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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北 독침전략에 맞설 한국형 相殺전략 시급하다

  작성자: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조회: 8577 추천: 0 글자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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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11-25 10:50:40

#장면1


지난 9월 말 시작해 지난 10일 끝난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에선 보기 힘든 광경이 벌어졌다. 무인기(UAV·Unmanned Aerial Vehicle) 또는 이보다 작은 드론에 방호 능력이 없는 일반 차량은 물론 장갑차량까지 파괴되는 모습이 아제르바이잔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으로 생생하게 전 세계에 전달된 것이다.


아제르바이잔의 공습은 터키제 무인기인 TB2 바이락타르가 주도했다. 바이락타르는 길이 6.5m, 날개 폭 12m로 150㎏의 무장을 실을 수 있고, 최대 27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터키제 대전차(對戰車) 미사일과 70㎜로켓 등을 장착할 수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이스라엘제 자폭(自爆) 무인기인 ‘하롭(Harop)’으로 아르메니아군의 러시아제 대공 미사일 S-300 2개 포대를 파괴하기도 했다. S-300은 ‘러시아판 패트리엇 미사일’로 널리 알려진 무기다. 아제르바이잔이나 아르메니아는 군사 강국도, 첨단 군사 기술을 가진 나라도 아니다. 하지만 드론(무인기)이 감시 정찰을 넘어 정밀 타격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전쟁이었다.





우리나라 8대 분야 국방전략 핵심기술



#장면2


지난달 1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대규모 열병식에선 세계 최대급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 무기 외에 신형 전차, 초대형 방사포 등 다양한 방사포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최신 전투 장구류로 무장한 특수 부대 등이 등장했다. 이 신형 전술 무기들은 명백하게 남한, 즉 우리를 겨냥한 것이었다.


신형 전차는 기존 전차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것이었다. 중국의 수출용 VT-4 전차나 이란의 줄피카3 전차를 빼닮았다. 직경 600㎜급으로 세계 최대인 초대형 방사포는 남한 전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특히 신형 방사포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 미사일들을 ‘섞어 쏘기’할 경우 한·미 양국 군의 미사일 방어 체계는 무력화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 1~2개월 사이에 벌어진 이 두 장면은 한국군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군사 강국이 아닌 중소 국가 사이에서 벌어진 드론 전쟁은 이제 드론·로봇이 먼 미래의 무기가 아님을 확인해준다. 특히 지난달 북한의 열병식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군사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국방부 요직을 역임한 한 대학 교수는 “우리 역대 정권은 예외 없이 국방 개혁을 내세우며 군의 발전과 혁신을 강조해왔는데 대부분 유야무야되며 실패했다”며 “그런데 이번 열병식을 보니 정작 북한군이야말로 국방 개혁에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력이 우리보다 훨씬 떨어지는 북한이 선택과 집중으로 우리에게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독침’ 같은 무기들을 집중 개발했다는 분석이다. ‘북한판 독침 전략'인 셈이다. 핵·생화학 무기 등 대량 살상 무기는 물론 단거리 미사일과 신형 방사포 등 타격 전력, 특수 부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정부와 군 당국은 이에 대응해 ‘핵-WMD(대량 살상 무기) 대응 체계’(구 3축 체계) 등을 추진하고, 내년부터 5년간 국방비 300조7000여억원을 투입해 미래전에 대비한 첨단 전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한숨이 나오고 걱정이 앞선다는 군 관계자가 많다.


우선 북한과 전면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육군은 이른바 ‘3중(重) 쓰나미’에 휩쓸려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11만8000명 병력 감축, 복무 기간 18개월로 3개월 단축, 대체 복무 허용 등 한 가지만 도입해도 부담스러운 파도 3개가 한꺼번에 육군을 덮치고 있다. 병사 월급 대폭 인상, 일과 시간 후 휴대전화 허용 등으로 상징되는 현 정부의 ‘병사 지상주의’, 남북 군사 합의 이후 대적관(對敵觀) 약화 등도 우려를 낳고 있다. 육해공군 및 해병대 모두 2018년 미·북 정상회담 이후 대규모 한·미 연합 훈련 중단 조치에 따라 연대급 이상 한·미 연합 훈련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군도 주요 고비마다 군사 혁신 청사진을 제시해 위기를 돌파했던 미국의 ‘상쇄(相殺) 전략’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쇄 전략은 첨단 군사 기술 등을 활용해 상대방의 위협을 무력화하거나 압도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지금까지 3차에 걸쳐 상쇄 전략을 발표했다.


첫 번째는 1953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핵탄도미사일, 전략 핵잠수함, 전략 핵폭격기 등 이른바 3축으로 대소(對蘇) 우위를 유지하겠다고 한 것이다. 두 번째는 1970년 브라운 국방장관이 구 소련의 양적 우위에 대응해 첨단 과학 기술로 질적 우위를 추구하겠다는 것. 마지막 3차 상쇄 전략은 지난 2014년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무인기 등 드론·로봇 무기와 AI(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4차 산업혁명) 로 중·러의 군사력 증강을 견제하고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 우리 군이야말로 북한의 현존 위협은 물론 주변 강국의 잠재적 위협에 맞설 ‘한국형 상쇄 전략’을 심각하게 고민한 뒤 조속히 수립해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군 당국에서도 인공지능, 스텔스, 양자 기술 등 국방 전략 핵심 기술 8대 분야 등을 선정해 단계적인 군사 혁신 전략을 추진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군의 위기와 도전은 첨단 기술 같은 하드웨어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굳건한 대적관과 경계 태세 등 정신 자세, 강도 높은 실전적 훈련 등 소프트웨어도 확 바뀌어야 한다. 절박감과 위기의식으로 무장한 ‘한국형 상쇄 전략’이 절실해지는 이유다.



☞상쇄전략, 독침전략


'상쇄(相殺)전략'은 첨단 군사 기술 등을 활용해 상대방 위협을 무력화하거나 압도하는 것. 독침 전략은 상대방의 지휘부 등 핵심을 타격해 무력화하는 것이다. 주로 우리가 중·일 등 주변 강국을 겨냥해 발전시킨 전략이지만, 북한도 한·미 양국군에 대해 독침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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