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주간조선의 MBC보도에 대한 반론보도입니다 .

빤스지기 | 2008-06-26 1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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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TV 3월 9일자 ‘이제는 말할 수 있다-NLL과 서해교전’ 정밀분석
MBC “NLL 남쪽 일부는 북한 바다” 편향 보도

책임PD “남한, 1999년 교전서 밀어내기 시도한 것 도발로 볼 수 있어…
북한, NLL 넘어와도 적대행위 안하면 괜찮다”

새로운 해양법상 NLL(Northern Limit Line·북방한계선) 남쪽 일부 해역이 북한
영해로 해석될 수 있다.”(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NLL과 서해교전’,
3월 9일)
“남의 집 마당에 주인도 모르게 금을 그어 놓고 자기 땅이라고 주장한다고
하여 주인이 바뀔 수는 없지 않는가.”(북한 조선중앙방송 성명, 2002년 7월
9일)
MBC의 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나온 멘트와 북한측 성명의 내용이 상통하고
있다. 남북화해를 부르짖는 시대에 남쪽 일부의 견해가 북한과 비슷하다는
사실만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수구·냉전적’ 사고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발언은 국가 주권 문제가 걸린 중대사안이기에 면밀히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의 성명은 작년 6월 29일 북한군의 선제공격으로 발발,
우리 해군 장병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한 서해교전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내놓은 것이다. 북한의 논리는 “남한 군이 불법적인 선(NLL)을 북한의
영해에 그어놓고 남한이 이를 침범했다”는 것이고, MBC의 논리는 “12해리
영해를 인정하는 새로운 해양법에 의해서 따져보면 북한이 ‘자기
마당’이라고 주장하는 해역은 북한 영해일 수 있고, 따라서 NLL을
사수하겠다는 우리 군의 입장은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이를 굳이
고수하겠다는 방침이 서해상에서의 긴장이 조성되고 교전이 일어나는 한
이유가 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전체 내용을 살펴보면 이를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 방송은
작년 6월 29일 서해교전 장면을 보여주면서 고속정이 침몰한 위치인 NLL 남쪽
5마일이 “우리의 영해가 아닐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한다.
방송은 휴전 회담 당시 해상경계선이 합의되지 못했고, NLL이 유엔군
사령관에 의해 일방적으로 설정됐다는 사실을 정전 회담 당시 통역관이었던
리처드 언더우드, 유엔사 특별고문이었던 이문항(제임스 리)씨 등의 증언을
통해 증명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NLL이 처음 우리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설정됐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는
것이어서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방송이 새로이 밝혔다고 강조한 것은 NLL의
선포 시점이 국방부의 공식 입장인 1953년 8월이 아닌 1958년 8월이라는
것이다. 국방부가 1953년 선포의 증거로 삼고 있는 해군 본부 작전지시
지도에는 유엔사 지시에 따라 NLL이 점선으로 삽입돼 있을 뿐이며, 유엔사가
한국 해군에 하달한 군사 기밀의 원문도 소각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방송은 이어 NLL은 단 한 번도 북한에 통보된 적이 없으며, 당사자간 합의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957년 북한 해군이 창설된 후 우리 어선을
나포하는 등 남북간 해상 충돌이 일어난 것과, 북한 해군력이 강화된 후인
1973년 이후 북한 나름대로의 영해선을 선포하면서 서해 5도 주변 해역의
긴장이 고조된 과정 등을 나열한 후, 1994년 발효된 유엔해양법에 따르면
남북간에 교전이 일어난 해역이 대부분 북한 영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또 1991년 남북고위급 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해상분계선 문제를
논의했지만 양쪽 입장이 대립해 합의에 실패했으며 미제(未濟)로 남겨졌다고
했다. 방송은 한반도의 화약고인 이 해역의 평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합의가
빨리 도출돼야 한다면서 “(서해교전은) 남과 북 모두에 상처를 남긴, 승자와
패자가 따로 없는 전투였다. NLL에 대한 정확한 자리매김, 그것이야말로 젊은
그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길일 것이다”라는 내레이션으로 끝을
맺었다.

네티즌들 “MBC는 조선중앙방송 시다바리냐”
이 프로그램이 방영된 지난 3월 9일 밤, MBC 인터넷 사이트와
‘MBC시청거부운동 시민연합’ 사이트(www.antimbc.or.kr) 등에는 “어이없는
MBC” “서울도 그냥 북한 땅이라고 해라” “MBC는 조선중앙방송
시다바리냐” “‘이제는 거짓말할 수 있다’로 바꿔라” 등 네티즌들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네티즌들의 비판 내용은 ▶서해교전의 원인이 합의되지
않은 NLL 때문이냐 ▶정전(停戰) 상태에 있는 양측의 경계선으로 수십년 간
적용돼 온 NLL을 지금 지킬 가치가 없다는 것이냐 ▶군사정권에 아부하던
방송이 어느날 갑자기 반미(反美) 선동, 친북한정권에 목숨을 건 것처럼
보인다는 것 등이었다.
방송 내용의 진실성 여부를 따져 볼 때에도 편향된 부분이 꽤 눈에 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남북한간의 합의 문제다. NLL이 정전 회담
당시 해상 경계 합의에 실패한 후 유엔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선포된 선이긴
하지만 북한이 NLL을 현실적인 남북한간 경계로 인정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는 제법 있다.

북한, 국제해양협약에 가입도 안해
더욱 중요한 근거는 북한 스스로가 1959년에 작성한 조선중앙연감<그림
참조>에 NLL선이 군사분계선으로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MBC는 이에 대해
“서해 5도만 그려져 있을 뿐 NLL은 점선으로만 표시돼 있다”고 반박했지만
이 지도상의 용례에서 보듯 NLL선은 군사분계선으로 밝혀져 있다.
가장 핵심적인 근거는 1991년 남북한 당사자간의 고위급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돼 역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이듬해 체결된 남북
불가침부속합의서에서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는 사실이다.

<불가침부속합의서 제10조>
남과 북의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 해상불가침 구역은
해상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해온 구역으로
한다.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해온 구역’이란 것이 NLL
이남(以南)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당시 회담에 참여했던 이동복(李東馥) 전
의원은 “남북기본합의서를 작성할 때 우리측에서 NLL의 타당성에 대한
근거를 강력히 주장하자 북한은 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고, 그동안의
관할구역을 경계선으로 한다는 문구에 특별한 이의가 없었다”면서 “평화가
아닌 정전 상태에서 쌍방은 반드시 경계선이 있어야 하는데, 국제적으로
분쟁이 있는 지역에서 일정기간 실효(實效)를 가진 것은 이미 국제적으로
공인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북한이 NLL 선을
준수해야 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을 방송에선 누구 책임인지도 모르게
거두절미했다”면서 “MBC의 다른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달라고 하기에
차라리 평양방송에 나가겠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NLL은 남북간에 합의된 바 없고 정전협정에도 근거한
바 없다”고 했던 외국어대 이장희(李長熙) 교수도 지난 3월 17일
전화통화에서 “NLL 월선(越線)에 대해 우리 군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고 묻자 “NLL은 합의된 경계선으로 볼 수 없지만, 남북한 모두
군함이 이 선을 넘을 때는 서로 통보하는 등 긴장을 예방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NLL이 설정될 당시 북한이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것은 당시 북한 해군력이
괴멸돼 서해 5도 이북의 섬들을 포함한 해상 통제권을 모두 유엔측에 내주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NLL 이북의 해상통제권을 북한측에 보장해 주는 것이
그들에게 손해될 바 없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는 우리 국방부의 입장이 거의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군비통제관실의 하태영 중령은 “방송 제작
과정에서 많은 자료를 제작진에 전달하고 제작진이 제시한 견해를 반박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9차례나 했다”면서 “그런데도 NLL에 대한 국방부
공식입장을 담은 인터뷰만 단 한 차례 들어갔을 뿐 다른 내용은 무시됐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12해리 영해설의 근거가
되는 유엔해양법 협약에 북한이 가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박춘호 재판관
인터뷰 참조).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의 영해를, 그것도 분쟁
해역에서 12해리로 인정해 줄 근거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PD “관할구역을 NLL로 보는 것은 단세포”
지난 3월 15일 이 프로그램의 책임프로듀서인 MBC 이채훈 부장과 통화해
이같은 지적들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이 부장은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NLL이라는 선이 있지만 북한은 이를 부정하고 있고, 국제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므로 하루 속히 경계선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남북한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을 뿐”이라며 “색깔론적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상의 ‘관할구역’이란 NLL을 뜻한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기본합의서에 관한 해석은 엇갈린다. 그것이 NLL을 뜻하는 것이라고만
해석하는 것은 단세포다.”
- 작년 교전에서 고속정이 침몰한 지점을 공해상이라고 했는데….
“팩트(fact)에 논란이 있는 부분은 양쪽 견해를 제시하고 시청자 판단에
맡겼을 뿐이다. 국제법으로 본다면 북한에서 12해리 이내이다. 또 정전회담
당시 3해리 영해를 주장한 미국의 입장으로 보면 공해다. 연평도에서 14마일
떨어졌으므로 어느모로 보나 남한 영해는 아니다.”
- 그렇다면 북한 군함이 NLL을 넘어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방송에서는
이것을 막는 것이 불법처럼 느껴질 소지가 있다.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을 뿐이고 누구 책임이냐를 따지는
것은 내 관심사가 아니다.”
-대화로 풀어야 하지만 충돌이 일어났으면 책임은 누구에겐가 있는 것
아닌가.
“남쪽이 선제 공격했다면 책임이 있는 거다. 북한 배를 우리 배가 충돌해
밀어내는 것도 선제공격이다. NLL 이남이지만 북한 배가 적대행위를 하지
않으면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며 우리도 그냥 둬야 한다. 1999년 교전에서
밀어내기를 시도한 것은 남한에서 도발한 것으로 봐야 한다. 교전 수칙에
따라서 보면 그건 적법이겠지만 충돌 공격을 한 것은 무장 공격이라고 봐야
한다.”
국방부와 합참은 MBC의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방송과 긴장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도 없고…”라면서
“국방일보 3월 15일자에 NLL에 대한 국방부 공식 입장을 싣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역설적으로 말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할 수
있다고 해서 아무거나 말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시대에는 말 못하는 사람은
그만큼 더 늘어나게 돼 있다.
김덕한 주간조선 기자(ducky@chosun.com)



박춘호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

“MBC, 내말 편집해 NLL 불법으로 몰아”
“NLL은 수십년간 인정돼 온 실효적 경계선… MBC와 담쌓을 것”


독일에 체류 중인 박춘호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은 지난 3월 12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영해 침범’이라는 표현은 국제법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으므로 쓰지 않는 게 좋다는 점을 지적했을 뿐인데 내 말을 거두절미해
NLL조차 불법적인 것처럼 몰았다”면서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몰고가는 MBC와는 이제 담을 쌓아야겠다”고 말했다.
MBC는 “국제법적으로 따지면 NLL 남쪽에 북한 영해가 더 많다고도 볼 수
있다”고 한 박 재판관의 발언을 근거로 NLL이 법적 근거가 없는 선이라고
해석했는데….
“12해리 영해론을 기준으로 보면 NLL 남쪽에 북한 영해가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은 논리를 우리 서해 5도에 적용하면 북한 육지 바로
코앞까지가 우리 영해가 될 수 있다. 북한이 그것을 용인할 수 없듯이 우리도
서해 5도를 둘러싼 바다 대부분을 북한에 내줄 수 없는 것이다. 즉
분쟁해역에 해당되는 서해의 특성상 국제법적인 영해 개념을 적용하자면
복잡하고 논란이 많게 되니까 이를 언급하지 않는 게 낫다는 의미였다. 즉
NLL은 정전 상태에 있는 남북한의 실질적 해상 경계선 역할을 수십년 동안
해온 실효적 경계선으로, ‘영해’라는 국제법적 개념보다는 안보 개념으로
분명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런 내 말을 근거로 NLL의 실효성을
부정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논리다.”
그렇다면 NLL은 실효성은 있지만 법적 근거는 없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NLL은 정전회담 당시 우리가 일방적으로 긋기는 그었지만
그후 지난 50년 간 북한이 이를 법적으로 인정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사례가 몇 번 있었다. 이를 국제법적으로 ‘축적의 효과’라고 한다. 북한이
지난 1984년 우리측 수해 때 식량지원을 한다면서 물자를 NLL 선상에서
인도해 가라고 한 것 등 남북한이 물자나 사람을 인수인계할 때 NLL선상을
기준으로 삼은 적이 많다. 또 1959년 발간한 조선중앙연감에도 북한 스스로가
NLL을 군사분계선으로 표기하고 있다. 더욱 확실한 근거는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다. 남북 당사자가 모여 앉아 ‘해상불가침 경계선을 지금까지
관할해온 구역으로 한다’고 했는데, 이보다 더 분명한 법적 근거가 어디
있나.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되면 북한도 할말이 없다.”
MBC는 “박춘호 재판관에 따르면 2002년 우리 고속정이 침몰한 지점은 연평도
14해리 밖에 있는 공해상”이라고 했다. 맞는 얘기인가.
“12해리 밖이라고 해서 곧바로 공해라는 것은 참 무식한 얘기다. 공해가
아니라 배타적 경제수역이며, 특수한 관할권이 인정되는 접속수역이다. 이
경제수역에서 북한 배가 교전행위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북한
배가 어로행위를 하는 것도 안된다. 재작년인가 북한 괴선박이 일본
경제수역에서 발견됐는데 일본 자위대 군함이 검문하려고 하자 도주해 중국
경제수역으로 들어갔는데 자위대 군함이 격침시켜버렸다. 그래도
국제법적으로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NLL 재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MBC에 해준 얘기 중 중요한 하나는 유엔이 15년 작업해서 1982년에
채택한 유엔해양법협약에 세계 140여개국이 가입했는데 유독 북한이 가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2해리 영해를 주장하려면 이 협약에 가입해야 한다.
그런데도 북한은 이 협약에 가입하지 못할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즉
연평도 대청도 등에서 영해선을 그을 경우 북한 코앞에까지 우리 영해가
위치하게 되고, 또 1977년에 선포한 50해리 군사수역이라는 것이 국제법상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것인 데다가 휴전선 끝 강원도 어디에서부터
두만강까지 직선기선 245해리를 내해라고 그어 놓은 것 역시 세계에서
유례없는 일로 인정받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이었다. 방송이 나간 후 내가
가르치는 학부생이 ‘어떻게 이렇게 무식한 얘기를 할 수 있느냐’고 전화를
걸어 왔더라. 참 답답하다.”

김덕한 주간조선 기자(duck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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