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파이브는 포기해야한다
건들지마 | 2010-03-04 08: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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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열압력님 글 초고순임 글
현재 F-5의 추락건으로 여러 말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사건의 원인으로 주목되는 것이 바로 '기체의 노후화'인데요. 사실 제 개인적인 사견을 말씀드리면 F-5는 기체도 노후화되었지만, 우리 공군이 요구하는 여러 작전목표를 수행하기엔 지나치게 '위험한' 기체가 되버렸다고 봐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F-5를 도입하던 당시와 지금의 전쟁환경은 차원이 달라졌기 때문이죠.
우선 F-5를 설계하고, 도입하던 시대엔 야간전투란 개념이 없었어요. 또한 안개와 우천시에도 작전이 가능하다라는 '전천후' 개념도 아주 낯선 시대였죠. 당시 전투기 엔지니어들이 전투기 설계에 상정하는 요소는 청명한 주간 공중전뿐이였어요.(일부 야간전투기, 본토방공용 요격기등을 제외하면) 그 외의 기상상태에선 적이나 아군이나 서로 전투기를 못 뛰우는 상태이므로, 청명한 주간 이외의 환경적 요소를 고려할 필요는 전혀 없었죠.
<제공호 때문에 F-5는 전천후라는 착각이 퍼져있는데, 제공호 역시 주간전용 요격기에 불과해요.>
때문에 F-5는 주간용 고고도 요격기로 설계된 물건이었고, 그 외의 사용용도에 대해선 과감히 간략화, 생략화하는 고도의 합리성을 가지고 있었어요. 특히나 F-5의 가치는 바로 전투기의 Life cost를 줄여서 더욱 많은 기체를 운용해, 더 많은 기체를 하늘에 올려 놓는다라는 개념에 있는데. 이런 이유로 돈이 없던 빈국인 한국조차 F-5를 대량 장비하는 것이 가능했어요.
그리고 그 덕분에 거의 동일한 개념으로 개발해 전세계 사회주의 국가들에게 무상으로 뿌려지던 Mig-21의 숫적 우위에 맞상대가 가능했죠. 하지만...이런 합리성을 매개로 한 과감한 생략, 간략화로 인해 무차별적인 사고손실이 나는 원인이 되죠. 그 합리성을 달성한 '주간고고도요격'외의 임무는 반드시 사고를 불러일으키게 만들어진 게 F-5거든요.
여태까지 일어난 F-5손실은 상당부분이 F-5가 상정한 바 없는 임무를 수행하다 일어난 것이 대부분이에요. 덕분에 웃기는 일이지만, 주된 사고원인이 기체결함으로 인한 추락도 있지만, 대부분 야간작전시 충돌, 해상 상황오인에 따른 추락, 악천후로 인한 오인 비행...말 그대로 FLIR과 전파고도계, 레이더와 자동비행 시스템을 가진 요즘 최신예 전투기들은 상상도 못하는 원인들의 나열이죠.
애초 야간초계나 야간대간첩선초계임무따위 F-5는 상정한 바도 없고, 그에 필요한 시스템따위 애초 생략된 기체죠. 그리고 그 때문에 우리 공군의 조종사들은 그 부분이 생략된 전투기를 몰고 여태까지 그 임무를 수행해왔어요.
생각해보세요.
주간전투기를 타고 시계좁은 야시고글 하나만 의지해서 야간비행은 물론 간첩선 잡는다고 해상 저고도로 내려가 타격훈련을 한다는 거. 거기에 전파고도계가 없으니 그날 기압에 따라 갈팡질팡하는 고도계에 의지해야 하니 임무는 몇배로 위험해지죠. 전투기 파일럿이 전투기 계기는 물론 자기 눈도 믿을 수 없는 환경이라면 그 임무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빤한 거예요. 이번 사고도 대대장급 파일럿이 탑승했는데 그 사고가 났죠. 그건 전투기가 적절한 정보를 파일럿에게 제공할 수 없었으므로 경험조차 별 소용이 없었다는 뜻이되요.
즉, F-5의 노후화는 사고의 부가적 원인이 될 수 있을지언정, 주된 원인은 될 수 없다는 말이에요.
가장 큰 원인은 작전을 수행할 수 없는 전투기에게 작전을 전가시켰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에요. 365일 어떤 기상상태에서도 주야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출격해 영공위에 머무르며 초계를 해야 하는 요즘같은 상황에 F-5는 능력부족, 전력도태감이라는 소리예요.
<똑같은 도태 전투기지만, F-5와 F-4는 또 성격이 틀려요.>
지금에 와선 F-5는 수명적인 문제뿐이 아닌, 성능적, 개념적으로도 도태전투기예요.
이건 그 이전에 들여온 F-4와는 전혀 다른 문제죠. 동일하게 수명문제를 겪고 있지만, F-4는 도입이래 단 한시도 전력적 도태를 맞이해 본 일이 없어요. 이유는 간단해요. F-4는 애초부터가 전천후 멀티롤 전투기의 시범케이스적인 존재였기에 시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충분한 전력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F-4D가 빠른 상태로 도태중이지만, 그 F-4D보다도 더 가혹한 기골혹사를 당한 F-4E는 전력적 필요로 인해 그 도태시기까지 연장하고 있는 판이죠. 이유? 간단해요. F-4E는 KF-16이 수행할 수 없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것이 바로 합목적성에 포커스를 맞춘 경전투기와 당대 최고의 기술력을 끌어모아 만든 다목적 중전투기의 차이죠.
<우리 F-4E에 장비된 Pave Tack항법/타게팅포드예요. 1984년부터 도입된 물건으로서 F-15K도입전까지 공군이 가진 최강의 전략적 억제전력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어요. 이유는 KF-16과는 달리 F-4E는 대동강너머까지 LGB를 투발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김일성 장군께서 가장 두려워한 무기죠. 주야간 가리지 않고 자신의 머리위에 1000파운드 이상의 대형 LGB를 CEP 2미터 내로 떨굴 수 있는 수단이었으니까.>
<SLAM-ER도입전까지 공군 최강의 타격체 팝아이의 모습, 이 녀석 역시 중량이 무거워서 F-4E를 개량해 탑재했죠.>
똑같이 수명 도태시기지만, 우리 공군은 F-4E를 쉽게 포기 못하고 있죠.
KF-16등은 1000파운드급 이상의 무장을 장착하고, 평양이북을 타격하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죠. 반면 F-4E는 그것이 가능해요. 그거면 이미 F-4E는 KF-16이 대체할 수 없는 임무영역과 전력가치를 가진 것이라 봐도 좋아요. 즉, KF-16과 같은 경전투기가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가치를 가졌기에 쉽게 도태 못시킨단 말이죠.
결국 이 이야기를 통해보면 공군입장에서 제일 부족한 전력이 뭔지 잘 나타내주고 있죠. 바로 F-4E와 같은 장거리 전천후 만능 전투기예요. 현시점에서 F-5가 가지는 가치와 F-4가 가지는 가치의 차이는 천양지차죠. 오히려 도입시기가 더 이른 F-4D/E의 모습을 보며...
F-5의 도태와 이를 대체할 전투기 도입을 요구할 시...
우리가 어떤 면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지에 대한 좋은 반면교사 아니겠어요?
F-5는 도태시켜야 하는 전투기입니다. 그렇다면 F-5와 동일한 전력적 가치와 개념을 가진 전투기를 후속으로 도입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에요. 애초 F-5자체가 임시적 성격으로 도입한 전투기. 따라서 그 후계기로서 성격이 맞아떨어지는 전투기 도입을 모색하는 건 말이 안되는 거예요.
이미 하늘에 얼마나 많은 전투기를 올려놓느냐는 '현대적 제공권 쟁탈전'에선 별 이슈가 될 수 없는 사안이죠.
과감히 F-5가 수행하던 임무, F-5가 공군에서 차지하던 전력적 가치와 그 유산을 포기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해요. 즉, F-5는 후계기 논의 없이 과감히 도태시키고, 앞으로 필요한 진짜 전력을 도입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죠. 우린 그때 지금의 F-5가 아닌, F-4와 같이 장기간 전력적 가치를 지니는 전투기를 도입해야만 할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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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canopy | 2010-03-04 | 추천 0
mkhwang | 2010-03-04 | 추천 0
하지만 공군도 기체수에만 너무 집착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업그레이드나 지원기 확충으로 가지고 있는 기체 능력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니까요. 그리고 회원분들이 이 답글보고 KAI의 알바라고 비난은 하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조종사분들 돌아가신 것이 안타깝고 그나마 교체용으로 가장 빨리 들여올 수 있는 기체가 F/A-50이라 언급한 것 뿐입니다.
banana | 2010-03-04 | 추천 0
--> 이거 사실인가요?
걸프전당시 미공군의 F-16이 가장 많이 사용한 폭탄이 2000파운드 Mk-84였습니다.
물론 비행경로와 무장 탑재량에 따라서 평양이북까지 가는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한국전당시 F-86, F-80, F-84등도 공중급유없이 평양이북, 압록강 근처까지 날라다녔습니다.
MOB | 2010-03-04 | 추천 0
이리 하면서 f-15k 든 f-35b 든 f-35c 든 조기도입이 가능한 기체로 공군의 노후기체를 적절히 교체를 해나가면서 이 작업이 일단락 되면 공중급유기 도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듯 합니다.
늦깍이 | 2010-03-04 | 추천 0
KFX를 하면 KFX로 채울거고 Fa-50을 추가하면 이걸로 도배할거고
MOB | 2010-03-04 | 추천 1
박창현 | 2010-03-04 | 추천 0
10대1의 차이는 세대차이로도 메울수 없다죠.
100대1은 차원의 차이로도 넘을수 없고요.
질적우세를 주장하는 분들은 맨체스터법칙을 종종 망각한다는 것
질적우세도 양이 어느정도 뒷받침되야 통용되겠죠.
F-22가 F-15에 대해 1:100의 격추비율을 보인다고
정말로 한대가 100대를 격추시킨다고 믿는듯...한심...
MOB | 2010-03-04 | 추천 0
이점에서 해상초계비행 같은 것은 해군항공대에서 SU-34 같은 기종을 도입해서 대체를 해볼 필요가 있고, 역시 공군의 노후전투기 대체라는 측면에서 F-15K 든 뭐든 간에 도입할수 있는 기종은 도입을 해서 대체를 할 필요가 있을듯 합니다.
영상군 | 2010-03-04 | 추천 0
정작 대활약한 건 세이버였죠.
저의 세이버짱은 정말 카와이~하면서도 모에~하답니다.
영상군 | 2010-03-04 | 추천 0
소수의 미군 전투기가 다수의 전 영역을 선점한 인도 전투기들에게 발린 사건.
걸프전만 봐도, 고성능 전투기일 수록 생존성이 높은 것도 아니고,
저성능 전투기라고 집단학살당하거나 하지도 않죠.
오히려 자기의 임무영역과 운이죠.
제가 쓸데없이 시간이 남아서, 영국본토항공전 기종별 손실 수를 본 적 있는데,
말 많던 Ju-87 그리 많이 안 죽었더군요.
wj | 2010-03-04 | 추천 0
하지만, 자주 이야기 한 예로 첨단 미 공군의 상징이된 걸프전도 소수 정예인 미공군이 아니라
1800대의 전술기를 참여시킨 미공군이란걸 생각해야 합니다.
즉 어떠한 전략적 전술적 목표를 이루려면 필요한 소티수를 충족해야합니다.
영상군 | 2010-03-04 | 추천 0
소수의 고성능 고가 전투기만 있어도 현대전이 요구하는 바를 수행할 수 있다면,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F-22 딱 몇 대 산 후에, 자신들의 공군력에 흐뭇해했겠지만 현실은,
미국 내에서 소수의 F-22 체제에 대한 위험성이 성토되고 있죠.
정전 | 2010-03-04 | 추천 0
F-16 b60형 100여대 도입했다면 여러가지 상황이 좋아졌을까요??
록마랑 FA-50 개발에 협조,F-50형 개발,F-16동급또는 능가,개량형까지 가능??등등//
부품 호환에서도 이득일까요??
그러면 KFX에서는 힘들어질려나요?
정전 | 2010-03-04 | 추천 0
F-16 b60이나 도입하지...F-15K 도입으로 예산은 더욱 어려워지고 F-16부품 구하기도 힘들어지고...
F-15K 도입비용으로 F-16 b60 도입 했어면 100대는 가능했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