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Chita에 있는 군사법원의 재판에 출석한 Ramil Shamsutdinov 이병 

                                                            2021.1. 21. AFP등 보도 

시베리아 Chita市에 소재한 러시아 2 동부지역 군사법원은 1월 21일 라밀 샴수티노프(Ramil Shamsutdinov) 이병에게 살인 및 살인 미수혐의로 징역 24년 6개월을 선고하였다. 

그의 혐의는 2019년 10월 19일 자신을 괴롭힌 군인 8명에게 총기를 난사하여 사망케 한 것이다. 희생자 가운데는 고급 장교 2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범행은 Zabaikalye 지역 Gorny 마을에 있는 부대에서 일어났다.

샴수티노프 이병은 총기난사 혐의에 대해 순순히 인정했다. 다만 전입 신병인 그가 자신에 가해지는 괴롭힘을 견딜 수 없어서 범행을 하였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 대한 괴롭힘과 희롱이 거의 “지옥"이었다고 표현했다. 이날 범행도 선임 및 간부들에 의해 고문과 구타를 당하고 범했다고 한다. 변호인도 피고인이 정신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범죄를 범하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군 수사위원회는 피고인의 정신과 육체 모두 정상이었고 자신의 행위의 중대성을 모두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샴수티노프 이병은 2019년 체포된 뒤에 쓴 공개편지에서, 자신은 당시 총기난사 외에는 달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며, 희생자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용서를 구하였다. 편지에서 “나는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부대 내 괴롭힘의 문제를 총기난사와 같은 방법으로 해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부대에서는 마음 놓고 뛸 곳도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라고 썼다. 이 글은 소셜 미디어에서 많이 공유되었다. 

배심원단은 지난 12월 피고인에 대해 유죄이지만, 정상을 참작하여 감형이 필요하다고 평결하였다. 군사법원은 21일 선고에서 피고인은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는 교도소에서 24년 6개월을 복역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한편 샴수티노프 이병을 구타하고 괴롭혔던 군인은 지난 3월에 징역 2년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러시아에서는 부대 내 괴롭힘을 참지 못해 총기난사와 같은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인권단체들이 최근 수년간 군내 괴롭힘(갈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18살에서 27살 사이 남자들은 병역의무를 진다. 그런데 군에서의 괴롭힘은 갓 징집·입대한 신병에 대해 집중된다. 신병의 빠른 부대적응을 위한 괴롭힘이라고 하지만 피해자들이 이를 견디지 못해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병역을 기피하는 여러 편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러시아 당국은 신병 괴롭힘은 1990년대에는 만연했지만, 현재는 근절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인권단체들은 이러한 괴롭힘은 쉽게 근절되지 않고 러시아 군내 고질적인 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도 러시아 서부에 있는 Voronezh 인근 공군 기지에서 한 병사가 총기를 난사하여 장교 1명과 병 2명을 살해했다. 최근에는 군대에서 갓 입대한 어린 신병들을 괴롭히는 사진과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러시아 군인에 의해 포스팅되고 있다. 

※ 통제된 군에서는 늘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 군도 이러한 문제로 많은 고초를 겪었다. 다만, 러시아 군사법원이 선고한 형이 중형이기는 하지만 우리 군사법원에 비해 가벼워보인다. 상관을 포함한 8명을 살해한 경우 우리 군사법원은 피고인에게 어떠한 처벌을 내릴 것인가. 만약 우리나라에서 징역 24년을 선고했다면 유족들과 언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군대 범죄는 어쩌면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가 군 조직과 문화의 희생자일 수 있다. 엄벌만이 해결이 아니다. 군 구성원의 인식개선과 병영문화 변화가 선행되어야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병영문화의 개선은 다른 나라 군대와 그 나라의 문제 해결 방법을 같이 고찰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유한) 변호사 홍창식, 전 고등군사법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