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9 - 1883년의 태평양 전쟁 : 종전협정 및 그 후유증
아나디르 | 2008-06-26 15: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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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종전협정의 체결과 영토의 할양
그러는 가운데 칠레와 페루간에 종전에 대한 협상이 개시되었고 마침내 1883년 10월20일 안콘 조약(Treaty of Ancon)이 체결되면서 마침내 이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나게 됩니다.
페루의 경우 이키케 등 타라파카 지역이 칠레에 양도되게 되었고 또한 아크레, 타크나 지역의 경우 일단 향후 10년간 칠레가 영유하고 10년 뒤에 영토귀속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하였읍니다.
물론 이 아리카, 타크나 지역의 경우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조건으로 국민투표에 회부하느냐 하는 국민투표의 회부조건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확연히 달라 이 국민투표는 실시되지 않습니다.
대신 1929년 미국의 허버트 후버 대통령의 중재로 양국간에 다시 영토 조정 작업이 이루어져 리마 조약(Treaty of Lima)이 체결되는데, 이에 따라 북쪽의 타크나는 페루에 귀속되고 남쪽의 아리카는 칠레에 귀속되고 칠레가 아리카를 보유하게 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당시 미화 6백만 달러를 페루에 지불하는 것으로 결론이 납니다.(이를 Tacna-Arica compromise 라고도 부름.)
또 하나 이 조약에서 중요한 점은 혹시 있을 수 있는 칠레와 볼리비아 간의 영토교환에 대비하여 과거 페루 령이었던 아리카 등에 대해서는 페루 정부의 동의 없이 임의로 교환할 수 없도록 하였읍니다.(후에 1975년 당시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이 볼리비아와의 관계개선을 목적으로 아리카 등의 태평양 연안의 항구 지역을 볼리비아에 양도할테니 볼리비아도 칠레에 동일한 면적을 양도해 달라는 영토교환 제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1883년의 안콘 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페루 정부의 강렬한 반대에 부닺혀 실현되지 못했읍니다.)
그리고 1884년 볼리비아는 칠레와 별도로 정전협정을 채결합니다.
결국 볼리비아는 안토파가스타 지역을 칠레에 할양하고 이로 인하여 볼리비아는 완전한 내륙국으로 전락해 버립니다. 1904년에는 다시 조약을 체결하여 안토파가스타 지역의 할양이 영구적인 할양임을 재확인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에 대한 보답으로 칠레 정부는 볼리비아 수도 라 파즈(La Paz)에서 아리카 항구까지 철도를 부설하고 볼리비아인들이 무역거래를 위해 이 아리카 항구를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을 하게 됩니다.
3-7. 태평양 전쟁의 성격
이 전쟁은 몇 가지 점에서 독특한 성격이 있읍니다.
첫째, 바다의 전략적 중요성(Strategic control of the sea)이 그 어느 전쟁보다 중요한 요소이었읍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언급한대로 이 전장은 주 무대는 아타카마 사막지대인데 이 지역에는 당시 철도나 도로가 제대로 부설되지 않아 육로로 이동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였고 따라서 해군력을 이용한 병력 수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전쟁 초반부에 여기 저기 치열한 해전이 펼쳐진 것이었읍니다.
특히 칠레 해군의 볼리비아-페루 항구에 대한 봉쇄에 대해 미구엘 그라우 제독이 이끄는 페루 해군은 소수이지만 효율적인 작전을 전개, 역으로 소위 '맞불작전'으로서 칠레 항구들 깊숙히 포격을 가하여 칠레 해군으로 하여금 봉쇄를 풀고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이 만든 것 등이 인상적이었읍니다.
후에 해전이 칠레 측의 결정적 승리로 완전 종결된 뒤에는 칠레군은 해군 수송선을 이용하여 볼리비아-페루 연합국의 해안 곳곳에 상륙을 하여 수비대를 격파하게 되는데 물론 이러한 칠레 육군의 활약상 뒤에는 재해권을 장악하여 언제 어디라도 물자 및 병력수송을 가능하게 해 준 칠레 해군이 있었음은 물론이고요.
둘째, 칠레의 페루 점령과 관련하여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집니다.
즉 1881년부터 1883년까지의 칠레군의 페루 점령시에는 전장의 주무대가 페루 중앙부의 산악지대(Sierra)가 되는데 이곳에서는 거꾸로 페루 국민저항군이 물자 및 병력 보충면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즉 이들 페루인은 익숙한 지형을 이용하여 쉽게 페루 국민들에게 접근하여 필요한 물자를 별 방해 없이 조달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결국 이에 대항하는 칠레 점령군은 부대를 잘게 쪼개어 페루 곳곳에 산재한 소규모 수비대를 확보하는 것으로 만족하여야 하였읍니다.
물론 와마추코 전투 이후 페루 저항군이 사실상 상당 부분 괴멸당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페루 저항군의 끊임없는 저항이 결국은 1883년 안콘 조약 체결을 불러 일으켜 전쟁을 종결짓게 만듭니다.
셋째, 중국 이민자(소위 쿨리)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는데, 이들 중국인 노동자들은 칠레군의 리마 점령시 칠레군의 앞잡이, 또는 정보원(혹은 길안내자)가 되어 칠레군의 페루 점령에 적극 협력을 하는데 이들의 이런 행동이 후에 페루인들에게 매우 않좋은 인상을 남겨 줍니다.
넷째, 군사적인 측면입니다.
이 태평양 전쟁은 당시의 최신식 기술들이 상당부분 사용되었는데 예를 들면, 아리카 전투에서 페루군에 의하여 널리 사용된 '원격조정용 지뢰' 라던지 혹은 당시의 최신 기술인 '전신', '전보' 등도 군부대간 연락망으로 널리 사용되었읍니다. 그리고 (Armor-piercing shot and shell)이 본격적으로 쓰였으며 혹은 어뢰정, 특수목적으로 개발된 상륙정 등도 많이 이용되었읍니다.
그리고 함정의 경우 제2세대 철갑전투함이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아직 영국, 프랑스, 미국 같은 강대국들간의 함대함 전투가 벌어지기 이전이어서 이러한 철갑 전투함끼리의 함대함 전투는 이들 강대국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읍니다.
참고로 이 태평양 전쟁 기간 동안 페루 해군에 의하여 잠수함(Toro Submarino)이 개발되었으나 여러가지 문제로 실전에 활용되지는 못했고 후에 해전이 칠레 측의 승리로 귀결되자 이 잠수함이 적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침되었읍니다.
3-8. 태평양 전쟁의 여파(aftermath)
3-8-1, 종전협정(Treaty of Ancon)의 여파
위에서 종전협정의 체결과 그 대략적인 내용은 말씀드렸으니까 그 내용은 생략하도록 하겠읍니다.
다만, 볼리비아의 경우 1884년 칠레와 체결한 정전협정의 내용(및 1904년의 재확인 협정)에도 불구하고 안토파가스타 지역을 포함한 태평양 출구의 재탈환 의사를 굽히지 않습니다.
특히 볼리비아 같은 경우 잦은 쿠데타 등으로 정정이 대단히 불안하고 경제발전이 아주 더딘데 이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많은 수의 볼리비아 인들은 이 태평양 전쟁 때 칠레에 태평양 연안의 항구지역을 빼앗겨 버린 것에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특히 쿠데타로 집권하는 역대의 볼리비아 군사정부들의 경우 하나같이 태평양 연안의 재탈환을 계속 강조합니다.
후에 1975년 당시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이 볼리비아와의 관계개선을 목적으로 아리카 등의 태평양 연안의 항구 지역을 볼리비아에 양도할테니 볼리비아도 칠레에 동일한 면적을 양도해 달라는 영토교환 제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1883년의 안콘 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페루 정부의 강렬한 반대에 부닺혀 실현되지 못했음은 위에서 말씀드렸읍니다.
다만, 칠레 정부도 볼리비아 측의 요구사항을 실질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하여 안토파가스타, 아리카 등 칠레 북쪽의 항구를 볼리비아가 상업적으로 제한없이 사용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읍니다.(단, 칠레와 볼리비아는 1978년 이후 외교관계가 단절된 상태이고 영사 관계 정도만 유지하고 있임.)
3-8-2. 태평양 전쟁의 패자와 승자
우선 전쟁의 패배자라면 페루와 볼리비아 양국을 들 수 있읍니다. 이들 국가에서는 전쟁 패배의 후유증이 정말로 아주 큰데 이는 특히 수도인 리마 까지 점령당하여 한 동안 칠레 군부의 통치를 받아야 했던 페루의 경우가 특히 심합니다.
우선 볼리비아의 경우, 해안지방(소위 Litoral 지방)의 영토상실이 국민감정에 큰 상처를 남기었고 또한 이것이 실질적인 문제가 되어 최근까지 계속 이어지는데, 예를 들어 최근(2004년)에 '볼리바아 가스전 사태(Bolivian Gas War)의 경우도 그 뿌리가 태평양 전쟁까지 거슬러 올라합니다. 또한 위에서 말씀드린 바 대로 볼리비아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에 대해서 볼리비아 국민 대부분은 이를 태평양 전쟁의 패배로 내륙국가가 된 데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지요. 특히,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는 이렇게 바다로의 출구를 찾다보니 어느 새 볼리비아 경제가 점차 페루나 칠레(칠레와는 아직도 적대적인 외교관계가 유지되지만 경제분야의 교류는 매우 활발함.)에 의존적이 되어 버린다는 점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태평양 연안의 재탈환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데 있는데 따라서 볼리비아 정부는 20세기에 들어와서 바다로의 다른 출구를 찾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파라구아아와의 접경지대인 차코 지방(Chaco)을 가로질러 파라구아이 강을 이용한 대서양으로의 접근이 그것이었읍니다. 결국 이 문제로 말미암아 볼리비아와 파라구아이는 1932년 소위 '차코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일명 20세기 패자 부활전)
페루의 경우, 이 태평양 전쟁에서의 몇 몇 전쟁영웅(예: Admiral Miguel Grau, Colonel Francisco Bolognesi 등) 을 기리는 추모문화가 크게 일어나게 되어 이것이 소위 페루 국민의 애국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그리고 타라파카 전쟁의 영웅이자 페루 저항군의 지도자였던 안드레스 카세레스 장군(General Andres Caceres)의 정치적 위상이 급격하게 올라가는데 그는 이후 페루의 댜통령을 2번에 걸쳐 역임하게 됩니다.
그리고 페루 군부가 이 태평양 전쟁에서 결과적으로 큰 패배를 당하게 됨으로써 페루 국민(특히 지배층 계급에서)들의 군대에 대한 시선이 굉장히 냉소적이 되고 차가와집니다. 물론 페루인의 경우도 볼리비아와 마찬가지로 칠레인들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가지게 되어 이후 이 테평양 전쟁에서의 완패를 설욕하기 위하여 국방력의 강화에 크게 힘을 쏟게 되고 최신 무기류의 구입에 치중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나라의 경제력 규모에 비하여 지나치게 큰 규모의 군대를 보유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악순환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후에 1975년 칠레와 볼리비아 간의 영토교환 사건이 나올 때 페루 정부는 매우 크게 분노하여 비밀리에 칠레를 공격하기로 상세한 군사계획을 수립하기도 하였읍니다.(물론 이 군사계획은 우여곡절 끝에 취소됨.)
반면 칠레의 경우 승자로서 많은 즐거움을 만끽하는데 특히 할양받은 영토에서 생각 이상의 막대한 광물이 매장되어 있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게 되어 이것이 국부의 주 수입원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1872년부터 1902년까지 30년 기간 동안 국민 총소득이 9배 증가하게 되는데 물론 이러한 소득증가의 상당 부분이 새로 획득한 이들 영토에서 나온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읍니다.
다만, 태평양 전쟁에 대비하느라(즉, 아르헨티나의 중립을 유도키 위하여) 아르헨티나에게 분쟁대상이었던 파타고니아 전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양보한 것이 뼈아픈 손실이라면 손실일 수 있겠읍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쟁 이후 영국의 간섭이 강해졌다는 점과 그리고 점차로 세계경제의 흐름이 더 이상 칠레산 초석, 질산염과 구아노 등의 지하자원을 그다지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우선 영국의 자본과 기술이 칠레에 대량 들어오게 되는데, 전쟁 후에는 영국 자본에 의하여 운영되는 질산염 산업이 칠레를 지배하게 되어 칠레 국민들이 스스로 생각한 것 이상으로 칠레인들이 큰 이익을 누리지 못하였고, 더군다나 영국의 정치간섭이 점점 심해지면서 심지어는 '1891년의 칠레 시민전쟁' 시기에 칠레 대통령이 축출될 때에 영국의 노골적인 간섭이 있기까지 하였읍니다.
더군다나 화약의 원료가 되는 질산염은 칠레의 주요한 국고소 수입원이었는데, 1차 세계대전 중에 '합성 질산염(synthetic nitrates)'이 개발되면서 이것이 칠레산 (자연)질산염에 대한 수요를 급감하게 만들어 칠레 경제가 장기간의 침체에 빠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 이에 따라 영국 자본의 많은 부분이 철수를 하게 됨으로써 실업률이 급증하는 등 경제상황이 더욱 더 나빠지게 됩니다.
더군다나 1929년 페루와의 영토조정으로 타크나(Tacna) 지방이 페루에게 되돌아가는데 이후 이 지역에서 세계 최대 규모급의 구리 광산이 발견된 점도 칠레 정부로서는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특히 칠레 해군의 위상이 급격히 올라가는데, 이후 해군 장교집단이 1891년 당시 초헌법적인 포고령을 연달아 발표하여 독재적 성향을 드러낸 호세 마누엘 발마세다(Jose Manuel Balmaceda)를 몰아내는 '시민전쟁(Chilean Civil War in 1891)'을 벌일 때에 反대통령 세력의 중심에 서기도 합니다.
(참고로, 1891년의 칠레 시민전쟁의 경우, 당시 호세 마누엘 발마세다 대통령이 의회 다수파가 반대하는 장관들을 대통령의 독단으로 임명을 하려고 한 데에서부터 대통령과 의회 간에 갈등이 시작되었고, 이에 갈등이 점점 심각해지어 급기야는 1891년 예산안 심의를 의회가 거부하게 되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이에 그는 1890년 예산안을 기본으로 하여 의회의 승인 없이 (일종의 준예산 개념으로) 1981년 예산을 집행하게 되는데(이는 준예산 제도가 없었던 당시로서는 분명히 초헌법적인 불법적 권력남용임), 이에 의회의 다수의원들이 이를 독재정권의 출현으로 간주, 이에 무장투쟁을 벌일 것을 결의하고 북부 타라파카 지역에서 무장 봉기를 하면서 당시 해군 제독인 호르헤 몬트(Jorge Montt)를 자신들이 지지하는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임명하고 이어 대통령 지지파와 일대 시민전쟁을 치릅니다. 이 때 대체로 칠레 육군은 親대통령 입장이었고, 반면 의회와 해군은 反대통령 입장이었는데 양측간의 무력 충돌로 칠레 해군의 기함인 블랑코 엔칼라다 호(Blanco Encalada)가 침몰하고 약 4,000 ~ 10,000여명의 시민이 사망하게 됩니다. 결국 이 칠레 시민전쟁은 反대통령파인 의회의 승리로 끝나서 호르헤 몬트가 신임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호세 마누엘 발마세다 데통령은 자살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태평양 전쟁의 진전한 승자는 아르헨티나가 아닐까 하는데 왜냐하면 칠레와의 영토 협상에서 중립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그 막대한 파타고니아 지방에 대한 영유권을 확보하였기 때문입니다.
9-9. 오늘날의 칠레, 페루, 볼리비아 등의 관계(칠레를 중심으로)
9-9-1. 칠레와 페루의 관계
전통적으로 칠레와 페루의 관계는 애증이 교차하는 관계라고 말할 수 있읍니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칠레는 페루 부왕령의 직할이었는데 이 때 지금의 칠레 지방은 스페인 식민지 중 가장 낙후되고 발전도 더딘 지역이었읍니다. 그래서 인구도 희박하고 특히 원주민인 마푸초 부족(Mapuches)과의 잦은 전쟁으로 지역경제도 매우 침체된 상태이었읍니다.
그리고 스페인으로부터의 페루의 독립전쟁 당시, 칠레 독립의 아버지인 베르나르도 오이긴스(Bernardo O'Higgins) 장군이 호세 산마르틴 장군과 함께 페루 해방전쟁에 적극 참여하여 페루를 스페인의 식민통치에서 해방시키지요. 그래서 독립 이후 초창기에는 칠레와 페루의 관계가 그 어느 누구 보다도 좋았읍니다.
더군다나 스페인은 페루의 독립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는데(참고; 스페인이 페루의 독립을 인정한 것은 1879년임.) 이에 따라 1864년부터 1866년까지 스페인이 페루 남서 해안의 친차 아일랜드(Chincha Islands)를 점령하고 칠레의 발파라이소 항구에 대해 포격을 가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 친차 아일랜드 전쟁에서는 페루와 칠레가 연합군을 구성하여 함께 스페인에 맞서 싸우기도 하였읍니다.
그러나 페루와 칠레의 관계가 늘 이렇게만 좋은 것은 아니었는데, 우선 1836년부터 1839년 사이에 페루와 볼리비아가 하나의 연방공화국을 구성하는데 이에 대하여 칠레와 아르헨티나 그리고 페루의 반란군 일부가 연합군을 구성하여 이 페루-볼리비아 연방군과 대규모 전투를 치루어 결국 우여곡절 끝에 칠레를 중심으로 하는 反연방군이 대승을 거두어 페루와 볼리비아의 연방공화국이 1839년 붕괴, 각각 페루와 볼리비아 공화국으로 분리기도 하였읍니다(War of the Confederation in 1836-1839)
따라서 이 이후에는 페루 측에서 칠레의 움직임을 굉장히 경계하게 되었고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말미암아 1873년에는 페루와 볼리비아 간에 비밀 군사동맹이 체결되게 되고 이에 따라 볼리비아와 페루간의 갈등으로 촉발되어 1879년부터 1883년까지 칠레와 볼리비아-페루 연합군과의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이 전쟁에서 볼리비아-페루 연합군이 대패하고 태평양 출구쪽의 영토 상당 부분을 상실함으로써 이들 두 나라에 지금까지 씻을 수 없는 국가적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이후 1883년의 안콘조약(Treaty of Ancon)과 1929년의 리마 조약(Treaty of Lima)으로 페루와 칠레 간의 영토 조정이 이루어졋고 그 결과 태평양 전쟁 때 빼앗긴 페루의 영토 중 타크나 지방은 페루로 귀속되고 반면 아리카 지역은 칠레의 영유권이 확인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지요.
그런데 그렇다고 칠레와 페루 간의 영토 분쟁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우선 1975년 당시 칠레의 실권자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General Augusto Pinochet)이 볼리비아에 대해 일련의 영토교환 제의를 하게 되는데 이 때 문제가 되는 것은 칠레가 볼리비아에 양도하겠다고 밝힌 태평양 쪽의 출구부분이 아리카 지역의 좁은 회랑으로 원래 페루의 영토이었다가 칠레로 영유권이 넘어간 지역이라는 점 이었읍니다. 이후에 밝혀진 것이지만 이런 칠레의 영토교환 제의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당시 볼리비아의 대통령이자 독재자인 우고 반제르 장군(General Hugo Banzer)이 칠레 측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강력하게 태평양 출구의 영토 반환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칠레와 볼리비아 간의 수년에 걸친 비밀회담의 결과물이었읍니다.
물론 이런 행동은 1883년 인콘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불법적인 것이었음은 물론입니다.
이에 대한 페루 국민들의 반응은 분노 그 자체이었는데 즉, '왜 과거에 우리 영토였던 부분을 왜 너희들 마음대로 제3국에게 떼어주두려고 하느냐'라는 것이었읍니다. 특히 당시 페루 정부가 강렬한 좌파 민족주의자인 후안 벨라스코 장군(Gen. Juan Velasco Alvarado)의 군정체제이었기 때문에 이 때 페루국민들은 위로는 정권 차원에서 아래로는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反칠레의 움직임이 정말 강렬하게 분출되었읍니다.
심지어 페루의 대통령인 후안 벨라스코 장군은 이를 페루 국민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인식하여 쿠바군의 비밀 지원 아래 칠레를 침공할 구체적인 계획(일자, 공격 루트 등 포함)을 세우고 그 동안 칠레의 잠재적인 위협에 대비하여 꾸준히 대량 구매해두었던 군사무기들을 구체적으로 점검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국제사회에 대해서는 칠레의 비도덕적 뻔뻔스러움을 고발하고 또 외국으로부터의 지원을 얻기 위해 주로 제3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맹렬히 지원요청을 하는 형국이었읍니다.
그러던 와중에 페루의 후안 벨라스코 장군이 뇌출혈로 쓰러져 와병중에 사실상의 무혈 쿠데타가 발생하여 (후안 벨라스코 대통령의 뒤를 이어) 온건파인 프란시스코 모랄레스 베르무데스 장군(Francisco Morales Bermudez)이 신임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이 프란시스코 베르무데스 대통령은 겉으로는 전임 후안 벨라스코 장군의 對칠레 정책을 이어나간다고 하였지만 실질적으는 전쟁 직전까지 갔었던 칠레와의 관계를 정상화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결국 프란시스코 베르무데스 장군은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에게 페루가 칠레를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굳게 설득을 하게 되어 이 페루-칠레간의 위기국면은 진정됩니다.
그런 상태로 칠레와 페루 간의 관계가 어느 정도 정상화된 채 오게 되는데 2005년에는 칠레와 페루간에 해양 경계를 둘러싼 영유권 다툼이 새롭게 발생합니다. 그것은 칠레와 페루 간의 해양 경계(sea limit)의 세부적 확정에 대한 것으로 내용은 상당히 복잡합니다만, 원래 양국은 1952년 조약을 맺고 해양 경계선은 육지에서의 자연스러운 경계선과는 다르게 일률적으로 일정 위도로써(직선으로) 경계를 정하기로 하였는데 페루의 입장은 이런 식의 해양 경계는 매우 불합리하다는 것이고 실제 이런 식으로 경계가 준수되지도 않았다는 것이지요. 간단히 말하면, 현재의 해양 겅계선보다 더 남서쪽(즉, 칠레 측으로 더 내려간)으로 새 경계를 정하여야 한다는 것이었읍니다.
이에 대하여 칠레의 입장은 1952년의 양국간의 조약으로 이미 해양 경계는 완전히 확정되었는데 무슨 뚱딴지 소리냐는 것입니다.
현재 이 문제는 아직까지도 전혀 해결되지 못한 상태로 헤이그에 있는 국제 사법 재판소에 회부된 상태입니다.
물론 이상은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것에 대한 문제이고 경제적인 분야에서는 칠레와 페루 간에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읍니다.
참고로, 2007년 페루의 대통령 선거전 당시 야당의 대통령 후보인 오얀타 우말라(Ollanta Humala) 후보는 페루 국민들의 反칠레 감정을 십분 이용하는데, 즉 칠레의 국경도시이자 과거 페루의 영토이었던 아리카 항구 바로 북쪽에 대규모 군중을 동원하여 칠레의 아리카 항구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로 소위 페루인들이 '그라우 海(Mar de Grau; Grau's Sea)'라고 부르는 바다에 대한 페루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하여 칠레 측에서 바짝 긴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대규모 집회는 칠레와의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알란 가르시아(Alan Garcia) 현 대통령의 강력한 저지로 더 이상 진행되지는 못하였읍니다.
9-9-2, 칠레와 볼리비아와의 관계
칠레와 볼리비아와의 관계는 볼리비아의 원한의 역사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우선 대다수 볼리비아 인들에게 칠레 라는 나라는 자기나라의 영토를 빼앗음으로서 볼리비아를 내륙국으로 초라하게 만들어 오늘날 남미 최빈국으로 전락시킨 원한에 사묻힌 나라로 인식되고 있읍니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이 두 나라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하던 시기부터 국경분쟁에 시달렸는데, 즉 문제가 되는 지역은 태평양 출구쪽인 아타카마 사막지대로서 이는 원래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이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세부적으로 분명하게 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식민지 식대의 칠레 왕국(Kingdom of Chile)의 북부 변경지대라고 통칭한 데에서 출발합니다.
특히 남미 독립의 아버지인 시몬 볼리바르가 볼리비아 공화국을 수립(1825)할 때 오늘날 안토파가스타 지역에 해당하는 태평양으로의 출구 부분를 확보하였는데, 문제는 이미 볼리비아 공화국 수립 7년전 이미 독립(1818년)을 한 칠레의 영토와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이 지역에 소수의 볼리비아인 거주자를 훨씬 능가하는 많은 수의 칠레인들이 거주하고 있었고 또 이들 칠레인들(및 영국의 자본)에 의하여 이 지역이 점차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의 경제를 칠레인들이 좌지우지하게 되는데, 결국 이는 볼리비아의 행정력을 완전히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그런 와중에도 이 지역의 구체적인 영유권 문제가 어쩡정한 상태로 계속 남아있게 됩니다.
우선 1837년 당시 볼리비아의 대통령이자 독립투쟁의 영웅인 안드레스 데 산타 크루즈(Andres de Santa Cruz) 장군이 페루에 개입하여 페루와 볼리비아를 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단일의 '페루-볼리비아 연방국가'를 수립하는데, 이에 대해 이를 이 지역의 힘의 균형을 깨는 심각한 도전으로 인식한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이 일치 단결하여 소위 연방국가 전쟁(War of the Confederation 1836-1839)을 벌이게 됨은 앞에서 말씀드렸읍니다. 한 때 페루 볼리비아 연방군이 결정적 승기를 잡고 칠레, 아르헨티나 군을 항복직전으로 몰고 간 적도 있었지만(Battle of Paucarpata) 곧 이어 전세가 역전되어 결국 페루-볼리비아 연방군이 볼리비아의 융가이 지방에서 결정적인 대패를 하고(소위 Battle of Yungay)를 하고 페루-볼리비아 연방이 와해되지요. 이에 따라 볼리비아의 건국 영웅인 안드레스 데 산타 크루즈 장군은 외국으로 추방됩니다.
이때부터 볼리비아의 정치는 혼동 그 자체가 되어 수많은 군사쿠데타가 난무하는 꼴이 됩니다.
그 후에 볼리비아 정부와 칠레 간의 국경선 조정을 위한 일련의 회담이 열리어 1866년과 1874년 두 차레에 걸쳐 양국간 국경 조약이 체걸되는데 이후에 볼리비아 정부가 칠레 광산회사에 세금을 인상하여 징수하려다가 이것이 크게 문제가 되어 1879년 ~ 1883년의 태평양 전쟁으로 발전되었음은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입니다.
이 전쟁에서 볼리비아는 태평앵 방면의 출구인 안토파가스타 지방을 결국 상실하게 되지요. 결국 칠레와 볼리비아는 1904년 친선조약을 맺고 안토파가스타 지방을 칠레에 영구 할양하는 대신 칠레는 볼리비아 측의 상업 목적의 태평양 출구로의 진출을 자유롭게 보장하게 됩니다. 이를 위하여 볼리비아의 수도인 라 파스(La Paz)로부터 아리카 항구까지 철로가 부설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리비아와 칠레간의 외교관계는 긴장의 연속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1964년에는 볼리비와와 칠레 간의 외교관계가 단절되기도 합니다.
또 1975년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에 의하여 태평양 출구지역인 아리카 지방을 볼리비아로 할양하겠다는 영토교환 제의가 있게 되는데, 이후에 밝혀진 것이지만 이런 칠레의 영토교환 제의가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고, 이는 당시 볼리비아의 대통령이자 독재자인 우고 반제르 장군(General Hugo Banzer)이 칠레 측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강력하게 태평양 출구의 영토 반환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칠레와 볼리비아 양국의 외교 관계가 정상화 되고 이후 양국의 대통령이 차냐라(Chanara)라는 볼리비아의 국경마을에서 비밀리에 만나 수차레 회동을 한 다음에 나온 결과물이었읍니다. 물론 이런 행동은 1883년 안콘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불법적인 것이었음은 물론입니다.
이에 대하여 이웃 나라인 페루 측의 강렬한 반대(페루는 이로 인하여 전쟁 준비까지도 하였음.)로 무산되는데, 이에 따라 당시 태평양 출구로의 영토확보를 정권의 제1 목표로 삼아 온 볼리비아의 우고 반제르 대통령이 이로 인하여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받고 훗날 퇴진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 차냐라(Chanara) 비밀회동에 대해 당시 페루의 신임 대통령이 된 프란시스코 모랄레스 베르무데스 장군(General Francisco Morales Bermudez)은 자신과 페루인들은 결코 이런 식의 비밀 회동에 동의할 수 없지만, 이왕 이렇게 된 것이라면 차라리 우리 페루까지도 이에 가세하여 아예 아리카 항구를 칠레, 페루, 볼리비아 이렇게 3국의 공동관할하에 두자는 역제의를 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칠레 측에서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그런 와중에 1978년에는 다시 볼리비아와 페루 간의 외교 관계가 다시 단절되기도 합니다.
물론 양국간의 경제 교류는 정치적 긴장도에 관계 없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상태이지요.
그러다가 1990년대 이후에는 소위 '볼리비아 천연가스 사태(Bolivian gas conflict/war)'가 발생하게 됩니다.
즉 1990년대의 조사 결과 볼리비아의 동남부 지대에서 세계 제2의 매장량의 거대한 천연가스 층이 발견되게 되는데 당시 돈과 기술력이 없는 볼리비아로서는 스스로 이를 개발할 능력이 없는 바, 외국 가스 회사들이 주축이 된 콘서시움에서 이 천연가스를 채굴하고 이를 가장 가까운 태평양 쪽 출구인 칠레의 메히요네스 항구(Mejillones)로 수송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이 추진됩니다.
우선 첫번째 문제는 왜 하필 원한이 서려 있는 적대적인 나라인 칠레의 항구로 가느냐는 것이었읍니다. 이에 볼리비아에서 대대적인 反정부 시위와 反칠레 캠패인이 전개되는데, 이에 따라 차라리 거리가 좀 멀어서 건설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볼리비아에 우호적인 페루의 일로 항구(Ilo)쪽으로 파이프 라인을 바꾸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또한 페루 정부 역시 이 파이프 라인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하여 전방위로 노력을 하는데 즉, 만약 이 파이프 라인이 페루의 일로 항구(Ilo)로 건설될 경우에 볼리비아 정부에 여러가지 특혜를 베풀겠다는 제안을 하지요. 예를 들면 요 항구를 볼리비아가 천연가스 수출을 위한 자유 무역항으로 지정하여 이를 볼리비아 측에서 향후 99년간 아무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던지 혹은 페루 국경을 통과할 때 통행료를 전액 먼제해 주겠다던지 혹은 심지어는 아예 일로 항구를 포함하는 약 10제곱킬로미터 정도의 영토를 할양하겠다는 제의까지도 나옵니다. 또 이 파이프라인을 페루 쪽으로 돌림으로서 그동안 낙후되었던 볼리비아 북동지역의 개발을 본격적으로 촉진시킬 좋은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 등의 목소리도 볼리비아 내부에서 많이 나오게 됩니다.
문제는 페루 측의 제안이 볼리비아 국민들의 정서에 훨씬 가깝지만 이 파이프 라인을 건설해야 하는 외국 콘서시움 입장에서는 칠레의 메히요네스 항구보다 거의 북쪽으로 300km 더 먼 거리에 이런 파이프라인을 건설한다는 것은 건설 비용이 훨씬 더 추가되는 것이어서 이 페루 측 제안을 꺼리거 됩니다.(예를 들면 추가 파이프라인 건설비용에 대해서도 페루 측은 3억 달러 이하라고 주장하지만 칠레와 외국계 기업들은 최소 6억달러 이상이 든다고 달리 주장.)
그런데 2002년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곤잘레스 산체스 로사다(Gonzalo Sanchez de Lozada) 대통령은 외신과의 회견에서 개인적으로는 칠레 측 제안이 옳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이런 가운데 외국계 콘서시움은 칠레의 태평양 항구로의 파이프 건설을 전제, 60억 달러의 파이프라인 건설 계획을 발표합니다. 이 때 외국 컨소시움의 기본 생각은 태평양 출구에 이르는 최단 구간인 '칠레쪽 노선'을 전제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천연가스를 칠레의 태평양 연안 항구까지 수송한 다음 거기에서 일정한 '정제과정(refinery)'을 거쳐 미국이나 멕시코로 수출한다는 것이었지요.
결국 이런 일련의 일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볼리비아에서는 다시 한번 격렬한 反정부 시위(反 칠레 시위를 포함)가 벌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두번째 문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서, (파이프 라인이 어디를 지나가는지에 관계없이) 왜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볼리비아에는 천연가스 정제시설(refinery)과 같은 고부가가치의 핵심산업 시설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 왜 칠레 항구에서 비로소 정제를 하느냐는 것이었읍니다.
이들에 의하면, 이들 외국 컨소시엄들은 볼리비아의 소중한 국가자원을 착취하는 약탈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 증거는 볼리비아에는 액화천연가스 정제공장 하나도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하였고 따라서 이들 외국계 기업집단들은 볼리비아 땅 속에 있는 천연자원을 약탈하는 자들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 외국 콘소시움의 입장은, 천연가스의 발굴과 수송, 정제과정에는 막대한 자금이 드는데 볼리비아는 너무 낙후된 국가라 제대로 된 사회 간접시설이 없고 따라서 경제적인 면에서는 이런 상태에서는 도저히 볼리비아 내에 액화 천연가스 정제공장을 건설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사회간접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 칠레 지역에 액화 천연가스 정제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지극히 경제적인 관점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문제점들이 노출되는 가운데 볼리비아에서는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시민 전쟁 직전까지 갈 정도로 반정부 시위가 도처에서 격렬하게 벌어지고 이는 결국 당시 대통령인 곤잘레스 산체스 로사다(Gonzalo Sanchez de Lozada)의 사임으로 이어집니다.
이어 대통령이 된 자는 카를로스 메사(Carlos Mesa) 인데 그는 이 천연가스 문제를 국민투표에 회부하는데, 약 55%의 볼리비아 국민들은 더 이상 외국 컨소시움에 질질 끌려다니지 말고 이 천연가스를 '자원 무기'로 사용할 것과 태평양 쪽 출구를 확보하여 주권을 행사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카를로스 메사 대통령은 미주기구 협의회(OAS)에서 남북 아메리카 각국의 대통령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칠레의 리카르도 라고스(Richardo Lagos) 당시 대통령에게 태평양 쪽으로의 출구를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하는데, 이것이 이번에는 칠레의 국민 감정을 자극하여 격렬한 反볼리비아 운동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칠레측 주장은 이 문제(태평양 출구문제)는 이미 과거에 여러 차레 양국간의 조약으로 완결된 문제로 더 이상 볼리비아-칠레 간에는 연토문제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혹 설령 그런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칠레와 볼리비아의 양국간의 문제인데 이 문제를 왜 국제적으로 이슈화하려고 하느내, 그 불손한 저의가 무엇이냐는 것이었읍니다. 하여간 이 문제로 볼리비아와 칠레의 언론 간에는 소위 대리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읍니다.
이 카를로스 메사(Carlos Mesa) 대통령도 볼리비아에서 계속되는 격렬한 反정부(反칠레) 시위로 인하여 결국 사임하고 이어 치루어진 대통령 선거에서는 좌익 계열의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 대통령이 당선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읍니다. 에보 모랄레스 현 대통령은 대통령 캠패인 자체가 이들 외국계 콘서시움을 국제 착취자로 규정하고 볼리비아 국내에 천연가스 액화 정제공장을 건설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외국계 회사에 대한 자산 몰수도 불사하겠다는 등 강렬한 민족주의적 색채를 드러냅니다.
물론 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다른 한편으로는 역시 좌익 운동가 출신으로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인 미첼레 바첼레트(Michelle Bachelet) 에게 양국간 뒤틀어진 관계를 정상화하자는(참고; 볼리비아는 1978년 이후 지금까지 칠레와는 정식 외교관계 없이 영사관만 상호 설치하여 운용중임) 화해의 제스쳐를 강하게 내보이기도 하는데, 이에 칠레 측의 반응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제 생각으로는 볼리비아의 태평양 출구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지만 향후 칠레와 볼리비아의 관계는 상당히 개선되어 정상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9-9-3. 칠레와 아르헨티나 간의 관계
칠레와 아르헨티나 간의 관계는 한마디로 상호 견제의 관계입니다.
사실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3번째로 긴 국경선을 맞대고 잇으며 양국 간의 경제교역도 매우 활발하여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의 경우 칠레는 브라질, 미국에 이어 제3의 수출 상대국이기도 합니다.
또한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전쟁 때에는 양국이 일치단결하여 함께 싸우기도 하였는데, 특히 칠레의 독립 과정을 보면, 1814년 랑카구아 전투(Battle of Rancagua)로 말미암아 칠레 독립군이 스페인 수비대에 의해 대패배를 당하여 잔류 패잔병들이 지금의 아르헨티나의 멘도사(Mendoza) 지방으로 피신오게 되는데, 이 때 당시 이미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1816년; 사실상의 독립은 1810년) 신생 아르헨티나 공화국의 '건국의 아버지'인 호세 산 마르틴(Jose San Martin) 장군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이들 칠레 패잔병들과 아르헨티나 공화국군이 진열을 재정비하고 안데스 산악군(Army of the AndesE, 서; Ejercito de los Andes)을 조직하여 다시 안데스 산맥을 가로질러 일련의 전투들(Battle of Chacabuco, Battle of Cancha Rayada, Battle of Maipu)를 치르면서 스페인 군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칠레 산티아고로 입성하여 칠레는 1818년 독립을 하게 되지요.
(참고; 호세 산 마르틴 장군은 이후 페루도 해방시키는데 이로 인하여 오늘날 아르헨티나, 칠레 그리고 페루 이렇게 3개 나라에서는 산 마르틴 장군을 '독립의 아버지' 혹은 '해방자'로 이들 나라에서는 國父로서 최고로 숭상되고 있읍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양국 간에는 소위 파타고니아 지방의 영유권 문제로 상당히 불편했었던 과거의 기억이 있었읍니다. 즉, 오늘날 파타고니아 라고 불리는 광대한 지역에 대한 영유권 분쟁인데,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1879년에 칠레가 볼리비아-페루 연합군을 상대로 태평양 전쟁에 돌입할 때 아르헨티나의 중립선언을 위하여 당시 칠레의 대통령인 아니발 핀토(Anibal Pinto)가 특사를 아르헨티나에 파견하여 이 파타고니아에 대한 영유권을 일방적으로 포기하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아르헨티나는 중립을 지키게 되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칠레 측의 일방적인 양보로 인하여 파타고니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읍니다. 그러니까 칠레 측이 파타고니아 지방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한다는 큰 틀은 이루어졌는데 구체적으로 어디까지가 아르헨티나 영토이고 어디서부터가 칠레령인지가 문제가 되었읍니다.
칠레와 볼리비아-페루 연합군간에 전투가 한창 진행중이던 1881년, 양국간에 파타고니아 지방의 구체적인 국경선을 획정하기 위한 일련의 원칙을 수립하는데, 그것은 바로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각각 흐르는 물줄기(혹은 江)의 '분수령'이 되는 산(대부분 4,000 ~ 5,000m 의 험준한 산봉우리들임.)의 '최고 봉우리(highest peaks)'를 국경선으로 정하자는 것이었읍니다.
그런데 이 원칙을 적용할 경우, 특히 남부 파타고니아 지방의 대분수령을 이루는 산들의 경우 특히 정상 부근에서 그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데에 문제가 있었읍니다. 즉 이들 남부 파타고니아의 산들의 최고 정상 봉우리 근처에 흐르는 물줄기들은 이것이 태평양이나 대서양 중 어느 쪽으로 흐른다기 보다는 안데스 산맥을 그냥 관통하여 흐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를 어덯게 볼 것인지의 해석의 문제이었읍니다.
다시 말하면, 정상 봉우리 근처에 흐르는 눈 녹은 물의 경우에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각각의 최고 봉우리들을 인위적으로 국경선으로 정할지 아니면, 이들 물줄기들도 엄연히 물줄기인지라 이들의 흐름을 일일이 확인하여 그 물이 태평야을 향하는지 대서양을 향하는지를 다시 살피어 다시 그 분수령이 되는 지점을 찾아내서 이것을 새로운 국경선으로 할지에 대한 것이었읍니다.
특히 이 문제가 되는 지역은 각각의 최고 봉우리들을 기준으로 동서 약 수십km에 걸치는 지역인 관계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었읍니다.
결국 이 문제는 1902년 당시 영국의 에드워드 7세에 의하여 국제적인 중재가 성립되는데, 이에 의하면 양국간 분쟁이 되고 있는 지역(산봉우리, 호수 지역 등)은 공평하게 1/2씩 면적을 양분하여 인위적인 국경선으로 하는 것이었읍니다.
결국 이 중재에 의하여 오늘날의 칠레-아르헨티나 국경선이 완전히 확정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이와는 별도로 파타고니아 남부의 비글 해협(Beagle strait)의 티에라 델 푸에고 섬(Isla Grande de Tierra del Fuego) 남단의 조그만한 세 개의 섬들인 픽턴 섬(Picton is.) 레녹스 섬(Lennox is.), 누에바 섬(Nueva is.)dp에 대한 영유권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소위 '비글 해협 사태'(Beagle conflic)인데, 남부 파타고니아의 세개의 조그만한 섬들에 대한 영유권 분쟁으로 양국이 전쟁 직전 상황으로 갈 뻔한 적도 있었읍니다.(1979년의 비글 해협에서의 갈등; Beagle conflict in 1979)
이것은 이 지역의 전략적 위치가 대단히 중요한 곳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특히, 이 섬들을 누가 장악한,야에 따라 인근 약 3만 제곱마일에 해당하는 해양지역의 영해가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20세기 후반부인 1970년대부터 양국간 갈등이 심해지게 되는데 이에 따라 칠레와 아르헨티나 양국은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영국 등 제3국의 관할 하에 국제분쟁 중재 재판소에 문제해결을 맡기게 되는데, 결국 1977년 이에 대한 판결문에 의하면 이 섬들은 온전히 칠레의 영토라는 판결이 나오게 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국제 판결에 대해 아르헨티나 측에서 전혀 수긍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이에 따라 양국간 관계가 극도로 긴장감에 휩싸이게 되어 이 지역에 양국 군대가 속속 도착하는 등 전운이 감돌기에 이릅니다. 이에 아르헨티나 측에서는 이 조그만한 섬들에 대해 무력으로 이를 탈환하기 위한 극비 군사작전 계획을 수립하게 되고 1978년 12월22일에 아르헨티나의 침공이 실현됩니다.
그런데 이 아르헨티나의 침공작전은 작전 실시 약 4시간만에 취소되어 다행히도 양측에서 인명피해가 나오지는 않았읍니다. 이는 당시 남미의 카톨릭 국가들끼리의 전쟁을 우려한 교황청 측의 평화적인 사태해결에 대한 압력(또는 중재의 노력)이 효력을 발휘하였기 때문입니다.
이후 이 비글해협에서의 긴장은 다소 완화되기도 하였는데, 이에 따라 1979년 1월9일 우루구아이의 수도인 몬테비데오에서 몬테비데오 조약(Act of Montevideo)이 체결되어 이 지역에서 양측 군사력이 철수하는 등 사태기 진정됩니다.
이후 이어지는 포클랜드 전쟁 후에 아르헨티나에서 군정체제가 무너진 후인 1984년에 양국간에 우호와 평화를 위한 협정이 체결되어 비글 문제를 비롯한 모든 국경분쟁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져 드디어 양국간의 모든 국경 문제가 드디어 완전히 평화롭게 마무리되게 됩니다. 이에 따르면 비글해협 사태의 경우, 이 세개의 섬들은 칠레 영토임을 재확인하되, 아르헨티나 측에서 이 비글해협에서 아무 제한 없이 해상 통행을 할 수 있도록 통행권(maritime right)을 부여하는 내용이었읍니다.
그리고 1998년에는 양국간에 다시 협정이 조인되었는데, 즉, 있을 수 있는 영토 분쟁을 아예 미연에 해결하기 위해, 남부 파타고니아 국경선 부근의 동서 50km 까지는 서로 국경선을 표시하지 말자는 내용이었읍니다. 다만 최근에 아르헨티나의 광광용 지도에서 파타고니아 거의 전역을 아르헨티나 영토로 표현한 적이 있어 이것이 칠레 정부의 강렬한 항의를 불러 일으키는 사건이 있기는 하였으나 이 문제는 무사히 평화적으로 잘 해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하나의 문제는,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의 포클랜드 전쟁 때에는 칠레는 '중립'을 지키는데 이는, 남미대륙에서는 칠레와 콜롬비아 만이 유일하게 TIAR(남미 국가간의 일종의 집단 안보체제로, 만약 남미 국가 중 하나가 남미 대륙 이외의 국가와 전쟁을 벌일 경우, 이는 전체 남미 국가들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여 전체 남미 국가가 일치단결하여 함께 전쟁에 임한다는 국제 협약) 의 회원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읍니다.
사실 이 포클랜드 전쟁 기간 중에 칠레의 행동이 종종 문제가 되는데, 말로는 '중립'이라고 해놓고 실제로 비밀리에 영국 측에 여러가지 군사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후에 폭로가 된 것이지요. 이에 따라 다시 한번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反칠레 감정이 생기기도 하였읍니다만, 큰 불상사는 없었읍니다.
여하간, 이 1984년 양국간의 우호와 평화를 위한 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는 양국간의 관계가 눈에 뜨게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와서 양국에서 군사정부가 완전 퇴조함에 따라 새로 들어서는 양국의 민간 정부는 이 이웃과의 관계개선에 상당히 노력을 하는데, 예를 들어 포클랜드 아일랜드(Falikland
그러는 가운데 칠레와 페루간에 종전에 대한 협상이 개시되었고 마침내 1883년 10월20일 안콘 조약(Treaty of Ancon)이 체결되면서 마침내 이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나게 됩니다.
페루의 경우 이키케 등 타라파카 지역이 칠레에 양도되게 되었고 또한 아크레, 타크나 지역의 경우 일단 향후 10년간 칠레가 영유하고 10년 뒤에 영토귀속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하였읍니다.
물론 이 아리카, 타크나 지역의 경우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조건으로 국민투표에 회부하느냐 하는 국민투표의 회부조건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확연히 달라 이 국민투표는 실시되지 않습니다.
대신 1929년 미국의 허버트 후버 대통령의 중재로 양국간에 다시 영토 조정 작업이 이루어져 리마 조약(Treaty of Lima)이 체결되는데, 이에 따라 북쪽의 타크나는 페루에 귀속되고 남쪽의 아리카는 칠레에 귀속되고 칠레가 아리카를 보유하게 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당시 미화 6백만 달러를 페루에 지불하는 것으로 결론이 납니다.(이를 Tacna-Arica compromise 라고도 부름.)
또 하나 이 조약에서 중요한 점은 혹시 있을 수 있는 칠레와 볼리비아 간의 영토교환에 대비하여 과거 페루 령이었던 아리카 등에 대해서는 페루 정부의 동의 없이 임의로 교환할 수 없도록 하였읍니다.(후에 1975년 당시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이 볼리비아와의 관계개선을 목적으로 아리카 등의 태평양 연안의 항구 지역을 볼리비아에 양도할테니 볼리비아도 칠레에 동일한 면적을 양도해 달라는 영토교환 제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1883년의 안콘 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페루 정부의 강렬한 반대에 부닺혀 실현되지 못했읍니다.)
그리고 1884년 볼리비아는 칠레와 별도로 정전협정을 채결합니다.
결국 볼리비아는 안토파가스타 지역을 칠레에 할양하고 이로 인하여 볼리비아는 완전한 내륙국으로 전락해 버립니다. 1904년에는 다시 조약을 체결하여 안토파가스타 지역의 할양이 영구적인 할양임을 재확인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에 대한 보답으로 칠레 정부는 볼리비아 수도 라 파즈(La Paz)에서 아리카 항구까지 철도를 부설하고 볼리비아인들이 무역거래를 위해 이 아리카 항구를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을 하게 됩니다.
3-7. 태평양 전쟁의 성격
이 전쟁은 몇 가지 점에서 독특한 성격이 있읍니다.
첫째, 바다의 전략적 중요성(Strategic control of the sea)이 그 어느 전쟁보다 중요한 요소이었읍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언급한대로 이 전장은 주 무대는 아타카마 사막지대인데 이 지역에는 당시 철도나 도로가 제대로 부설되지 않아 육로로 이동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였고 따라서 해군력을 이용한 병력 수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전쟁 초반부에 여기 저기 치열한 해전이 펼쳐진 것이었읍니다.
특히 칠레 해군의 볼리비아-페루 항구에 대한 봉쇄에 대해 미구엘 그라우 제독이 이끄는 페루 해군은 소수이지만 효율적인 작전을 전개, 역으로 소위 '맞불작전'으로서 칠레 항구들 깊숙히 포격을 가하여 칠레 해군으로 하여금 봉쇄를 풀고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이 만든 것 등이 인상적이었읍니다.
후에 해전이 칠레 측의 결정적 승리로 완전 종결된 뒤에는 칠레군은 해군 수송선을 이용하여 볼리비아-페루 연합국의 해안 곳곳에 상륙을 하여 수비대를 격파하게 되는데 물론 이러한 칠레 육군의 활약상 뒤에는 재해권을 장악하여 언제 어디라도 물자 및 병력수송을 가능하게 해 준 칠레 해군이 있었음은 물론이고요.
둘째, 칠레의 페루 점령과 관련하여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집니다.
즉 1881년부터 1883년까지의 칠레군의 페루 점령시에는 전장의 주무대가 페루 중앙부의 산악지대(Sierra)가 되는데 이곳에서는 거꾸로 페루 국민저항군이 물자 및 병력 보충면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즉 이들 페루인은 익숙한 지형을 이용하여 쉽게 페루 국민들에게 접근하여 필요한 물자를 별 방해 없이 조달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결국 이에 대항하는 칠레 점령군은 부대를 잘게 쪼개어 페루 곳곳에 산재한 소규모 수비대를 확보하는 것으로 만족하여야 하였읍니다.
물론 와마추코 전투 이후 페루 저항군이 사실상 상당 부분 괴멸당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페루 저항군의 끊임없는 저항이 결국은 1883년 안콘 조약 체결을 불러 일으켜 전쟁을 종결짓게 만듭니다.
셋째, 중국 이민자(소위 쿨리)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는데, 이들 중국인 노동자들은 칠레군의 리마 점령시 칠레군의 앞잡이, 또는 정보원(혹은 길안내자)가 되어 칠레군의 페루 점령에 적극 협력을 하는데 이들의 이런 행동이 후에 페루인들에게 매우 않좋은 인상을 남겨 줍니다.
넷째, 군사적인 측면입니다.
이 태평양 전쟁은 당시의 최신식 기술들이 상당부분 사용되었는데 예를 들면, 아리카 전투에서 페루군에 의하여 널리 사용된 '원격조정용 지뢰' 라던지 혹은 당시의 최신 기술인 '전신', '전보' 등도 군부대간 연락망으로 널리 사용되었읍니다. 그리고 (Armor-piercing shot and shell)이 본격적으로 쓰였으며 혹은 어뢰정, 특수목적으로 개발된 상륙정 등도 많이 이용되었읍니다.
그리고 함정의 경우 제2세대 철갑전투함이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아직 영국, 프랑스, 미국 같은 강대국들간의 함대함 전투가 벌어지기 이전이어서 이러한 철갑 전투함끼리의 함대함 전투는 이들 강대국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읍니다.
참고로 이 태평양 전쟁 기간 동안 페루 해군에 의하여 잠수함(Toro Submarino)이 개발되었으나 여러가지 문제로 실전에 활용되지는 못했고 후에 해전이 칠레 측의 승리로 귀결되자 이 잠수함이 적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침되었읍니다.
3-8. 태평양 전쟁의 여파(aftermath)
3-8-1, 종전협정(Treaty of Ancon)의 여파
위에서 종전협정의 체결과 그 대략적인 내용은 말씀드렸으니까 그 내용은 생략하도록 하겠읍니다.
다만, 볼리비아의 경우 1884년 칠레와 체결한 정전협정의 내용(및 1904년의 재확인 협정)에도 불구하고 안토파가스타 지역을 포함한 태평양 출구의 재탈환 의사를 굽히지 않습니다.
특히 볼리비아 같은 경우 잦은 쿠데타 등으로 정정이 대단히 불안하고 경제발전이 아주 더딘데 이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많은 수의 볼리비아 인들은 이 태평양 전쟁 때 칠레에 태평양 연안의 항구지역을 빼앗겨 버린 것에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특히 쿠데타로 집권하는 역대의 볼리비아 군사정부들의 경우 하나같이 태평양 연안의 재탈환을 계속 강조합니다.
후에 1975년 당시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이 볼리비아와의 관계개선을 목적으로 아리카 등의 태평양 연안의 항구 지역을 볼리비아에 양도할테니 볼리비아도 칠레에 동일한 면적을 양도해 달라는 영토교환 제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1883년의 안콘 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페루 정부의 강렬한 반대에 부닺혀 실현되지 못했음은 위에서 말씀드렸읍니다.
다만, 칠레 정부도 볼리비아 측의 요구사항을 실질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하여 안토파가스타, 아리카 등 칠레 북쪽의 항구를 볼리비아가 상업적으로 제한없이 사용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읍니다.(단, 칠레와 볼리비아는 1978년 이후 외교관계가 단절된 상태이고 영사 관계 정도만 유지하고 있임.)
3-8-2. 태평양 전쟁의 패자와 승자
우선 전쟁의 패배자라면 페루와 볼리비아 양국을 들 수 있읍니다. 이들 국가에서는 전쟁 패배의 후유증이 정말로 아주 큰데 이는 특히 수도인 리마 까지 점령당하여 한 동안 칠레 군부의 통치를 받아야 했던 페루의 경우가 특히 심합니다.
우선 볼리비아의 경우, 해안지방(소위 Litoral 지방)의 영토상실이 국민감정에 큰 상처를 남기었고 또한 이것이 실질적인 문제가 되어 최근까지 계속 이어지는데, 예를 들어 최근(2004년)에 '볼리바아 가스전 사태(Bolivian Gas War)의 경우도 그 뿌리가 태평양 전쟁까지 거슬러 올라합니다. 또한 위에서 말씀드린 바 대로 볼리비아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에 대해서 볼리비아 국민 대부분은 이를 태평양 전쟁의 패배로 내륙국가가 된 데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지요. 특히,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는 이렇게 바다로의 출구를 찾다보니 어느 새 볼리비아 경제가 점차 페루나 칠레(칠레와는 아직도 적대적인 외교관계가 유지되지만 경제분야의 교류는 매우 활발함.)에 의존적이 되어 버린다는 점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태평양 연안의 재탈환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데 있는데 따라서 볼리비아 정부는 20세기에 들어와서 바다로의 다른 출구를 찾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파라구아아와의 접경지대인 차코 지방(Chaco)을 가로질러 파라구아이 강을 이용한 대서양으로의 접근이 그것이었읍니다. 결국 이 문제로 말미암아 볼리비아와 파라구아이는 1932년 소위 '차코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일명 20세기 패자 부활전)
페루의 경우, 이 태평양 전쟁에서의 몇 몇 전쟁영웅(예: Admiral Miguel Grau, Colonel Francisco Bolognesi 등) 을 기리는 추모문화가 크게 일어나게 되어 이것이 소위 페루 국민의 애국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그리고 타라파카 전쟁의 영웅이자 페루 저항군의 지도자였던 안드레스 카세레스 장군(General Andres Caceres)의 정치적 위상이 급격하게 올라가는데 그는 이후 페루의 댜통령을 2번에 걸쳐 역임하게 됩니다.
그리고 페루 군부가 이 태평양 전쟁에서 결과적으로 큰 패배를 당하게 됨으로써 페루 국민(특히 지배층 계급에서)들의 군대에 대한 시선이 굉장히 냉소적이 되고 차가와집니다. 물론 페루인의 경우도 볼리비아와 마찬가지로 칠레인들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가지게 되어 이후 이 테평양 전쟁에서의 완패를 설욕하기 위하여 국방력의 강화에 크게 힘을 쏟게 되고 최신 무기류의 구입에 치중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나라의 경제력 규모에 비하여 지나치게 큰 규모의 군대를 보유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악순환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후에 1975년 칠레와 볼리비아 간의 영토교환 사건이 나올 때 페루 정부는 매우 크게 분노하여 비밀리에 칠레를 공격하기로 상세한 군사계획을 수립하기도 하였읍니다.(물론 이 군사계획은 우여곡절 끝에 취소됨.)
반면 칠레의 경우 승자로서 많은 즐거움을 만끽하는데 특히 할양받은 영토에서 생각 이상의 막대한 광물이 매장되어 있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게 되어 이것이 국부의 주 수입원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1872년부터 1902년까지 30년 기간 동안 국민 총소득이 9배 증가하게 되는데 물론 이러한 소득증가의 상당 부분이 새로 획득한 이들 영토에서 나온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읍니다.
다만, 태평양 전쟁에 대비하느라(즉, 아르헨티나의 중립을 유도키 위하여) 아르헨티나에게 분쟁대상이었던 파타고니아 전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양보한 것이 뼈아픈 손실이라면 손실일 수 있겠읍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쟁 이후 영국의 간섭이 강해졌다는 점과 그리고 점차로 세계경제의 흐름이 더 이상 칠레산 초석, 질산염과 구아노 등의 지하자원을 그다지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우선 영국의 자본과 기술이 칠레에 대량 들어오게 되는데, 전쟁 후에는 영국 자본에 의하여 운영되는 질산염 산업이 칠레를 지배하게 되어 칠레 국민들이 스스로 생각한 것 이상으로 칠레인들이 큰 이익을 누리지 못하였고, 더군다나 영국의 정치간섭이 점점 심해지면서 심지어는 '1891년의 칠레 시민전쟁' 시기에 칠레 대통령이 축출될 때에 영국의 노골적인 간섭이 있기까지 하였읍니다.
더군다나 화약의 원료가 되는 질산염은 칠레의 주요한 국고소 수입원이었는데, 1차 세계대전 중에 '합성 질산염(synthetic nitrates)'이 개발되면서 이것이 칠레산 (자연)질산염에 대한 수요를 급감하게 만들어 칠레 경제가 장기간의 침체에 빠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 이에 따라 영국 자본의 많은 부분이 철수를 하게 됨으로써 실업률이 급증하는 등 경제상황이 더욱 더 나빠지게 됩니다.
더군다나 1929년 페루와의 영토조정으로 타크나(Tacna) 지방이 페루에게 되돌아가는데 이후 이 지역에서 세계 최대 규모급의 구리 광산이 발견된 점도 칠레 정부로서는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특히 칠레 해군의 위상이 급격히 올라가는데, 이후 해군 장교집단이 1891년 당시 초헌법적인 포고령을 연달아 발표하여 독재적 성향을 드러낸 호세 마누엘 발마세다(Jose Manuel Balmaceda)를 몰아내는 '시민전쟁(Chilean Civil War in 1891)'을 벌일 때에 反대통령 세력의 중심에 서기도 합니다.
(참고로, 1891년의 칠레 시민전쟁의 경우, 당시 호세 마누엘 발마세다 대통령이 의회 다수파가 반대하는 장관들을 대통령의 독단으로 임명을 하려고 한 데에서부터 대통령과 의회 간에 갈등이 시작되었고, 이에 갈등이 점점 심각해지어 급기야는 1891년 예산안 심의를 의회가 거부하게 되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이에 그는 1890년 예산안을 기본으로 하여 의회의 승인 없이 (일종의 준예산 개념으로) 1981년 예산을 집행하게 되는데(이는 준예산 제도가 없었던 당시로서는 분명히 초헌법적인 불법적 권력남용임), 이에 의회의 다수의원들이 이를 독재정권의 출현으로 간주, 이에 무장투쟁을 벌일 것을 결의하고 북부 타라파카 지역에서 무장 봉기를 하면서 당시 해군 제독인 호르헤 몬트(Jorge Montt)를 자신들이 지지하는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임명하고 이어 대통령 지지파와 일대 시민전쟁을 치릅니다. 이 때 대체로 칠레 육군은 親대통령 입장이었고, 반면 의회와 해군은 反대통령 입장이었는데 양측간의 무력 충돌로 칠레 해군의 기함인 블랑코 엔칼라다 호(Blanco Encalada)가 침몰하고 약 4,000 ~ 10,000여명의 시민이 사망하게 됩니다. 결국 이 칠레 시민전쟁은 反대통령파인 의회의 승리로 끝나서 호르헤 몬트가 신임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호세 마누엘 발마세다 데통령은 자살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태평양 전쟁의 진전한 승자는 아르헨티나가 아닐까 하는데 왜냐하면 칠레와의 영토 협상에서 중립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그 막대한 파타고니아 지방에 대한 영유권을 확보하였기 때문입니다.
9-9. 오늘날의 칠레, 페루, 볼리비아 등의 관계(칠레를 중심으로)
9-9-1. 칠레와 페루의 관계
전통적으로 칠레와 페루의 관계는 애증이 교차하는 관계라고 말할 수 있읍니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칠레는 페루 부왕령의 직할이었는데 이 때 지금의 칠레 지방은 스페인 식민지 중 가장 낙후되고 발전도 더딘 지역이었읍니다. 그래서 인구도 희박하고 특히 원주민인 마푸초 부족(Mapuches)과의 잦은 전쟁으로 지역경제도 매우 침체된 상태이었읍니다.
그리고 스페인으로부터의 페루의 독립전쟁 당시, 칠레 독립의 아버지인 베르나르도 오이긴스(Bernardo O'Higgins) 장군이 호세 산마르틴 장군과 함께 페루 해방전쟁에 적극 참여하여 페루를 스페인의 식민통치에서 해방시키지요. 그래서 독립 이후 초창기에는 칠레와 페루의 관계가 그 어느 누구 보다도 좋았읍니다.
더군다나 스페인은 페루의 독립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는데(참고; 스페인이 페루의 독립을 인정한 것은 1879년임.) 이에 따라 1864년부터 1866년까지 스페인이 페루 남서 해안의 친차 아일랜드(Chincha Islands)를 점령하고 칠레의 발파라이소 항구에 대해 포격을 가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 친차 아일랜드 전쟁에서는 페루와 칠레가 연합군을 구성하여 함께 스페인에 맞서 싸우기도 하였읍니다.
그러나 페루와 칠레의 관계가 늘 이렇게만 좋은 것은 아니었는데, 우선 1836년부터 1839년 사이에 페루와 볼리비아가 하나의 연방공화국을 구성하는데 이에 대하여 칠레와 아르헨티나 그리고 페루의 반란군 일부가 연합군을 구성하여 이 페루-볼리비아 연방군과 대규모 전투를 치루어 결국 우여곡절 끝에 칠레를 중심으로 하는 反연방군이 대승을 거두어 페루와 볼리비아의 연방공화국이 1839년 붕괴, 각각 페루와 볼리비아 공화국으로 분리기도 하였읍니다(War of the Confederation in 1836-1839)
따라서 이 이후에는 페루 측에서 칠레의 움직임을 굉장히 경계하게 되었고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말미암아 1873년에는 페루와 볼리비아 간에 비밀 군사동맹이 체결되게 되고 이에 따라 볼리비아와 페루간의 갈등으로 촉발되어 1879년부터 1883년까지 칠레와 볼리비아-페루 연합군과의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이 전쟁에서 볼리비아-페루 연합군이 대패하고 태평양 출구쪽의 영토 상당 부분을 상실함으로써 이들 두 나라에 지금까지 씻을 수 없는 국가적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이후 1883년의 안콘조약(Treaty of Ancon)과 1929년의 리마 조약(Treaty of Lima)으로 페루와 칠레 간의 영토 조정이 이루어졋고 그 결과 태평양 전쟁 때 빼앗긴 페루의 영토 중 타크나 지방은 페루로 귀속되고 반면 아리카 지역은 칠레의 영유권이 확인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지요.
그런데 그렇다고 칠레와 페루 간의 영토 분쟁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우선 1975년 당시 칠레의 실권자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General Augusto Pinochet)이 볼리비아에 대해 일련의 영토교환 제의를 하게 되는데 이 때 문제가 되는 것은 칠레가 볼리비아에 양도하겠다고 밝힌 태평양 쪽의 출구부분이 아리카 지역의 좁은 회랑으로 원래 페루의 영토이었다가 칠레로 영유권이 넘어간 지역이라는 점 이었읍니다. 이후에 밝혀진 것이지만 이런 칠레의 영토교환 제의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당시 볼리비아의 대통령이자 독재자인 우고 반제르 장군(General Hugo Banzer)이 칠레 측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강력하게 태평양 출구의 영토 반환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칠레와 볼리비아 간의 수년에 걸친 비밀회담의 결과물이었읍니다.
물론 이런 행동은 1883년 인콘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불법적인 것이었음은 물론입니다.
이에 대한 페루 국민들의 반응은 분노 그 자체이었는데 즉, '왜 과거에 우리 영토였던 부분을 왜 너희들 마음대로 제3국에게 떼어주두려고 하느냐'라는 것이었읍니다. 특히 당시 페루 정부가 강렬한 좌파 민족주의자인 후안 벨라스코 장군(Gen. Juan Velasco Alvarado)의 군정체제이었기 때문에 이 때 페루국민들은 위로는 정권 차원에서 아래로는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反칠레의 움직임이 정말 강렬하게 분출되었읍니다.
심지어 페루의 대통령인 후안 벨라스코 장군은 이를 페루 국민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인식하여 쿠바군의 비밀 지원 아래 칠레를 침공할 구체적인 계획(일자, 공격 루트 등 포함)을 세우고 그 동안 칠레의 잠재적인 위협에 대비하여 꾸준히 대량 구매해두었던 군사무기들을 구체적으로 점검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국제사회에 대해서는 칠레의 비도덕적 뻔뻔스러움을 고발하고 또 외국으로부터의 지원을 얻기 위해 주로 제3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맹렬히 지원요청을 하는 형국이었읍니다.
그러던 와중에 페루의 후안 벨라스코 장군이 뇌출혈로 쓰러져 와병중에 사실상의 무혈 쿠데타가 발생하여 (후안 벨라스코 대통령의 뒤를 이어) 온건파인 프란시스코 모랄레스 베르무데스 장군(Francisco Morales Bermudez)이 신임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이 프란시스코 베르무데스 대통령은 겉으로는 전임 후안 벨라스코 장군의 對칠레 정책을 이어나간다고 하였지만 실질적으는 전쟁 직전까지 갔었던 칠레와의 관계를 정상화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결국 프란시스코 베르무데스 장군은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에게 페루가 칠레를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굳게 설득을 하게 되어 이 페루-칠레간의 위기국면은 진정됩니다.
그런 상태로 칠레와 페루 간의 관계가 어느 정도 정상화된 채 오게 되는데 2005년에는 칠레와 페루간에 해양 경계를 둘러싼 영유권 다툼이 새롭게 발생합니다. 그것은 칠레와 페루 간의 해양 경계(sea limit)의 세부적 확정에 대한 것으로 내용은 상당히 복잡합니다만, 원래 양국은 1952년 조약을 맺고 해양 경계선은 육지에서의 자연스러운 경계선과는 다르게 일률적으로 일정 위도로써(직선으로) 경계를 정하기로 하였는데 페루의 입장은 이런 식의 해양 경계는 매우 불합리하다는 것이고 실제 이런 식으로 경계가 준수되지도 않았다는 것이지요. 간단히 말하면, 현재의 해양 겅계선보다 더 남서쪽(즉, 칠레 측으로 더 내려간)으로 새 경계를 정하여야 한다는 것이었읍니다.
이에 대하여 칠레의 입장은 1952년의 양국간의 조약으로 이미 해양 경계는 완전히 확정되었는데 무슨 뚱딴지 소리냐는 것입니다.
현재 이 문제는 아직까지도 전혀 해결되지 못한 상태로 헤이그에 있는 국제 사법 재판소에 회부된 상태입니다.
물론 이상은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것에 대한 문제이고 경제적인 분야에서는 칠레와 페루 간에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읍니다.
참고로, 2007년 페루의 대통령 선거전 당시 야당의 대통령 후보인 오얀타 우말라(Ollanta Humala) 후보는 페루 국민들의 反칠레 감정을 십분 이용하는데, 즉 칠레의 국경도시이자 과거 페루의 영토이었던 아리카 항구 바로 북쪽에 대규모 군중을 동원하여 칠레의 아리카 항구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로 소위 페루인들이 '그라우 海(Mar de Grau; Grau's Sea)'라고 부르는 바다에 대한 페루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하여 칠레 측에서 바짝 긴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대규모 집회는 칠레와의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알란 가르시아(Alan Garcia) 현 대통령의 강력한 저지로 더 이상 진행되지는 못하였읍니다.
9-9-2, 칠레와 볼리비아와의 관계
칠레와 볼리비아와의 관계는 볼리비아의 원한의 역사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우선 대다수 볼리비아 인들에게 칠레 라는 나라는 자기나라의 영토를 빼앗음으로서 볼리비아를 내륙국으로 초라하게 만들어 오늘날 남미 최빈국으로 전락시킨 원한에 사묻힌 나라로 인식되고 있읍니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이 두 나라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하던 시기부터 국경분쟁에 시달렸는데, 즉 문제가 되는 지역은 태평양 출구쪽인 아타카마 사막지대로서 이는 원래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이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세부적으로 분명하게 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식민지 식대의 칠레 왕국(Kingdom of Chile)의 북부 변경지대라고 통칭한 데에서 출발합니다.
특히 남미 독립의 아버지인 시몬 볼리바르가 볼리비아 공화국을 수립(1825)할 때 오늘날 안토파가스타 지역에 해당하는 태평양으로의 출구 부분를 확보하였는데, 문제는 이미 볼리비아 공화국 수립 7년전 이미 독립(1818년)을 한 칠레의 영토와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이 지역에 소수의 볼리비아인 거주자를 훨씬 능가하는 많은 수의 칠레인들이 거주하고 있었고 또 이들 칠레인들(및 영국의 자본)에 의하여 이 지역이 점차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의 경제를 칠레인들이 좌지우지하게 되는데, 결국 이는 볼리비아의 행정력을 완전히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그런 와중에도 이 지역의 구체적인 영유권 문제가 어쩡정한 상태로 계속 남아있게 됩니다.
우선 1837년 당시 볼리비아의 대통령이자 독립투쟁의 영웅인 안드레스 데 산타 크루즈(Andres de Santa Cruz) 장군이 페루에 개입하여 페루와 볼리비아를 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단일의 '페루-볼리비아 연방국가'를 수립하는데, 이에 대해 이를 이 지역의 힘의 균형을 깨는 심각한 도전으로 인식한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이 일치 단결하여 소위 연방국가 전쟁(War of the Confederation 1836-1839)을 벌이게 됨은 앞에서 말씀드렸읍니다. 한 때 페루 볼리비아 연방군이 결정적 승기를 잡고 칠레, 아르헨티나 군을 항복직전으로 몰고 간 적도 있었지만(Battle of Paucarpata) 곧 이어 전세가 역전되어 결국 페루-볼리비아 연방군이 볼리비아의 융가이 지방에서 결정적인 대패를 하고(소위 Battle of Yungay)를 하고 페루-볼리비아 연방이 와해되지요. 이에 따라 볼리비아의 건국 영웅인 안드레스 데 산타 크루즈 장군은 외국으로 추방됩니다.
이때부터 볼리비아의 정치는 혼동 그 자체가 되어 수많은 군사쿠데타가 난무하는 꼴이 됩니다.
그 후에 볼리비아 정부와 칠레 간의 국경선 조정을 위한 일련의 회담이 열리어 1866년과 1874년 두 차레에 걸쳐 양국간 국경 조약이 체걸되는데 이후에 볼리비아 정부가 칠레 광산회사에 세금을 인상하여 징수하려다가 이것이 크게 문제가 되어 1879년 ~ 1883년의 태평양 전쟁으로 발전되었음은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입니다.
이 전쟁에서 볼리비아는 태평앵 방면의 출구인 안토파가스타 지방을 결국 상실하게 되지요. 결국 칠레와 볼리비아는 1904년 친선조약을 맺고 안토파가스타 지방을 칠레에 영구 할양하는 대신 칠레는 볼리비아 측의 상업 목적의 태평양 출구로의 진출을 자유롭게 보장하게 됩니다. 이를 위하여 볼리비아의 수도인 라 파스(La Paz)로부터 아리카 항구까지 철로가 부설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리비아와 칠레간의 외교관계는 긴장의 연속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1964년에는 볼리비와와 칠레 간의 외교관계가 단절되기도 합니다.
또 1975년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에 의하여 태평양 출구지역인 아리카 지방을 볼리비아로 할양하겠다는 영토교환 제의가 있게 되는데, 이후에 밝혀진 것이지만 이런 칠레의 영토교환 제의가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고, 이는 당시 볼리비아의 대통령이자 독재자인 우고 반제르 장군(General Hugo Banzer)이 칠레 측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강력하게 태평양 출구의 영토 반환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칠레와 볼리비아 양국의 외교 관계가 정상화 되고 이후 양국의 대통령이 차냐라(Chanara)라는 볼리비아의 국경마을에서 비밀리에 만나 수차레 회동을 한 다음에 나온 결과물이었읍니다. 물론 이런 행동은 1883년 안콘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불법적인 것이었음은 물론입니다.
이에 대하여 이웃 나라인 페루 측의 강렬한 반대(페루는 이로 인하여 전쟁 준비까지도 하였음.)로 무산되는데, 이에 따라 당시 태평양 출구로의 영토확보를 정권의 제1 목표로 삼아 온 볼리비아의 우고 반제르 대통령이 이로 인하여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받고 훗날 퇴진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 차냐라(Chanara) 비밀회동에 대해 당시 페루의 신임 대통령이 된 프란시스코 모랄레스 베르무데스 장군(General Francisco Morales Bermudez)은 자신과 페루인들은 결코 이런 식의 비밀 회동에 동의할 수 없지만, 이왕 이렇게 된 것이라면 차라리 우리 페루까지도 이에 가세하여 아예 아리카 항구를 칠레, 페루, 볼리비아 이렇게 3국의 공동관할하에 두자는 역제의를 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칠레 측에서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그런 와중에 1978년에는 다시 볼리비아와 페루 간의 외교 관계가 다시 단절되기도 합니다.
물론 양국간의 경제 교류는 정치적 긴장도에 관계 없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상태이지요.
그러다가 1990년대 이후에는 소위 '볼리비아 천연가스 사태(Bolivian gas conflict/war)'가 발생하게 됩니다.
즉 1990년대의 조사 결과 볼리비아의 동남부 지대에서 세계 제2의 매장량의 거대한 천연가스 층이 발견되게 되는데 당시 돈과 기술력이 없는 볼리비아로서는 스스로 이를 개발할 능력이 없는 바, 외국 가스 회사들이 주축이 된 콘서시움에서 이 천연가스를 채굴하고 이를 가장 가까운 태평양 쪽 출구인 칠레의 메히요네스 항구(Mejillones)로 수송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이 추진됩니다.
우선 첫번째 문제는 왜 하필 원한이 서려 있는 적대적인 나라인 칠레의 항구로 가느냐는 것이었읍니다. 이에 볼리비아에서 대대적인 反정부 시위와 反칠레 캠패인이 전개되는데, 이에 따라 차라리 거리가 좀 멀어서 건설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볼리비아에 우호적인 페루의 일로 항구(Ilo)쪽으로 파이프 라인을 바꾸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또한 페루 정부 역시 이 파이프 라인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하여 전방위로 노력을 하는데 즉, 만약 이 파이프 라인이 페루의 일로 항구(Ilo)로 건설될 경우에 볼리비아 정부에 여러가지 특혜를 베풀겠다는 제안을 하지요. 예를 들면 요 항구를 볼리비아가 천연가스 수출을 위한 자유 무역항으로 지정하여 이를 볼리비아 측에서 향후 99년간 아무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던지 혹은 페루 국경을 통과할 때 통행료를 전액 먼제해 주겠다던지 혹은 심지어는 아예 일로 항구를 포함하는 약 10제곱킬로미터 정도의 영토를 할양하겠다는 제의까지도 나옵니다. 또 이 파이프라인을 페루 쪽으로 돌림으로서 그동안 낙후되었던 볼리비아 북동지역의 개발을 본격적으로 촉진시킬 좋은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 등의 목소리도 볼리비아 내부에서 많이 나오게 됩니다.
문제는 페루 측의 제안이 볼리비아 국민들의 정서에 훨씬 가깝지만 이 파이프 라인을 건설해야 하는 외국 콘서시움 입장에서는 칠레의 메히요네스 항구보다 거의 북쪽으로 300km 더 먼 거리에 이런 파이프라인을 건설한다는 것은 건설 비용이 훨씬 더 추가되는 것이어서 이 페루 측 제안을 꺼리거 됩니다.(예를 들면 추가 파이프라인 건설비용에 대해서도 페루 측은 3억 달러 이하라고 주장하지만 칠레와 외국계 기업들은 최소 6억달러 이상이 든다고 달리 주장.)
그런데 2002년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곤잘레스 산체스 로사다(Gonzalo Sanchez de Lozada) 대통령은 외신과의 회견에서 개인적으로는 칠레 측 제안이 옳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이런 가운데 외국계 콘서시움은 칠레의 태평양 항구로의 파이프 건설을 전제, 60억 달러의 파이프라인 건설 계획을 발표합니다. 이 때 외국 컨소시움의 기본 생각은 태평양 출구에 이르는 최단 구간인 '칠레쪽 노선'을 전제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천연가스를 칠레의 태평양 연안 항구까지 수송한 다음 거기에서 일정한 '정제과정(refinery)'을 거쳐 미국이나 멕시코로 수출한다는 것이었지요.
결국 이런 일련의 일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볼리비아에서는 다시 한번 격렬한 反정부 시위(反 칠레 시위를 포함)가 벌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두번째 문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서, (파이프 라인이 어디를 지나가는지에 관계없이) 왜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볼리비아에는 천연가스 정제시설(refinery)과 같은 고부가가치의 핵심산업 시설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 왜 칠레 항구에서 비로소 정제를 하느냐는 것이었읍니다.
이들에 의하면, 이들 외국 컨소시엄들은 볼리비아의 소중한 국가자원을 착취하는 약탈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 증거는 볼리비아에는 액화천연가스 정제공장 하나도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하였고 따라서 이들 외국계 기업집단들은 볼리비아 땅 속에 있는 천연자원을 약탈하는 자들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 외국 콘소시움의 입장은, 천연가스의 발굴과 수송, 정제과정에는 막대한 자금이 드는데 볼리비아는 너무 낙후된 국가라 제대로 된 사회 간접시설이 없고 따라서 경제적인 면에서는 이런 상태에서는 도저히 볼리비아 내에 액화 천연가스 정제공장을 건설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사회간접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 칠레 지역에 액화 천연가스 정제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지극히 경제적인 관점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문제점들이 노출되는 가운데 볼리비아에서는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시민 전쟁 직전까지 갈 정도로 반정부 시위가 도처에서 격렬하게 벌어지고 이는 결국 당시 대통령인 곤잘레스 산체스 로사다(Gonzalo Sanchez de Lozada)의 사임으로 이어집니다.
이어 대통령이 된 자는 카를로스 메사(Carlos Mesa) 인데 그는 이 천연가스 문제를 국민투표에 회부하는데, 약 55%의 볼리비아 국민들은 더 이상 외국 컨소시움에 질질 끌려다니지 말고 이 천연가스를 '자원 무기'로 사용할 것과 태평양 쪽 출구를 확보하여 주권을 행사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카를로스 메사 대통령은 미주기구 협의회(OAS)에서 남북 아메리카 각국의 대통령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칠레의 리카르도 라고스(Richardo Lagos) 당시 대통령에게 태평양 쪽으로의 출구를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하는데, 이것이 이번에는 칠레의 국민 감정을 자극하여 격렬한 反볼리비아 운동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칠레측 주장은 이 문제(태평양 출구문제)는 이미 과거에 여러 차레 양국간의 조약으로 완결된 문제로 더 이상 볼리비아-칠레 간에는 연토문제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혹 설령 그런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칠레와 볼리비아의 양국간의 문제인데 이 문제를 왜 국제적으로 이슈화하려고 하느내, 그 불손한 저의가 무엇이냐는 것이었읍니다. 하여간 이 문제로 볼리비아와 칠레의 언론 간에는 소위 대리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읍니다.
이 카를로스 메사(Carlos Mesa) 대통령도 볼리비아에서 계속되는 격렬한 反정부(反칠레) 시위로 인하여 결국 사임하고 이어 치루어진 대통령 선거에서는 좌익 계열의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 대통령이 당선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읍니다. 에보 모랄레스 현 대통령은 대통령 캠패인 자체가 이들 외국계 콘서시움을 국제 착취자로 규정하고 볼리비아 국내에 천연가스 액화 정제공장을 건설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외국계 회사에 대한 자산 몰수도 불사하겠다는 등 강렬한 민족주의적 색채를 드러냅니다.
물론 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다른 한편으로는 역시 좌익 운동가 출신으로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인 미첼레 바첼레트(Michelle Bachelet) 에게 양국간 뒤틀어진 관계를 정상화하자는(참고; 볼리비아는 1978년 이후 지금까지 칠레와는 정식 외교관계 없이 영사관만 상호 설치하여 운용중임) 화해의 제스쳐를 강하게 내보이기도 하는데, 이에 칠레 측의 반응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제 생각으로는 볼리비아의 태평양 출구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지만 향후 칠레와 볼리비아의 관계는 상당히 개선되어 정상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9-9-3. 칠레와 아르헨티나 간의 관계
칠레와 아르헨티나 간의 관계는 한마디로 상호 견제의 관계입니다.
사실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3번째로 긴 국경선을 맞대고 잇으며 양국 간의 경제교역도 매우 활발하여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의 경우 칠레는 브라질, 미국에 이어 제3의 수출 상대국이기도 합니다.
또한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전쟁 때에는 양국이 일치단결하여 함께 싸우기도 하였는데, 특히 칠레의 독립 과정을 보면, 1814년 랑카구아 전투(Battle of Rancagua)로 말미암아 칠레 독립군이 스페인 수비대에 의해 대패배를 당하여 잔류 패잔병들이 지금의 아르헨티나의 멘도사(Mendoza) 지방으로 피신오게 되는데, 이 때 당시 이미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1816년; 사실상의 독립은 1810년) 신생 아르헨티나 공화국의 '건국의 아버지'인 호세 산 마르틴(Jose San Martin) 장군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이들 칠레 패잔병들과 아르헨티나 공화국군이 진열을 재정비하고 안데스 산악군(Army of the AndesE, 서; Ejercito de los Andes)을 조직하여 다시 안데스 산맥을 가로질러 일련의 전투들(Battle of Chacabuco, Battle of Cancha Rayada, Battle of Maipu)를 치르면서 스페인 군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칠레 산티아고로 입성하여 칠레는 1818년 독립을 하게 되지요.
(참고; 호세 산 마르틴 장군은 이후 페루도 해방시키는데 이로 인하여 오늘날 아르헨티나, 칠레 그리고 페루 이렇게 3개 나라에서는 산 마르틴 장군을 '독립의 아버지' 혹은 '해방자'로 이들 나라에서는 國父로서 최고로 숭상되고 있읍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양국 간에는 소위 파타고니아 지방의 영유권 문제로 상당히 불편했었던 과거의 기억이 있었읍니다. 즉, 오늘날 파타고니아 라고 불리는 광대한 지역에 대한 영유권 분쟁인데,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1879년에 칠레가 볼리비아-페루 연합군을 상대로 태평양 전쟁에 돌입할 때 아르헨티나의 중립선언을 위하여 당시 칠레의 대통령인 아니발 핀토(Anibal Pinto)가 특사를 아르헨티나에 파견하여 이 파타고니아에 대한 영유권을 일방적으로 포기하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아르헨티나는 중립을 지키게 되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칠레 측의 일방적인 양보로 인하여 파타고니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읍니다. 그러니까 칠레 측이 파타고니아 지방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한다는 큰 틀은 이루어졌는데 구체적으로 어디까지가 아르헨티나 영토이고 어디서부터가 칠레령인지가 문제가 되었읍니다.
칠레와 볼리비아-페루 연합군간에 전투가 한창 진행중이던 1881년, 양국간에 파타고니아 지방의 구체적인 국경선을 획정하기 위한 일련의 원칙을 수립하는데, 그것은 바로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각각 흐르는 물줄기(혹은 江)의 '분수령'이 되는 산(대부분 4,000 ~ 5,000m 의 험준한 산봉우리들임.)의 '최고 봉우리(highest peaks)'를 국경선으로 정하자는 것이었읍니다.
그런데 이 원칙을 적용할 경우, 특히 남부 파타고니아 지방의 대분수령을 이루는 산들의 경우 특히 정상 부근에서 그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데에 문제가 있었읍니다. 즉 이들 남부 파타고니아의 산들의 최고 정상 봉우리 근처에 흐르는 물줄기들은 이것이 태평양이나 대서양 중 어느 쪽으로 흐른다기 보다는 안데스 산맥을 그냥 관통하여 흐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를 어덯게 볼 것인지의 해석의 문제이었읍니다.
다시 말하면, 정상 봉우리 근처에 흐르는 눈 녹은 물의 경우에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각각의 최고 봉우리들을 인위적으로 국경선으로 정할지 아니면, 이들 물줄기들도 엄연히 물줄기인지라 이들의 흐름을 일일이 확인하여 그 물이 태평야을 향하는지 대서양을 향하는지를 다시 살피어 다시 그 분수령이 되는 지점을 찾아내서 이것을 새로운 국경선으로 할지에 대한 것이었읍니다.
특히 이 문제가 되는 지역은 각각의 최고 봉우리들을 기준으로 동서 약 수십km에 걸치는 지역인 관계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었읍니다.
결국 이 문제는 1902년 당시 영국의 에드워드 7세에 의하여 국제적인 중재가 성립되는데, 이에 의하면 양국간 분쟁이 되고 있는 지역(산봉우리, 호수 지역 등)은 공평하게 1/2씩 면적을 양분하여 인위적인 국경선으로 하는 것이었읍니다.
결국 이 중재에 의하여 오늘날의 칠레-아르헨티나 국경선이 완전히 확정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이와는 별도로 파타고니아 남부의 비글 해협(Beagle strait)의 티에라 델 푸에고 섬(Isla Grande de Tierra del Fuego) 남단의 조그만한 세 개의 섬들인 픽턴 섬(Picton is.) 레녹스 섬(Lennox is.), 누에바 섬(Nueva is.)dp에 대한 영유권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소위 '비글 해협 사태'(Beagle conflic)인데, 남부 파타고니아의 세개의 조그만한 섬들에 대한 영유권 분쟁으로 양국이 전쟁 직전 상황으로 갈 뻔한 적도 있었읍니다.(1979년의 비글 해협에서의 갈등; Beagle conflict in 1979)
이것은 이 지역의 전략적 위치가 대단히 중요한 곳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특히, 이 섬들을 누가 장악한,야에 따라 인근 약 3만 제곱마일에 해당하는 해양지역의 영해가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20세기 후반부인 1970년대부터 양국간 갈등이 심해지게 되는데 이에 따라 칠레와 아르헨티나 양국은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영국 등 제3국의 관할 하에 국제분쟁 중재 재판소에 문제해결을 맡기게 되는데, 결국 1977년 이에 대한 판결문에 의하면 이 섬들은 온전히 칠레의 영토라는 판결이 나오게 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국제 판결에 대해 아르헨티나 측에서 전혀 수긍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이에 따라 양국간 관계가 극도로 긴장감에 휩싸이게 되어 이 지역에 양국 군대가 속속 도착하는 등 전운이 감돌기에 이릅니다. 이에 아르헨티나 측에서는 이 조그만한 섬들에 대해 무력으로 이를 탈환하기 위한 극비 군사작전 계획을 수립하게 되고 1978년 12월22일에 아르헨티나의 침공이 실현됩니다.
그런데 이 아르헨티나의 침공작전은 작전 실시 약 4시간만에 취소되어 다행히도 양측에서 인명피해가 나오지는 않았읍니다. 이는 당시 남미의 카톨릭 국가들끼리의 전쟁을 우려한 교황청 측의 평화적인 사태해결에 대한 압력(또는 중재의 노력)이 효력을 발휘하였기 때문입니다.
이후 이 비글해협에서의 긴장은 다소 완화되기도 하였는데, 이에 따라 1979년 1월9일 우루구아이의 수도인 몬테비데오에서 몬테비데오 조약(Act of Montevideo)이 체결되어 이 지역에서 양측 군사력이 철수하는 등 사태기 진정됩니다.
이후 이어지는 포클랜드 전쟁 후에 아르헨티나에서 군정체제가 무너진 후인 1984년에 양국간에 우호와 평화를 위한 협정이 체결되어 비글 문제를 비롯한 모든 국경분쟁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져 드디어 양국간의 모든 국경 문제가 드디어 완전히 평화롭게 마무리되게 됩니다. 이에 따르면 비글해협 사태의 경우, 이 세개의 섬들은 칠레 영토임을 재확인하되, 아르헨티나 측에서 이 비글해협에서 아무 제한 없이 해상 통행을 할 수 있도록 통행권(maritime right)을 부여하는 내용이었읍니다.
그리고 1998년에는 양국간에 다시 협정이 조인되었는데, 즉, 있을 수 있는 영토 분쟁을 아예 미연에 해결하기 위해, 남부 파타고니아 국경선 부근의 동서 50km 까지는 서로 국경선을 표시하지 말자는 내용이었읍니다. 다만 최근에 아르헨티나의 광광용 지도에서 파타고니아 거의 전역을 아르헨티나 영토로 표현한 적이 있어 이것이 칠레 정부의 강렬한 항의를 불러 일으키는 사건이 있기는 하였으나 이 문제는 무사히 평화적으로 잘 해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하나의 문제는,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의 포클랜드 전쟁 때에는 칠레는 '중립'을 지키는데 이는, 남미대륙에서는 칠레와 콜롬비아 만이 유일하게 TIAR(남미 국가간의 일종의 집단 안보체제로, 만약 남미 국가 중 하나가 남미 대륙 이외의 국가와 전쟁을 벌일 경우, 이는 전체 남미 국가들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여 전체 남미 국가가 일치단결하여 함께 전쟁에 임한다는 국제 협약) 의 회원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읍니다.
사실 이 포클랜드 전쟁 기간 중에 칠레의 행동이 종종 문제가 되는데, 말로는 '중립'이라고 해놓고 실제로 비밀리에 영국 측에 여러가지 군사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후에 폭로가 된 것이지요. 이에 따라 다시 한번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反칠레 감정이 생기기도 하였읍니다만, 큰 불상사는 없었읍니다.
여하간, 이 1984년 양국간의 우호와 평화를 위한 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는 양국간의 관계가 눈에 뜨게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와서 양국에서 군사정부가 완전 퇴조함에 따라 새로 들어서는 양국의 민간 정부는 이 이웃과의 관계개선에 상당히 노력을 하는데, 예를 들어 포클랜드 아일랜드(Falik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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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 2008-06-29 | 추천 0
SSBN | 2008-06-26 | 추천 0
bac | 2008-06-26 |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