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12. 29. CNN, The Guardian 및 인도 언론 매체 

인도 육군 대위가 인도가 통제하고 있는 캐시미르 Shopian 지역에서 민간인 세 명을 납치하여 살인하고, 사체를 유기하고 그 경위를 군 당국에 허위보고한 혐의로 군사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인도 경찰에 따르면, 인도 육군의 대반란 전문 부대인 62 Rashtriay Rifles 소속 Singh 대위는 민간인 정보원 두 명과 함께 지역 민간인 세 명을 납치하여 사살하였다. 이들의 범행 동기는 반군 관련 주요 정보를 제공하거나 반군 민병대원을 사살한 경우 주는 포상금을 노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군은 캐시미르에서 반란 민병대원을 사살하는 등 전과(戰果)를 올린 군인에게 진급, 훈장 또는 포상금(최고 한화 1800만원)으로 상을 주고 있다.  

(희생된 세 명의 민간인)

Singh 대위는 민간인 정보원과 사전 모의하여 2020. 7. 18. 민간인 세 명을 차량으로 유인 납치한 후 사살하였다. 사살한 후에는 이들을 반군으로 위장하기 위해 그들의 신분을 알 수 있는 것은 없애고, 대신 불법 무기인 권총, AK 소총, 탄창 과 IED를 사체 주변에 두어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조작했다. 그 후 당국은 이들을 한적한 곳에 매장을 하였다. 이들 희생자 세 명은 인근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온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서로 사촌으로 나이가 각각 16, 20, 25살이며, 이 중 25살 희생자에게는 15개월 된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ingh 대위는 이 사건 후 상관과 동료들에게 반군 민병대를 과수원 내 외딴 집에서 총격전 끝에 사살하였고, 이들은 극렬 테러리스트라고 보고를 하였다. 이에 따라 인도 군 당국도 같은 내용으로 브리핑하였다. 

희생자들의 부모들은 아들들로부터 소식이 끊긴 후 우연히 소셜미디어에서 사망한 청년들의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자신들의 아들로 직감하였다. 이들은 곧이어 실종신고 및 사건조사를 경찰에 요구하였다. 여기에다 지역 사회활동가들이 소셜미디어로 수사 및 전말을 밝힐 것을 정부를 압박하였다. 이에 인도 경찰은 그 동안 인도군에 의해 자행된 사망사건 등에 대해 좀처럼 하지 않았던 수사를 이번에는 개시하였고, DNA 샘플이 실종자들과 일치하는 것을 밝혀 희생자들이 반군 민병대원이 아님이 밝혀냈다. 아울러 Singh 대위 등이 교전규칙을 준수하지 않았고, 사건을 조작하였음을 밝혔다. 마침내 작년 10월 3일에 세 명의 유해가 발굴되어 사건 후 73일 만에 이들은 고향에 있는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경찰이 사살된 희생자들의 유홰를 운반하고 있다. in Baramulla. (Express file)

캐시미르 지역은 수십 년 간 인도와 파키스탄 간에 영토분쟁이 있는 지역이다. 사건이 발생한 Shopian 지역은 사과 주산지이다. 인도는 작년부터 이곳 지역에 제한적이나마 부여했던 자치권을 많은 부분 박탈했다.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언론인의 활동을 제한하는 등 현지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지역은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는 반군 민병대원들과 인도 보안군과의 총격전이 자주 벌어지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 인도 보안군이 민간인에 대해 자행한 인권침해 또는 남용에 대해서 지역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항의하고 국제 인권단체들과 연대하고 있다.    

보안군에 대한 사망사건에 대한 조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에는 육군 장교가 세 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이들을 반란군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로 인해 수개월에 걸친 시위가 있었고,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준 군조직에 의해 100여 명의 민간인 희생자가 생기기도 하였다. 2016년에는 경찰과 준 군조직이 이 지역에서의 시위를 과잉 진압한 것으로 비난을 받았다. 이 시위는 유명한 반군 지휘관이 살해당한 것으로 촉발되었다. 시위 진압과정에 사용된 철제 진압탄(iron pellet)에 눈을 다쳐 많은 청년들이 실명하기도 하였다.  

Shopian에서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해 인도 육군은 별도로 조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법률가들의 자문을 받아 별도로 증거를 수집 및 조사하는 등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Singh 대위는 군 당국에 구속되어 있고, 공범 민간인은 민간 경찰에 구속되어 있다. 군 당국은 최근에 Singh 대위를 민간 법원이 아니라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시미르 지역에서 인권침해 및 남용 혐의를 받는 군인들에 대한 형사 소추는 매우 드물다. 비슷한 인권침해 및 사건 조작이 있었다는 주장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조사와 소추는 매우 드물었다. 앞으로의 사건 처리의 귀추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 분쟁지역에서 민간인에 대한 적대행위는 금지된다. 현대 무력분쟁은 과거와 같이 전선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민간인 희생자는 더욱 늘어난다. 군인은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도 더 어렵다. 하지만 이 사건과 같이 개인의 사욕으로 민간인을 살해하거나, 전과를 과장하는 경우 군 전체를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군인은 전장에서 생명에 대해 철저한 윤리의식을 가져야 하고 정직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하는 사건이다. 무력충돌 과정에서 군인이 한 순간 방심하면 명예로운 군인에서 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