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서의 태평양 전쟁(1879-1883)


중남미 지역에서 중요한 전쟁이라면, (일단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전쟁은 논외로 하더라도) 칠레와 볼리비아, 페루 연합군간의 '태평양전쟁', 파라구아이 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구아이 연합군간의 '파라구아이 전쟁(일명 삼국동맹전쟁)', 볼리비아와 파라구아이 간의 '그란 챠코 전쟁', 1911년부터 시작되어 1920년대에 막을 내리는 '멕시코 혁명', 페루와 에쿠아도르 간의 국경분쟁,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간의 전쟁(일명 축구전쟁),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전쟁', 엘살바도르 내전, 나키라구아의 '산디니스타 전쟁'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중남미 지역 역시 크고 작은 전쟁이 끊임없이 계속되었던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태평양 전쟁이라고 하면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시작되는 미국과 일본 간의 전쟁을 떠오르게 되는데, 역사적으로는 19세기 말에 남미의 칠레와 페루-볼리비아 연합군 간에 펼쳐졌엇던 전쟁 역시 '태평양 전쟁(War of the Pacific; 서Guerra del Pacifico, 일명 초석전쟁, 10센트 전쟁)'이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남미 쪽이 너무 멀게 느껴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상하게도 남미의 태평양 전쟁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이 전쟁이 오늘날 남미 국가들(특히 칠레, 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설명해 줄 수 있는 핵심 키워드가 되기도 하는 등 이 지역의 정치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기도 하지요.



1. 개요
이 전쟁은 칠레와 페루-볼리비아 연합군간에 펼쳐진 전쟁으로 칠레가 대승을 거둠으로써 페루와 볼리비아로부터 상당한 영토(페루로부터 아리카Arica와 타라파카Tarapaca 지역, 볼리비아로부터 안토파가스타Antofagasta 지역)를 할양받게 되고 이 결과 볼리비아는 내륙국으로 전락하게 되고 페루는 수도인 리마를 점령당하는 굴욕을 맛보게 됩니다.

원래 이 전쟁은 칠레와 볼리비안 간의 국경분쟁(정확하게는 볼리비아 정부에서 자국 내 칠레 회사에 대해 수출용 초석 100kg(1퀸탈) 당 10센트의 세금을 부과한 데에서 갈등이 시작) 으로 시작되었으나, 이 과정에서 볼리비아와 페루 간에 '비밀 동맹'을 맺은 것이 드러나게 되어 페루가 볼리비아 편에서 개입하게 되는데, 이 이후에는 오히려 중요 해전을 비롯하여 주 전장이 페루와 칠레 간의 전쟁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특히 해전에서 칠레군이 결국 대 승리를 거두고 또 아리카(Arica)에서의 혈투에서 칠레 군이 큰 승리를 거둔 이후에는 칠레 군이 페루 영토로 진격하여 마침내 수도 리마가 함락되고 전 페루 영토를 칠레가 점령하게 됩니다.
이에 페루에서는 점령자인 칠레 군에 대항하는 각지의 레지스탕스 전쟁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후 미국 등의 중재로 안콘 조약(Treaty of Ancon)조약이 체결됨으로써 바로서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2. 전쟁의 원인
이 전쟁의 원인은 볼리비아와 칠레 간의 영토분쟁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볼리비아(1825)와 칠레(1818)가 스페인 으로부터 독립한 후 양국간의 국경선 부분(아타카마 사막지대 Atacama desert; 대략 북위 23도에서 26도에 이르는 지역)이 오랫동안 미확정된 상태이었는데 이는 이 지역이 양국의 수도로부터 접근이 어려운 건조한 사막지대이었던 관계로 양국에서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때문이었읍니다.
특히 남미 독립의 아버지인 시몬 볼리바르가 볼리비아 공화국을 수립(1825)할 때 태평양으로의 출구를 확보하였는데(즉, 오늘날 안토파가스타 지역) 문제는 이 지역이 이미 볼리비아 공화국 수립 7년전 이미 독립을 한 칠레의 영토와 겹치는 부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볼리비아 인들을 훨씬 능가할 정도로 많은 수의 칠레인들이 거주하고 있었고 또 이들 칠레인들(및 영국의 자본)에 의하여 이 지역이 점차 개발되면서 이 지역의 경제를 칠레인들이 좌지우지하게 되게 되는데, 따라서 이 지역이 볼리비아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볼리비아의 통치권은 사실상 거의 미치지 못하고(혹은 명목상의 통치권에 머무르고) 오히려 칠레식의 규율과 문화가 확고하게 자리잡게 됩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 1840년대 이후, 구리, 초석(화약의 원료), 구아노(guano; 인산질 비료의 원료) 등의 각종 지하자원이 대량 매장되어 있는 사실이 확인되게 되고 이에 따라 미국, 영국의 자본이 이 지역에 진출을 하게 되기도 하는데, 특히 칠레의 광산회사들이 미국, 영국의 자본의 도움으로 대거 이 지역에 진출하여 지하자원을 대량으로 채굴하게 됩니다.
이에 19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양국에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뜨거워지면서(더 정확하게는 이 지역을 영토로 편입하여 이들 광산회사로부터 세금을 많이 거두려는 의도) 오랫동안 미정이었던 국경선 확정문제가 떠오르게 되는데, 이에 따라 수차레에 걸친 국경선 확정 회담가 열리게 되고 1866년에 양국간의 국경선이 일단 확정되게 됩니다.
이 1866년의 협정에 따르면, 북위 24도선을 양국간의 경계로 하고 다만 남위 23도 부터 25도 사이에 위치한 광산회사들(주로 칠레인 소유)로부터 거두어들이는 세금은 양국 공통으로 1/2씩 징수하기로 합의를 하되 갑자기 세금을 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세율은 향후 25년간 고정시킵니다.

1874년에는 다시 세금관련 양국간 회의가 열리는데 이에 따르면 볼리비아 정부가 남위 23도에서 24도 사이에 위치한 이들 광산회사로부터의 세금을 100% 징수하도록 칠레정부가 양보하되 다만 칠레 회사에 대한 세금징수시 세율은 향후 25년간 고정시키기로 합니다.
다만 양국간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남위 23도에서 25도에 으르는 지역은 완전 비무장지대로 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합의에 대해 볼리비아 정부는 상당히 불만이었는데 무엇보다도 당시 볼리비아 정부의 재정 상황이 너무나 않좋았고 더군다나 이런 식으로 칠레 회사들이 볼리비아 해안 지방의 경제권을 장악하는 것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았읍니다. 또 기왕 세금을 징수한다면 우리 볼리비안 영토인데 왜 더 유리하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지 못하느냐 등에 대한 것이었읍니다.
이에 1878년에 당시 볼리비아의 대통령인 일라리온 다사(Hilarion Daza)는 의회의 요구에 따라 칠레 광산회사들로부터 세율을 인상하고 이 인상된 세율을 1874년부터 소급적용하겠다고 포고령을 통해 발표를 하게 됩니다.
즉, 당시 볼리비아 영토이었던 안토파가스타 항구를 통해 수출되는 질산염 1퀸탈(quintal; 100kg) 당 10센트의 세금을 부과합니다.(그래서 이 태평양 전쟁은 '10센트 전쟁'이라고도 함.)

이에 칠레 정부는 이는 1874년의 양국간 조약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을 하게 되는데, 이어서 이런 식으로 세금을 인상할 경우에는 1874년, 1866년의 양국간의 국경선 합의는 완전히 무효로 하고 전쟁을 감수하라고 볼리비아 측에 강하게 어필(혹은 협박)을 합니다.
특히 당시 볼리비아 영토이었던 안토파가스타 지역에 위치한 칠레인 소유의 '안토파가스타 질산염 및 철도회사(Antofagasta Nitrate & Railway Company)'에서는 볼리비아 정부의 인상된 세금에 대해 납부를 하지 않겠다고 세금 보이콧트 선언을 하게 됩니다.

그러자 이것이 볼리비아 정부를 자극하여 볼리비아 정부는 이 회사 자산을 몰수하겠다고 위협을 하게 됩니다.
이에 칠레 정부는 강-온 양 전략을 사용하는데, 평화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볼리비아 정부와 칠레 측 대표간에 이 과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회담(칠레측의 제안은 국제사회의 중재에 맡기자는 것임.)이 열리기도 하는데, 그와 동시에 자국민과 자국재산의 보호를 위해 당시 볼리비아의 영토이었던 안토파가스타 항에 군함 '블랑코 에스칼라다 호(Blanco Escalda)'를 파견하여 무력시위(즉, 칠레정부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전쟁을 치르겠다는 의미)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볼리비아 정부는 (전혀 전쟁준비 태세가 갖추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조금도 물러나지 않고 한술 더 떠서 이 회사 자산에 대한 압류(seizure)조치와 이에 따르는 경매방침을 발표하게 됩니다. 물론 칠레 정부는 이러한 압류 및 경매조치는 무효이고 만약 이를 강행할 경우 전쟁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는데, 마침내 볼리비아 정부가 발표한 경매일이 되자 1879년 2월14일 칠레의 2,000여명의 군인들이 안토파가스타의 항구에 상륙을 하여 (1866년, 1874년 협정에 의하여 비무장인) 이 도시를 무혈 점령하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1879년 3월 1일 볼리비아는 칠레에 전쟁을 선언하게 됨.)


그런데 이렇게만 보면 전쟁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볼리비아 측에서 너무나 무모한 무리수를 둔 것 처럼 보이는데 이에 대한 볼리비아 측의 설명은 상당히 다릅니다.
즉, 당시의 열악한 재정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세율인상은 불가피한 것이었고, 설령 그것이 상당히 무리한 일이라고 하여도 칠레측의 대응방식은 상당히 의도적이라는 것이지요.
즉, 볼리비아 측의 설명은 당시 안토파가스타 항구가 엄연히 볼리비아 영토인 바, 이 세금 문제는 엄연히 볼리비아 '내부 문제'이고 따라서 높은 세율에 불만이 있다면 당연히 당연히 볼리비안 법원에, 요즘 말로 말하면 과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같은 일종의 '행정소송' 을 제기하는 등 '볼리비아 내부에서의 해결방법'부터 취하였어야 하는데, 칠레 측은 이런 식의 볼리비아 내에서의 해결노력은 전혀 없이 처음부터 무조건 칠레 정부에 문제해결을 의존(더 정확히는 군사적 해결)을 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때 칠레 정부는 오래 전부터 이 지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바, 이에 따라 군사력을 상당히 증강였을 뿐만 아니라 군사훈련도 강도있게 하였었는데(참고; 칠레군의 경우, 육군은 프랑스 식 군사체계를 따르고 해군은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 이를 기회로 삼아 예정된 무력도발을 의도적으로 야기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겉으로는 처음에는 칠레 정부가 이 문제를 국제사회의 중재에 맡기자라고 하였는데. 볼리비아 측으로서는 이 문제는 '볼리비아 내부의 문제'이므로 국제사회가 개입할 근거가 없는 것이어서 이런 식의 칠레 측의 해결방안에 찬성할 수가 없는 것이라는 것이지요.

더군다나 오늘날 볼리비아 측이 분개하는 것은, 칠레 측에서 국제사회의 조정에 이 문제를 맡기자라고 나름대로 평화적인 해결방안을 볼리비아 정부에 제시할 당시에도 실제로는 내부적으로 무력을 통한 군사적 점령을 염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듭니다.
사실 오늘날 공개된 많은 기록을 보면, 심지어는 칠레 정부가 사태의 초기에 소위 국제사회의 중재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주력하던 때에도 수없이 많은 비밀지령을 자국 외교사절들에게 보냈는데 여기에는 한결같이 회담의 성패와 관계없이 이 지역은 '군사적으로 반드시 획득하여야 할 지역'라고 강조한 부분이 발견되는 것들이 그 예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볼리비아와 페루 간의 '비밀 동맹'이 드러나게 되어 페루 정부도 칠레에 대해 볼리비아의 동맹군으로서 전쟁에 개입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당시 페루의 대통령인 마리아노 이그나시오 프라도(Mariano Ignacio Prado)는 볼리비아와 맺은 비밀동맹의 경우 페루는 '동맹국으로서의 의무(동맹국인 볼리비아가 전쟁에 휩싸일 경우, 페루 역시 동맹군으로서 전쟁에 참여해야 함.)'를 다 하여야 한다는 도덕덕 사명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여 반드시 그 동맹군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라고 생각한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페루는 만성적인 재정난(혹은 사실상의 경제 파탄)으로 군사력 증강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던 바, 무슨 일이 있더러도 볼리비아와 칠레 간의 전쟁만큼은 꼭 막으려고 양국간의 필사의 중재 노력을 하게 됩니다.(왜냐하면 이러한 중재 노력이 성공할 경우, 이는 동맹군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일이자 곧 페루를 전쟁에 휩싸이지 않게 하는 페루 정부의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
즉, 그렇다면 페루 입장에서는 동맹국으로서의 전쟁에 휩싸이는 것을 피하면서도 동시에 동맹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게 되는데 결국 그것은 페루가 '중재자'로서 이 두 나라를 화해시키는 방법 밖에 없었읍니다.

결국 볼리비아와 칠레 간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됨에 따라 페루 정부는 칠레 정부에 대해 호세 안토니오 데 라바예(Jose Antonio de Lavalle)라는 고위급 외교관을 특파하여 사태를 평화적으로 풀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나름대로 중재안을 제시합니다.
즉, 볼리비아와 칠레는 분쟁이 된 부분을 국제사회의 중재에 맡길 것과 볼리비아 정부는 즉시 10센트식의 세금부과를 취소할 것 등을 그 내용으로 하였읍니다.

문제는 이에 대해 (아직 볼리비아와 페루 간의 비밀동맹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칠레 정부가 페루에 대해 중립을 지켜줄 것을 요청하자 페루 정부는 이를 거부한데에서 시작됩니다.
즉, 페루 정부는 정말로 자신들은 칠레 정부와 적대적이 되고 싶지 않은데, 그러나 볼리비아와의 '비밀 동맹'(동맹의 구성국은 볼리비아, 페루, 아르헨티나의 3개국)을 맺었기 때문에 동맹국의 의무 때문에 전쟁 발발시 칠레와 전쟁을 치루어야 한다는 사실을 공표, 통보하게 됩니다.(즉 페루 정부가 볼리비아와 비밀동맹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초창기에 칠레 정부에 대해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필사적으로 촉구한 것은 군사적으로 전혀 준비가 않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페루와 볼리비아 간의 비밀동맹의 경우, 그 배경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 역사적으로 볼리비아의 독립영웅인 안드레스 산타 크루즈(Andres de Santa Cruz) 장군에 의하여 1836년에 페루와 볼리비아가 함께 연방국가(Peru-Bolivian Confederation; 수도는 타크나市. 구성 국가는 볼리비아, 북부페루공화국, 남부페루공화국의 세 나라)를 창설하여 한 나라가 되었는데 이것이 칠레, 아르헨티나 등 주변 국가들을 자극하여, 볼리비아-페루 연방군과 칠레, 아르헨티나 등 간에 이른바 '연방국가 전쟁(War of the Confederation; 1836 ~ 1839)'이 발발하였고 이 전쟁에서 결국 볼리비아-페루 연방국가가 완전히 패배하여 1839년에 볼리비아와 페루가 완전히 분리되고 이 안드레스 산타 크루즈 장군이 해외로 추방당한 씁쓸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그 하나이고, 직접적인 이유로는는 이 아타카마 사막지대에 정착하여 구리, 질산염 등의 자하자원을 개발하는 칠레인들(이들 칠레인들은 특히 영국 자본의 도움을 받고 있었음.)의 움직임이 점점 커지면서 페루와 볼리비아 양국 모두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칠레 정부는 이 양국간의 '비밀동맹'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고(물론, 페루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하여 이해를 구하려고 한 것이지만...) 이는 곧 페루에 대한 강렬한 배신감으로 표출되고 이에 따라 全 칠레에서 反페루 시위가 잇달아 열리는데, 예를 들어 페루 영사관이 흥분한 시위대의 공격을 받고 특사인 호세 안토니오 데 라바예 마저 시위대에 좆기어 칠레 경찰의 호위 속에 호텔로 피신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상황이 더 복잡해진 것은, 볼리비아가 칠레군의 안토파가스타 항구의 점령에 대해 칠레에 대해 3월1일 선전포고를 하면서 부터인데, 이에 따라 페루 정부는 볼리비아 로부터는 동맹군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라는 어마어마한 압력을 받는 동시에 칠레 정부로부터는 페루가 전쟁에 휘싸이지 않기위해서는 과감하게 중립을 선포라는 압력을 받는 등 사면초가에 빠집니다.


결국 당시 페루의 대통령인 마리아노 이그나시오 프라도(Mariano Ignacio Prado)는 양자택일의 상황 하에서 동맹국의 의무를 다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칠레 정부는 페루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이어서 1879년 4월5일 볼리비아-페루 연합군에 대해서 전쟁을 선포하게 됩니다.(참고; 페루는 위의 여러 이유로 끝까지 이 전쟁에 휩싸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후에 실질적으로 전쟁에 돌입한 뒤에도 볼리비아와 달리 칠레에 대해 끝까지 전쟁선포는 하지 않음.)


그런데 이 와중에 칠레 정부와 거의 30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파타고니아 지방의 영유권 분쟁을 벌이던 아르헨티나의 입장이 문제가 되는데 즉,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 때 볼리비아-페루 연합군 측에 가입하여 칠레정부를 포위할 채비를 보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단순한 위협이 아닌 것이, 아르헨티나도 볼리비아-페루의 비밀동맹의 한 축이었기 때문에 동맹에 의거할 때 볼리비아가 칠레와 전쟁을 벌일 경우에는 이에 가담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실제로도 페루-볼리비아 연합군측에서는 이 삼각 비밀동맹을 근거로, 아르헨티나의 연합군 가입을 계속 독촉하고 있었고 실제로 여차하면 아르헨티나의 개입이 현실화될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던 바, 이에 칠레 정부는 상당히 겁을 먹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아르헨티나 마저 페루-볼리비아 동맹군의 일원이 된다면 전쟁 발발시에 칠레 정부의 군사적 승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에 칠레 정부는 전 파타고니아 지방에 대한 영유권을 자발적으로 포기하여 아르헨티나가 페루-볼리비아 연합군에 가담할 빌미를 주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하여 아르헨티나는 거의 300만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드넓은 파타고니아 땅을 코 풀지 않고도 차지하는 전략적 승리를 차지합니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이 전쟁 내내 중립을 지킵니다. (그래서 학자들 가운데에는 이 칠레와 페루-볼리비아 연합군 간의 태평양 전쟁의 최대 승리자로 아르헨티나를 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이 파타고니아 국경선의 경우, 그럼에도 세부적인 부분으로 들어거면 미확정인 부분이 많이 있게 되어 훗날 아르헨티나와 칠레간의 국경 충돌로 나타나게 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 세나라의 당시의 전쟁 준비상황을 보면, 페루와 볼리비아는 전혀 준비가 않된 상태이고, 반면 칠레의 경우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데 어떤 자료에는 전쟁준비가 상당히 잘 되어 있었다(즉, 태평양 전쟁은 칠레 측의 의도된 도발이라는 논리로 연결되기도 함.)고 나오는 반면 다른 자료에는 그렇지 않다라고 나오는 등 다소 혼란스럽습니다.

이 전쟁준비 상황을 해군력을 예를 들어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우선 볼리비아의 경우 해군이 존재하기는 하였으나 사실 유명무실한 상태로서 총 3척의 구형의 소형 경비함(gunboat)이 있었을 뿐으로, 예를 들면 경비함인 수크레 호(Sucre) 등이 그것인데 그나마 이 배들도 칠레와의 전쟁 초기에 모두 나포되어 버립니다.

페루의 경우, 장기간의 경제난에 이은 재정 위기의 결과, 대부분의 함정들에 대한 개량 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며 이에 따라 구식의 전투함이 대부분이었읍니다. 당시 페루 해군은 2척의 현대형 철갑 프리기트함(iron clad frigate), 2척의 철갑 모니터 연안 경비함(coastal iron moniter), 2척의 목조 코벳트함(wooden corvette), 6척의 소형 경비함(gunboat)과 일부 소형 어뢰정들 및 6척의 수송선을 보유하였읍니다.
이 중에서 철갑 프리깃트함은 인데펜덴시아 호(Independencia)와 와스카르 호(Huascar)이었읍니다.
페루의 군함 중 철갑 프리기트함인 인데펜덴시아 호가 페루 해군에서 제일 큰 함정이었는데, 이 인디펜덴시아 호는 영국의 사무다 조선소(Samuda House)에서 1865년 건조한 함정으로 만재배수량 약 2,000톤으로 엔진출력은 최대 550마력이고 최고 속도는 시속 12.5노트 정도 이었읍니다. 철갑 장갑의 두께는 4인치이었으며, 무장은 250파운드의 함포 1문, 150파운드의 함포 2문, 70파운드의 함포 12문, 32파운드의 함포 4문 등을 탑재하였읍니다.
또 한척의 철갑 프리깃트함인 와스카르 호가 있는데 와스카르 호는 그 규모는 인데펜덴시아 호 보다는 약간 작으나 전체적인 구조 등은 이와 유사하였는데, 승무원 약 220여명이 탑승하며 이중에는 군의관 10여명도 포함되었읍니다. 무장은 총 42문의 함포를 탑재하였으며 또한 육군 2개 대대분의 병력을 수송할 수도 있었읍니다.
후에 이 와스카르 호는 마지막 순간에 칠레 해군에 의하여 나포될 때(앙가모스 해전) 까지 종횡무진 활약을 하였고 그 전과 또한 상당하였읍니다. 칠레 해군의 경우 이 와스카르호 1척에 의하여 전 해군활동이 봉쇄되다시피 하였고 이에 따라 이 와스카르 호를 나포하거나 침몰시키는 것이 칠레 해군의 최대 지상과제가 되게 됩니다.
이 와스카르 호는 사실상 페루 해군의 기함 역할을 하는데, 함장은 그 유명한 미구엘 그라우(Miguel Grau) 제독이었읍니다.
그리고 철갑 모니터 함의 경우, 만코 카팍 호(Manco Capac)와 아타와이파 호(Atahuaipa)가 있는데, 이 이름들은 잉카제국의 마지막 황제들로부터 따 온 것이었읍니다. 이 모니터함들은 1868년 미국 으로구터 구입한 것이었는데 제조회사는 알렉 스위프트 조선소(Alex Swift and Company)이었고 원래 미 해군에서 1865년부터 사용하다가 이를 페루 해군이 구입한 것이었읍니다. 이들 모니터 함들은 만재배수량 약 2,100톤 으로 350마력의 엔진을 장착하였고 시속 8노트 의 최고속도를 낼 수 있엇읍니다. 철갑 장갑은 두께 3인치 ~ 5인치로 구성되었고 무장은 15인치 함포 2문이 장착되어 있었는데, 문제는 이들 모니터 함들은 속도가 너무 느려 사실상 바다에 떠 있는 해상포대로의 역할을 많이 하게 됩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아타와이피 호는 엔진에 문제가 있었는지 전쟁기간 내내 출항을 하지 못하였고 그나마 만코 카팍 호 한척만이 활동을 하였는데 이마저 최고 속도는 사실상 시속 3.5노트를 넘지 못했읍니다.
2척의 목조 코벳트 함들은 우니온 호(Union)와 필코마요 호(Pilcomayo)이었읍니다.
이 중 우니온 호는 1864년 프랑스에서 제작된 것으로 만재배수량 1,600톤에, 350마력의 엔진과 최고속도 시속 8노트를 낼 수 있업읍니다. 무장은 100파운드 함포 2문, 62파운드 함포 2문, 40파운드 함포 12문 등을 장착하였읍니다.
그리고 필코마요 호는 훨씬 작은 전투함으로 1873년 영국에서 제작된 보다 신형의 전투함이었는데 만재배수량 약 800톤에 최고속도 시속 11노트에 무장은 70파운드 함포 2문, 40파운드 함포 4문과 12문의 12파운드 함포를 장착하였읍니다.
소형 경비함(gunboat)의 경우, 아르노 호(Arno), 우르코스 호(Urcos), 레스구아르도 호(Resguardo), 툼베스 호(Tumbes) 등이었는데 이들은 40파운드 함포 1문과 32파운드 함포 1문과 수기의 기관총으로 무장하였읍니다.
그리고 보다 소형의 어뢰정들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레푸블리카 호(Republica), 알리안자 호(Alianza) 등이었는데 이들 함정들은 레이 어뢰(Lay torpedo)를 장착하였는데 이 어뢰는 각각 36kg의 TNT와 발사속도는 최고시속 12.5노트 이었읍니다.
그밖에 해군 수송선들이 있었는데 이들 수송선들은 기본적으로 화물 및 병력 수송에 이용되었는데 물론 수송선들은 장갑은 없었지만 자체적으로 무장을 하기도 하였는데 예를 들면 수송선에 따라서 70파운드 포 라던지 40파운드 포를 설치하기도 하였읍니다.
그렇지만 페루 해군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인데펜덴시아 호나 와스카르 호를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구형의 선박들로 구성되었고 또한 승조원들의 훈련상황도 상당히 열악한 상황이었읍니다.

칠레의 경우, 당시 남미에서는 브라질 해군과 1, 2위를 다툴 정도로 상당한 규모이었는데, 확실히 페루 해군에 비하여 신형 전투함들도 많았고 승조원들의 훈련상황도 영국 해군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으로 상당히 규율있게 잘 되어있는 상황이었읍니다.
칠레 해군의 경우 2척의 철갑 프리기트함(ironcald frigate)과 1척의 신형 경비함(gunboat), 2척의 목조 코벳트함(wooden corvette), 2척의 알라바마급의 (장갑을 떼어낸) 코벳트함(Alabama class corvette), 1척의 스쿠너 범선(Schooner), 2척의 커터형 범선(Cutter) 및 여러 척의 신형 어뢰정들과 다수의 수송선들을 보유하였읍니다.
우선 칠레 해군의 기함이라면 철갑 프리기트함인 코크라네 호(adm. Cochrane)와 블랑코 엔칼라다 호(Blanco Encalada)이었는데 이 배들은 1876년 영국 요크셔에 소재한 얼 조선소(Earle Ship Building Company in Yorkshire)에서 건조하였으며 만재 배수량 3,600톤과 4,300마력의 엔진과 철갑장갑은 두께 9인치 이었고 최고 속도는 시속 12.7노트 정도 이었읍니다. 무장의 경우, 각각 9인치의 함포 6문, 3.7인치의 함포 4문, 2.2인치의 함포 4문, 20파운드 함포 1문, 7파운드의 함포 1문 등과 3기의 기관총 및 14기의 어뢰를 보유하였읍니다. 탑승인원은 약 300명이었읍니다.
또한 칠레의 신형 경비함(gunboat)으로 마젤란 호(Magallanes)가 있었는데 이 배는 영국의 랜힐 조선소(Raenhill & Company)에서 1874년 건조된 당시 최신형 무장 경비정이었읍니다. 만재 배수량은 약 900톤이고 약 1,000마력의 엔진을 탑재하였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약 11노트 정도이었읍니다. 무장은 7인치 함포 1문, 64파운드 함포 1문과 2문의 4인치 함포를 장착하였읍니다.
칠레 해군의 목조 코벳트 함을 보면 에스메랄다 호(Esmeralda)와 아바타오 호(Abatao) 이었읍니다.
이 중 에스메랄다 호는 1855년 영국에서 건조된 비교적 구형의 목조 전투함들로 각각 만재배수량은 800톤 정도이고 엔진의 출력은 약 200마력이고 최고속도는 시속 8노트 정도이었읍니다. 무장의 경우 20문의 32파운드 함포와 2문의 12파운드 포 등을 장착하였읍니다.
아바타오 호는 1864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건조된 전투함으로 만재배수량 약 1,600톤에 800마력의 엔진을 탑재하였고 무장은 1문의 5.8인치 함포와 4문의 4.7인치 함포 등을 장착하였읍니다.
알라바마 급 2척의 코벳트함의 경우, 오이긴스 호(O'Higgins)와 차카부코 호(Chacabuco)인데, 이들은 영국의 랜힐 조선소에서 1865년 건조된 것으로서 만제배수량은 약 1,000톤이고 엔진의 출력은 약 1,200마력이었고 각각 3문의 7인치 함포와 2문의 70파운드 포, 40파운드 함포 4문과 수기의 기관총을 장착하였읍니다.
스쿠너 범선의 경우, 코바동가 호(Covadonga)가 그것인데 원래 스페인에서 1858년 건조되어 스페인 해군의 군함으로 사용되다가 칠레 해군의 소속이 된 것이었읍니다. 만재 배수량은 약 410톤 정도이고 140마력의 엔진과 최고속도는 시속 7노트 정도이었읍니다. 무장은 70파운드 함포 2문, 40파운드 포 3문과 2문의 9인치 함포를 장착하였읍니다.
칠레 해군의 커터형 범선의 경우 라우타로 호(Lautaro)와 토로 호(Toro) 이었는데, 이중 라우타노 호는 1870년 건조된 선박으로 만재배수량 약 120여톤이고, 140마력의 엔진에 무장은 1문의 40파운드 포와 2문의 6인치 함포를 장착하였읍니다.
토로 호의 경우 1874년 건조된 신형 선박으로 만재배수량은 약 150톤이고 무장 등은 라우타로 호와 비숫하였읍니다.
그밖에도 칠레 해군의 경우 당시 기준으로 최신형의 소형 어뢰정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만재 배수량 약 10 ~ 35톤의 소형으로 특히 이후 태평양 전쟁이 진행되면서 칠레 정부에서 이들을 다량 추가구매하면서 그 숫자가 크게 늘어나기도 합니다. 이들 어뢰정들은 하나퀘오 호(Janaqueo), 콜로콜로 호(Colo Colo), 투카펠 호(Tucapel), 프레지아 호(Fresia), 테구알다 호(Tegualda), 레쿠미야 호(Recumilla), 기아우라 호(Giaura) 등이었읍니다.
이밖에도 칠레 해군은 다수의 수송선들을 보유하였읍니다. 물론 이들 수송선들은 자체적으로 가벼운 무장을 하는 경우가 많았음은 페루의 경우와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만재배수량(수송선은 제외시)을 기준으로 페루 해군이 총 9,500톤 정도인데 비하여 칠레 해군은 총 13,400톤 정도이었는데 이 격차는 무장 수송선을 포함시킬 경우 더욱 더 벌어지게 되는데, 당시 칠레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무장 수송선의 규모는 총 약 20,000톤 정도인데 비하여 페루 해군이 보유한 부장 수송선은 6,000톤을 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