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군비확장 경쟁 돌입… 사우디·쿠웨이트 등 수십억달러 투입

신시 | 2007-02-13 07: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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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발 핵개발 프로그램 파장이 중동지역 국가 전체의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태세다. 미국·이란간 군사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다 이스라엘마저 선제공격 태세를 갖추자,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 아랍국가들은 “국방력 증대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2일 이들 국가가 수백억달러를 군비 확장에 투입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종래의 이스라엘·아랍권간 단순대결 구도인 중동 정세가 이스라엘 대 이란 등 시아파 연합,수니파 이슬람국가간 복합 대립구도로 바뀔 조짐이라고 보도했다.

친미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부터 수년간 500억달러를 투입,차세대 전투기 72대와 신형 탱크 300대,미국산 중거리 크루즈미사일 등을 구매할 계획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신속대응군 창설에 20억달러,공군 및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에 60억달러를 투입키로 했다.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도 수십억달러를 무기 구입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군비 확장은 극단적인 반미 성향인 이란의 위협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방비 규모가 세계 8위(192억달러)인 이란이 핵 무장까지 완료할 경우,이들 국가를 직접 공격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이란은 수차례 친미 수니파국가를 ‘이슬람의 악마’로 규정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사우디 왕정은 독자적인 군비 증강을 통해 미국 그늘에서 벗어나 직접 이란을 공격하겠다는 의사까지 내비친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런 분위기 속에 12일 전격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러시아 정상의 사우디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은 사우디에 이어 요르단 카타르 등 친미 수니파 국가를 연이어 방문할 예정이다. 사우디 언론은 그의 방문이 고유가 혜택으로 부를 축적한 이들 국가를 상대로 러시아제 첨단 무기를 팔기 위한 제스처라고 전했다.

이란의 핵개발 및 잇따른 미사일 실험과 관련해 이스라엘 군은 11일 헤츠 요격 미사일 발사 시험을 전격 실시했다. 이번 실험은 이란의 중장거리 샤하브3 미사일 공격을 가상해 진행됐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선제공격도 불사할 태세다. 수차례의 중동전과 지난해 레바논전에서 보듯 이스라엘은 주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어떤 군사적 행동도 서슴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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