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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준의 차밀> 미 해군 핵잠수함 남중국해 수중충돌 사고와 중국의 항의
<윤석준의 차밀, 2021년 10월 18일>
미 해군 핵잠수함 남중국해 수중 충돌에 대한 중국 반응
USS Connecticut (SSN 22) file photo. (U.S. Navy/Thiep Van Nguyen II)
지난 10월 2일 미 해군 시울프급 코네티컷 핵추진 잠수함(SSN 22)이 남중국해에서 미상 수중지형에 충돌하여 승조원 11명이 부상을 입고 선체가 파손되어 부상하여 괌에 입항하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현재 미 해군이 사건 경위와 수리 수준을 조사 중이다.
미 국방부는 사고 발생 이후 5일이 지난 10월 7일에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미 해군 코네티컷 SSN 22가 인도-태평양 해역 국제해(international water)에서 작전을 수행 중에 불상의 수중 지표(objective)와 충돌하였으며, 부상을 입은 승조원들의 생명에는 이상이 없다”고 발표하였다.
특히 당일 『미 해군 연구소 뉴스(USNI News)』는 “이번 SSN 22함 충돌은 2005년 1월 8일에 미 해군 로스엔젤레스급 샌프란시스코 핵잠수함(SSN 711)이 괌에서 약 364마일 떨어진 케롤라인 제도 내 피커로트 산호초와 라모트랙 산호초 사이 해저지형(underwater terrain)에 충돌하여 98명이 부상을 입고 1명이 사망하는 사건 이후의 2번째이다”라고 보도하였다.
2005년 1월 8일 미 해군 샌프란시스코 SSN 711함이 당시 해도에 나타나지 않은 북위 7도 45분 06초 동경 147도 12분 36초 지점 해저 지형과 충돌하였으며, 이후 SSN 711함은 파손된 함수를 동형 호놀롤루 SSN 718함의 함수와 맞교체하는 수리기간을 거쳐 2009년 4월에 다시 작전배치되었으나, 2016년 11월 4일에 교육훈련용 정박 SSN함으로 퇴역하였다.
당시 사고는 미 해군 SSN용 해도 문제를 노출시킨 충격적 사건이었으며, 아마도 이번 SSN 22함 사고도 유사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는바, 중국은 이번 SSN 22함 수중 충돌에 대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우선 SSN 22함 사고에 대한 감정적 질문 제기이다, 지난 10월 11일 중국 외교부는 기자 간담회에서 “미 해군은 코네티컷 SSN 22함이 남중국해 어디 지점에서 미상의 수중 물표와 충돌하였으며, 사고이후 핵물질 또는 방사능 유출이 있었는지와 이번 수중 충돌사건이 이 항로를 지나는 선박과 잠수함의 항행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공개해야 한다며, 이는 국제법과 규범에 따른 의무로서 미 해군은 이를 은폐(cover up)하면 않된다”고 비난하였다.
이에 대해 지난 10월 12일 『미 해군연구소 뉴스(USNI News)』는 미 국방부 존 키르비 대변인이 펜타곤 기자 브리핑에서 “미 해군 SSN 22함은 유엔해양법협약(UNLCLOS) 제90조에 따른 국제해역에서의 항행의 자유을 하였으며 미 해군은 어떠한 사실도 은폐하지 않으며, 현재 미 태평양 잠수함 사령부(Submarine Force, US Pacific Fleet)와 해군 전투체계 사령부(US Navy Sea System Command)가 조사 중이다”라며 중국에 제기한 은폐 의혹을 부인하였다.
다음으로 SSN함의 남중국해 작전 비난이다. 중국은 미 해군이 이번 SSN 22함의 남중국해 수중 충돌에 대해 충분한 조사 없이 발표할 수 없는 감정적 질문을 하면서 마치 그동안 미 해군 SSN함의 남중국해 수중작전을 은밀히 한 것처럼 기정사실화시켰다.
지난 10월 12일 『China Daily』는 “약 350만㎢ 면적의 남중국해는 세계 해상 물동량의 60%가 지나가는 국제항로라면서, 이런 중요한 항로에 대해 연안국이 아닌, 제3자 미해군이 공해 수중에서 항행의 자유작전을 실시하는 것은 UNCLOS에 명시된 공해상 항행의 자유 권리를 남용하는 행위이자, 지역안보를 저해하는 행위라며, 미 해군이 SSN 22함의 정확한 좌초 위치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당시 수중작전이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지금이라도 다른 선박과 수중 선박이 SSN 22함와 같은 해난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사실공개해야 한다”고 비난하였다.
이에 대해 지난 10월 10일과 12일 『미 해군연구소 뉴스(USNI News)』는 “미 국방부가 코네티컷 SSN 22함이 인도-태평양 공해에서 국제법에 따라 수중작전을 위한 항행의 자유 권리를 행사하였다며, 중국을 위협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였다”고 보도하였다.
1998년 12월 11일 시울프급 SSN 3척중 2번인 코네티컷 SSN 22함은 노후된 로스엔젤레스급 SSN을 대체할 목적으로 1989년부터 건조되었으나, 냉전 종식과 척당 30억 불의 건조비 등으로 3척으로 중단되었고 어뢰발사관에 수직발사관을 추가한 버지니아급 SSN함으로 대체되었다.
특히 중국은 이번 SSN 22함이 수직발사관(VLS)이 없이 8개의 660㎜ 어뢰 발사관을 통해 은밀히 중어뢰, 하픈 잠대함 미사일, 토마호크 잠대지 순항 미사일 그리고 수중기뢰로 무장되었다면서, 이를 통해 전시 또는 위기시에 중국 해군 수상함을 공격하고 하이난성 산야 해군기지를 기뢰로 봉쇄할 수중작전을 하고 있었다고 간주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미 해군 SSN 22함 사고를 작전준비태세 미흡에 따른 사고로 몰고 갔다. 예를 들면 지난 10월 11일 『Global Times』는 베이징 주재 남중국해 전략상황 연구소(South China Sea Strategic Situation Probing Initiative: SCSPI)가 미 해군 SSN함이 완벽한 작전준비태세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중국해에서 수중작전을 하였다면서, 이번 SSN 22함 사고도 2005년 SSN 711함 충돌사고와 유사할 것이라고 주장한 내용을 보도하면서 “미 해군 무리한 대중국 견제 작전 수행 때리기”에 나선 것이었다.
아울러 남중국해 수중에 대한 통제권 장악을 위해 불법적 수중해양조사를 했다고 비난하였다. 우연의 일치로 지난 10월 2일 SSN 22함이 남중국해에서 사고를 했을 때 미 해군 패스파인더급 해양조사함 메리 시어스함(USNS T-AGS 65)이 남중국해에 진입하여 수중해양조사를 하였다. UNCLOS 제56조는 연안국이 200마일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해양과학조사(Marine Scientific Research: MSR)”에 대한 국가관할권 행사를 적절히(due regard) 행사하도록 명시하였다,
하지만 연안국 중국과 사용국 미국 간 제56조 MSR 정의에 대한 이견을 갖고 있으며, 미국은 MSR에 군사용 수로 조사(military hydrographic survey)는 예외라면서 이는 연안국의 관할권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어 패스파인더급 T-AGS 65함의 수중해양조사는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중국은 이를 군사정보 수집 활동으로 불법이라는 입장을 내고 있다.
지난 10월 11일 중국 『Global Times』는 “지난 9월 26일 미 해군 패스파인더급 T-AGS 65이 남중국해에 진입하여 수중해양조사 작전을 하고 있었으며, 10월 1일∼4일간 하이난섬 주변 해역과 10월 5일∼9일 간 베트남 인접 해역 그리고 10월 10일부터 남사군도 근해에서 수중해양조사 작전을 하였다면서, 주된 목적이 남중국해 수중통제권을 장악하기 위해 미 해군 SSN함이 능동소나 작동없이 수중작전을 하도록 해저지도 작성 이외 군사정보 수집 활동으로서 불법이다”라고 주장하였다.
향후 남중국해에서의 미국과 중국 해군 잠수함 간 눈에 나타나지 않는 수중 통제권 장악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해양안보 전문가들은 남중국해 수중에서의 증가하는 잠수함 활동에 따른 각종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예방책 마련을 강조하였다.
우선 남중국해 해양영유권 분쟁 당사국 간 그리고 이에 개입하는 제3국 국가와 중국 간 갈등 범위가 점차 수상과 공중에서 수중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중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사전조치를 관련국들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예를 들면 2001년 미 해군 EP-3 해상 정찰기와 중국 해군 J-8 전투기 간 공중 충돌과 2018년 6월 남중국해에서의 미 해군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디카터함 항행의 자유작전(FONOP)에 대해 중국 해군 란조우함이 45야드(41미터)까지 충돌침로를 취하는 조우 사건을 대표적 사례로 들면서, 2014년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움(WPNS)에서 합의된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행동규칙(CUES)』과 유사한 행동규칙을 수중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하였으나, 자국의 잠수함 작전에 대한 비밀 유지가 우선인 각국의 입장 차이에 따라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다음으로 10월 2일 사고 이후 5일이 지난 후에 미 국방부가 사고를 공개한 것은 무언가 해도 기표와 현지 해저 상황 간 차이(Something doesn’t fit here)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하면서, 수로 조사(hydrographic survey)에 따른 정확한 잠수함용 해도 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SSN 22함 사고 원인을 ① 해도의 부정확성, ② 과거와 달리 잠수함 작전 은밀성을 위해 함수 능동소나를 작동하지 않은 실수, ③ 2016년부터 중국이 설치하고 있는 남중국해와 괌 근해 수중에 대한 중국 수중 탐지체계(SOSUS) 일부인 수중 무인잠수정(UUV)과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제기하고 있다. 일부는 2013년부터 중국이 남사군도 7개 산호초를 인공섬으로 조성하면서 무리한 수중 산호초 채굴로 남사군도 인접 해저지형이 변화되었을 가능성에 비중을 두면서 심지어 중국 해군 잠수함과의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하였다. UNCLOS 제56조 MSR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잠수함의 안전항해를 위한 수중해양조사 활동은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잠수함의 함수 능동소나 작동을 제안한다. 수중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위한 함수 능동 소나 작동은 항로상 장애물을 사전에 확인하여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하지만 냉전시와 달리 현재 대부분의 미 해군 SSN함은 상대방 잠수함과 수상함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하여 함수 능동소나를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2010년부터 중국이 남중국해와 괌 근해에 SOSUS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부터는 더욱 은밀한 수중작전을 위해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사고는 사용된 해도의 부정확성에 의한 사고 또는 중국이 설치한 수중 구조물에 의한 사고인 것으로 추정하였다.
현재 미국과 중국 해군간 잠수함 비교는 미 해군이 질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 해군 구축함의 대잠전 능력도 미 해군과 비교시 열세한 상황이다. 2004년 11월과 지난 9월 12일 일본 영해와 접속수역에 은밀히 진입한 중국 상(商)급 Type 093형 SSN이 일본 해상자위대와 미 해군에 의해 식별되어 부상하는 사례는 중국 해군 SSN 소음이 여전히 크며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대잠전 능력이 월등한 것을 증명한 것이었다.
특히 중국은 중국 해군보다 스텔스 효과가 우수한 미 해군 SSN의 제1도련 내 진입을 저지하고 진입한 SSN함의 소음특징을 수집하기 위해 2010년부터 남중국해, 동중국해 그리고 서해 3곳에 『중국형 저주파 수집용 SOSUS 체계』인 『해저 만리장성(Undewater Great Wall)』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미 해군 SSN함이 함수 능동 소나 작동에 소극적이다.
결국 이번 시울프급 코네티컷 SSN 22함 사고는 그동안 수중작전의 은밀성과 소음도에 있어 해군과 심지어 영국 해군에게도 밀리던 중국 해군에게 미 해군이 노후된 해도 사용과 작전준비태세에 문제가 있다는 핑계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미 해군 SSN함의 남중국해 작전이 중국을 겨냥한 군사적 행위라는 명분을 준 사례가 되었다.
특히 이번 미 해군 코티네컷 SSN 22함 사고는 중국 해군에게 대중국 견제를 위한 미 해군의 SSN 남중국해 수중작전이 무리한 군사적 행위라고 비난하는 명분을 주었으며, 동시에 미국이 아직도 냉전적 사고로 지역 해양안보 이슈에 대해 접근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향후 중국 해군이 이번 코티네컷 SSN 22함과 같은 남중국해 수중작전에 대응하기 위해 남중국해 해군작전 양상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고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남중국해에 대한 수중해양조사 활동 강화, 기존의 SOSUS 개선과 수상함과 항공 대잠전 능력 향상에 크게 비중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작성자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한국해로연구회 집행연구위원,
The Diplomat 초빙연구위원과 육군발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예비역 해군대령이다.
대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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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큐리즈 (14.37.xxx.xxx)
- 2022-08-24 08:49:06
- 소문에 의하면 미국은 전세계 바다에 음파수집 수중마이크 및 케이블을 깔아 놓았다 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아마도 중국은 남중국해 (9단선내) 에 잔뜩 깔아 놨을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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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팔원숭이 (10.0.xxx.xxx)
- 2021-10-19 07:05:38
- 서해와 서남해 대륙붕은 그냥 내수면처럼 생각하고 해양조사를 철저하게 자주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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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고문관 (10.0.xxx.xxx)
- 2021-10-19 00:18:40
- 잘 보았습니다. 윤석준 대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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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mt001 (10.0.xxx.xxx)
- 2021-10-18 23:48:32
- 무인수중드론과 bi-static 소나 등의 운용이 필요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