에서 F-15K기에 올라 연방 셔터를 누르다 조종석 주변에 있는 엉뚱한 단추를 눌렀는지 앞면에서 바람이 새어나와 질겁했던 일도 있다. 몸 하나 겨우 들어가는 전투기 후방석에 앉아 있다 보면 기체 뒤쪽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몸은 앞으로 향한 채 사진기만 뒤로 돌려 보지도 않고 찍어야 할 때가 많다. 전투기가 급하게 오르내릴 때는 속이 울렁거려 애를 먹기도 한다. 이런 환경은 그나마 편 중사의 경우, 항공생리훈련으로 내성이 생긴 뒤라 견디지만 일반인들은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다. 편 중사는 "중력이 높아지면 셔터가 작동하지 않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는 역광이 세 촬영할 수 없다"며 "보통 용량이 4GB 메모리카드 4개를 다 찍어도 쓸 만한 사진은 5% 남짓 정도"라며 '전투기 탑승 촬영'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 제공 : 공군웹진 '공감' (http://www2.airforce.mil.kr:7777/webzine/index.jsp)

  * 사진 : 공군 편보현 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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