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인근에 있는 소위 Russian Woodpecker Duga 3(OTH; Over-the-horizon radar)


제가 레이더 같은 것에는 거의 지식이 없어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운데, 현재 사상 최악의 원자력 누출사고의 현장인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근처에는 소위 Russian Woodpecker 라고 불리는 버려진 초지평선레이더(OTH; Over-the-horizon radar) 시설이 있어서 이에 대한 사진 등을 올리겠읍니다.
(글을 쓴 다음에 보니까 KCX 님이던가 관련 사진을 이전에 몇 장 올리셨는데, 혹시 중복되는 사진일지라도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
그리고 혹시 틀리게 쓴 부분이나 부정확하게 쓴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초지평선레이더(OTH; Over-the-horizon radar)는 단파대전파가 이온층에서 반사되어 도약전파하는 성질을 이용한 초원거리탐지용 레이더(네이버 사전 참조) 인데,
소비에트 연방의 경우 미국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대한 조기 발견 체계early-warning system를 구축하기 위하여(즉, 조기 발견이 될수록 이에 대응하는 시간을 벌 수 있으므로) 1960년대부터 이러한 초지평선레이더(OTH) 설비에 대해서 여러 연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에 따라 이후 Duga 시리즈로 불리는 일련의 거대한 레이더 안테나 시설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Duga 1, Duga 2, Duga 3 등의 시설들이 그것인데 예를 들어 Duga-1, -2의 경우 우크라이나의 흑해 연안의 니콜라에프(Nikolayev)에 설치되었고, 한편 Duga-3의 경우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스 접경지대에 가까운 고멜/민스크(Gomel/Minsk; 체르노빌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와 극동지역의 하바롭스크 지방의 콤소몰스크-나-아무르(Komsomolsk-na-Amure)에 설치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읍니다.
(참고로 이들 Duga 시리즈들은 그 모양이 마치 커다란 철제 커텐 같다고 하여 이를 서구에서는 이를 'Steel Yard' 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함.)


그 기능을 본다면, Duga 1의 경우에는 동쪽으로부터 약 2,500 km떨어진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의 우주센터(Baikonur Cosmodrome)에서 발사되는 로켓 들을 탐지하는데에 사용되었고, Duga 2의 경우에는 더욱 멀리 떨어진 극동 지방에 배치된 잠수함에서 발사되어 북극해 연안의 노바야 젬리아(Novaya Zemlya) 섬 방향으로 향하는 각종 미사일들을 탐지하도록 설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읍니다.

그 크기 등을 본다면, 예를 들어 Duga 2 시설의 경우 1970년에 개발된 실험용 설비의 성격이 강하였는데(개발자는 F. Kuzmin) 그 크기를 본다면 26개의 중계탑?(transmitter)이 일렬로 설치되어 있었고 이 각각의 중계탑들은 그 크기가 웬만한 2층 건물들 이상의 대형이었으며, 중계탑에 달린 중계 안테나 같은 경우 너비가 210m에 높이는 85m에 달하였고 또한 수신 안테나 같은 경우네는 너비 300m에 높이는 135m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이었읍니다.(첫 작동은 1971년 11월7일)


그런데 이들 Duga 1, 2 의 경우 그 송, 수신 강도가 기대 이하로 약하여 큰 역할을 하지를 못하였으므로, 탐지 능력을 강화하고자 송,수신의 출력을 대폭 향상시킨 Duga 3가 등장하게 되는데, 이 Duga 3의 경우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인근(정확하게는 벨로루스의 고멜 지역)과 극동 지방의 콤소몰스크-나-아무르 지역에 설치가 되었읍니다. (2군데 설치)
특히 Duga 3의 경우에는 보다 강한 출력을 얻고자 중계용 안테나와 수신용 안테나를 별도로 분리하여 설치하는 형태이었고 따라서 이들 중계용 안테나와 수신용 안테나 간의 거리는 약 60 km 정도 떨어진 곳에 별도로 위치하였읍니다.(전체적인 크기는 앞의 Duga 1, 2 보다도 대형인 거대한 철골 구조물 형태를 띄게 됩니다.)


특히 Duga 3 의 거대한 안테나가 서방 세계에 알려진 것은 그 설치시기인 바로 1976년 부터인데, 왜냐하면 이 Duga 3의 경우에는 그 송신 출력이 굉장히 강하여(10 MW EIRP) 그 독특한 '삐익삐익' 하는 거북한 송신 시그널 소리(전파방해 소리)가 거의 전세계에서 수신되어 이것이 단파 라디오 등에 쉽게 잡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심지어는 인근의 전화로도 이러한 삐익 하는 소리가 쉽게 잡히기도 하였다고 함.)
이때부터 서방세계에는 이러한 Duga 3의 거대한 레이더 안테나를 가리켜, 마치 그 송신 소리가 마치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갤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이때부터 'Russian Woodpecker'라는 별칭으로 부르게 되었읍니다.


문제는 이러한 수시로 발생하는 '삐익삐익' 하는 전파방해로 인하여 특히 구소련권 인근 국가들의 경우, 정상적인 라디오 방송에 심각한 지장을 받게 되는데, 예를 들어 서구에서 송신하여 소비에트 연방으로 송출되는 각종 (반소)선전방송은 물론이고, 소련 당국의 정규 라디오 방송들 조차도(이는 거꾸로 서구로 송출되는 반서방 선전방송들임. 예를 들어 Radio Moscow) 그 전파 운용에 많은 지장을 받게 됩니다.
심지어는 하늘을 나는 항공기의 비상 전파 송, 수신에도 많은 지장을 주는 등 피해가 적지 않았고, 따라서 이 'russian woodpecker' 같은 경우에는 그 '악명'이 자자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읍니다.

여하턴 이러한 전파 방해 현상(혹은 시끄러운 잡음소리)에 직면하여, 특히 서구세계에서는 이러한 잡음(전파 방해)을 어떻게 해서던지 제거하려는 많은 노력을 하게 되고 이에 따라 방해 전파를 제거하는 특화된 산업들이 일어나게 되는 하나의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던 서구 세계 즉, NATO에서는 냉전시대부터 소비에트 측의 이 커다란 레이더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를 면밀히 주시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위에서 말씀드린 바 대로 NATO에서는 처음부터 이미 이 시설이 초지평선레이더 시설일 것이라고 추축하였고 이후 구소련 붕괴후 기밀 해제된 각종 문서에 의하여 NATO의 추측대로 이 시설은 거대한 초지평선레이더 인것으로 정확히 확인되었읍니다.
(참고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 일각에서는 이 커다란 안테나의 용도에 대해서 다른 추측들이 여럿 존재하였는데 예를 들면, 서구세계로부터 발사되는 라디오 전파가 소련 잠수함 등에 전달되지 못하도록 막는 새로운 對 잠수함 통신시설이라느니, 기상 상태를 조작하는 안테나 라는 설과 심지어는 거대한 마인드 컨트롤용 전파를 발사하는 장치라는 등의 다소 허황된 추측까지 있었읍니다.)


Duga 3의 경우, 그 송신 시그널에 대한 많은 분석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 미국의 연방 통신 위원회(FCC,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같은 기관에서는 다음과 같이 분석을 하기도 하였읍니다.
우선 Duga 3에서 송신되는 전파(시그널)의 파장은 90m 정도이고, 주파수는 7 ~ 19MHz 으로 분석되었고 그 전파의 대역폭(bandwidth)은 0.02 ~ 0.8MHz 정도인 것으로 분석되었고 그밖에도 몇 가지 특징들이 파악되었읍니다.(예를 들면, The signal was observed using three repetition rates: 10 Hz, 16 Hz and 20 Hz. / The most common rate was 10 Hz, while the 16 Hz and 20 Hz modes were rather rare. / The pulses transmitted by the woodpecker had a wide bandwidth, typically 40 kH)


그러다가 1980년대 중반 이후에 오면 미국측에서 이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고 또한 80년대 이후에는 소위 新 데탕트 시대로 접어들게 되고(즉, 동서 냉전이 점차 무너지는 시기), 특히 소비에트 연방의 경우 이 즈음에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조기 감시체계(US-KS Oko ; Eye 시스템) 를 구축하게 되면서 이들 Duga 시리즈에의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게 되면서 이들 Duga 시리즈의 시설들에서 송출되는 전파(시그널)의 빈도수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1989년 이후에는 사실상 그 가동을 완전히 멈추게 됩니다.
(예를 들어 극동의 콤소몰스크-나-아무르 지역에 설치된 Duga 3 시설의 경우, 완전히 제거된 것이 구글 어스 등을 통하여 확인되고 있으며, 체르노빌 인근에 설치된 또 다른 Duga 3 시설물의 경우 시설물 자체는 방치되어 있으나 이미 완전히 가동이 멈추어진 상태이며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조기 경보체제에 대한 합의에도 이들 지역의 시설물의 관리, 보수가 빠져 있는 것으로도 간접 확인이 됩니다.)

다만, 다른 지역에 있는 Duga 시설물들은 철거가 되었지만,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근처에 있는 Duga 3 시설물은 이 지역이 1986년 이후 방사능 오염 위험지역으로 계속 남아 있게 되면서 그 시설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참고; 오늘날 체르노빌 지역의 경우 잔류 방사능 위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게 되어 여우 같은 여러 포유동물들이 집단적으로 서식할 정도가 되었고 혹자에 따라서는 이제는 어느 정도 사람이 거주할 정도까지 근접하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이 체르노빌 지역의 폐허를 구경하는 여행상품들도 등장, 상당히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실제로 우크라이나 정부에서는 이 지역을 개발할 준비를 갖추어 원자력 방호복을 입힌 인력을 이 지역에 파견하여 각종 흉물스러운 철골 구조물 등의 잔해를 제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읍니다.)


*** 참조 ***
위키피디어
http://www.globalsecurity.org/wmd/world/russia/steel-yard.htm (글로벌 시큐리티의 관련 자료)
http://englishrussia.com/?p=1882#more-1882
http://www.chornobyl.in.ua/chernobyl-2.htm (Chernobyl-2. Military Facility in the shadow of Chernobyl. Text and photos)
http://pripyat.com/ru/internet_photo/chernobyl_2/ (체르노빌/고멜 지역에 설치되어 방치된 Duga 3 시설물에 대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