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드론산업협회(KADIA) 드론센터장 김형석 박사

최근 레바논의 무장 조직 헤즈볼라(Hezbollah)가 이스라엘 국경 지역을 공격하는 소형 드론 영상을 공개하면서, 현대 전장에서 드론의 위협과 이에 대한 방어 체계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헤즈볼라의 연계 조직인 이슬람 저항(Islamic Resistance, IR)은 이스라엘의 대드론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일련의 영상을 발표했다. 이 사건은 현재 운용 중인 이스라엘 대드론 체계가 놓칠 수 있는 드론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대드론 전술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헤즈볼라가 7월 26일부터 8월23일까지 공개한 영상들은 시간순으로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7월 26일, 마르갈리오트(Margaliot) 남쪽의 국경 거점 알-아바드(Al-Abbad)에 드론이 접근하는 영상

드론은 Drone Dome 대드론체계의 RPS-42 레이더라고 주장하는 물체를 향해 접근하다가 방향을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목표물을 지나쳐 날아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는 통신 지연으로 인해 표적을 놓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2. 8월 9일, 알-말키야(Al-Malkiyah, Malkia) 인근의 국경 거점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영상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이번에도 드론은 공격의 마지막 순간에 방향 전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첫 번째 영상에 비해 목표물에 더 가깝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3. 8월 19일, 알-말키야(Al-Malkiyah, Malkia) 인근의 국경 거점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영상

8월 9일과 같은 국경 지역의 기지에 대한 공격을 보여주며, 이전 영상에서 보였던 장치가 있던 곳에서 70m 미만의 거리에 설치된 레이더를 표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도 드론은 표적을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 세 영상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표적으로 지목된 레이더의 형태다. 영상 속 레이더의 네 개 안테나는 원래 RPS-42보다 더 얇은 모습이다. 이는 라파엘(RAFAEL)사의 드론 돔(Drone dome)에서 개선된 옵션으로 제시하는 RPS-82일 가능성이 있다. RPS-82는 RPS-42보다 탐지 능력 및 기능 등이 향상된 모델이다.

<표 1> RPS-42와 RPS-82의 사양 비교

4. 8월 20일, 이스라엘 잘 알-알람(Jal al-Alam)에 멀티콥터 드론이 접근하는 영상

공개된 영상에는 이스라엘 해안 근처의 국경 거점인 잘 알-알람(Jal al-Alam)에 멀티콥터 드론이 천천히 접근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이전 공격들로 인한 거점의 안테나 피해를 강조하고 있으며, 드론이 주 타워 옆에서 정지 비행을 하며 전력 및 제어 케이블을 손상하려는 의도를 암시했다.

5. 8월 23일, 이스라엘 알-마르즈(Al-Marj) 거점에 주차한 특정 차량을 공격하는 듯한 영상

알-마르즈(Al-Marj) 거점에서 기지의 특정 요원이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을 향해 드론이 접근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드론은 흰색 차량을 향해 날아갔지만, 약 20m 거리에서 영상이 끝나 실제 타격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일련의 영상들은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대드론 체계인 'Drone Dome'의 잠재적 취약점을 보여주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공격이 가능하다는 헤즈볼라의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rone Dome은 RPS-42 또는 RPS-82 레이더, 무선주파수 방향 탐지기, 열영상 카메라, 다중대역 RF 재머 등을 통합하여 드론의 탐지, 식별, 추적, 그리고 무력화를 목표로 하는 시스템이다. RAFAEL사의 Drone Dome 소개 자료에 따르면 드론 돔(Drone dome)은 모듈식 통합 대(對)드론 체계로, 적대적 드론에 대해 전천후 360° 방어를 제공하며, 소프트킬 및 하드킬 방식으로 무력화 및 요격하는 종합 솔루션이다. 드론 돔(Drone dome)은 C4I, SIGINT/RF 센서, 레이더, 전자광학 센서 및 재머를 통합하고 있다고 한다.

헤즈볼라의 소형 드론 공격 사례는 현대 대드론 체계의 여러 취약점을 드러냈다. 가장 큰 문제는 소형 드론의 조기 탐지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소형 드론의 레이더 반사 단면적이 새와 비슷한 수준인 0.01㎡ 미만으로 극히 작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이 주로 저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지형 클러터(Clutter)로 인해 레이더 탐지가 더욱 어려워진다. 

또 다른 주요 문제는 재밍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소형 드론들은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며, 일부는 주파수 호핑 기술을 적용하여 재밍에 대한 내성을 키웠다. 특정 상용 주파수 대역만을 방해하는 Jammer인 경우 소형 드론이 사용하는 주파수가 다를 경우 방해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이번 영상에서는 보이지 않으나, GPS 신호에 의존하지 않고 자율 비행이 가능한 드론들은 통신 재밍만으로 무력화하기는 어렵다.

드론 재머는 특정 주파수 대역을 방해하여 드론의 제어 신호를 차단하거나 영상 전송을 방해한다. 그러나 드론 재머가 특정 상업용 주파수 대역만 방해할 수 있는 경우, 해당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지 않는 드론에 대해서는 방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드론 방해를 위해서는 다양한 주파수 대역에서의 방해 능력이 보장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때 일부 드론에 대해 방해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드론 방해 기술의 한계를 이해하고 방해 장비를 선택하거나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표 2> 자료가 공개된 드론 방해장비(Jammer)의 방해 주파수(일부, 회사별로 제시된 자료에 근거함)

위협 탐지부터 대응까지의 시간 지연도 중요한 문제점이다. 소형 드론은 속도가 빠르고 기동성이 뛰어나 탐지 후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시스템은 위협 식별, 의사결정, 대응 수단 선택 등의 과정에서 시간 지연이 발생하여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고정식 방어 시스템의 한계도 드러났다. 드론 돔(Drone dome)과 같은 고정식 시스템은 설치 위치가 고정되어 있어 광범위한 지역을 완벽하게 방어하기 어렵다. 특히 다수의 드론이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공격할 경우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운용자들의 새로운 위협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드론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새로운 형태의 위협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지만, 운용자들의 교육과 훈련은 이러한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의 대응 능력이 부족할 경우 효율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응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먼저, 다중 센서 융합 및 AI 기반 탐지 알고리즘을 고도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IAI의 Drone Guard 시스템은 3D 레이더와 전자광학/적외선 센서를 융합하여 소형 드론 탐지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여기에 딥러닝 기반의 객체 인식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오탐지율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광대역 및 적응형 재밍 기술 개발도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정의 라디오 기술을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드론의 통신 주파수를 스캐닝하고 재밍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러시아의 Protek사가 개발한 Sapsan-Beркут 시스템은 20~6000MHz 대역에서 작동하는 드론을 효과적으로 재밍할 수 있다. 여기에 AI 기술을 접목하여 드론 제어 신호의 패턴을 학습하고 예측하는 적응형 재밍 기술을 개발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신속 대응을 위한 자동화된 위협 평가 및 대응 시스템도 계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실시간으로 드론의 크기, 속도, 비행 패턴 등을 분석하여 위협 수준을 평가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전에 정의된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대응 수단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동식 및 네트워크화된 방어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차량에 탑재 가능한 이동식 대드론 시스템을 개발하여 유연한 방어 태세를 갖출 수 있다. 러시아의 Raptor 시스템은 이러한 이동식 시스템의 좋은 예이다. 또한, 다수의 고정식 및 이동식 시스템을 네트워크로 연동하여 광역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에 대한 연구도 가속화해야 한다. 고출력 레이저 무기 시스템은 소형 드론을 효과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미국 Raytheon사의 High Energy Laser Weapon System은 이미 실전 배치되어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지향성 마이크로파 기술도 드론의 전자 장비를 무력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

운용자 훈련 프로그램 강화도 중요하다. VR/AR 기술을 활용한 실전형 시뮬레이션 훈련 시스템을 개발하여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정기적으로 실제 드론을 활용한 위협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최신 드론 기술 및 대응 기법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다층 방어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원거리, 중거리, 근거리 탐지 및 요격 시스템을 중첩 배치하여 심층적인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 소프트킬(재밍, 스푸핑) 방식과 하드킬(레이저, 그물 발사) 방식을 통합 운용하여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드론 위협 정보 공유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국내 관계기관 간에 실시간으로 드론 위협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 협력을 통해 최신 드론 위협 및 대응 기술에 대한 정보를 교류해야 한다.

헤즈볼라의 소형 드론 공격 사례가 이스라엘의 첨단 방어 체계에 도전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 역시 유사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북한의 소형 무인기 위협이 새롭게 부상함에 따라, 우리 군 당국은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014년,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로부터 저고도 탐지 레이더인 RPS-42 10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정부는 ‘북한 소형무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제 저고도 탐지 레이더 10대를 도입해 전방지역과 국가 주요시설에 배치하기로 했다’며 ‘이와 함께 소형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다른 장비들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약 2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한국이 도입을 검토한 RPS-42 레이더가 이스라엘의 ‘Drone Dome’ 시스템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모델이라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 이스라엘과 유사한 대드론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드러난 ‘Drone Dome’의 취약점들은 한국의 방어 체계에도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이 된다.

특히, 소형 드론의 낮은 RCS로 인한 탐지의 어려움, 재밍의 제한적 효과, 신속한 대응의 필요성 등 이스라엘이 직면한 문제들은 한국에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과제들이다. 북한의 소형 드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문제들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이스라엘의 사례를 깊이 연구하고, 자국의 지형과 안보 상황에 맞는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다중 센서 융합, AI 기반 탐지 알고리즘, 광대역 재밍 기술, 신속 대응 시스템 등 앞서 논의된 기술적 해결책들은 한국의 대북 방어 체계 개선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한국은 북한의 드론 위협에 특화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북한의 지형과 날씨 조건을 고려한 탐지 시스템 최적화, 북한의 드론 운용 패턴에 대한 정보 수집 및 분석, 그리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고려한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할 것이다.

헤즈볼라-이스라엘 사례는 우리에게 북한의 소형 드론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자국의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대드론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해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향후 소형 드론 위협은 계속해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텔스 능력이 더욱 향상되어 레이더 반사 단면적이 더욱 작아지고, 전자파 흡수 물질 사용으로 탐지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 비행 능력도 강화될 것이며, 복잡한 회피 기동과 목표물 자동 식별, 자율적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군집 드론 전술도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의 소형 드론이 협력하여 더욱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공격 패턴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와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장기 체공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도 함께 발전할 것이다. 다중 센서 융합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어 레이더, 전자광학/적외선 센서, 음향 센서 등이 더욱 효과적으로 통합 운용될 것이다. AI 기반 실시간 위협 분석 및 대응 시스템도 발전하여 복잡한 드론 공격 패턴을 신속히 분석하고 최적의 대응 방안을 실시간으로 제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층적 방어 체계도 더욱 진화하여 원거리 탐지부터 근접 요격까지 유기적으로 연계된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다. 소형화, 경량화된 레이저 및 마이크로파 무기 시스템 등 첨단 요격 기술도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

운용 개념도 변화할 것이다.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모듈식 시스템을 통해 유연하고 적응형인 방어 체계가 구축될 것이며, 드론 위협과 기존 위협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도 발전할 것이다. 또한, 기술 개발 및 정보 공유를 위한 국제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헤즈볼라의 소형 드론 공격 사례는 현대 전장에서 드론 위협의 심각성과 기존 방어체계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혁신, 운용 개념의 혁신, 지속적인 훈련 및 교육, 유연한 대응 체계 구축, 국내외 협력 강화, 그리고 한국의 지형과 안보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이러한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 우리는 북한을 비롯한 잠재적 위협 세력의 드론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드론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은 미래 전장에서의 우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은 국가 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다. 소형 드론의 위협은 현실이며,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기술, 전략, 운용 개념의 모든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