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술의 역사

영상군 | 2007-08-04 01: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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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역사는 작전술의 역사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쟁 전문가들은 늘 하나의 관심에 집중했습니다.
어떻게하면 경제적으로 적을 격파할 수 있을까?즉 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전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입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작전술입니다. 자신의 병력을 자유자재로 움직여서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고 적을 격파하는 방법론을 추구한 것입니다.

그리스 전쟁, 로마시대의 전쟁에서 이런 작전술에 대한 개념이 많이 등장합니다.
동양에서도 삼국지와 같은 소설에 보이듯이, 병력운용을 통해 적에게 최대손실을 강요하고, 아군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책략, 기만, 병력운용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동서양 공히 찬란히 빛나던 작전술은 서양에서는 중세시대를 거치면서 작전술의 암흑시대를 맞게 됩니다.
이 시대에는 지장이나 명장보다는 용감한 기사들간의 결투가 주가 되죠.
전략이나 전술을 서술하는 전문서적들도 이 시기에 대해서는 거의 거론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구 작전술의 부흥을 일으킨 사람이 프리드리히 대제입니다.
프리드리히는 병력의 편제와 운용에 정력을 바쳐 작전술을 부흥시킨 장본입니다.
이후 나폴레옹 전쟁을 거치면서 서구 국가들은 작전술의 르네상스 시대가 오게 됩니다.
사실상 이 시기의 작전술은 "기존상식을 벗어난 나폴레옹에게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 에서 출발합니다.
가장 열성적인 사람은 클라우제비치였고, 이 사람은 나폴레옹이라는 군사적 천재에 대항하기 위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천재란 개념을 제시합니다.
한 사람의 군사적 천재에 대항하기 위해 일반참모부(정확한 의미는 장군참모부...General이 일반이란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장군이죠...)와 같은 훈련된 조직으로 대항하는 것이었죠.
나폴레옹 전쟁의 경험은 계속 유지되게 됩니다. 러일전쟁을 겪기 전까지는요...
러일전쟁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이 화력입니다. 기관총이 등장하고 짧은 시간에 엄청난 화력을 퍼붓는 기관총은 기존의 작전술이란 개념자체를 위협하게 됩니다.
뭐...그래도 작전술이란 녀석은 어찌어찌 잘 버텨냈습니다. 여순요새공방전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 성과를 봉천전투에서 거두게 되니까요(결정적 요인은 러시아 지휘부의 오판이지만...).

그러나 1차세계대전을 경험하면서 작전술은 또 다시 암흑기를 맞게 됩니다.
당시에도 군대의 주력은 보병과 기병이었고, 이들은 발전된 화력에 무력하기 그지 없었던 겁니다.
상대의 측면으로 기동하기 위해(작전술의 기본원리입니다. 측면을 노려라!!) 전선은 점점 확장되었고, 결국에 바다까지 전선이 확장되어버려 측면이란게 없게 됩니다.
흔히 참호전, 진지전으로 통칭되어진 작전술의 암흑기가 다시 도래한 것입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도 독일군은 기동전을 추구합니다.
독일군은 물량면에서 연합군에 열세일 수 밖에 없어서, 전통적으로 기동전으로 대표되는 작전술에 관심을 많이 갖는 군대였습니다.
그렇게 나온 기동전 개념이 후티어 전술입니다. 기습을 전제로 짧으면서 집중된 탄막사격, 경기관총과 박격포를 주화력으로 운용하는 경량화된 보병, 강력한 진지는 우회하고 약점을 파고드는 분권화 체계(독일군은 전통적으로 임무형지휘체계를 신봉합니다)에 바탕을 둔 암흑시대의 기동전입니다.
후티어 전술은 초기에는 돌파력이 상당했습니다. 신전술에 연합군은 다들 당황하게 되었죠.

창이 있으면 방패가 있는 법. 여기에 맞선 것이 꾸로의 종심방어전술입니다. 선을 따라 주병력을 배치하는 선방어전술은 후티어전술의 아주 좋은 먹잇감이었습니다. 종심침투를 전제로한 후티어전술에게 있어 선방어전술은 대항할 수가 없었죠.
꾸로의 종심방어전술은 이런 선을 면으로 확장하게 됩니다. 종심이 충분한 방어지대를 구축해서 적의 충격력을 서서히 흡수해서 종국엔 충격력을 소진시킨다는 개념입니다.(은하영웅전설에서 라인하르트에게 부하장수들이 "어떻게 얀 웬리를 막으실 겁니까?" 라고 할 때 수십장의 종이에 잉크 떨궈서 안쪽종이는 깨끗하다는 걸 보여주죠? 이게 바로 종심방어전술입니다.)
전초진지, 주저항진지(종심을 갖는...), 예비진지...이런 식으로 다층방어(?)개념이 꾸로의 종심방어전술입니다. 이런 종심방어지대를 여러 겹 다시 겹쳐놓은 것이 축차방어진지(이탈리아에서 독일군이 써먹었고, 한국전에서 리지웨이가 써먹었던...)입니다.

그런데...전차라는 신기한 물건이 출현했습니다.
화력을 극복할 장갑방어장치를 갖추고 인간의 근력을 능가하는 지구력과 기동력을 가진 물건이죠.
독일군은 전차의 출현을 대환영했습니다. 늘 자원이 열세일 수 밖에 없는 독일군은 늘 작전술의 부활을 추진했고(후티어 전술처럼...), 전차는 자신들이 구상하는 기동전을 수행할 수 있는 축복과 같은 물건이었습니다.
결과는 다들 아실 겁니다. 폴란드는 아작났고, 영프 연합군은 덩케르크에서 도망갔으며, 스탈린의 요구로 전진배치된 소련군(투하체프스키의 선진적인 종심전투교리를 가졌었지만, 숙청으로 약체화된)은 전선에서 괴멸당했습니다.(초기전투의 포로만 400만이고, 당시 교환비는 1:10이라죠?)
이제 2차대전에서 작전술은 다시 풍성해졌습니다. 만슈타인(기회주의자라는 정치적 비판을 받지만...), 롬멜(작전술에는 능하지만, 전략적 식견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지만...), 패튼(잘하는 거라곤 부하 닥달하는 거랑 운이 좋을 뿐이라는 비판을 받지만...)같은 장군들이 활개치는 시대가 온 거죠.
여기에 항공기가 발전하면서 전선을 통과할 필요없이 건너뛸 수 있는 수단도 나오게 됩니다. 연합군, 독일군 양측에서 공수부대를 대량 투입했죠.
그런데...작전술의 암흑기를 예고하는 물건이 2차대전에서 다시 출현합니다...원자폭탄이죠...

대량파괴무기의 위상은 작전술이 다시 위축되는 계기가 됩니다.
한방에 전선의 대부대, 사령부, 전략적 중심이 소멸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작전술이란 존재는 부질없는 뻘짓정도로 치부됩니다.
이 때 구세주가 나타나니...리델하트입니다. 리델하트는 상호대량파괴의 시대에서 직접접근이 아닌, 간접접근의 수단으로 재래식 전력(그리고 그를 기반으로한 작전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죠.
냉전시대 속에서 국지전과 대리전으로 대표되는 지역전쟁은 그의 주장을 증명하는 계기가 됩니다.
미국은 월남전 패배의 충격으로 화력중심주의에서 작전술의 회귀를 추진하게 됩니다.
소련은 우세한 재래식 전력을 군사적 우위로 승화시키길 원했습니다.
양측은 거의 동시기에 공지기동전과 작전기동군이라는 각각의 기동전교리를 내놓게 됩니다.
작전술이라는게 다시 부활하게 된 거죠. 양자의 차이점은 작전기동군은 기동을 중시하고, 공지기동전은 기동과 화력의 균형을 중시합니다.

그렇게해서.................세상은 기동전, 그리고 작전술이 지배하는 세상이 된 겁니다.

한국에 있어 작전술은 어떻게 될까요?
군사분야에 있어 한국은 미국 따라쟁이입니다.(사실상 미국 영향 안 받는 서구국가도 없지만...)
한국의 작전교리는 결국 공지기동전이죠.
공지기동전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종심전투부대입니다.

제가 파악한 종심전투부대는 다음과 같습니다.

1)특수부대와 화력을 결합한 종심전투부대.
특수부대가 은밀히 작전하면서 표적을 획득하고 화력을 유도합니다.(북한군이 엄청 잘하는 분야죠. 북한군은 특수부대에 전자전부대도 있다고 하죠?)
2)화력종심전투부대.
현대의 화력(대포, 미사일같은...)은 이제 지원전력에서 탈피해서 독립적인 종심전투부대화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병력을 집중한다는 개념이 화력을 집중한다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죠. 정보통신의 발달로 실시간 타격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3)기동전투부대
고속템포를 달성하는 고속기동부대들입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기계화부대이고, 기계화부대를 능가하는 템포의 육군항공부대도 포함됩니다.
흔히들 공격헬기나 수송헬기를 지원부대로 분류하는데, 요즘은 전투부대로 분류합니다.

공지기동전을 추구하는 한국육군은 어떻게 변해갈까요?
답은 뻔합니다. 물론 그게 한국에게 적합하냐 적합하지 않냐는 별도의 문제겠지만, 채택된 교리가 그러하니 그렇게 변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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