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사문제연구원
중국 기술이 적용된 미국산 소형 무인기 [제1667호]
최근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각종 무기와 체계 개발 및 생산 과정에서 국경을 초월한 설계·기술·조립·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 5월 27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소형 무인기가 중국의 거대 무인기 제작사인 SZ DJI Technology Co., Ltd사(深圳大疆创新科技有限公司, 이하 ‘DJI’)의 설계 및 기술 지원을 받고 있으며, 무인기의 부품은 중국에서 제조되고, 말레이시아에서 조립해 완성품으로 만들어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OEM)으로 미국으로 수입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기사를 보도했다.
중국 DJI사는 민간 소형 무인기 개발사이지만, 대주주가 중국 정부인 반 국영기업이다. DJI는 각종 혁신적 소형 무인기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자금을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Anzu Robotics사는 미국 내 가장 큰 소형 무인기 제작사이며, 미국 내 소형 무인기 시장의 58%를 점유하고 있는 혁신기업이다. 브리핑 가방 크기의 소형 무인기인 ‘Raptor’를 개발해 인기를 끌었으며, 이 제품은 안경을 이용한 원격 조정, 최대 9마일의 원격거리, 실시간 키네마틱 GPS 장치(Real Time Kinematic GPS System)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Anzu Robotics사는 현재 미국에서 소형 무인기 제작사를 대표하는 혁신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NYT는 지난 5월 27일 기사를 통해 Anzu Robotics사가 개발한 대부분의 소형 무인기 설계, 소프트웨어, 부품들이 중국 DJI사의 지원을 받았으며,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높은 수입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OEM 생산 기지를 두고 중국산 부품으로 Raptor 소형 무인기를 조립한 후 미국으로 수입했다고 밝혔다.
NYT는 “Anzu Robotics사의 Raptor 소형 무인기가 중국의 무인기 개발사 및 제작사와의 협력을 통해 생산되고 있는 것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Anzu Robotics사와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혁신 중소형 기업들이 중국의 설계 노하우, 아이디어, 무인기 관련 과학기술, 값싼 부품을 선호한다는 것 자체가 국가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지 않으며, 미국의 대표적인 혁신기업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와 무역 구조상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혁신기업이 중국 기업들과 협력하는 것은 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정책과 법규·행정명령 등에 허점이 드러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무리하게 중국으로의 기술과 반도체 수출을 제재하고, 중국 제품 수입에 과도한 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큰 틈새(niche)를 보인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Anzu Robotics사는 “Raptor 소형 무인기 생산에 있어 미국의 국내법과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제품에 문제가 없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DJI사는 Anzu Robotics사와 이전부터 매우 긴밀한 연구개발 협력이 이번 Raptor 소형 무인기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고 밝혔다.
NYT는 “이제는 미국산 브랜드가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이 이번 Raptor 소형 무인기 사례로 노출됐다”면서 “비록 Anzu Robotics사가 미국 정부의 가드라인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혁신기업이라 불리는 기업이 태생적으로 제3자 브로커에 의한 중국 의존성을 가지고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자체가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 NYT는 “이번 Raptor 소형 무인기 사례에서 증명된 바와 같이, 실제 시장에서 행정부와 의회의 의도와 전혀 다르게 진행되는 것은 더욱 심각한 국가안보 문제”라고 지적했다.
* 출처 :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May 27, 2024, p.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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