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준의 차밀, 2021년 9월 6일>

지난 9월 1일 중국 정부는 4월 29일에 개최된 제13차 전국인민대표회의 28차 상무위원회에서 개정한 『중국해상교통안전법(中國海上交通安全法(改定)(Maritime Traffic Safety Law: MTSL)』을 발효시켰으며, 이는 1984년 1월 10일부로 입법화한 이래 2016년에 1차 개정에 이은 2차 개정이었다.  

특히 이는 지난 2월 1일에 중국 해사국(China Maritime Safety Adminstration: MSA)과 중국 해감(China Marine Surveillance: MS)과 함께 중국의 해양 법집행 기관 중 하나인 중국 해양경찰(中國 海洋警察: China Coast Guard: CCG에게 무기사용 권한을 허용한 『중국해양경찰법(中國海洋警察法: China Coast Gaurd Law: CCGL)』를 발효시킨 것에 추가한 조치로서 중국이 주장하는 영해와 국가 관할 해역에서의 법집행을 강화한 법안이었다. 

현재 중국 CCG는 2018년 7월 1일 이후 소속이 국가해양국(SOA)에서 중국 무장경찰(PAP)로 이전되어 당 중앙군사위원회(CMC) 통제를 받는 준(準)해군(Quasi- Navy)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중국은 CCG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투입하여 중국의 주장을 기정사실화하는 전략을 채택하며, 전문가들은 중국 CCG가 할 임무와 역할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이번 MTSL을 삼전(三戰) 중 하나인 『법률전(legal war)』으로 보고 있다. 

이번 MTSL 개정안은 총 122조로 구성되었으며, 구체적으로 1992년에 선포한 『중국 영해법』에서 외국 함정의 영해에서의 무해통항에 대한 사전 통보제를 구체적으로 법제화한 것에 추가해 외국함정의 영해와 중국 해양관할권이 적용되는 해역에서 지켜야 할 법제 내용들을 해양교통안전을 명분으로 대거 포함하였으며, 이는 1992년 영해법 등 각종 국내법을 수정 및 보완 차원이 아닌, 지난 2월 1일의 CCGL에 추가한 내용들이었다. 

이러한 MTSL 개정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시각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미중 해양경쟁 긴장 고조이다. 현재 미 해군과 중국 해군은 동아시아 남부 해양이자 중국이 주장하는 제1도련 이내이며, 중국 동부 연안에 있는 남중국해, 동중국해 그리고 한국 주변 해양 등에서 치열한 해양통제 능력 경쟁을 하고 있다. 

특히 미 해군은 중국이 구단선(nine dash line)에 의해 남중국의 약 80%의 수역에 대해 역사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와 상공비행의 자유(freedom of overflight) 작전을 실시함으로서 남중국해 모든 표출물들이 섬 지위가 없으며, 남중국해 해역은 모두 공해라며, 관습적 국제법에 따른 항행의 자유와 상공 비행의 자유작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MSTL 발효가 오히려 미 해군에게 MSTL 내용들이 국제법과 국제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내용임을 강조하기 위해 향후 더욱 항행의 자유와 상공비행의 자유 작전을 자주 실시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특히 중국과 심각한 영유권 분쟁을 치르는 베트남과 필리핀 전문가들은 중국이 1992년 중국 영해법 등 각종 국내법에서의 주장한 논리들을 기정사실화(fait accompli)하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것이라며, 이에 밀리지 않기 위해 미 해군은 중국의 남중국해 해양통제 야심을 더욱 강력히 견제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예를 들면 지난 8월 31일 대만 『타이베이 타임스(Taipei Times)』는 이번 MTSL 개정이 미중 간 해양 충돌(conflict), 위기(crisis) 또는 우발사태(contigency)를 야기할 『시한폭탄(time bomb)』이라는 과격한 용어를 사용하며, 중국의 무리한 MTSL 발효를 비난하였다.

여튼 지난 2월 1일 CCGL에 의해 남중국해에서 합법적 무기 사용 권한을 받은 중국 CCG가 이번 MTSL을 통해 미 해군과 기타 주요 국가 해군함정의 진입을 거부하는 법집행작전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미 해군과 해양경비대(US Coast Guard)는 MTSL이 국내법이며,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항행의 자유와 상공비행의 자유 작전을 더욱 자주 실시하여 향후 남중국해에서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말에서 9월초 간 미국 등 6개국 해군은 항모와 대형 강습헬기항모를 기함으로 하는 해상기동전단을 필리핀해와 남중국해에 투입하여 다양한 연합 해군훈련을 실시한 반면, 중국 해군은 항모 없는 Type 055형, 052C/D일형 구축함, Type 054A형 프리깃함, Type 901형 군수지원함과 헐넘버 799의 해군정보수집함으로 구성된 해상기동전대를 구성하여 일본 소야 해협과 미야코 해협을 통과하여 북쪽 베링해와 남쪽 태평양 원해로 나아가 원해 해군훈련을 실시하며 경쟁하고 있다. 

다음으로 해양안보 전문가들의 남중국해 해상교통로(海上交通路: Sea Lanes of Communication, SLOC) 차단 우려이다. 이는 이번 MTSL 입법 제목에서 발생되었다. 

우선 해상교통(海上交通; maritime traffic) 용어 사용이다. 이는 중국 영해와 국가 관할해역에서의 항해(pilot) 규정으로서 일정 해역을 차단하여 항해금지와 금수품 적재 등을 적시하는 전평시 해상해상로(SLOC) 개념과는 다르다. 하지만 이번 MTSL 제목을 접한 해양안보 관련 학자와 전문가들은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nization: IMO)가 주관하는 해상교통(maritime traffic) 내용을 마치 전시 해상교통로(SLOC) 개념으로 확대해석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다음으로 안전(safety) 용어로서 이는 통상 항해안전을 의미하며, 해상교통로를 차단하여 통제하는 개념이 아니고 국제해상충돌예방법규(International Regulations for Preventing Collisions at Sea: COLREG)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8월 31일 『Newsweek』는 이를 안보(security) 개념으로 해석하며 마치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에서 미 해군과 미국 동맹국 일본, 호주, 나토와 파트너십국 인도 등 제3자 개입에 반발하여 남중국해를 경유하는 해상교통로(SLOC)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과대해석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인도양-말라카 해협-대만으로 이어지는 선박의 항로(sea lanes)와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는 약 100마일 이상 이격되어 있다. 이에 만일 중국이 남중국해를 국가안보와 미국과의 갈등에 따라 남중국해의 항해를 제한하더라도 이러한 제한이 인도양과 태평양을 오고가는 대형 컨터이너 선박들의 항로에는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한 만일 중국이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도양-말라카 해협-대만으로 연결되는 남중국해 남쪽 항로를 봉쇄(blockade)하려면, 과거 제1-2차 세계대전시 대서양에서와 같이 영국의 대규모 기뢰 부설 또는 독일의 U-boat에 의한 무제한 통상파괴전을 해야 하나, 이는 현 중국 해군 전력 규모를 고려할 시 불가능하며, 이에 따른 피해는 중국에게도 그대로 나타나 오히려 손해이다. 중국 경제발전은 공해상 항행의 자유 권리에 의한 해상교역에 의해 축적되고 있어 항행의 자유 권리의 가장 큰 수혜자는 중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만일 중국 해군이 과거 독일 해군과 같이 대서양에서의 해상교통로를 차단하는 통상파괴전을 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것이며, 이는 그동안 중국이 서구식 마한주의 해양강국 지향을 부정하며 중국은 평화굴기와 해상 일대일로와 같은 선의(善義)의 해양력을 선호한다는 주장과 상반되어 오히려 중국이 지역 해양 불안과 무질서의 원인이라는 비난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지난 2월 1일 CCGL에 의해 CCG에게 무기 사용을 허가하였고, 1992년 영해법을 중심으로 각종 국내법들이 상존하는 가운데 유독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작전(FONOP)과 상공 비행의 자유적전을 하는 미 해군 함정에 대한 구체적 제한과 강제조항들을 포함하는 MTSL 개정법에 포함하여 불필요한 해양안보 우려를 낳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을 염두에 둔 MTSL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이다. 

현재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간 유엔해양법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UNCLOS)를 어떻게 남중국해 표출물 지위(entitlment)에 적용하며, 이에 따라 해양경계을 획정(delimit)할 것인가에 대한 분쟁이 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동중국해 대륙붕한계선을 오키나와 해구까지 연장하여 한국 및 일본과 갈등을 빗고 있으며, 일본과는 동중국해 조어대(釣魚臺, 중국명: 다오위따오, 일본명: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의 대륙붕한계선 범위는 한국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동중국해 대륙붕 전체도 포함된다. 

국제법 학자와 전문가들은 이번 MTSL이 다음과 같이 UNCLOS와 IMO 규범을 위반하고 있거나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우선 제2조는 적용 범위를 영해에서 중국의 국가관할권이 적용되는 해역(sea areas under the jurisdiction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으로 확대하였다. 이는 중국의 공세적 해양관할권 행사에 따라서 배타적 경제수역이 중복되는 경우 연안국 간 최종 합의에 이르기 이전에 어느 일방이 일방적인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한 UNCLOS 제74조와 83조와 충돌될 우려가 크다.

또한 해로 선택(routing)과 보고(reporting)를 의무화시킨 제19와 30조이다. 하지만 이는 연안국이 선박의 항로 선택과 보고를 위해 해로(sea lanes)와 통항분리(traffic separation scheme)를 지정하도록 한 UNCLOS 제22조와 IMO 규정이 있어 별도로 필요치 않는다.  

다음으로 외국 함정에 대해 각종 장비(equipment) 또는 인원(manning)과 관련된 제한사항을 명시한 제33, 41, 42, 43조는 UNCLOS와 IMO 규정을 넘는 과도한 조치로서 특히 비영업적 목적의 함정과 관공선에 대해 연안국이 개입하는 것도 UNCLOS 제32, 95, 96조 위반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이 공해상 항해제한 해역(restricted navigation zone)을 선포하도록 한 제19조와 이곳에서의 강제적 항해를 포함한 제44조는 영해 범위를 넘어 제한 해역을 지정하는 것은 공해 확대의 원칙을 기반으로 한 UNCLOS 정신 위반이며, 영해와 이외 지정된 해역에서의 무해통항 권리를 부여한 UNCLOS 제25조 위반이다. 현재 중국은 미국과 달리 UNCLOS 회원국이다. 

아울러 과학관찰(scientific observation) 등의 행위를 사전에 통보하도록 한 제49조는 중국이 1996년에 배타적 경제수역법(Exclusive Economic Zone)과 2002년 측량법(Surveying and Mapping Law)을 제정한 사례와 상치되며, 공해상 해양과학조사(Maritime Scientific Research: MSR) 행위를 허락한 UNCLOS 246조와 모순된다.

특히 교통 통제 조치(traffic control measures)를 지정한 제52조와 외국 함정이 중국 영해에 진입시 사전 통보제를 채택하고 중국의 법집행을 강제한 제54, 55, 56조이다. 연안국은 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해상/공중교통을 잠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으나, 이는 강제조항이 아니고 군사훈련에 방해만 되지 않으면 공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 무리한 조치로 평가된다. 

더욱이 제53조는 해양안전, 교통질서, 환경보호 및 오염방지 등을 이유로 한 중국의 무해통항 권리 제한권을 인정하고 있어, 중국에 의한 자의적 해석과 통제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종적으로 외국 함정과 관공선들이 중국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된다는 제120조의 애매모호함이다. 국제법 학자와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러한 법과 규정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명기하지 않아, 치외법권을 받는 해군함정과 관공선들이 연안국 국내법에 제약을 받아 국제 관습법 정신을 위반하였다고 평가하였다. 

이번 MTSL은 미중 전력경쟁, 해양안보와 국제법적 차원에서 과도한 연안국 권한 행사 내용, 국내법과 국제법 간 상충하는 점, IMO 규정과의 모순되는 등의 문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미 해군대학(US Naval War College) 국제법 교수 라울 페드로조 박사는 중국이 이번 MTSL 개정을 통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대해 역사적 권리와 그에 따른 해양영유권 주장을 기정 사실화(fait accompli)하며, 이번 MTSL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응을 탐색하고 있다며 가장 최선책은 이를 피해 가는 것이라 지적한다. 

특히 이번 MTSL를 중국이 UNCLOS 일부 애매모호한 조항들을 이용하여 이를 국내법으로 강제화시킴으로써 미국 등 제3자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중국과 인접 연안국 또는 도서국가들 간 해양영유권과 해양경계 획정 분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 평가한다. 즉 비록 중복이지만, 지속적인 국내법 법제화를 통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해양관할권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이번 MTSL 개정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법적 문제와 군사적 대결이 혼재되고 영업용 일반 선박과 해군함정과 해경 등의 관공선 간 지위와 역할이 다른 점을 뒤로 한 채 오직 중국의 해양이익만을 고려한 일종의 ‘회색지대(grey zone)’ 전략이라면서, 지난 2월 1일 CCGL을 수행하는 CCG가 MTSL 집행에 있어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였다. 

특히 미국 등 동아시아 주요 국가 전문가들은 지난 CCGL과 이번 MTSL 법제화는 중국이 제1도련 안에 있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미중 전략경쟁을 CCG의 법집행 문제로 축소하고, 미국의 UNCLOS 미가입국 상황을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제1-2도련 사이와 제2도련 범위는 중국 해군이 해양통제를 장악하여 미국을 태평양 원해로 밀어내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결국 중국은 이번 MTSL 법제화를 통해 제1도련 이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문제를 CCG가 지난 CCGL에 이어 이번 MTSL를 통해 보다 강제적인 법집행을 하도록 하며,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의 미 해군과 해양경비대 개입에 법적 문제로 대응하는 『법률전(legal warfare)』로 대응하고, 지난 8월말 6개국 해군의 다자간 해군에 대응하여 중국 해군이 소야(Soya)와 미야코 (Miyako) 해협을 통과하여 베링해와 태평양 원해로 진출하여 원해훈련(far sea exercise)를 한 것과 같이 제1도련 밖은 해군력이 주도하는 전략을 지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MTSL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한반도 주변 해역에도 적용되는 것이며 이에 대한 한국의 대비책 필요성이다. 한국은 중국과 한반도 주변 서해, 남해와 동해에서 각가 다른 해양 현안을 갖고 중국 해경과 해군과 대립하고 있으며, 그 수위가 점차 고조되는 추세를 맞이하는 있다. 이에 한국은 지난 CCGL과 이번 MTSL를 법제화하는 전략과 함의를 잘 읽어 대비해야 할 것이며, 그 핵심으로 한미 동맹 강화와 한국 해군의 경항모 건조가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작성자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한국해로연구회 집행연구위원, The Diplomat 초빙연구위원과 육군발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예비역 해군대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