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전략적 가치
 

위 같이 이야기한 사람은 바로 태평양 해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의 영웅 니미츠(Nimitz) 제독이다. 그는 태평양 해전에서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였지만,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었다. 전쟁종료 후 니미츠 제독은 리코버(Rickover) 대령의 건의를 받아들여 최초 원자력 추진 잠수함 노틸러스(Nautilus)함의 건조를 승인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

<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 노틸러스함과 니미츠 제독 >

미 해군이 사상 최초로 건조한 원자력 잠수함인 노틸러스함은 최초의 공격원잠으로 기록되고 있다. 앵무조개라는 뜻을 가진 노틸러스호는 1955년 5월 미 코네티컷주 남동부의 뉴런던을 출항해 푸에르토리코까지 2,100여㎞에 달하는 거리를, 평균 16노트(knot) 약 30km/h의 속도로 84시간 동안 잠항하여 항해했다.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이 8노트의 속력에 몇 시간밖에 잠항할 수 없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의 속도로 수십 배의 시간을 잠항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노틸러스함의 성능에 만족한 미 해군은 씨울프(Seawolf)급과 스케이트(Skate)급 원자력 잠수함을 연달아 건조하며 본격적인 공격원잠의 시대를 연다. 

< 美 로스앤젤레스급 공격원잠 >

 

  냉전시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핵무기나 잠대지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강력한 억제전력으로 역할을 수행하였다. 예컨대 과거 미국의 오하이오급과 함께 냉전시대 잠수함 세력을 양분했던 대표 주자, 러시아(구 소련) 타이푼급 원자력 잠수함은 3m 두께의 북극 얼음을 깨고 전략 핵탄두 미사일을 발사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 세계 최대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러시아의 타이푼급 잠수함 >

  하지만 현대에는 안보환경이 일부 국가에 한정된 전통적인 위협뿐만 아니라 테러, 비정규전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여 임무를 수행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따라서 전통적인 해상전투임무 수행뿐만 아니라 필요시 기뢰부설, 육상타격, 특수전 요원 이송 등 침투지원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무한한 잠항 능력, 넓은 무장 탑재공간을 가진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다목적 수중전략기지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 오하이오함 외부 튜브에 실려 있는 특수부대 침투용 소형 잠수정 >

  미국의 오하이오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엔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로 알려진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Navy SEAL)'팀 66명을 태울 수 있다. 이들을 은밀히 침투시킬 수 있는 특수 잠수정(ASDS)도 탑재해 유사시 특수 작전도 벌일 수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가정해 보면 육·해·공군 전략상황에 맞추어 몇 개월동안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해상에 전개하면서 정보수집, 대수상전, 대잠전뿐만 아니라 기뢰부설, 특수전 요원 지원임무 등을 수행할 수 있다.

2. 우수한 수중 추적 및 감시능력
 

  과거 냉전시대 미국은 구 소련의 전략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하여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개발하였으며 원자력 추진체계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여 전략잠수함 추적임무를 수행하였다. 적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서 상대 잠수함보다 2~3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자함 소음이 상대 잠수함 소나에 탐지되지 않아야 한다.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은 고속으로 장시간 기동할 수 없고 주기적인 스노클로 소음이 발생하여 상대 잠수함에게 역으로 탐지되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AIP 체계가 개발되었지만, 이 또한 고속기동이 제한되고 탑재한 연료를 모두 소모하게 되면 육상에서 재보급을 받아야만 한다. 따라서 적 잠수함을 수중에서 지속 추적 및 감시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고속기동이 가능하고 스노클이 필요 없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가장 효과적이다.

< 방송사의 북한 핵잠수함 건조 보도 >

  최근 언론에서 북한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 보유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북한은 무기체계를 밀수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도입하기 때문에 과거 비대칭 무기 개발이나 도입처럼 전문가의 예측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북한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빠른 기간 내에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SLBM을 가진 북한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보유한다면 우리나라는 엄청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현대전의 양상은 과거와 달리 국지전 수준의 속전속결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미리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얼마나 빨리 전장에 전개하느냐는 전쟁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아르헨티나의 순양함 벨그라노 >

  과거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해전 시 영국에서 포클랜드 섬까지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은 5주가 되는 거리를 영국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콘쿼러(Conqueror)함이 2주 만에 도착하였다. 이후 아르헨티나 순양함 벨그라노(Belgrano)함을 격침시킴으로써 전장에서 우위를 달성하였는데 이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전략적 가치를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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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오하이오급 원자력 잠수함의 탄도미사일 발사관 >

Q.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가진 무기는 무엇인가요? 

 

A.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무기들을 간단히 소개하면 기뢰, 어뢰, 대함 미사일, 순항 미사일, 탄도 미사일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무기들을 가지고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대잠전, 대수상전, 육상타격 임무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 소형 잠수정, ASDS >

Q. 특수 잠수정 ASDS에 대해 알려주세요.

A. 특수 잠수정 ASDS는 Advanced SEAL Delivery System의 약자로, 쉽게 말해 미 특수부대원 전용 수중 택시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이 소형 잠수정에는 최대 16명의 특수부대원을 태울 수 있는데 이 잠수정을 통해 적 해안에 은밀히 침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