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스러운 마음에 찾아본 윤영하급의 문제

maxi(김민석) | 2008-10-10 09: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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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민석입니다.
얼마전에 윤영하급의 엔진 문제로 김병기님의 댓글에 딴죽을 걸어서 욕 많이 먹은 적이 있습니다. ^^;

그런 욕을 듣고 그냥 넘어가거나 어물쩡 없던 일로 하기에는 제 양심에 찔리기도 하고,
궁금한적도 많아서 그동안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일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주된 내용은 관함식이 열리는 부산 마덱스에 가서 확인을 한 것과 공개자료를 섞었습니다.

1.왜 엔진이 뭐가 맞는지 논란이 생겼을까?
지금까지의 조함사업에서 매니아들이나 잡지가 엔진에 대해서 서로 엇갈린 정보를 내는
경우는 정말 드물었고,
원래 김병기님이 확인한 정보랑 밀리터리 리뷰가 확인한 정보가 다를 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좁은 한국 밀리터리 매니아계에서 정보의 원천은 크게 다를 일이 없기때문이지요.
그래서 밀리터리 리뷰가 왜 실수를 했는지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찾아봤는데,
저는 엔진의 도입과 계약 시기가 문제가 되었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즉, 윤영하급의 디젤 엔진의 도입이 확정된 시기가 윤영하급이 상세설계에 들어가는 와중에
갑자기 바뀌게 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는데, 이는 상당히 충격적인 말입니다.
왜냐면 항공기나 전차가 엔진을 먼저 정하고 설계에 들어가는 것이 상식으로 되어 있듯,
함정의 추진체계를 설계가 진행되고 난 이후에 결정되었다는 것은 좀 많이 이상한 일입니다.

이렇게 뒤늦게 막차를 탄 과정에서, 밀리터리 리뷰가 취재를 했을때
엔진의 교체를 모르는 사람에게서 정보를 들었는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왜 엔진이 갑자기 바뀌었을까?
한진측의 발언으로는 자신들은 정확한 사실을 모르나 단지 "관급품목" 이 갑자기 바뀌어서
우리는 해군이 사준걸 달기 위해서 설계변경을 했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문제는 윤영하급 디젤엔진의 계약시기는 방사청이 생기기 전의 일로 알려져 있어서,
그렇다면 해군이 무슨 이유로 엔진을 바꿔 선정했을까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만
보안문제도 있고 기타 민감한 사람이라 저같은 민간인이 확인할 길은 없는 것 같습니다.

3.윤영하급의 디젤엔진이 커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일단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STX에서 발표한 디젤엔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FFX용 디젤엔진으로는 12V 1163 TB83이 선정되었습니다. 4824 마력에 1250RPM입니다.
다음으로 해경 3천톤급 경비함에 들어갈 20V 1163 TB93입니다.
엔진의 모습이 TB83과 93이 모습이 상당히 다릅니다. 9916마력에 1300RPM입니다.
마지막으로 PKX에 들어가는 16V 1163TB93입니다.
해경의 3천톤급 경비함의 크기를 그대로 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7780마력에 1300 RPM입니다.
그냥 단순 엔진비교만으로 보면 3천톤급 경비함>PKX>FFX 순으로 크기가 다르고, 특히 FFX의 경우에는
거의 비슷한 배수량의 경비함보다 출력이 반인 엔진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이는 FFX가 LM2500 두기와 디젤 두기를 혼용하는 CODOG 방식인데 비해서, 해경 경비함은
디젤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리는 전기추진 방식을 채용해서 발전용 디젤엔진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FFX 엔진보다 출력이 두배나 센 엔진을 다니까 무리가 오는게 아니냐고 했는데,
문제는 이 16V 1163TB93 엔진이 들어가는 함정이 다양합니다.

5thsun 님이 지적한 대만 고속정도 있지만, 16V 1163TB93 엔진이 두개 들어가면서 가장 큰 배는
남아공의 Valour class 프리깃함을 들 수 있는데, 3700톤급 입니다.

16V 1163TB93엔진이 두 개 들어가면서 가장 작은 배로는
PROJECT 12300 으로 불리는 SCORPION 고속정 을 들수 있는데, 460톤 이지요.

그러니까 단순히 크기가 큰 엔진을 넣어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기에는1163엔진이 너무나 일반적으로,
그리고 광범위하게 쓰입니다.


4.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을수 있을까?

미리 말하지만, 이 부분은 공식적인 답변이나 자료를 인용한게 아니라 믿거나 말거나라는 점을
먼저 밝히고 시작합니다. 제가 하는 말 못믿는 분도 많고, 날망님이랑 다투면서
못믿겠다는 분도 많은거 아니까요.

먼저 생각해 볼수 있는 문제는 당연히 갑작스러운 엔진 교체로 인한 트러블 발생이고,
공개된 윤영하급의 문제점들을 봤을때 이 대답이 가장 이치에 맞고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아마 이것이 가장 진실에 가까운 말이겠지요.

두 번째로 생각해 볼수 있는것이, 먼저 570톤의 대형 "워터제트 고속함"이 40노트 이상의
속도를 달성하는 것이 상당히 무리입니다. 기본적으로 윤영하급과 덩치가 비슷한
현대의 고속함들의 평균적인 속력은 30노트초반대가 최대속력으로 형성되어 있지요.
현재 운용중인 최신예 고속정중 40노트 이상을 발휘하는 것은 SES라는 특수선체를 채용한
노르웨이의 Skjold 급이나 가스터빈3기를 채용한 하야부사급 고속정정도밖에 없고, 둘 다 300톤대의 가벼운 무게를 가지고 있습니다.

윤영하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비교되는 헬레닉급이나 키릭급 고속정은 워터제트가 아니라
전통적인 스크류 방식을 채용해서 속력이 더 높습니다. (워터제트의 출력손실이 꽤 있습니다)
워터제트 자체에 대한 의문도 있는데, 현재 알려진 윤영하급의 추진방식은 저속시에는
두 기의 디젤엔진으로 중앙의 워터제트로 순항하고,고속시에는 두 기의 가스터빈으로
좌 우측의 워터제트를 함께 사용해서 높은 속력에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앞서 제시한 16V 1163TB93엔진을 두개 쓰면서 가장 큰 크기를 가진 남아공의
Valour class는윤영하보다 훨씬 큰 워터제트를 탑재했습니다.
윤영하에 장착된 워터제트 한 기가 제대로 된 성능을 낼 수 있을까요?

이것은 억측이라서 틀릴 가능성이 많은 추측이지만, 현재 알려진 워터제트의 출력과 1163 엔진 두기 출력을 비교하면 1163엔진 두 기의 총 출력을 워터제트 한기가 감당 못한다고 봐야 합니다.
또한, 다른 작은 배들도 16V 1163TB93엔진을 두 기 장착한다고 해서 엔진이 크지 않다는건 맞아도,
기관부에 무리가 갈 일이 없는것도 아닙니다.
5thsun 님이 말씀하신 대만 고속정이나, 제가 보여드린 스콜피온 고속정은 둘다
디젤 엔진 두기가 각각 한 축을 담당하는 이축추진이고, 상대적으로 더 큰 Valour class 만
디젤엔진 두기의 출력을 한 워터제트에서 뿜어내는데, 문제는 이때 쓰이는 1163엔진은
우리 해경의 3천톤급 경비함처럼 발전을 해서 돌리는 하이브리드 방식입니다.
트랜스미션이 어떻게 될지 약간 의심스러운 부분이지요.

분란을 일으킨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이렇게 약간 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김병기님이나 비밀 식구분들에게 약간의 속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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