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식 우주정책연구실
<김호식의 우주정책연구실> 대한민국 우주산업, 어디로 가야하나
작성자 : 김호식(119.70.xxx.xxx)
입력 2022-01-05 16: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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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우주산업, 어디로 가야하나
안보·번영 위한 우주 활용, ‘우주력 건설로 패러다임 전환을

김 호 식
미 포틀랜드주립대 연구교수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전 세계가 우주개발 열기에 뜨겁다. 우리나라도 뉴 스페이스’(New Space) 물결에 힘입어 우주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공 도메인이 주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이점을 고려한다면 당연하고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우주개발의 이점은 첫 번째, 우주라는 최고의 고지(Ultra Higher Ground)를 확보하게 됨으로써 달성되는 국가안전보장 측면의 이익이다. 우주에서 민간, 상업, 국방, 정보영역의 활동과 이들 우주자산의 보호, 그 활동을 통해 획득한 산출물의 이용 등은 국가이익과 직결되어 안전하고 성공적인 우주활동을 보장하고 보장받는 것이 국가안전보장의 문제가 되었다. 두 번째는 국가가 우주탐사라는 옵션을 선택했을 때 부여받게 되는 잠재적 기회이다. 우주탐사 활동은 우주산업이라는 블루오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경제활동을 증대시키고 경제성장을 촉진한다. 인류의 새로운 주거지 확보, 우주자원과 미래 에너지원의 확보 등이 좋은 예이다. 셋째는 우주개발을 추진함에 따라 발생하는 국가 과학기술 및 산업 발전 등 국가 발전적 요소이다.
우리나라는 우주개발이 주는 이점을 활용하여 국가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우주개발이라는 옵션을 선택했다. 우주개발에 드는 비용이 실로 막대하며 국민의 세금으로 추진되는 만큼 우리나라 우주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주개발의 목표는 프로젝트 성공이 아닌 국가이익 달성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모든 우주개발 활동은 단일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의 성공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주개발 활동은 국가안보 및 과학기술의 발전, 경제적 이익 창출 등 국가번영과 연결되어야 한다. 세계 선진 우주 강국들은 이것을 우주력(Space Power) 건설이라고 부른다. 국가 우주력이란 국가의 번영과 안보를 추구하기 위해 우주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국가 능력의 총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영향력과 통제력을 발휘하기 위해 외교력, 정보력, 군사력, 경제력 등 국력의 수단을 필요로 한다. 우주력은 국력의 원천이자 통로이다. 우주력은 국력을 강화시켜 주는 속성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활동도 우주력 건설과 연결되어야 한다.

우주정책을 통해 우주개발에서 우주력 건설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우리나라는 우주개발로부터 우주력 건설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과제목표나 기관목표 지향적에서 국가목표 지향적으로, 우주는 가야 하는 곳이라는 개념에서 우주는 국가와 인류를 위해 위대한 과업을 수행하는 곳이라는 개념으로, 현재에서 미래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가 우주력 건설의 목표가 명확히 설정되어야 하고 우주개발 프레임이 재구성되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행위는 우주 개발자의 영역을 넘어서기 때문에 교육·훈련 그리고 경험, 선진국 우주개발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 등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주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우주정책은 바람직한 우주력 건설의 목표와 이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수단에 대하여 정부가 권위를 갖고 공식적으로 결정한 기본 방침이다. 우주정책을 통한 인위적 유도로 국가는 우주력 건설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역사는 정책보다는 단기 성과적, 정치적 성격이 강해
우리나라 우주개발과 관련된 모든 활동은 우주개발진흥법의 지배를 받는다. 우주개발진흥법은 국가 우주개발을 체계적으로 진흥하기 위해 20055월 제정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정부는 5년마다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하며 기본계획에는 우주개발 정책의 목표, 전략, 추진계획 등을 포함하게 되어 있다. 미국의 우주개발이 국가안보전략-국가안보정책-국가우주전략-국가우주정책의 흐름에 따라 추진되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전략, 정책, 계획의 개념을 차치하고라도, 전략 없이 정책이 수립되고 있으며, 정책이 계획을 규제하면서 구체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략과 정책이 계획 수립 시 포함되어야 할 항목으로 취급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기본계획을 자세히 살펴봐도 우주정책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 정책에는 목표와 수단이 필수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이마저 5년 주기의 수립 시점을 맞춘 적이 거의 없다. 새로운 정부로 교체되는 것에 맞추어 기본계획을 수립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를 뒤돌아보면, 우리나라 우주개발은 단기성과 위주, 홍보, 정치적 이벤트용으로 활용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미완의 성공과 같은 용어는 대표적인 정치적 용어이다. 우주개발 종사자에게는 오히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Thomas Edison)혹은 실패의 힘 (Charles C. Manz)’등이 더욱 적절한 용어라고 생각된다. 사실, 우리나라는 우주력 건설이나 우주산업이 자립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우주산업 종사자들이 우주청(가칭) 신설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주정책 전담기관 필요하지만, 정책의 전문성, 객관성, 연속성 유지해야
우주정책 전담기관은 국가우주개발의 일관성, 연속성, 전문성 그리고 전략과 정책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방법이 문제이다. 미국은 미항공우주국(NASA)을 연방정부의 독립 기관(Independent Agency)으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독립 기관이란 연방 행정부처나 대통령실에 속하지 않는 기관으로 헌법상 행정부처의 관리하에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이 기관장이나 임원을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되어 있는 기관이다. 이 기관은 의회로부터 승인된 별도의 법률에 따라 설립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이 기관의 규칙 또는 규정은 연방법의 권한까지도 갖는다. 미국의 대표적인 독립 기관은 중앙 정보국(CIA), 국립과학재단(NSF), 원자력 규제 위원회(NRC) 등으로 최고의 전문성, 절대적 객관성, 정책의 연속성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NASA를 독립 기관으로 지정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우주정책 전담기관이 설립되더라도 미국의 독립 기관과 같은 형태로 설립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전담 기관을 설립하여 권한과 기능을 확대하더라도 이러한 속성을 부여받지 못한다면 오히려 강화된 옥상옥이 될 수 있다.

우주정책은 국가 에너지가 결집되는 방향으로
지난 5, 우리나라 미사일의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제한하는 한미 미사일 지침 협정이 종료되었다. 이를 계기로 미사일 방위산업과 민간 우주산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며 국방 분야 우주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국방 분야 우주개발은 역량에 비해 여러 가지 제한사항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국방우주학회 창립, 향후 10년간 국방분야 우주개발에 16조 원 투입, 국방우주사업 관련 법 제정 추진 등 활동이 활발하며, 필요성이 공감된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간 민·군 우주분야의 불편한 관계를 교훈 삼아 신중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가 우주개발의 본질은 민·····연 등 국가 에너지를 결집해 국제무대에 서는 것이지, 민·군의 결별 내지 독자적 행보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 다시 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은 우주개발 분야를 민간 부문, 국가안보 부문, 상업 부문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국가안보 부문은 국방과 정보 분야로 나뉘어 진다. 각 부문은 자신의 목표와 자산으로 서로 독립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산업기반, 인력, 인프라 등을 상호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방부문에 속하는 공군의 특정 우주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해 우주 산업체의 인력, NASA의 기반시설, 군사기지 등이 조화롭게 활용되고 있다. 미국보다 산업 규모가 훨씬 작고,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가 중복, 중첩된 투자로는 국제 무대에 서기 어려울 것이다.

선진 우주강국들의 ‘뉴 스페이스’는 "지금부터 뉴 스페이스시대에 돌입하겠다" 라는 선언이 아니다. 그들이 수십 년간 잘 준비해 온 결과물이다. 그동안 민간분야와 국가안보 분야에 집중되었던 투자를 활용해 상업용 우주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우주 경제의 현실화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뉴 스페이스’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올바른 우주정책을 통해 뉴 스페이스’를 준비해야 할것이다.  


조선일보, 20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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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호 식
항공우주공학박사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미국 포틀랜드주립대학교 연구교수
Director, Korea AeroSpace Policy Innovation Lab.
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 부회장
예비역 공군 대령
前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前 국가정보원 방산정보처장
前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실 안보전략행정관
前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기획실 전략기획행정관
前 국방부 연구개발관실 항공우주·유도무기 기술분석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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