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플랫폼 가치 평가에서 고려할 점

영상군 | 2007-08-26 05: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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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국산무기에 대한 평가는 비용효용의 잣대만이 존재합니다.
생산된 무기체계의 능력지수와 양산단가를 비교하는 거죠.

그러나, 단순하게 여기서 끝나는 건가요? 아닙니다.
세상일이라는게 규모가 크면 클수록 더 복잡해지는거고, 한 국가의 생존투쟁인 무기도입은 아주 복잡한 고려요소를 끌어안게 되어 있습니다.
고려요소가 많은만큼 의사결정도 복잡하게 되죠.

그럼 뭐 그리 좋다고 국산국산 노래를 부를까요?
다음과 같은 고려요소들도 한번 포함해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기술적 기습으로서의 국산입니다.
옛날도 그랬지만, 기술전쟁시대인 오늘날에도 상대 무기시스템을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한창 전쟁 중일때는 상대방 전투기나 전차같은 핵심무기체계를 손에 넣기 위해 엄청난 노력들을 했죠.
한국전쟁 당시에도 미국과 소련은 서로 상대방 전투기인 세이버와 미그15를 손에 넣기위해 혈안이 됩니다. 알면 대응전술이나 기술을 개발하여 보다 더 쉽게 상대를 격파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자, 그럼 여기서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죠.
한국전투기가 일본전투기에 미사일 쏘면 어떨까요?
일본도 암람 가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분석했죠. 그래서 일본은 암람특성을 잘 압니다.
일본전투기가 한국전투기에 미사일 쏘면 어떨까요?
같은 암람쏘면 한국도 알 건 압니다. 그런데 일제 AAM쏘면 어떨까요?
뭘 알아야 전파방해를 하건, 채프를 뿌리건, 플레어를 뿌리건, 최적회피기동을 할 거 아니겠습니까?
적외선AAM도 교란하려면 그냥 잘 타는 플레어뿌려준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최적의 적외선 파장에 맞는 걸 뿌려줘야죠. 열심히 플레어 뿌려댔는데, 기만 안 당하고 명중될 수도 있는 겁니다.
전파방해 할려면 상대미사일의 레이더특성을 잘 알아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대로된 연소거리나 비행특성을 알아야 하다못해 회피기동시점을 아는 거 아니겠습니까?
일본은 한국을 잘 아는데, 한국은 일본을 모르죠.

둘째, 전술과 교리 개발가치입니다.
한국의 전술과 교리는 미국과 일치시킬 수 없습니다. 미국은 F-22니, F-35가지고 고급틱한 뭔가를 구사하지만, 한국은 제반여건이 안되서 고급틱한 걸 못 따라갑니다.
비싼 장비 제 능력발휘 못하는 거죠. 미국이 가지면 100인 전투기도, 한국이 가지면 한 70정도나 발휘할까요?
따라서 한국에 맞는 전술과 교리를 개발해서 그걸 플랫폼에 적용시키자면 국산플랫폼이 보다 유연하게 적용이 가능합니다.
전투기 여러대의 레이더를 센서퓨전해서 보다 신뢰성있는 항적정보를 얻는 전술과 기술을 만들어보려는데, 이런게 미제전투기에 적용하기 쉬울까요?
한국에서 열심히 모은 전자정보를 기반으로 전파방해장비를 만들었습니다. 이거 F-35에 붙일 수 있나요? 못합니다. F-16에는 하면서 왜 못할까요? 독립적으로 포드형을 만들면 스텔스가 방해받고, 또 4세대 전투기는 단품들의 조합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동작합니다.

셋째, 산업적 측면에서의 가치입니다.
한국의 항공산업은 뭐 대단하게 일 크게 벌리는 것 같지만, 한국의 경제력으로 봤을때는 여전히 낮은 평가를 받습니다. 경제력을 10위정도로 보고, 항공산업을 15위정도로 보죠.
대만이 항공산업 접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나마 한국보다 높은 순위를 랭크합니다.
한국의 항공회사들이 저효율일 것 같습니까? KAI는 순수기술효율면에서는 세계최정상(세계최정상급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1등먹었다는 얘기입니다.)으로 국내연구에서 평가되고 있습니다.
단지 문제는 규모효율입니다. 따라서 정책적 관점에서는 물량을 밀어주면 아주 잘 나갈 것 같으니까, 물량 밀어주기가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거죠.

넷째, 국가전략적 측면에서의 가치입니다.
무기체계 동맹국에 의존하면, 그 국가의 동맹관계는 의존형 동맹관계가 됩니다.
외존형 동맹의 결과는 뭘까요? 전략주체로서 제기능을 못하고 리더쉽을 상대에게 전적으로 부여하게 됩니다. 한미동맹관계가 전형적인 의존형 동맹체제죠.
그러니 미국이 하자는대로 끌려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한국이 미국에 대해 외존형이 아닌 호혜형 동맹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산무기에 도전하지 않을수 없는 겁니다.

다섯째, 수명주기관리 차원에서의 가치입니다.
남꺼 사다쓰는 국가는 자기 무기체계를 관리하는데 있어 외부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미국이 부품값 올리면 한국은 어떻게 대처할까요? 재원 더 마련해서 바로 사나요? 못 삽니다.
한국도 매해마다 예산신청하고 국회에서 타다쓰는데 갑자기 돈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다른 예산전용을 해야 하는데, 어떤 부서가 선뜻 자기예산 줄까요? 결국 다른 국방부 예산 돌려막거나, "올해는 가동률을 줄이자" 라는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어차피 국산무기도 외제부품 많이 들아간다구요? 체계종합해서 군수지원시스템까지 먹고 있는 입장이랑, 남이 제공하는 군수지원시스템 이용하는 입장이랑 같을수가 있겠습니까?
부품 납품하는 업자 갈아버리겠다는 위협을 해도 자기고집 부리고 있을까요? 물론 협력업체 무시하고 일 진행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협상에 있어 우위를 가지게 되는 겁니다.
일부 특수상황은 예외겠지만, 수명주기비용관리에 훨씬 수월하게 되는 거죠.
또 아예 수명주기관리가 용이한 군수시스템을 구축해버릴 수도 있을 겁니다.
국산장비에 정비진단 시스템을 적용해서 정비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비비용감소 노력을 하는 거죠.
또 해외정비비용을 대폭적으로 줄이는 효과도 발생합니다. 국내에서 만든 거 해외 내보내 정비할 이유는 없겠죠?

국산무기가 왜 좋냐구요? 전 이런 점들 때문에 좋습니다.
단순하게 전투력과 비용비교만으로 국산무기를 평가할 수 없는 거죠.
물론 제가 거론한 부분들을 고려해도 "그래도 안 돼" 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당연히 그런 사람들도 있는 거죠. "해외도입을 통한 획득비감소" 라는 주장도 일리는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국산무기만세를 부르는게 미친 놈 취급당할 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결국 어느 정도의 범위를 어떤 가중치를 적용해서 살펴보느냐일 겁니다.
그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제가 이렇게 손가락 운동한 것도 헛일이 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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