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연합자위군(AUC), 그리고 농담 하나

tilover | 2009-07-14 13:13:03

조회 12553 | 추천 0 | 다운로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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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상이었고 보석 밀수꾼이었던 콜롬비아인 카를로스 카스타뇨는 1980년대에 자신의 아버지가 좌익 반군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의해 납치 살해되자 복수를 결심하고 우익 반공 민병대인 콜롬비아 연합자위군(AUC)을 1997년에 결성합니다. AUC의 구성원 대부분이 콜롬비아 빈민층 출신이나 퇴역 군경, FARC에 친지를 잃고 카스타뇨처럼 복수심을 품은 농민들, 그리고 FARC의 공격 대상이 된 마약상들이었죠.

역대 콜롬비아 대통령들은 AUC를 포함한 우익 민병대들이 합법적이라고 선언하고, 콜롬비아 군과 경찰은 공공연하게 AUC를 훈련시키고 정보를 교환합니다. 대지주들, 도시의 사업가들, 변호사들, 보수파 정치인들과 우익 언론인들의 후원을 받은 AUC는 이들을 위해 무자비한 학살을 저지릅니다. FARC 게릴라뿐만 아니라 좌익 반군과 공감하는 가난한 농민들,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지식인들, 노동조합원들, 인권운동가들 그리고 민병대의 활동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 언론인들까지 살육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게다가 이들 대부분이 마약상 출신이었으므로 공공연하게 점령 지역에서 코카인을 재배하고 정제, 판매해서 마약 수입으로 전쟁을 이어나가지요. 이들의 살인 방법은 특히 잔인해서, 낫이나 톱으로 양민들의 머리나 팔다리를 자르고 임산부나 어린 아이들까지 살해했습니다.

AUC와 FARC의 전투로 인해 대략 2백만명에 달하는 농촌 지역 사람들이 자신들의 터전을 버리고 피난을 간 것으로 추산됩니다. AUC의 만행은 도리어 가난한 농민들 사이에 복수의 씨앗을 품게 히야 FARC 동조세력을 늘리는 역효과만을 가져오고, 자국 내에서 마약상들의 사병들이 마음껏 활개치고 있다는 사실은 콜롬비아 정부에게는 창피한 일이었죠. 게다가 콜롬비아에게 매년 막대한 군사원조를 지원하는 미국 역시 콜롬비아 정부에게 자국 내 인권 상황을 개선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결국 콜롬비아 정부는 사면을 대가로 한 무장해제를 제시하고, 2006년 AUC 대부분이 무장을 해제합니다. 지도자급들이나 마약 거래에 깊이 관여했던 이들은 미국으로 송환되어 처벌받게 됩니다.

콜롬비아의 마약 전쟁은 겉으로 보아서는 정부군의 성공처럼 보이지만, 마약의 거래 규모는 도리어 더욱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정부군은 좌파 게릴라들을 섬멸하고 크게 약화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국 내 극단적인 빈부 격차로 인한 범죄와 마약은 무력으로도 줄이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네요.

 

마지막으로 콜롬비아인들의 농담 하나: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어떤 곳은 척박하고 부족하게, 어떤 곳은 너무 춥게 만드시면서도 콜롬비아만은 너무나 아름답고 모든 것을 풍족하게 하셨다. 어떤 식물이든 콜롬비아의 비옥한 땅 위에서 영원히 번창하고 열매를 맺게 되었다. 세상을 다 만들고 난 뒤 다른 나라들이 콜롬비아를 시기하고 질투할 것을 염려하신 하느님께서는 콜롬비아에 저주를 내리셨다. 이후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인종들이 콜롬비아 땅 위를 걷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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