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항일 여성 독립운동가인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병 지도자 '윤희순'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윤희순은 '안사람 의병가'를 지어 의병들의 사기를 북돋우는데 진력하였고, 여성들의 의병활동을 이끌어내는데도 적극 앞장섰다고 합니다. 과연 그녀는 누구일까요?
■ 윤희순은 누구인가?
▲ 윤희순
윤희순은 1860년 경기도 구리에서 윤익상과 평해 황씨 사이에서 큰 딸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인 윤익상은 인조반정 공신이었던 윤희평의 후손으로 대대로 유학자 집안이었는데요. 윤희순은 16세가 되던 해 고흥 유씨 집안의 유제원과 결혼하였습니다.
이후 강원도 춘천 남면 발산리에서 거주하였는데 이곳은 고흥 유씨 집안이 정착해 있던 곳이었는데요.
유제원은 춘천 의병장 외당 유홍석의 장남이며, 팔도창의대장 의암 유인석의 조카이고 화서학파 제2대 종주인 성제 유중교의 종손이었다고 합니다. 한편 윤희순은 활발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소유자로서 유학자 집안에서 성장하였기 때문에 유씨 가문에서도 많은 칭찬을 받았다고 합니다.
■ 윤희순은 언제부터 의병운동에 뜻을 두기 시작했을까?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위정척사계열의 유생들은 친일내각 타도와 일본세력을 축출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 중에 1896년 단발령이 발표되자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 일대에서 의병운동이 일어났는데요. 이때 춘천에 있던 윤희순의 시아버지 유흥석도 춘천유림들과 함께 이소응을 의병대장으로 추대하여 의병운동에 나섰습니다. 이때부터 윤희순은 의병운동에 뜻을 두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유홍석이 의병활동으로 10달간 집을 비운 사이 윤희순은 매일 아침 시아버지의 무사 귀가와 의병 전승을 기원하며 기도했으며 또한 의병부대가 마을로 돌아와 밥을 달라고 요구하면 윤희순은 기꺼이 가족들이 먹어야 할 쌀과 춘천 숯장수들이 숯을 사기 위해 갖다 놓은 곡식까지 몽땅 털어 저녁밥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 여성의병 지도자가 된 윤희순
윤희순은 마을 여성들을 불러 모아놓고 "비록 여자라 해도 나라를 구하는 데에는 남녀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며 의병을 함께 도울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일본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힘을 합치면 이를 쉽게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여자라도 나라를 사랑할 줄 알며, 남녀가 유별해도 나라 없이는 아무 소용도 없으니 여자들도 의병에 참여하고 의병대를 도와줘야한다며 만일 금수 같은 일본인들에게 붙잡히면 시중을 어떻게 들 것이냐며 의병을 도와주자는 내용의 '안사람 의병가'를 지어 여성들에게 의병활동을 촉구했습니다. 물론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윤희순의 열성에 차츰 찬성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의병들이 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게 되었다고 합니다.
▲ 선생이 지은 의병 가사 중 '안사람 의병의 노래'와 '경고한다 오랑캐들에게' 사본
■ 의병활동에 적극 참여한 여성 의병조직
1907년 일본이 한국 군인들을 해산시키고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키자 다시 의병이 일어났습니다.
유홍석은 춘천에서 유중악, 유영석, 유제곤 등과 함께 의병 600명을 모아 일본군과 치열한 혈전을 벌였는데요. 윤희순은 초기 을미의병 때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의병운동에 참여하였습니다.
후기 춘천의병에 참여했던 의병장의 부인, 고흥 유씨 집안의 여성들, 그리고 향촌 여성들 76명으로부터 군자금 355냥을 모집하여 이 자금으로 놋쇠와 구리 등을 구입하였다고 하는데요. 이것으로 탄환, 유황 등을 모아 화약을 제조하여 공급하는 탄약 제조소를 운영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가정리 여성 30여 명으로 구성된 여성의병을 조직하여, 의병 취사와 세탁을 도맡아 하는 등 의병훈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직접 의병 훈련에도 참가하였고, 윤희순은 남장을 하고 정보 수집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 윤희순의 독립운동
▲ 강원도 춘천시 춘천시립도서관 뒷마당에 위치하고 있는 윤희순 동상
1910년 일제가 나라를 강점한 후 시아버지 외당이 자결하려 하자 윤희순의 남편 유제원은 중국으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을 계속할 것을 설득하였고 1911년 가족 모두가 중국으로 망명하였습니다.
중국으로 망명한 후 독립운동의 주도권은 윤희순에게 있었으며 1912년 운영자금을 모금하여 '동창학교' 분교인 '노학당'을 설립하였습니다. 노학당의 '연설 잘하는 윤교장'으로 불렸던 윤희순은 중국의 여러 마을을 돌며 모음활동을 이어나갔으며 반일 정신을 심어주었던 노학당에서 5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구국운동에 전념하였습니다.
1913년 시아버지 유홍석이 죽고, 2년 뒤 남편마저 죽었지만 그녀의 독립운동은 계속되었는데요.
두 아들 돈상과 민상을 독립운동 단체에 가입시킨 뒤 뒷바라지에 전념하였지만 1935년 7월 큰아들 돈상이 제사를 지내러 집에 들렀다가 중국 푸순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고문당하고 끝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 울분을 참지 못했던 윤희순은 '해주윤씨 일생록'을 지어 삶을 기록하고, 후손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정리한 후 곡기를 끊어 숨을 거두었는데요. 그때가 1935년, 윤희순 나이 76세 때였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병 지도자였던 윤희순 선생의 일생을 되돌아보니 감회가 새로운데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왠만한 장정들 못지않은 정신력과 애국심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그녀의 업적을 우리는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 이미지, 내용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네이버캐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