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의 정예, 해군특별육전대

tilover | 2009-06-28 13: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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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일본해군에는 별도의 상륙작전을 수행하는 병력이 없었습니다. 다만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개별 함대마다 특별히 보병전술을 훈련받은 선원들의 소규모 부대를 조직해서 사용하는 정도였지만 이들 '육전대'가 1875년 운요호 사건이나 1905년의 러일전쟁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둠에 따라 상륙작전 병력을 통합하게 되고, 이것이 바로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에서 용맹과 광기로 악명을 떨친 해군 특별육전대의 시초가 됩니다.

 1920년대말부터 일본의 주요 해군항인 쿠레, 마이즈루, 사세보, 요코스카 등에서 각각 연대 규모의 육전대 병력이 양성되고, 육전대는 1932년의 상하이 침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전에 돌입합니다. 1941년경에는 각 1,000~600명 규모의 16개의 특별육전대가 형성되고, 2차대전 중에는 21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특히 1937년 상하이 공격과 1941-42년의 태평양 공세 당시 선봉 부대로 맹활약하기 시작합니다. 특별육전대 중 제1/2 요코스카 특별육전대는 공수훈련을 받고 태평양 전쟁 초기에 네덜란드령 동인도에 강하하는 등 해군 공수부대로 전환됩니다.

 특별육전대는 일본군 가운데서도 최정예로 평가받는 전력이었고, 그만큼 가혹하리만큼 실전적인 훈련과 우수한 장비로 무장했지만 동시에 전투에서의 광기와 민간인 및 포로 학살로 악명을 떨치게 됩니다. 특히 1944년 미군과의 마닐라 전투에서 육전대는 수많은 필리핀 민간인을 학살하면서 최후까지 저항하고, 이때의 학살 때문에 종전 후 이들 특별육전대의 총지휘관이었던 야마시타 도모유키 중장이 결국 도쿄전범재판에서 전범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처형당합니다. 1943년 타라와 전투에서는 제7 사세보 특별육전대 병력 2,600명이 미 해병대 30,000명과의 싸움에서 미군에게 3,0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뒤 한 명의 포로도 남기지 않고 최후까지 저항하는 무자비한 광기를 드러내지요. 후퇴나 항복은 죽음보다 더 무서운 치욕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전쟁 초기에는 일반 해군 병사와 다를 바 없이 해군복을 입지만, 전쟁 후기로 갈수록 일본 육군의 38식 군복을 입고 일반 보병과 다를바 없는 장비를 착용하게 됩니다. 다만 해군을 상징하는 돛 마크는 항상 철모 앞부분과 오른쪽 어깨에 부착하고 다니고 다녔고, 이들은 특히 다른 일본군 병력과는 달리 상륙작전의 특성상 기관단총의 화력을 중시해서 1937년부터 독일제 MP-28 기관단총을 대규모로 수입해서 사용했습니다.

 전쟁 말기에는 일본 '내지'의 병력 부족으로 인해 조선에서도 기존의 군속이나 노무자 징용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육군, 해군으로의 징집을 시작했고, 소수의 한국인들이 진해 해군훈련소에서 훈련받은 뒤 육전대로 임시편성되었다가 결국 해방되어 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미 군정 아래 1945년 11월 11일 해양경비대가 편성되고, 1948년에는 5.10 총선거를 거쳐 8월 15일 새 나라가 수립된 뒤 해양경비대는 공식적으로 대한민국해군으로 명칭이 바뀝니다. 1949년 4월에는 진해에서 해병대가 창설되었고, 이때 이들 육전대 출신이 해병대 창설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패망 이후 새로 설립된 자위대에는 특별히 상륙작전을 전담하는 육전대 스타일의 부대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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