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준 차밀, 2023년 1월 30일>

동아시아 해양은 지리적 여건상 잠수함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해역이다. 대표적으로 2021년 10월 2일 미 해군 시울프(Sea Wolf)급 핵추진 잠수함(SSN) 코네티컷함이 남중국해 수중에서 불상의 수중 암초(seamount)에 부딪쳐 함수가 크게 손상을 받았고 11명의 장병들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 이를 대변한다. 

당시 미 해군은 코네티컷 SSN함 충돌이 함장과 부장의 조함술 미숙이라며, 함장과 부장 모두를 보직 해임하였으며, 이후 미 해군은 구체적으로 사건 발생 장소와 원인에 대해서는 ‘수중 암초’라는 것 이외는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군사 전문가들은 미 해군 시울프급 코네티컷 SSN함이 남중국해와 같은 민감한 해역 수중에서 은밀한 수중작전을 수행하기 이전에 해저지도 숙달과 출항 전 교육훈련 등에서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며 가상 시나리오로 중국 해군 수중 무인잠수함(UUV)과 충돌 가능성에 비중을 두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2013년 이후 중국이 남중국해 7개 산초호를 대규모 인공섬으로 조성하면서 해저지도에 없는 수중오염에 의한 산호초 사장(死藏), 조류 변동, 이동 사조(沙朝) 등의 수중 환경 변화에 따른 예기치 못한 수중 장매물이 형성될 가능성을 제기하였으나, 해양 과학자들은 이는 오랜 시간이 걸려야 생성된다며, 2013년 이후 시기적으로 수중 암초가 형성될 가능성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었다. 

이에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미 해군 코네티컷 SSN함의 함수 손상 수준을 고려할 시, 수중에서 최대 속력으로 기동을 하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수중 암초가 아닌, 인위적 장애물과의 충돌에 의한 사고로 조심스럽게 전망하였다. 

중국 해군의 UUV 개발은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들보다 빨랐다. 유인 잠수함의 열세에 있는 중국 해군은 1980년 중반부터 UUV를 개발하는 『863 proejct』을 추진하였으며, 이를 1996년까지 하얼빈 엔지니어링 대학교(HEU), 선양자동화 연구소(SIA)와 중국  국영 선박집단공사(CSIC) 산하 701. 702. 710과 714 연구소가 선도하였으며, 2000년까지 약 10억 불 이상의 연구 개발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군 전문가들은 이러한 최종 결실이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군사 열병식에 공개된 중국 해군의 HSU001형 UUV 2척이라고 보고 있다. 

2019년 10월 1일 『퍼보스(Forbes)』는 중국 내부 문건을 근거로 중국의 UUV 개발 주체가 상기 3개 국영 연구기관만이 아니고, 군민융합 전략(MCF)에 의해 민간 연구소와 대학들이 참가하여 약 159개 기술개발 연구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 『수중 만리장성(Great Underwater Wall)』을 구축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였다. 

중국은 UUV 개발에 있어 하드웨어는 열세이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다소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2017년 중국 칭따오 『국제해양기술 전람회』에서 서방의 대표적 수중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전문 연구기관인 미국 블루피트 로봇틱스와 노르웨이 콘스버그사와 같은 수준을 보인 시안하이펑지능기술사(西安海風知能科技公司) 전시 UUV를 들면서 중국 해군이 다양한 UUV를 개발 중에 있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2021년 3월 22일 『Military & Aerospace Electronics』는 중국 해군이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킬로(Kilo)급 잠수함의 하드웨어와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HSU001형 UUV를 만들어 수중작전에 투입하였다면서 이는 중국 양자 컴퓨팅 기술이 미국 구글보다 앞서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2021년 7월 9일 『퍼보스(Forbes)』는 2018년 중국 HEU가 발행하는 『HEU 엔지니어링 저널』에 게재된 논문을 근거로 HEU가 개발한 UUV가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사이 해역 수중에서 유인 잠수함과 해상 소노브이를 띄운 상황하에 시험 항해를 성공리에 검증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아울러 2021년 8월 22일 『The Maritime Executive』는 중국 해군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수중작전에서 우세를 보이는 미 해군 잠수함 활동에 대응하여 2013년부터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해역 수중 1,000m에 하이선, 하이이, 하이안, 하이상급의 다양한 수중 무인 글로이더(Unmanned Underwater Glider)를 배치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해저 수중이미지 모자이크 체계(AI-based seabed image mosaic system)』를 구축하고 있다며 HSU001형 UUV가 모선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을 보도하였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2019년 10월 1일 건국 70주년 군사 열병식에서 공개된 HSU001형 UUV 이외 하이선 6000형 XLUUV 등 약 26개 유형의 UUV가 개발되고 있다며, 이를 2020년 8월에 중국 HEU 엔지니어 저널에 발표된 논문을 근거로 중국 해군이 XLUUV를 제1도련을 넘어 제2도련 수중까지 보내고 있다고 전망하면서, 제1도련 남중국해, 동중국해와 대만해협으로 진입하는 미 해군 SSN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해군이 UUV를 남중국해에 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주장하였다. 

이 점에서 2021년 10월 2일 미 해군 시울프급 코네티컷 SSN함이 함수 방향에 있는 불상의 UUV와 냉전기의 미 해군과 구소련 해구 잠수함 간 “찾고 숨는(hit-and-run)” 수중작전 수행 중에 발생한 충돌사고일 가능성도 다분히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설의 이유로 2021년 7월 9일 『포버스(Forbes)』가 2018년 중국내 발표된 논문이 중국 동부 수중에 유령(phantom) 수준인 UUV를 투입하여 미국 등의 우세한 유인 잠수함 수중작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례와 2021년 10월 2일 미 해군 시울프급 코네티컷 SSN함 충돌 사고 이후 바로 함장과 부장을 보직해임하고 미국 서부 워싱턴주 브레메르톤 키트삽 해군기지로 충돌된 상태로 부상하여 항해를 한 사례를 들었다. 물론 미 해군이 해외기지 재편계획에 의해 괌기지에 있던 건선거(drydock)와 정비창 인원을 철수시킨 이유도 있으나, 코네티컷 SSN함이 중간 보수작업없이 충돌한 상태로 부상하여 괌-하와이-서부 워싱턴주 키트삽 해군기지까지 이동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국 해군 UUV 개발에 위기를 느낀 국가들로 미국뿐만이 아닌, 동아시아 연안국들도 포함되었다고 주장하였다. 

2022년 12월 24일 영국 『제인스 국방주간(Jane’s Defence Weekly: JDW)』는 1980년대부터 열세한 유인 잠수함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UUV에 관심을 둔 중국보다 늦은 2010년대 초반부터 동아시아 국가들이 UUV 개발을 서둘렸다고 보도하면서, 초기 어뢰 크기의 수중 무인 글라이더에서 점차 2019년 10월 1월 중국이 공개한 HSU001형 UUV 크기를 넘어 2022년 4월 28일 진수한 미 해군 Ocra형 대형 UUV(XLUUV)에 도달하려는 XLUUV 개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JDW』는 대부분 동아시아 연안국들이 2030년에 이르려 독자적 UUV 시제함을 개발하는데 성공할 것이라며, 2040년대 경에 이르려 실전용에 배치할 계획을 추진중이라며, 초기 정찰 및 감시(ISR) 임무에서 점차 기뢰대응전(MCM), 대잠전(ASW) 등의 임무로 확대시키기 위해 XLUUV로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JDW』는 대표적 사례로 호주의 셀루라 로봇틱스사의 XLUUV와 C2 로봇틱스사의 스피어튜스형 LUUV, 일본 방위사업청(ATLA)이 주도하는 LDUUV, 인도가 개발 중인 XLUUV, 한국 한화방위 시스템사가 개발중인 ASWUUV 등을 들었다. 

특히 『JDW』는 그동안 중국이 인도네시아 자바해와 인도양 안다만 해역에 주로 투입하던 『수중 상황인식(Underwater Situation Awareness: USA)』 임무용 UUV가 아닌, 공세적 임무를 수행하고, 자국 작전책임해역(AOR)을 넘어 대양으로 수중작전 영역을 넓히며, 심지어 남중국해, 동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의 군사적으로 민감해 수중에 사전배치(prepositioned)하는 XLUUV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전망하였다. 

또한, 『JDW』는 2025년부터는 UUV 투입이 유인 잠수함보다 더 많아 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동안 UUV 연구개발 및 투자를 고려할 시, 향후 수중 UUV 전력 운영 예상 비율을 동아시아 전체 100%에서 중국이 43%, 호주가 22%, 일본이 13%, 인도다 12%, 한국이 9%의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는 중국이 2019년 10월 1일 공개한 HSU001형 UUV에 이어 새로운 『912 프로젝트』에 의해 3톤 규모, 길이 5∼6m, 폭 1m에 수중작전 기간 약 30일의 HSU6000형 XLUUV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호주가 2020년 10월에 호주군의 『2040년 로봇, 자율화 체계와 인공지능 개발 전략(RAS-AI 2040 Strategy)』에 따라 XLUUV와 LUUV를 동시에 개발 중인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의 주된 이유로 해당 국가의 지리적 여건, XLUUV 개발을 주도하는 기업 수준, 정부의 전폭적지지, 전문인력 수준, 해군 내 혁신적 문화와 전술 개혁 등을 들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미 해군의 보잉사의 Ocra XLUUV 개발진도가 전통적 유인 잠수함을 선호하는 잠수함 병과 장교들의 기득권에 밀려 부진한 가운데, 중국은 2019년 10월 1일 건국 70주년 군사 열병식에서 HSU001형 UUV를 최초로 공개한 이후부터 미 해군 유인 잠수함 엘세를 극복하기 위해 XLUU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사례를 들었다. 

특히 2030년대에 이르면 동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UUV 개발을 위한 기술과 투자가 어느 정도의 “짜임새(nut and bolt)”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후 시제용 XLUUV 개발과 건조 단가를 어느 수준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가 관건일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이 점에서 『JDW』는 인도양과 태평양의 2개 대양을 접한 호주와 제1도련에서 제2도련으로 진출하려는 중국이 가장 선도적 추진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빠르면 2040년대 초반에 이들 2개 국가들이 하드웨어 성숙도를 갖춘 XLUUV를 실전에 배치할 것이라면서 부여된 수중작전을 어떻게 자율적이며, 효과적으로 수행할 것인가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 등의 소프트웨어 수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궁극적으로 2021년 10월 2일 미 해군 시울프급 코네티컷 SSN함의 남중국해 함수 충돌 사고는 우연한 사고가 아닐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되는 가운데, 2030년과 2040년대를 기점으로 동아시아 연안국들 간 XLUUV 건조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바, 향후 동아시아 해양 수중에서 유인 잠수함보다 XLUUV 투입이 많아지는 상황이 도래됨으로써 수상과 공중에 이어 수중에서도 무인체계가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