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항공의 본질을 통해본 항공력 건설에 대한 제언

영상군 | 2007-08-28 19: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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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개념

헬리콥터란 무엇일까요? 로터의 양력에 의해 공중을 날 수 있는 물건...정도로 해석하면 될까요?

뭐, 어쨌든 헬리콥터 역시 본질은 항공력의 한 형태일 뿐입니다.
따라서 떼어놓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국가군대의 총체적 능력 상에서 평가되어질 수 있습니다.

헬리콥터에 무장을 장착하고 도로상의 전차에 대전차미사일을 날리는 것과 전투기에 집속탄을 달고 공중에서 투하하는 것은 다르게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타격이라는 공통 행위의 영역에 해당하는 거죠.
기동형 헬리콥터에 병력을 태워 적 후방에 침투하여 적시설들을 공격하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전투기에 JDAM달아서 중고고도에서 투하하는 타격과 근본적으로는 같은 겁니다.

육군항공과 공군 역시 서로 동일영역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일 수 밖에 없는 거죠.

-육군의 교리

육군에게 있어 항공전 교리는 멀게는 한국전쟁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월남전에서의 헬리콥터의 대량운용을 통해 성숙해나갔으며, 80년대 공지전투개념을 통해 헬리콥터의 전선을 건너뛰어 기동하는 고기동성에 주목하게 됩니다. 헬리콥터는 빠르다는 기계화부대보다 훨씬 빠른 속력을 제공해주는 미래기동전 수단으로 크게 환영받게 되었죠.
따라서 전선을 건너뛰어 적종심을 타격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으로 헬리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직접 타격무기를 장착하고 공격하는 공격헬기의 발전을 촉진하게 됩니다.

-공군의 교리

공군은 그들의 교리를 만들면서, 상대의 군사력을 주목하지 않고, 국가로서 주목합니다.
육군의 경우엔 적전투력을 우회하고 붕괴시킴으로서 전쟁의 승리를 추구하지만, 공군은 그보다 높은 개념인 국가자체를 대상으로 공격하지요. 그래서 공장, 유류, 통신수단과 같은 군사중심에서는 저가치(?)목표를 공격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예를 들면 이라크전쟁에서 미군이 바그다드의 방송국을 공격하는 행동을 들 수 있겠죠.
이라크 지도부가 방송국을 통해 국가통제를 유지하는 것을 방해하고, 지도부와 국민, 지도부와 군대를 분리하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 방송국 공격이 될 수 있는 겁니다.

-투사범위의 문제

육군과 공군을 비교해보면 아시겠지만, 공군의 교리가 육군의 교리보다 더 전략적이고 고차원적 전쟁교리를 제공합니다. 그것은 각 군이 가진 출발점부터가 다른 것도 있지만, 사용하는 수단의 차이에도 기인하게 됩니다. 헬리콥터는 전선으로부터 침투거리가 고속전투기에 크게 못 미칩니다. 한국전장에서 적정한 헬리본 투입거리가 어느 정도일까요? 대략 50km 정도? 좀 깊게 침투하면 전선 100km 투입이 가능한 정도일까요?
깊게 침투하면 할수록 고속전투기에 비해 위험도가 훨씬 커지고 생존성이 취약해지게 되죠.
따라서 육군항공은 결정적 힘의 집중이란 면에서 팔길이가 고속전투기에 비교되지 못합니다.
결정적 지점을 식별하여도 닿지 않으면 의미가 없게 되는 거죠.
공군이 전략적인 수준에서 항공작전을 기획한다면, 육군은 작전적/전술적 수준에서 항공작전을 기획할 수 밖에 없습니다.

-헬리콥터의 생존성은 충분한가?

요즘은 보병들이라도 대공미사일을 가지고 다닙니다. 북한군의 경우엔 한국전쟁의 교훈을 통해 방공화력에 대한 투자가 결코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헬리콥터 같은 저속기들은 높은 수준의 위협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KHP를 대충 살펴보면 생존성이라는 분야에 크게 투자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헬리콥터는 그것이 기동형이라고해도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이건 KHP만 그런 건 아니고, 전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투자한다는건 그만큼 취약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현재적 관점에서는 야간작전능력향상, 저소음대책, 경보장비장착, 조종사 상황인식능력확장 같은 수단으로 헬리콥터 작전이 가능하겠지만, 방패가 발전하면 창이 발전하듯이 헬리콥터 위협을 받는 적 역시 야간감지장치, 휴대SAM의 야간전 능력확보, 저고도방공체제의 통합을 통해 이에 대항해 나가게 될 겁니다.

-걸프전과 이라크전쟁에서 101사단

걸프전에서 101공중강습사단은 대규모 헬리콥터를 이용한 측방기동을 달성했습니다. 18공수군단의 일부로서 외곽포위환을 구성하는 역할을 공중기동을 통해 제대로 수행했지요.
이들의 기동성은 육군의 고속기동전에 매우 부합되는 능력을 제공해주었지요.
이 교훈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공중기동부대가 각광을 받게 됩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였고, 항공작전사령부와 공중강습여단 창설과 같은 중흥기를 맞이하게 되죠.

이라크전쟁은 어땠을까요? 이라크전쟁에서 TV에 비쳐진 101사단의 모습은 놀랍게도 헬리콥터에 탑승한 모습이 아니라 험비와 같은 경량차량에 탑승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들은 대규모 공중기동없이 차량을 이용한 지상기동을 했던 것입니다. 이들은 헬리본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정보와 화력수단이 발전해서 굳이 위험하게 헬리본을 하지않더라도 지상기동만으로도 높은 기동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겁니다. 단순하게 물리적으로 보면 공중기동이 빠르지만, 중간거점확보/안전회랑확보/준비시간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짧은 거리에 대해서는 공중기동의 가치가 돋보이지만, 긴 거리에 대해서는 공중기동이 과연 빠른건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죠.

-합참의 역할론

각 군의 경쟁적 관계는 묘한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내 밥 뺏지 않으면, 네 밥에 손대지 않는다"
일종의 신사협정이 암묵적으로 형성되는 거죠.
따라서 각군은 자군의 미래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각각 제시하게 되고, 상호간 간섭없이 획득사업이 추진되게 됩니다. 여기서 합참의 역할이 부각되게 됩니다. 각 군의 획득사업을 단일전구적 관점에서 조정하고 통합전투력으로 구현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거죠.
그러나, 한국의 합참은 여지껏 그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합참은 한국방어에 있어 보조적 존재로, 한미연합사령부에게 밀리는 입장이었죠.
한미연합사령부는 미군증원을 고려해서 전력을 짜기 때문에, 한국군 독자적 능력이란 관점을 쉽게 무시하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군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합참의 어깨가 무거운 겁니다.
각군의 소요제기는 타군에 대한 고려없이 자군능력중심으로 짜여지게 됩니다.
육군의 경우라면 공군이나 해군이 얼마나 도와줄수 있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알 수 없으므로, 자군이 모든 걸 해결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짜게 되어 있죠.
KAH가 XXX대 필요하다? 이거 왜 XXX대가 필요할까요? 공군의 역할을 기대하지 않았을 때의 수치인 겁니다.
육군은 공군을 잘 모릅니다. 간섭하는 것도 애매합니다. 그럼 독자능력중심의 전력기획을 하게 되어 있죠.
그래서 합참의 기능과 역할강화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3군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역할은 합참의 일이니까요. 합참주도의 워게임과 전력소요 제기가 이루어진다면, 각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결론

헬리콥터에 대한 소요제기는 육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따라서 통합적 전력가치로서 어느 정도 능력을 제공해 줄지 재고해보아야 합니다.
헬리콥터를 대체할 수 있는 선구적인 다양한 수단에 주목해야 합니다. 미래전은 대대급 보병부대들도 항공력을 독자적으로 운용하게 될 겁니다. 더 소형화된 센서들도 많이 보급되어 육군항공에 기대하지 않아도 자체 능력이 신장되게 되죠. 기동과 화력이 통합되는 추세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육군항공의 역할과 한계를 합참차원에서 조정한다면, 헬리콥터의 요구성능조정이 가능할 것이고, 조달비용을 절약하여 공군에 대한 투자를 한다면 그 이상의 효과를 보상받을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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