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의 정도

언제나청춘 | 2008-10-27 17: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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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냐 안되냐의 지리한 논쟁은 이제 그만 해야하지 않을까요. 신기술이 아닌 기존 기술의 개발이나 개량을 말하는 것입니다.
전투기 또는 무인기를 예를 들어 봅시다.
전체를 묶어 하나의 결론을 내는 것 만큼 편한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을 좀 무시하는 말로 초딩이라 합니다.
비행기... 먼저 날려는 기본적인 골격도 가져야 하고 이에 따르는 비행체 제어 기술도 가져야 합니다. 제작 목적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지겠지만 속도나 기타 내외부의 장착물 또는 요구사항에 따라 어느 정도 그 모양이 나옵니다. 사실 이런 분야는 컴퓨터가 일상화가 된 지금에는 시뮬레이션에서 대부분 마칠 수 있습니다. 최종 결과 나오면 실제로 그런지 풍동 실험이나 해보고 미세한 오차를 보정하여 다시 실험하는 정도일 것입니다. 이게 우리나라는 불가능할까요?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초음속 풍동 실험할 곳이 없습니다. 그럼 최종 시뮬레이션 마치고 나온 축소 모델을 미국이나 유럽으로 보내 실험하여 결과치를 얻을 수 있다면 가능하다고 봐야 하나요? 그렇죠 가능합니다. 불가능이냐 가능이냐는 기준을 어디에 놓고 판정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말장난입니다. 단순하게 가능/불가능을 가지고 말장난 하려면 그 때 그때 기준을 조금씩 바꿔가면서 몇일을 토의할 수 있습니다. 보통 말돌리기라도 하죠. 그럼 비행체 형상 제작이 가능하냐 불가능하냐의 문제를 떠나 형체를 제작할 능력이 있냐 없냐 문제로 가면 당연히 능력 있다로 됩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똑같이 미국에서 유학하고 LM이나 보잉으로 가면 비행기 만들고 또는 유능한 인재라는 소리 듣고 우리나라 귀국하면 졸지에 초딩되는 게 항공우주 관련 고급인력의 처지입니다. 실험할 환경이 없는 것이 문제지 실험을 할 사람들의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FBW를 가지고도 말장난 할 수 있습니다. LM에서 준 소스코드를 가지고 T-50의 FBW을 완성했다. 따라서 우린 좀 능력이 없다 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시는 분들의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여기 회원들 중에는 프로그래밍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프로젝트가 주워졌을 때 알아야 프로그램 짜지 모르면 못짜죠.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를 데려와도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모르면 못 짜죠. 이말도 좀 모순은 있습니다. 관련 분야 최고의 프로그래머란 단서를 달아야 하는데 그냥 최고라고만 하면 또 말장난으로 가버리죠.
날망님이나 몇몇 분들이 올려주신 자료에 보면 프로그래밍에 들어가 소스의 길이, 보통 라인이라고 하는데... 몇만 라인에서 몇십만 라인이 나옵니다. 이걸 처음부터 다 작성하라고요? 프로그래밍의 진정한 삽질이죠. 보통 프로그래밍에서 삽질이란 비공식 용어가 있는데 이런 류의 작업도 포함되죠. 요즘 프로그래밍은 특히 민감한 상업용 프로그래밍이 아닌 경우 웹상에서 오픈된 소스를 가져와 수정해서 쓰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남의 도움 받지 않고 스스로 작성할 수 있습니다. 그걸 삽질이라 합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남의 도움 받지 않고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그럼 약간의 비용(차비)를 내면 쉽고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이 좋죠. 미친 놈 소리 들어서 그렇죠. 주어진 프로그램을 수정하여 적용하였다. 이말은 그만한 기술력이 있다는 말이죠. 작년인가 모 국책 연구소에서 개발한 로봇 관련 기술을 회사에 이전하는데 중소기업에 dll 형태로 넘기는데 몇 천만원인데 비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가장 큰기업이 어딘지 알죠)에 넘기는데는 억대였습니다. 물론 소스 코드로요. 일부 강의나 교육을 잠깐 해주겠지만 소스 코드만 넘겨주는데 과한 댓가일까요? 그리고 소스 코드만을 받는 그 기업은 그 기술을 개발할 능력이 없는 회사일까요? 그리고 그 소스 코드를 이용해 상업화를 이루지 못할까요? 아닙니다. 그 회사가 만능이 아닙니다. 그런 부분은 외부 위탁 과제로 가야지 내부 연구 인력에게 일감을 주게 되면 문제가 커집니다. 그 과제가 끝나면 해당 연구팀을 해체 시켜야 하는데 이런 류의 프로젝트가 한두개도 아니므로 핵심 그리고 주력이 아닌 부분은 아웃소싱 형태로 외부 위탁 과제로 가는게 일반적입니다. 처음부터 끝가지 다 할 순 없습니다. 때론 개발비 아낄려고 특허료 주고 기술을 통째로 가지고 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부분은 국산에 대한 토의 부분에서 다시 다루어야 할 부분이겠죠.

FBW... 누군가 저한테 이 프로그램의 소스를 준다고 했을 때, 과연 제가 T-50에 적용할 수 있냐란 질문엔 당연히 안된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비행기를 모르는데요. 저한테는 돼지 목의 진주 목걸이 격입니다. 그걸 이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주어졌을 때 진정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은 해당 과제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현시대는 한두명의 천재나 프로그래머가 아닌 팀 단위 작업이 일반적이므로 약간의 상황 변화는 있다 하더라도 큰 틀은 어쨌든 같습니다. FBW의 소스 코드가 몇만 또는 몇십만 줄이었다면 스스로 작성할려면 몇 년 또는 수십년을 소요할수도 있겠죠. 어차피 작성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시행착오도 고려한다면요. 부산서 서울까지 스스로 걸어가냐 차타고 가냐의 차이입니다. 이게 무슨 말장난이냐고요? 예전엔 불가능했습니다. 당연히 걸어서 가야 했죠. 그래서 예전 사람들은 걸어가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기술의 발전에 기인하여 도로라는 것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도입도 이루어졌습니다. 자동차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알지 못하면 걸어가야죠. 또는 자기 논리의 타당성을 위해 현재의 부정 즉 자동차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분들도 계시죠.

양철이론에서... 예전에 우린 양철을 가공한 능력이 없어서 양놈의 철 해서 양철, 양철 했습니다. 지금도 못할까요. 그걸 가공할 환경, 인프라 그리고 지적 수준이 충분히 높아졌습니다. 아프리카 원시 부족에게 양철 만들라 하면... 당연히 못만들죠. 공장을 지어줘도 못만듭니다. 지적 수준이나 능력도 안되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하고 실습을 시켜줘야 만들겠죠. 예전에 우리가 양철이라고 부르며 살던 시대도 우리의 역사입니다. 분명한 역사입니다. 그걸 지금의 현실로 가져와 우리는 이렇다 하면서 우기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21세기를 살면서 1980년대나 1990년대의 기술력과 사고방식에 묶여 벋어나지 못하면서 그 기준으로 지금을 판단하고 남에게 각인시키려고 하는 모습들...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그 판단 기준을 1970년대까지 내리진 않으니 다행입니다. 대부분 그 기술력이나 능력의 기준치가 1980~1990년대로 고정해 놓죠. 그 시기가 가장 활발하게 변화가 이루어지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다시 무인기로 가면 무인기도 종류가 참 많습니다. 전투기로 갈 것인지, 정찰기로 갈 것인지 공격기로 할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멀티롤로 가면 참 좋지만 당연히 욕 얻어 먹기 좋은 상상이죠.
KFX 논란에서 어떤 분들은 유인기 접고 무인기로 바로 가자고 하는데 여기서 무인기라는 것은 전투기를 말하는 것입니다. 말장난이 좀 심하신 분들이겠죠. 무인기라고 매니아들의 무선 RC 비행기와 무인 전투기를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는 단순함은 아니겠죠.
무인 정찰기로 정했을 때, 그 구성 요소를 나누어야 합니다. 비행체가 필요하고 그걸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하고, 정찰 목적의 구성품들이 필요합니다. 형체를 설계할 수 있나요? 아마도 가능하겠죠. 구성품을 만들 수 있을까요? 구성품도 여러 가지지만 SAR이나 일부 광학장비 등과 같이 국내 개발된 제품은 국산으로 하고 나머지는 사오는 것도 좋죠. 나중에 자체 개발하거나 또는 큰 의미가 없다면 계속 사와도 상관없을테니까요. 비행체 엔진을 설계할 능력이 있습니까? 당연히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럼 기성품보다 동등한 성능이거나 더 우수할까요? 아마 그렇진 않을 것입니다. 그럼 당연히 사와서 달아야죠. 우리가 조선 강국이라고 떠들고 배도 많이 찍어 낸다고 하지만 실제 배에 들어가는 엔진도 국산인가요? 이런 말로도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을 개발된 것들은 집어 넣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사와서 붙이면 됩니다. 또는 현대가 일본이나 미국 업체에 자동차 엔진 설계도를 넘긴 것처럼 외국에서 기술 사가지고 와서 라이센스 생산하면 됩니다. 현대는 해당 엔진에 대한 특허료를 받고 그들은 자체적으로 엔진을 생산합니다. 단지 설계를 안했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설계할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죠. 오히려 자동차 역사와 동일한 역사를 가진 오래된 기업들이니까요. 해당하는 급의 엔진을 새로 설계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설계하느라 들어가는 시간과 인력, 예산을 따져봤을 때, 사오는게 더 싸면 사오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능력이 있다 없다 논평하는 분들의 생각의 능력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국방기술력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능력이 떨어지는 것과는 별개입니다. ADD의 규모가 얼마나 된다고 모든 것을 다 연구할 수 있을까요? 홈페이지 들어가서 확인해보십시오(전 오늘 처음 상세히 보았습니다. 예전엔 그냥 흘려 보았다고 해야죠). 그만한 규모에 그만한 팀들로 그만큼의 성과를 얻었으면 기적이죠. 더 많은 연구팀을 추가하고 더 많은 예산을 쥐어주면 우리의 국방기술력은 더욱 올라가겠죠. ADD나 다른 관련 기업, 기관에서 모든 것을 다 연구하고 만들진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사와서 쓰는게 더 효과적일수도 있습니다. 사와서 쓴다고 우린 능력이 모자란다는 말로 싸잡아 매도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몇몇 첨단 기술들은 어쩔 수 없이 사와야 하지만 대부분은 별 가치가 없기 때문에 사오는 것들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첨단 기술은 남의 나라 기술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보며 또 생각해봅니다. 그 뛰어난 첨단 기술들... 우리는 지금 연구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나라 경제가 풀리면 더 많는 예산이 투입되어 언젠가는 하겠지만 대부분 논란이 되었던 기술들은 현재 우리는 연구하고 있지 않습니다. 연구하고 있지 않다고 우리가 무능한 것은 아닙니다. 또한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부분들 중에서 선두이거나 선도하는 분야가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쳐지진 않습니다. 선두 그룹(다분히 개인적 평가입니다)에 있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 연구 개발 인력의 능력이 선도 그룹에 비해 쳐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 추정한 투자 대 효율 면에서는 적은 돈으로 더 많은 성과를 얻는 것으로 볼 때, 능력은 더 뛰어나다고 해야겠죠. 물론 각 개별 연구원들의 학력이나 능력을 볼 때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하겠죠. 적은 연구비에 과다한 성과물을 요구하고 그렇게 못할 경우 엄청난 댓가를 치루도록 하는 시스템 안에서 우리 연구원들이 혹사 당하고 있지 않나 하는 걱정도 됩니다. 넉넉지 않은 나라에서 취할 수 있는 당연한 상황이란 것을 알지만 간혹 글을 읽을 때마다 우리의 능력을 너무 비하하거나 무시하시는 분들을 보면 묵묵히 일하고 국방이란 기밀에 막혀 말 못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안타까울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ADD나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기업, 기관에서 내놓은 결과들은 우수하거나 최소한 뒤처지진 않았던 것(역시 개인적 평가) 같습니다. 그게 우리의 기술력입니다. 우리가 시도하지도 않았거나 개발하지도 않았던 부분에 대해 외국과 비교하며 비하하는 경우는 피해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그리고 스펙을 너무 중시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2차대전 폭격기의 폭장량이 F-15K 전폭기의 폭장량과 비교해서 턱 없이 모자란 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전폭기 보다 떨어지는 폭격기를 비유할 때 시간의 흐름도 같이 넣어 줘야 균형이 맞을 것입니다. 비슷한 예로 무스탕보다 떨어지는 성능을 가지는 KT-1 웅비도 있습니다. 2차대전 전투기 무스탕보다 떨어지는 연습기 KT-1 웅비의 비교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일부 했던 말들은 반복하다 보니 정리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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