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터어키의 영웅 케말파샤가 등장한다,
원래 케말은 일찌기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다르다넬즈 상륙작전을 막아내고 영국군에게 큰 타격을 준 전쟁영웅이었다.

그러나 그는 청년터어키당하고는 척을 지고 있었기 때문에 바깥에서만 맴돌고 있었다.

1차 대전이 터어키의 패배로 끝나고, 베르사이유 조약에서 오스만 터어키가 엄청나게 많은 양보를 하는 꼴을 보면서 케말은 터어키의 장래는 메소포타미아 등 중동의 영토를 포기하고 술탄 체제를 없애는 것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모든 터어키 술탄의 지배, 칼리프의 지배, 마호멧교의 모든 것을 정치에서 배제하여야 한다"
"터어키를 터어키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런 케말의 주장은 터어키 민족주의를 고양시켰고, 다니는 곳곳마다 흥분한 터어키 민족주의자들의 지지를 얻어냈다. 이제까지 오스만 터어키 시대 때에는 그 제국 내에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아프리카, 발칸 유럽국등등 여러 민족들이 혼재하고 있어서 술탄은 그 제국의 단결을 유지하기 위해 정작 터어키 인들의 권리는 무시하기 일쑤였다,,

이제 이스탐불과 아나톨리아 반도만 주로 영유하는 순수한 터어키인들만의 터어키 국가를 새로 만들자는 케말의 주장이 국민들에게 먹혀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런 민족주의의 고양과 흥성은 많은 터어키인들이 다시 무기를 잡게 만들었고,, 때마침 그리이스의 침공은 그들의 이런 민족주의 에너지를 강하게 뭉치게 만들어버린 계기가 되었다,(당시는 우리의 31 운동과 비슷한 때였다!)

한편,, 그리이스군이 스미르나에 상륙한 이후 그리이스는 국내에서 정치적 동란이 생겼다...총선거에서 베니젤로스 수상이 패한 것이었다... 국민들은 승전국의 영광을 얻어야 할 수상을 마치 2차대전 직후의 처어칠 수상 처럼 패배시켰다,, 그리이스는 전쟁으로 피곤하였던 것이다,,,
이후 복위한 콘스탄틴 왕은 전쟁을 어찌 할 것인가 고심하였다,, 그러나 이미 시작된 전쟁을 멈출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고 관성의 법칙에 따라 이전 수상이 일으킨 전쟁을 더 확전시키기로 하였다,, 그리이스군은 아나톨리아 고원 내륙으로 깊숙히 진공해들어갔다.

케말이 지휘하는 터어키군은 그리이스군이 깊이 들어와서 그 보급이 한계를 이룰 때까지 기다렸다. 과연 그리이스군은 보급이 길어짐에 따라 물자가 모자르게 되었고, 사기도 떨어졌다,,, 영국은 국내 사정 때문에 그 지원이 한정되어버린 상태였다.,
믿었던 터어키 국내 그리이스 인들의 협조는,,, 이들의 주거지가 흩어져 있었던 바람에 별 힘이 되어주지 못하였고,, 터어키 주민들은 곳곳에서 그리이스군의 보급로를 게릴라전으로 괴롭혔기 때문에 그리이스군들은 보급로 주변을 경계하기 위해 병력을 분산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1923년 8월, 터어키 중부의 한 강을 사이에 두고 양군이 대치하였다. 양쪽 군대의 병력은 비슷하엿다,,그리이스군은 이글거리는 여름의 태양과 찌는 듯한 더위, 모자르는 보급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힘을 내어 터어키 군을 공격하였으나 터어키군은 잘 수비해내었다,,,
이제 그리이스군은 곧 닥칠 겨울 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으므로 보급이 원활한 해안지대로 철수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막상 철수명령이 떨어지자 그리이스군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터어키군은 끈질기게 기다렸다, 드디어 1년이 지난 1924년, 케말은 그리이스군의 떨어진 사기를 보고 터어키군에게 일제히 총공격 명령을 내렸다. 그리이스군의 방어선은 돌파되었다,
그리이스군은 남북의 둘로 갈라져버렸다. 북쪽 부대는 질서정연하게 보스포러스 해협으로 후퇴하여 귀국하였으나 남쪽 부대는 완전히 도주가 되어버려 무질서하게 이즈미트 (스미르나) 시로 후퇴했다. 그들을 따라 수많은 그리이스인 주민들이 스미르나 시로 들어왔다. 그리이스는 2년 동안 먹었던 땅들을 단 며칠 사이에 모두 다 잃어버렸다.

스미르나에서 그리이스인들은 배를 타고 그리이스 본토로 철수했다,, 추격해온 터어키 군은 스미르나 시에 입성한 후 이 곳에 있던 그리이스의 옛 흔적을 모두 없애고자 시를 불태웠다,,,그리고 스미르나 시는 이즈미트 시로 이름이 바뀌었다,,,이 도시는 케말의 승리의 한 기념비가 되었다,

그리이스에서는 원정의 총체적 실패 뿐 아니라 국가적 재난이 되었다. 재수없게 전 수상이 일으킨 전쟁을 이어받아 이끌어간 왕은 퇴위하고 그 아래 장관들은 군사재판을 받고 사형선고를 받았으며 그 다음날 처형되고 말았다.
로잔느 조약으로 그리이스는 터어키에게 동트라키아와 아나톨리아 반도의 땅들을 내어주고, 그리이스 국내의 터어키인들과 터어키 국내의 그리이스인들 간에 교환 이주가 강제로 이뤄졌다... 그리이스인 100 만명 이상이 터어키 본토에서, 그리고 그리이스 본토에서 터어키인 20만이 강제 이주되었다,,, 그리이스의 종합적 손해였다,,,
카바도키아에 가면 옛 그리이스 정교도들이 쓰던 석회암 동굴 교회의 유적이 있어서 관광지가 되어 있는데,, 원래는 그리이스인들이 살던 교회들이었다,, 로잔느 조약으로 여기의 그리이스인들이 전부 추방되고 이 동굴 교회들은 터어키 부랑민들의 주거지가 되었다,,, 지금도 이 교회들의 벽화들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는데 아무도 보존, 복원하지 않고 있다,,

터어키는 대 성공이었다. 베르사이유 조약으로 잃었던 땅들을 거의 다 되찾았고, 케말의 집권에 따라 터어키 술탄은 퇴위, 술탄 제도가 없어져버렸다,, 이후 터어키는 케말의 지도 하에 정교분리를 엄격히 지키고, 서구화, 유럽화를 진행시켯으며 문자 자체를 아예 유럽식 알파베트로 바꿔버렸다,, 케말은 죽을 때까지 대통령 권력을 쥐고 개혁을 밀고 나갔다,,
케말의 가르침은 지금도 터어키 군대에게 지켜 내려오며,, 가끔 씩 정치인들이 마호메트 교에 입각한 신정정치를 부활시키려고 하면 군대가 구데타를 일으켜서 다시 제자리로 돌리는 것을 목격하고 있는 현대 터어키이다,,,

자, 이제 보니 터어키의 독립전쟁? 독립전쟁 맞다 !,, 그것은 터어키가 오랜 마호멧교 술탄의 지배 하에서 잃었던 터어키 본래의 민족국가를 찾고 독립을 한 전쟁이었던 것이다,,,

이 그리이스-터어키 전쟁은 우리나라로 치면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즉 해방 후 한국이 군대를 모아서 패전 일본을 향하여 상륙, 미국의 지원 하에 토쿄로 진격한 경우를 가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이스와 터어키 간의 국력과 영토 차이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국력 차이와 비슷하였다,,, 그리이스 수상 베니젤로스가 가졌던 야망을 똑같이 우리 한국인들도 일본 땅을 향하여 가질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패전 일본이 해방 한국의 군대를 토쿄 근처에서 맞아 승리하고 대한해협 너머로 쫓아내버렸다면,, 그리고서는 일본이 그 전쟁을 일본의 독립전쟁이라고 불렀다면? 얼마나 애꿎은 일이 되겠는가?

그러나 역사의 냉엄한 교훈이 여기에 있다,

1. 국력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이스는 택도 없이 작은 국력으로 큰 터어키 국가를 송두리째 먹으려하였다,, 욕심이 지나쳤던 것이다,,

2., 그 욕심을 실행하기 위해서도 외교적 술수가 극히 필요하다,,, 그리이스는 믿었던 우방들을 터어키에게 몽땅 빼앗겼고 유일한 동맹국 영국은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 한국도 일본과 대결하면 우방과의 외교전을 아주 잘해야한다,, 동맹국 하나 없이 일본과 맞선다는 것은 그리이스 꼴 되는 것이다,, 일본을 이길 수 없다면 차라리 친구로 만들어버려라.

3. 사자의 자식은 역시 사자였다... 터어키인들은 일찌기 유럽과 아시아를 주름잡고 대제국을 일으킨 민족이었다,, 비록 그들이 20세기 들어서 쇠퇴하였으나, 결정적 시기에 그들은 다시 분기하고 부흥하여 승전할 수 있었다..

4. 케말은 죽을 때까지 독재 하면서, 터어키 국가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그 번영의 초석을 다졌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박정희도 한국의 과거를 송두리째 뒤집고 대한민국의 번영의 초석을 다졌다,, 터어키인들은 지금도 케말을 숭배한다,, 그들이 케말을 존경하면서 무척 행복해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보면서 참 부러웠었다,,그러나 반대로 지금의 한국인들은 박정희를 씹는 것이 똑똑한 한국인의 자격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같다,,,

터어키인들은 바보 같아서 케말을 적극 숭배하고, 한국인들은 똑똑하기에 박정희를 씹는 것일까? 천만에,,, 나는 한국인들이 터어키인들보다 그리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박정희 하나쯤 터어키의 케말처럼 존경해주고 살아도 손해볼거 없이 행복해하며 살 것 같은데,, 그리하지 않으니까 결국 자랑스럽게 내어놓을 존경할만한 위인 하나 갖지 못하고 굳이 힘들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