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무인항공기 조달 운용권 밥그릇 싸움
의원들 지역구와도 관련..군산복합체 이익 대변
연합뉴스
입력 : 2007.08.20 12:44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수요가 늘고 있는 무인항공기(UAV) 조달 및 운영권을 놓고 육.해.공군이 치열한 밥그룻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19일자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과 이라크 전장에 투입된 ’프레데터’와 ’글로벌호크’ 등 무인항공기는 무려 1천대에 이르며 앞으로 그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올 1월 말 미 중앙정보국(CIA)은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무인항공기를 이용, 테러 혐의자들을 ’표적 살해’하는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CIA는 지난해 이라크에서 한 달 동안에만 프레데터에 장착된 헬파이어 미사일 공격을 무려 열 차례나 감행한 것을 포함해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적어도 19건의 ’표적살해’ 작전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군 당국은 시속 220㎞로 비행하며 미사일을 발사하는 프레데터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신기종 무인공격기 ’리퍼’를 생산, 조만간 아프간 작전에 투입하려 하고 있다.

고든 잉글랜드 국방부 부장관을 필두로 공군 당국은 마땅히 무인항공기 조달 및 운영을 공군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육군과 해군 및 해병 측은 자신들도 일정 부분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군 측은 비용절감과 중복투자를 막고 운용 표준화 및 충돌 방지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무인비행기의 조달 창구를 공군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육군이 자체 개발중인 신기종 무인정찰기 ’스카이 워리어’ 대신 프레데터를 더 많이 구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육군은 글로벌호크 및 프레데터 운용을 위한 비용이 너무 많다고 강조하면서 공군의 조달 실적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육군 고위 당국자는 조달 계획과 지상 격납고 운영, 신기종 개발 등 여러 문제와 관련한 공통 분모를 찾기 위해 육군과 해군 및 해병 당국 노력하고 있지만 공군은 “잔뜩 깃털을 세우면서 지역 이기주의에만 충실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육군과 공군 측은 또 서로가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전을 펴고 있다.

그러나 공군 무인정찰기 특수작전팀을 맡고 있는 찰스 바틀렛 대령은 “각 군 당국은 또 각각의 이익단체를 대변하고 있다”면서 “육군은 앨러배마, 공군은 노스 다코다 및 오하이오의 대변자”라며 공군만 지역 이기주의에 충실하고 있다는 육군의 주장을 반박했다.

실제로 앨라배마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인 리처드 셸비 의원은 국방부의 결정이 따라 육군의 무인정찰기 생산 계획에 관여해 온 레드스톤 병기창이 영향을 받을까 걱정하고 있고 노스 다코다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 바이런 도건은 그랜드 포크스 공군 기지가 더 많은 임무를 수행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라크 및 아프간 전쟁 뒤에서 각 군 당국이 ’진흙탕의 개싸움’을 벌이고 있고 또 이들 뒤에는 각 의원들이 대표하는 해당 지역 군산복합체의 이해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고든 부장관은 미국 국방부가 록히드마틴사의 C-130J 수송기 생산을 내년부터 중단하기로 한 도널드 럼즈펠드 전 장관의 결정을 올해 초 번복,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의 조지아주 메리에타 생산라인을 살린 바 있다.

한편 전략 및 예산 평가센터의 UAV 전문가인 톰 에어하드는 각 군 당국간 논쟁은 1986년 각 군 당국간 이해 관계 조정을 위해 제정된 ’골드워터-니콜스법’을 둘러싼 “근본적인 교리 논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