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준의 차밀, 2022년 4월 18일>

통상 한 국가의 군사력은 안보위협 평가, 국방정책, 군사과학기술 그리고 군사전략 개념을 단계적이며, 순차적인 추진으로 건설된다. 그런데 여기에 글로벌화에 따라 서방 주요 국가가 중국 조선소에 대형 신규 선박을 발주한 것이 중국 해군력 건설에 도움을 주는 사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2월 26일에 이어 지난 4월 초에 미국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원(CSIS)은 세계 주요 국가 해운사들이 대형 컨터이너선, 석유 및 가스운반선 건조를 중국 국영선박조선소(中國船舶集團有限公司: CSSC)에 낮은 건조비와 짧은 선박 건조 기간 등을 이유로 계약하여 이들 선박 발주에 따른 각종 설계, 공정 및 기술적 혜택이 CSSC에서 건조하는 중국 해군 함정 건조에 도움을 주어 미 해군력보다 양적 우세를 보이게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현재 세계 주요 해운사와 다국적 에너지 회사들은 대형 선박을 자국이 아닌, 해외에 주문하고 있다. 2020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통계에 의하면, 이들의 해외 발주비율은 중국 40.3%, 한국 31.5%, 일본 22.2% 그리고 기타 6.1%이며, 향후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팬터믹 이후 증가될 해운 운송량을 고려할 시, 저가 선박을 생산하는 중국 조선소에 대한 선박 발주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CSIS 보고서는 지난 30여 년 동안 글로벌화 추세에 편승한 중국 CSSC가 저가의 대형선박 생산공장 역할을 하면서 그에 따른 각종 혜택이 중국 해군력 현대화에 기여하였다고 평가하면서 이는 2015년부터 중국 해군력이 양적으로 미 해군력을 넘어서는 위협으로 나타났다는 부정적 결론을 내렸다. 

이는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을 앞서워 경제적으로 취약한 중국 주변국에 대해 영향력(China’s Sphere of Influence)을 향상하는 논리와 같이, 서방 주요 국가들이 자유주의 시장경제 이론에 따라 중국 CSSC에 대형 컨테이너선과 에너지 운반선 건조를 의뢰해 이를 수주받은 CSSC가 이들 선박 건조 공정과 병행하여 각종 신규 해군 함정들을 붕어빵 찍듯이 건조함으로써 남중국해, 동중국해와 대만에서 미국을 도전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였다. 

특히 이번 CSIS 보고서는 중국 국영 CSSC에 자국 대형 선박들 발주를 가장 많이 기여한 국가는 오이러니하게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대만이며, 이는 중국 해군이 대만을 위협하는 현실을 고려할 시 매우 모순적 현상이라고 지적하였다. 

예를 들면 2017년 이래 대만 에버그린 해운사는 중국 CSSC에 약 44척을 주문하였으며, 이는 같은 기간 동안 46척을 주문한 프랑스CMA CGM에 이은 2위인 사례였다.  

중국 CSSC는 지근(至近) 거리에 있는 상하이 후동중화(滬東中華)와 장난(江南) 조선소 등 약 140여 개의 하청 중소형 조선소를 보유한 세계 1위의 조선소로서 미국, 영국과 프랑스 해군 함정 전용 조선소와 달리 민용 선박과 해군 함정을 함께 건조하고 있다. 현재 장남과 후동중화 조선소의 해외 선박 수주 비율은 장남 조선소가 약 33%이며, 호동중화 조선소는 약 55%이다. 

이번 CSIS 보고서는 중국 CSSC가 첨단 선박 설계기술과 신규 선박 부품을 탑재하는 서방 해운사의 신규 대형 컨테이너선과 에너지 운반선을 건조하는 것 자체가 자연스럽게 중국 해군이 요구한 신규 함정 건조와 상호보와적 관계를 갖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지난해 2월 26일에 이어 이번 보고서는 미국 마샤르 상용위성 영상사진 판독을 통해 서방 주요 국가 해운사와 에너지 회사가 중국 CSSC에 발주한 선박들이 중국 해군의 각종 신형 함정와의 지리적 근접성을 평가하면서 중국 해군력의 양적 팽창에 다음과 같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첫째, 2020년 5월 24일에서 6월 2일 간과 2021년 1월 13일에 촬영된 상용 위성영상은 대만 에버그린 해운사가 중국 장난 조선소에 발주한 초대형 LNG 운반선박이 같은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중국 해군 Type 003형 항모와 나란히 같은 건선거에 입고되어 각 선체별 모듈을 동시에 조립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평가한 사례였다.

이에 선박 전문가들은 이를 프랑스 선박설계사가 설계한 대만 에버그린사의 LNG 운반선의 선체 설계 기술, 노하우와 형상을 중국 장난 조선소가 그대로 Type 003형 항모 선체에 적용할 수 있다며, 이유를 항모 선체 설계 중에서 발화에 민감한 항공류를 선체 내에 저장하고 이를 함재기에 급유하는 함정 설계와 LNG 운반선의 LNG 안전관련 설계는 거의 동일하다는 사례를 들었다. 

둘째, 2021년 1월 17일 상용 위성영상은 일본 K-Line, 미쓰이 OSK-Line 해운사와 프랑스 CMACGM 해운사가 중국 후동중화 조선소에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이 같은 조선소 내 T자형 부두에서 Type 054A형 장카이(江凱)급 프리깃함, Type 052D형 뤼양(旅洋)-Ⅲ급 구축함과 Type 055형 런하이(人海)급 구축함과 함께 계류되어 상부구조물을 동시에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였다.

통상 조선소는 용접과 부품 탑재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비슷한 용접 기술, 부품 탑재 절차와 과정을 거치는 선박과 함정들을 동일한 육상 조립소에서 배치하여 작업을 하고 있으며, 미 CSIS는 이번 위성영상 분석을 통해 후동중화 조선소가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에 적용된 선체용접, 부품탑재 및 전기 배선 배치 등에 대한 기술, 노하우와 경험이 Type 054A형 장카이(江凱)급 프리깃함, Type 052D형 뤼양(旅洋)-Ⅲ급 구축함과 Type 055형 런하이(人海)급 구축함에 동일하게 적용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셋째, 2020년 8월 2일 상용 위성영상은 일본 K-Line과 미쓰이 OSK Line 해운사가 호동중화 조선소에 발주한 초대형 LNG 운반선과 Type 075형 하이난(海南)급 대형 강습상륙함이 동일한 육상시설을 이용한 평가를 들었다. 

선박 전문가들은 이들 선박과 함정들을 동일한 육상배후 부지에 함께 배치한 것은 초대형 LNG 운반선 용접, 선체 격실배치, 부품탑재, 보수 및 전기 배선 배치 등의 기술, 노하우와 경험이 Type 075형 하이난급 대형 강습상륙함에 적용된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하였다.   

결국 CSIS는 민용 선박과 군용 함정 간 탑재 무장과 탐지체계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민용 선박과 군용 함정 간 동일한 설계, 격실 기능, 부품탑재 및 배선 그리고 용접기술이 적용된다며, 특히 해외 발주 선박에 들어갈 일부 부품들이 중국 해군 함정 건조에 탑재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현재 중국 CSSC에 선박을 발주하는 국가는 프랑스, 대만, 일본,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벨지움, 네덜란드 등으로서 향후 추가발주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CSIS를 접한 안보 및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우선 “큰 영향이 없다”는 평가이다. 선박 전문가들은 구조적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와 달리 함정 전용 조선소를 별도로 운용하지 않는 경우 대부분 상용 선박과 군함을 동시에 건조하고 있으며, 군함 건조의 경우 별도로 설계자, 엔지니어, 용접사와 부품공급자가 엄격히 보안조치를 받아 특수사업팀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상용 선박 건조와 직접적 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한다. 

특히 일부 선박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러한 특수사업팀은 임금과 혜택이 일반 상용선박 건조 종사자와 다르다며, 심지어 국가안보를 이유로 조선소 내 파업에도 참가할 수 없도록 고용계약서를 하기 때문에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설계와 건조 과정에 있어서도 비록 일부 선체 설계, 용접기술과 전기배관 배치 등에 유사성이 있어도 가장 중요한 것은 탑재 무장, 센서체계와 지휘통제체계 간 통합하는 것이라며, 민용 선박이 함교와 각종 격실 간 연계시키는 개념과 함정 무장과 통제체계 간 통합하는 개념은 완전히 다르다며, 서구식 선박 기술로 건조되는 발주되는 민용 대형 선박과 주로 러시아제 무장과 각종 센서, 전자기 및 전투체계가 탑재되는 해군 함정과는 상호관계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며, CSIS가 상용 위성영상을 판독한 현상은 조선소 공정 효율성을 위한 블록 이동, 조립과 용접 과정상 우연의 건조 과정상 일치이자, 지리적 간격을 줄이고 위한 이동 상 조치일 뿐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더욱이 중국 CSSC 관계자는 이번 CSIS 보고서에서 지적한 상용 선박 건조를 위한 첨단 선박기술과 군함 건조 기술과 연관성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심지어 추진체계와 스크류 설계도 전혀 달라 사실을 왜곡하였다고 항변하였다.  

다음으로 “간접적 영향이 있다”는 평가이다. 일부 안보 전문가는 중국 국방비 항목에 신규 전력 구매 예산이 거의 언급되지 않았으며, 실제 신규 함정의 건조 단가도 공개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며, 일부 수주받은 대형 선박들의 기술, 노하우와 경험이 신규 해군 함정에 접목되어 건조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장점은 상존한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공산국가의 경우 함정 건조 단가를 당의 지침에 따라 국가 전체가 투입되기 때문이 계산하는 자체가 불가능하며, 이에 수주받은 선박에 탑재될 부품들이 불법으로 같은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신규 함정에 탑재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한다. 즉 단가를 모르기 때문에 일부 해외 발주 선박용 부품들이 불법으로 탑재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일부 중국 해군 함정의 건조 단가가 파키스탄,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는 함정 수출계약 내용으로 가늠되고는 있으나, 이마저 주문한 국가가 선체만 중국 CSSC에서 하고 탑재 장비는 자국에서 인도받아 미국 등 서방 첨단 무장과 체계를 탑재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산정 자체가 어렵다.

또한 선박 전문가들은 기본설계에 이어 상세설계가 주로 조선소에서 진행된다면서, 중국 해군이 연구개발을 해야 할 분야들을 중국 CSSC가 상용 선박 건조를 발주한 회사와 공동 연구개발 과정에 중국 해군 신규 함정 상세설계 내용을 포함시키거나, 상용 선박 상세설계를 신규 함정 건조에 활용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더욱이 중국 국영 CSSC의 투자자본과 영업이익의 불투명성이다. 사실 이는 중국 내 국영기업들의 통상적 문제로서 중국 CSSC가 세계 해외선박 발주량의 35-40%를 차지하나, 기업투자 자본과 영업이익이 어떻게 회계 결산되는지는 아무도 모르며, 결국 일부 영업이익이 신규 해군 함정 건조에 들어갔다는 가정은 아마도 기정 사실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점에서는 이번 CSIS 보고서가 지적한 중국 민군융합(Military-Civil Fusion) 전략에 따라 민용 선박용 기술과 부품들이 해군 함정 건조에 도움을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나, 단지 외형적 영상판독만으로 서방 주요 국가 해운사들의 대형 신규 선박 중국 CSSC 발주가 중국 해군 함정의 획기적 건조 단축에 기여를 했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단지 이번 CSIS 보고서는 지난 3월 8일 미 의회 연구원(CRS)의 『중국 해군력 보고서』가 중국의 『25년 해군력 건설계획』과 미 해군 355척 규모의 『30년 함정 건조계획』 간 양적 격차가 2015년부터 나타났다는 평가에 대한 신뢰성을 주는 이유는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미 의회 보고서가 중국 해군력의 양적 수준이 2015년 271척, 2020년 360척, 2025년 400척 그리고 2030년 425척 규모로 전망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미 해군의 경우 2020년 297척 이후 향후 355척 규모를 지향하나, 이마저 여전히 불가능한 상태에서 중국 CSSC가 민용 선박 기술과 부품을 신규 해군 함정 건조에 활용한다는 논리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는 논리이다. 

결국 문제는 중국 해군력으로부터 가장 큰 위협을 받는 대만이 건조단가와 건조공정 단축을 위해 프랑스에 이어 중국 CSSC에 해외 발주를 하는 것이 대만 국가안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대만 내 경제 전문가와 안보 전문가의 평가가 확연히 엇갈렸다. 우선 경제 전문가는 대만 에버그린 해운사가 중국 CSSC에 발주를 계약한 선박들은 대부분 단순한 운송선이라며, 이는 중국 해군력 건조와 전혀 관계가 없으며, 해상운송비 경쟁을 고려할 시 불가피한 조치라는 주장을 핀 반면, 안보 전문가들은 직간접적으로 중국 해군력의 양적 팽창에 영향을 주어 중국 해군의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는 원인이 된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안보 전문가들은 미중 전략경쟁에서 중국 해군력의 양적 팽창이 대만 위기와 우발사태시 미 해군력 개입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난 2월 11일 발표된 미 국방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언급된 강제적 기술이전 요구 근절, 투자 불투명성 해소,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와 서방 중심의 부품공급 체계 강화를 원칙으로 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따라 향후 대만 해운사의 해외 선박 발주를 한국과 일본 등으로 변경하여 중국 CSSC의 투자금, 영업이익, 노동임금, 부품공급 등에 대한 불투명성에 따른 민용 선박과 해군 함정 건조간 연계성을 근절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향후 대만 국가안보와 대만의 중국 경제의존성 간 상호연계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궁극적으로 지난해 2월 26일에 이은 이번 CSIS 보고서가 IPEF와 같은 군사적이 아닌 경제적 미중 간 전략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염두된 보고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나, 한편으로 한국 차기 정부가 어떻게 지난 2월 11일 인도-태평양 전략을 새로운 한미 동맹 강화 원칙으로 재해석하고, 이번 CSIS 보고서 내용을 한미 동맹 강화와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간 균형을 이루는 기준과 원칙 수립을 위한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가를 제시한 사례로 평가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