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 기술실증기는 도전해야합니다.

김병기 | 2007-12-31 17: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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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FX 개발계획에관한 소식이 흘러나오니 의견이 분분합니다. 현재의 상황은 일단 기존의 KFX 구상 ( 양산을 전제로 개발하는 계획안 ) 은 KDI 에서 100 여대의 양산을 전제로는 경제성이 없다고 보고하여 사실상 포기로 가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이 보고서에대해서 좀더 기술적 검증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었고 공청회나 검증을 다시 해보기로했다지만 실제로 물건너간 것은 거의 확실해보입니다.

다만 기술확보를 위해 탐색개발이나 기술실증기까지만이라도 가야한다는 방사청의 강력한 주장에 ( B 안으로 기술실증기 개발안이 보고 되었다고 합니다. ) 현재 청와대에서는 1 월중으로 최종결정을 하기로했고 이를위해서 공청회나 전문가들의 토론등을 구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한국의 예산관행이나 프로젝트 관리 경험상 결과물이 없는 탐색개발 ( 약 3000 억) 만으로 예산을 통과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기술 실증기의 경우 ( 공개된 자료는 아직 없지만 최소한 5-7000 억 정도로 추산 )도 소규모 예산의 기술실증을위한 개발은 있었지만 실증기로서는 예산 규모가커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현재 이명박 정부가 준비중인데 이 사업은 이명박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결정되어야합니다. 두가지 이유에서 그렇습니다. 첫째는 새정부가 들어서면 의사결정을 위해서 다시 현황파악이 필요하고 또다시 1 년은 가볍게 연장됩니다. 두번째는 자주국방을 주장하는 현 정부 정책 기조고려할때 전투기 국산화를 이루기 위한 모험적인 예산투자를 현 정부가 결정을 하지 못한다면 차기 정부는 대미관계 복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미국이 반대하는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에 투자를 할 가능성이 훨씬 적어진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현 정부의 정책에 많은 점을 반대해왔지만 이번 결정이 현정부의 마지막 업적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처음부터 저는 독자적인 개발 및 양산은 어렵다고 이야기해왔습니다. 공동개발이 성사되어야 가능하다고 이야기했었지요. 사브사에서 상당히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해서 6.5 조 정도의 개발비를 추산하면서 30 % ( 약 2 조 정도) 개발비 투자를 전제로 10 % 물량의 자사 생산을 요구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그리펜까지 개발하며 얻었던 전투기 설계의 주요 핵심 기술과 데이터 링크 기술까지 제공하겠다는 통큰 선심도 있었다네요. 문제는 이런 제안이 업체의 제안이라 스웨덴 정부가 양산기에 참여하여 전투기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에 양산기 숫자를 늘이는 것이 아니라서 결국 규모의 경제성 문제에서는 의미가 없었기에 어려웠다고합니다.

저는 일단 기술실증기 개발을 도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정말 마지막 기회입니다. 좀더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기회가 오지않습니다. 저는 감히 예언을 하지만 20 년 뒤에는 이번 기회를 어쨋든 살리지 못한 것을 땅을치며 후회하게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산은 공동개발국이 나서지 않는 한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기술은 확보해야만 합니다.

많은 분들이 주장하는 이스라엘식의 부품이나 항전장비 개량에 도전하는 틈새전략으로는 얻을 수 있는 것이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의 시스템과 조직 문화가 개혁되지 않는한 현재까지의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한국적인 상황과 경험을 고려할때 한국은 집중적이고 모험적인 도전을 통해 도약적인 기술 및 산업발전을 이루어왔고 이런 방식이 한국인의 기질에 맞다고생각합니다. 항공산업의 경우 80 년대부터 기회를 살피고 꾸준이 도전해왔지만 매우 발전속도가 느렸습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전세계에 퍼져있는 유대인들의 인적자원 바탕이 우리와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고 더우기 그들은 미라지 카피 생산 / 크피르 개발 및 양산 / 라비 개발 경험 /미국의 무장통합기술이전 등 우리와 비교하기 어려운 경험과 투자가 이미 있었기에 지금 그나마 틈새전략을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선진 항공기술보유국을 따라가기 원한다면 투자를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상당한 매몰비용이 있고나서야 틈새 작전이든 부품개발이든 가능합니다.


우리의 안보 환경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기에 그리고 현재 잘나가는 모든 핵심 산업을 정말 무모하다시피한 도전과 모험으로 일구어낸 나라이기에 저는 그런 한가한 방법으로는 기술획득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과 일본의 페이스를 따라가는 것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최소한 당하지 않기위해 유사시 자기를 지키기위해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해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기술확보도 때가 있습니다. 동북아의 상황이 나빠져서 주변국의 간섭이 격렬해지기전에 (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이나 기술이전에 결사적으로 막아서는 것처럼 ) 우리는 핵심기술들을 확보해야합니다. 현재 유럽은 유러파이터 이후 전투기 개발을 도전하기 어려운 어정쩡한 시기에 있습니다. 개발인력들의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이지요 이때 우리가 끼어들어 공동개발을 제안하면 생각보다 좋은 조건에 기술을 확보할 수있고 다시 없는 전투기 설계 경험을 축적하게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기회의 창이 지나가면 다시 오기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도 문제이지만 더욱 아까운 것은 스텔스 기술입니다. KFX 개발계획이 포기된다하더라도 스텔스 실용화 기술에 대한 투자는 별도의 프로젝트로 살려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기초 기술개발은 적은 비용으로 가능하지만 실용화 기술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험을 필요로하는 일이라 시간도 걸리고 비용도 상당히 들어갑니다. 그래서 단순한 기술개발만으로 투자하기에는 상당한 예산이 들어갑니다. 한국의 예산 관행상 이런 기술개발에 큰예산 투자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압니다. 그러나 이것마저 놓친다면 우리는 정말 후회하게될 것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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