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의 끝자락을 잡고

언제나청춘 | 2008-10-31 17: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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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제목을 보면 시나 노래가사처럼 느껴집니다.
아랫 글에서 죽은 자식 X 잡고... 란 말을 하신 분이 계신데 너무 서글퍼집니다. 아주 딱 맞는 비유죠. 우리나라 아니 전세계 경제 꼴이 이렇게 되리라곤 누가 알았겠습니까. RD 예산 올려 준다는 말과 KFX는 무관한 말이 되어간다는 느낌입니다. 주구장창 KFX 개발을 논하던 하수 중 한사람으로서 가슴이 메어질 뿐입니다. 경기가 안좋을 때, RD의 투자는 당연히 돈되는 곳으로의 선택과 집중입니다. 이말은 국방쪽으로의 투자는 약간 고려대상이라는 것입니다. 국방쪽의 투자는 안보라는 무형의 결과물로 나오는데 경기 안좋을 때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란 말 듣기 좋은 투자 분야입니다. 그나마 국방쪽의 투자란 것은 결국 단기간 결과물이 나오는 곳에 대한 집중적 투자이지 KFX처럼 엄청난 개발비에 장기 프로젝트는 위험하죠.

사업의 시작과 무관하게 KFX란 논쟁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힘들지만 나중에도 개발할 여력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순 없으니까요. KFX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사실 축소하기 위해 드는 대부분의 사례들은 역으로 해석하면 KFX가 진행되어야 할 이유로 귀결됩니다. 그만큼 공군 전력에 대한 문제와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와 보호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T-50의 개발사를 보면 역으로 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격차가 벌어졌냐를 확인해 준 사례였고 그러기 때문에 투자를 접을게 아니라 더 해야 한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예전의 대단한 기술은 더 이상 지금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술이란 것이 지속적으로 발전되어 왔고 이 흐름을 찾지 못하면 그 시장에서 아주 불리한 조건을 가진 구매자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과감히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전투기 엔진 또는 레이더에 대한 제작 기술을 가지고 있나요? 다들 없다고 말합니다. 없으니까요. 그래서 무능한 나라가 우리나라라고 탄식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나름대로 조롱하는 분도 계시죠. 국적이 좀 의심스럽지만요.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우리나라 국력이, 경제력이 세계적으로 열손가락에서 약간 더 벋어나 있는데 이것 저것 다 찔러보는데 왜 전투기 엔진 기술이나 레이더 기술이 없을까 란 사실이 재미 있지 않습니까?

당연히 없습니다. 전투기 엔진 설계에 관련된 회사가 있습니까? 그걸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나 팀이 있습니까? 현재 우리는 이런 관련 시설이 없습니다.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말이 우리나라가 무능하다는 말로 귀결시키기엔 좀 심하죠. 무능하다고 유도하는 분의 뇌 구조나 지적 능력, 실력이 무능한 것이겠죠.
현재 F-15K의 엔진은 우리가 조립했었습니다. 미련하게 재료받아 조립해서 다시 미국보내 F-15K에 장착하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옵니다. 2차분 20대는 어떤 과정을 거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왜 이런 뻘짓을 할까요? 과연 몇몇 분들이 외치는 것과 같이 해당 분야, 부서 전문가들은 다들 무뇌아고 업체나 로비스트에게 흔들리는 연약한, 공군전력 말아먹는 내부의 적이라서 그럴까요.

엔진을 조립할 수 있다는 것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생산자냐 또는 연구 개발자냐란 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조립하는 것은 교육 좀 시키면 됩니다. 기계 덩어리야 대부분 그게 그거라 몇 개월 또는 난이도에 따라 몇 년 정도의 교육을 통해 고학력을 훈련 시키면 웬만한거 다 조립할 수 있습니다. 그럼 설계는 어떨까요? 해당분야 박사학위 받은 사람 데려다가 교육을 시킬까요? 설계는 이런 것이다 하고요. 말도 안되는 말입니다. 박사는 똑같은 박사입니다. 그놈이 그놈이란 것이죠. 생산자도 그놈이 그놈이란 것입니다. 단지 이 모델, 저 장비에 대해 더 잘알고 그것에 대해 운용, 생산하는 교육을 시킬 뿐입니다. 박사도 그냥 박사일 뿐입니다. 다들 배울만큼 배웠고 단지 저놈은 그쪽 엔진에 대해 더 해박할 뿐입니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전혀 새로운 이론이 적용되었다면 모를까 같은 선수들끼리는 다 잘 알죠. 현재 전투기 엔진 중에 우리가 모르는 아니 박사급들이 모르는 획기적인 이론이 있을까요? 그놈이 그놈이라는 것입니다. 현대 소나타 2.0 엔진의 출력이 160마력이 넘어선 것은 기술은 기술이지만 이번에 새로이 안드로메다 인이 이전한 신기술은 아니란 것이죠. 보통 130~140 마력대의 같은 용량 엔진보다 힘이 좀 더 좋아졌다고 남들은 모르는 전혀 새로운 이론이 적용되었거나 뭔가가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이말은 F-15K의 엔진을 번거롭게 우리가 조립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궁금해야 할 것은 바로 F-22나 F-35에 들어간 엔진이죠. 조립해 본 적도 없거니와 상세한 정보를 취득할 수 없는 신형기로 알려주지도 않을뿐더러 당분간 공개되기도 힘들죠. 현대가 소나타에 들어가는 베타 엔진에 대한 특허를 일본과 미국에 판것과 엔진을 판 것을 약간 별개로 봐야 합니다. 실제 현대는 엔진 실체(엔진 완성품)를 공급하지 않습니다. 설계도만 넘겼다고 보는게 이해가 쉽겠죠. 그쪽에서 알아서 만들어 자동차에 장착하겠죠. 이것을 다시 전투기 엔진으로 가져오면 암울합니다. 분명 전투기 엔진을 조립했습니다. 하지만 설계할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그쪽 관련 최고급 인재가 있다 하더라도요. 조립은 되는데 설계는 안된다는 말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더라도 우리나라에 오면 전투기 엔진 설계 못합니다. 조립은 합니다. 조립할 여건이 되니까요. 조립할 사람이 있고 조립할 장소와 여건이 있으면 당연한 얘기일 것입니다. 설계쪽으로 가면 어떨까요? 설계할 사람만 있습니다. 설계할 여건이 있나요? 연구시설, 실험장비...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미국으로 유학 많이 보내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그 중엔 항공우주산업쪽으로 유학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또는 유명한 해외 석학을 초빙해서 설계할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린 안됩니다. 선비사상에 입각해 그렇게 미치도록, 불타는 교육열이 있어서 안됩니다. 똑똑한 아이가 있어도 훌륭한 선생이나 또는 학교, 공부시설 없이 방치하면 그냥 평범해지죠. 사람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연구할 환경이 없다는 말이죠.

이런 환경을 조성해 놓지 않고 우리의 능력을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했는데 안되어서 무능한 것과 해보지도 않았는데 무능하다고 단정짓는 것은 분명 다릅니다. 평가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죠.

근래 또 신경쓰이는 댓글들이 보여 결국 걸고 넘어져야 할 부분이 생겼습니다. 뭔가 자체 개발하게 되면 그것을 국산 무기라 합니다. 몇몇 분들은 껍데기만 국산이라고 합니다. 말장난처럼 들리는 국산화율이 얼마인데 어쪄고 저쪄고 합니다. 다분히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것 알지만 대놓고 얘기하기도 힘들고 참으로 난감한 경우입니다. 전에도 예를 들었지만 박지성이 뛰고 있는 팀 맨유는 영국 클럽 소속입니다. 외국인들로 구성된 프랑스 외인부대는 어느나라 군대인가요? 우리는 마치 말을 교묘하게 돌려서 혼돈을 야기하면서 자기 주장이나 조롱을 극대화 하려 하는데 비열한 짓들이죠. 분명 맨유는 영국팀입니다. 박지성이나 호날두처럼 외국인 비율이 얼마나 되냐, 이를 얼마나 자국인 선수로 가져갈 수 있냐 문제는 얼마나 자국 어린이들한테 축구에 대한 투자를 하냐란 말로 전혀 다른 의미가 됩니다. 즉 국산화와 국산화율은 같이 묶어서 무능으로 유도하기엔 부적절한 관계이고 이렇게 활용하는 사람들의 의도는 당연히 의심해봐야 하겠죠. 자국에 훌륭한 축구팀이 있고 거기가 돈이 되고 유소년 클럽에 투자도 하고 하면 유능한 인재가 몰리겠죠. 유능한 인재가 자국에서 받아주는데가 없어 외국으로, 자신을 알아주는 곳을 찾아 방황하는 것보다야 가능하다면 (여기서 아주 무리까지 해가면서 만들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게 KFX의 딜레마입니다) 자국에서 환경 만들고 서서히 키워나가는 것이 좋다입니다.

연구개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기반으로 KFX가 있겠죠. 이게 국방과 맞물려 있으니 딜레마입니다. 연구개발환경을 조성해 놓았다 하더라도 결국 비싼 돈 주고 유능한 석학들을 초빙해야 합니다. 억울하면 빨리 커야겠죠. 이런 환경이 만들어졌을 때 분명 또 딴지를 거시는 분들 있습니다. 기껏 만들어 놓고 좀 있다 돌아갈 해외석학들에게 천문학적인 돈이나 뿌리고 있다.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이냐. 왜 그딴 걸 지었냐... 국내 좀 잘나간다는 대학에선 외국 교수님들 많이 초빙합니다. 유능한 교수님 초빙해서 학생들 가르키게 하고 연구하게 합니다. 그러겠죠. 아까운 교육비 외국인한테 연구하게 헛돈질 한다... 같은 현상을 보고 다른 해석이 나오는 경우죠. 하지만 전자와 후자의 해석방식에 따른 사람을 고찰해 보면 분명 다를 것입니다.

막말로 하자면 KFX는 돈지랄입니다. 너무 큰 돈을 쓰기 때문에 다들 걱정입니다. 잘못하면 여러군데 피를 봐야 하고 특히 국방이라는 절대 흠이 생겨서는 안되는 부분까지 피를 볼수 있기 때문에 다들 걱정하고 있습니다. 근데 KFX 얘기만 나오면 국산 논란이 나오다가 국산화율이 나오고 유능, 무능이 나옵니다. 외국인 교수한테 배운 우리 학생은 국산일까요 아님 외국산일까요. 그리고 국산화율은요. 다분히 말장난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을 진지함으로 포장하여 끝내 무능론을 펼치죠.

분명 KFX는 자주국방 관점에서 국방에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흥분과 자부심을 주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잘 아시는 전문가분일수록 반대가 심합니다. 대규모 사업에 행여 예측 못할 변수에 의한 개발 지연이나 품질저하 등의 우려가 발생한다면 뒤따르는 악몽수준의 피해를 걱정하여야 합니다. 그걸 흉내내는 사람들이 걱정이죠. 의도가 다분히 의심스럽지만요. 전문가 또는 고수님들의 반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돈없기 때문입니다. 어설픈 반대론자들은 무능하기 때문이고요. 주요한 차이입니다.

그래서 저는 공군 주도의 개발보다는 좀더 뛰어다녀서 정부 관련부처의 공동개발을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뭐 결국 지금이야 개발 반대하는 사람보다 더한 반대논리를 만들고 있지만요. 공군에서 주도하면 대부분 군사기밀입니다. 기술 이전과 기술 개발에서 나온 대부분의 것들이 묶여버립니다. 미래 산업 중에 항공우주산업이 있다고 떠드는 것 중에는 군사용만 있는게 아닙니다. 정부 관련부처에서 주도를 하게 되면 개발 실적을 요구받게 되고 이는 민간으로 기술이전, 확장 등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전 받은 기술이나 개량된 것들이 군에서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공군의 독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잘되도 독박이고 못되면 독약입니다. 관련된 정부부처가 2~4개가 될 수 있습니다. 개발비가 5조에 7.5조 또는 10조라 하지만 관련부처가 공동 부담하면, 또한 개발 기간이 10년 정도라 가정했을 때 일년에 최대 1조 정도의 공동 부담.... 글쎄요. 보통 자리에 따라 다르지만 사무관 하나가 일년에 펜대 굴려 돌리는 돈이 몇천억대인 곳도 많습니다. 공군처럼 사정이 팍팍하지 않다는 말이죠. 다른 말로 관련부처에서 헛짓거리로 날리는 돈만 가지고 와도 F-22 사업도 하겠다라고 농담합니다. 1조를 2~3개 부처에서 나누었을 때... 돈 좀 있는 부처라면 사무관(서기관도 아니죠) 하나가 휘젓는 돈이 분담금보다 많을 것입니다.
전에 위와 같은 제안을 했을 때 어떤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공군이 뛰어다녀 이런 식으로 일을 한 사례가 없다. 불가능하다라고요. 미국이 이렇게 된 사례가 있냐요? 예전에 그랬다고 지금도 그래야 합니까? 단순히 인도 아준 전차 사례를 보면 우린 전차 개발하면 안됩니다. 국산화와 국산화율처럼 구분해야죠. 개발 불가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나라 연구원을 인도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인도 상황으로 만들어 놓아서 개발 안된다고 해야 좋겠습니까. 우린 대한민국 사람이죠. 여건이 다릅니다. 인도의 예로 우리를 평가하면 안되죠. 예전의 예로 미국을 평가했고 또 그렇게 되었다면 지금 미국이 이런 금융의 망신을 당할 일이 없습니다. 사례를 사례입니다. 예전에도 안했으니 지금도 안된다란 말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심리학에서 동물 실험에서 잘 나와있죠. 동물에겐 직빵입니다. 우린 사람입니다.

KFX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라도 지속적인 토론이 이어져 불꽃만은 꺼지지 말았으면 합니다. 언제고 다시 기회가 되면 시작할 수 있게요. “죽은 자식 X 잡고...” 란 말을 읽었을 때 너무 정확한 표현이라 가슴 아팠습니다. 하지만... 죽었는지 살았는지 잘 모르겠고, 최악을 경우 둘째라도 낳아서 대는 이어야죠. 우리가 항공우주산업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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