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형이라는 것만큼 편한 것도 없습니다.
공군이 노후 전투기 조종사에게 UMPC를 가지고 작전하라고 한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모듈형이죠

현대의 장비들은 다기능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투기가 그렇죠. 그냥 전투만 하면 되는데 그 성능을 더 높일려고 레이더 달고 뭐 달고 등등 합니다. 전투기의 1차 성능은 역시 레이더죠... 먼저 봐야 하는데 사람 눈으로 볼 수 없는 거리까지 확보하고 싸울려 하니...

하나의 시스템에 상호 이질적인 장비가 장착되어 갑니다. 전투기의 경우 레이더입니다. 우리가 아는 레이더는 전파 쏘고 받아 데이터를 처리하여 조종사와 무장에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를 중간에 제어하는 다양한 방법 또는 컴퓨터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F-22의 경우 스펙이 엄청 화려하죠.

통합시스템은 모든 입출력 정보를 고성능 컴퓨터가 통합하여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모듈형의 경우 각각의 장치(예를 들어 레이더)가 독자적인 처리 능력을 가집니다. 전체가 하나의 CPU에 통제를 받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개별적인 구성품이 각각 CPU를 가지고 자기에게 부여된 임무를 처리한다고 보면 됩니다. 사람사회가 그렇죠. 개인은 조직의 각 구성품으로 움직이지만 개별적으로 생각을 가지고 있죠. 개별적으로 주어진 데이터를 처리하여 상관에게 보고 하고 상관은 다시 그걸 취합하여 정리하고 이걸 다시 위로 올려 보내고... 하다 위에선 이걸 일이라고 했어 하고 다시 되돌리고 ㅎㅎㅎ. 각 개별 구성원은 독자적인 처리 능력이 있고 그게 잘 뭉쳐 있는 조직이 발전합니다. 반대로 일방적으로 데이터가 올라가거나 명령이 내려오는 조직은 좀 문제가 있죠. 개별구성원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가 최고위층까지 올라가고 명령이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오고... 최상부층이 슈퍼컴퓨터인 경우 가능합니다. 그 많은 데이터를 다 처리할 능력이 되니까요. 사람으로 치면 천재죠. 하지만 대부분 이렇지 않습니다. 그럼 문제이죠.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니까요(요즘 뉴스를 보면 뭐가 문제의 핵심인지 알 것입니다 ㅎㅎㅎ).

모듈형 또는 임베디드 시스템은 각 구성품이 독립적으로 자기 일을 수행합니다. 그 결과를 주고 받을 뿐입니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주면 그걸 처리하여 소수의 정보를 만들어 출력을 만듭니다. 레이더는 그냥 실시간으로 얻은 데이터를 주 컴퓨터에 뭐가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적기인지 아닌지 정도의 소수 정보만 가공하여 보내면 됩니다. 그럼 상위 시스템 또는 컴퓨터가 처리할 정보의 크기가 줄어들어 그만큼 다른 곳에 더 신경을 쓸수 있습니다. 이게 임베디드 시스템이 가지는 장점입니다. 이경우 입출력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고 표준화가 된다면 더욱 좋죠. 레이더가 시원찮다면 또는 일하는 녀석이 맘에 안들면 동일한 또는 더 우수한 장치 또는 사람으로 교체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일하는 회사의 구조는 임베디드 시스템 또는 모듈형 시스템입니다. 단지 위에서 데이터까지 요구하고 실제 지시사항을 말단까지 내려가는 것을 확인하고 등등 한다면 각 모듈에 대한 신뢰를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고 감사처럼 가끔하는게 아니라 이게 일상적인 거라면 기계부품 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놈이 못하면 다른 회사에 동일 업무를 하는 유능한 놈 뽑아오면 됩니다. 이게 모듈형의 장점입니다. 또는 모듈화 되어 있다는 것은 한 인재 또는 장비를 그렇게 만들어도 됩니다.

어쨌든 결론은 각 구성품을 따로 놓고 보는 것입니다. 다 따로 알아서들 잘 돌아가게끔 하는 것이고 가운테 통합하는 장치 또는 컴퓨터가 조율할 뿐입니다. 슈퍼컴퓨터는 모든 장치에서 들어온 데이터를 모두 처리하여 결과물을 내지만 그보다 한참 떨어진 임베디드 시스템의 CPU는 오로지 자기 일만 하면 되기 때문에 성능적으로는 많이 떨어져도 전체 결과적으로는 크게 뒤쳐지지 않습니다. 현대의 왕회장님께서 혼자 똑똑해서 기업을 키운게 아니라 밑에 똘똘한 인재를 잘 채용해서 그 인재들이 잘 키워서.. 그리고 왕회장은 그 인재들을 잘 키우고 관리해서 큰 기업이 된 것입니다. 임베디드 시스템의 한 예죠. 그 소프트웨어가 어떻냐에 따라 성능의 차이가 확연히 나겠지만 개념적으로는 사람 사회의 회사와 같은 곳입니다. 회사는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 틀린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천재 사장과 꼴통 직원 구조도 클수 있고 아니어도 클 수 있습니다.

전투기의 경우 모듈형 형태로 가기 힘들기 때문에 기회 될때 전체를 한꺼번에 개발(사실 기성품 도입이 초기 할일이겠지만요)하면서 그 구성품을 모듈화 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