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전사(戰死)미군 절반, IED(급조폭발물)에 당했다

신시 | 2009-10-30 06: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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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로 확산되는 중… 북한도 실전배치 태세

최첨단 병기로 중무장한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사제(私製)폭탄에 속절없이 당하고 있다. '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급조폭발물)'로 불리는 이 무기는 무장 세력들이 임의로 제작해 길가에 매설하고 원격 조종으로 터뜨리는 폭탄이다.

여러 종류의 IED 중에서도 가장 애용되는 것은 'EFP(폭발물 형태의 관통물질)'다. 재료는 폭약을 채운 철통과 오목한 구리 또는 철판이 전부다. 노변(路邊)에 매설됐다가 미군 차량이 지나가는 순간 발사돼 10㎝ 두께의 장갑(裝甲)을 꿰뚫는다. 폭발할 때 발생하는 열과 충격파에 의해 오목한 금속판이 순간적으로 소형 미사일처럼 변하는 원리다.

이 조악한 무기가 현재 미군 전사(戰死) 원인의 1위다. 아프가니스탄에서 10월 숨진 미군 55명 중에서 23명(42%)이 IED 공격으로 숨졌다. 지난 26일 남부 칸다하르에서 미군 8명을 몰살시킨 것도 IED다. 올해 미군 전사자 276명 중 45.7%(126명), 작년 155명의 전사자 중 54.2%(84명)가 IED에 희생됐다. 미군 전사자의 절반가량은 탈레반과 직접 교전을 벌이지도 못하고 이 IED에 죽었다. 이라크 전쟁에서 죽은 미군 4300명 중에서도 약 절반은 이라크 반군 세력이 매설한 IED에 목숨을 잃었다.

미국을 더욱 긴장시키는 것은 이 IED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 29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이외의 국가에서 폭발하거나 폭발 전에 발견된 IED의 수는 2006년 3267개, 2007년 4027개, 작년 4273개로 증가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파키스탄, 인도, 태국 순으로 많았다. 남미와 북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IED가 애용된다.

월터 샤프(Sharp)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달 미 의회 증언에서 북한도 IED를 연구해 실전 배치할 태세를 갖췄다고 밝혔다. 유사시(有事時) 국군과 미군의 북진을 방해할 목적으로, 북한 주요 도로에 매설하거나 북한군 특공대가 한국 내 도로에서 설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용수 기자 hejsu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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