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의 최신 리포트
북한과 가장 가까운 GP 사상 첫 공개되다!
작성자 : 유용원(218.145.xxx.xxx)
입력 2010-06-11 07: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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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말씀드린대로 사상 첫 DMZ 내부 취재 두번째 기사들을 올려드립니다.  그동안 DMZ 내에 있는 GP는 사진 조차도 전혀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저희 특별취재팀은 GP내에 직접 들어가 최전방에서 고생하고 있는 장병들의 생활상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오늘 소개된 GP는 80여개에 달하는 우리 GP중 북한과 가장 가까운 동부전선의 한 GP입니다. 북 GP와의 거리가 불과 580여m에 불과합니다. 서로 소리치면 들릴 정도여서 '야호GP'로도 불립니다. 이곳에서 고생하면서도 대한민국 군인중 1%안에 들어간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요, 자세한 얘기를 아래 기사를 참고해 주세요. 조선일보 2010년6월11일자 22~23면 2개면에 걸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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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속으로] 北GP까지 580m… "뭐하냐, 한국" 北병사 목소리 그대로 들려

  • 특별취재팀
  • 기사
  • [DMZ 속으로] [1부] 긴장 흐르는 현실
    북쪽엔 금강산·해금강 동쪽엔 장엄한 일출장면 형언하기 힘든 절경

    [2] 대한민국 최북단·최동단 GP를 가다

    허연 입김은 칼바람에 부서지고, 무감각해진 인중에 흐르던 콧물을 그 바람이 실어간다. 때는 3월 중순, 강원도 고성의 봄은 여전히 맵고 시리다.

    우리나라 최북단·최동단 경계소초(GP·Guard Post)인 ○○○GP 가는 길은 험악했다. 한쪽 바퀴가 들릴 만큼 험궂게 굽이진 급경사길, 거기에 얇지만 여물게 얼어붙은 빙판을 삽·곡괭이로 깨고 모래를 흩뿌려야 취재차량은 근근이 전진했다. 비무장지대(DMZ)로 통하는 남방한계선 통문이 열린 지 40분쯤, 흰 병풍처럼 사위를 둘러싼 설산 속에 고도(孤島) 같은 '전사들의 용광로, 사자(獅子) GP'란 별칭을 가진 GP가 위용을 드러냈다. 조선일보 취재진은 언론사상 최초로 GP 내부 취재에 들어갔다.

    북한군 움직임 뚜렷이 보여

    ○○○는 우리 GP를 통틀어 북한과 가장 가까운 GP로, 북한 △△GP와의 직선거리가 불과 580m다. ○○○GP에서 북으로 350m를 더 가면 군사분계선(MDL), 거기서 230m 더 가면 북한 GP다. 북한 GP는 좁다란 2·3층만 빼꼼히 밖으로 내놓은 지하벙커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우리의 최동북단 GP전경. 그 너머로 금강산 봉우리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580m 떨어진 곳에 북한군 GP〈오른쪽 점선〉가 있다. /DMZ 특별취재팀
청명한 날씨가 운 좋게 펼쳐진 덕에 저쪽 움직임이 육안으로도 보인다. 망원카메라를 통해 병사 1명이 쌍안경으로 우리 쪽을 살피고, 다른 1명은 벽에 기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선명히 들어온다. "적 GP가 워낙 가깝고 특이관측이 많아 항시 긴장해야 한다"고 유재중(가명) 관측장교(중위)는 설명한다. 북한병사가 철책선 너머로 "뭐하냐! 한국" 하고 장난치듯 소리치는 모습, 땔감용으로 나무 베는 장면, 북한병사 300명이 월비산 보급로를 행군하는 모습 말고도 북측의 얼차려·구보·오발 내용이 기록·녹화돼 있다. 태극기·유엔기가 거센 바람에 세차게 펄럭이는 소리가 새어 들어오는 건물 안 상황실에선 이렇게 소소한 것까지 관찰하고 있다.

이날 오후 여가시간에 우리 병사들이 기마전을 하며 함성을 지르자, 적 병사 4명이 쌍안경을 돌려가며 이죽거리는 광경이 관측장비로 클로즈업돼 보인다. 최혁재(가명) GP장(중위)은 "북한 병사들이 상대적으로 보급 형편이 좋은 GP 근무를 선호해 출신성분이 좋은 인원만이 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그들 간에 구타·얼차려가 종종 목격된다"고 했다.

우리 GP에선 북한군의 특이동향·이상징후를 하루 24시간 발견·보고한다. 북측은 첨단 관측장비 없이 주로 쌍안경을 이용해 우리 동향을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P는 이른바 '야호GP'다. 남·북 병사가 서로 "야!" "호!" 하며 육성 교신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하지만 "북한을 자극하는 언행은 삼가도록 철저히 교육한다"고 허성민(가명) 부GP장(중사)은 말했다. 당시 한·미 합동군사훈련(키 리졸브) 기간에 즈음한 때라, 이런 경고는 우리 취재진에게도 되풀이됐다. 저쪽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능선을 따라 올 수 있는 거리여서, 이곳 장병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천혜의 자연 속 긴장은 흐르고

○○○GP는 송희철(가명) 수색중대장(대위) 설명처럼 '가장 아름답고, 가장 위험한 GP'다. 금강산·해금강·외추도·말무리반도 같은 북쪽 풍광과 오른쪽으로 펼쳐진 동해의 일출 장면은 형언하기 힘든 절경이고, 남방한계선 철책을 따라 서쪽 끝까지 펼쳐지는 밤하늘 투광등(조명) 불빛은 일품이다. 전역을 두달여 남겨둔 지준수(가명) 병장은 "산·바다 경치를 접하면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지만, 북한군이 바로 보이는 곳이라 다른 GP에 투입됐을 때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오발·총격전 상황은 최근까지도 발생했고, 특히 지난 3월 초 북한 GP 근무 하전사가 DMZ를 넘어 남측으로 귀순하면서 이 병사를 추격하던 북한 병사들이 MDL을 넘었다 돌아간 일도 있었다.

망원렌즈로 잡은 북한군 GP. (Canon 1D Mark Ⅳ 70~200㎜ ISO400 1/800 F13 촬영). /DMZ 특별취재팀
오후 8시 30분, 상황실은 바짝 긴장상태로 들어갔다. 내일이면 GP 투입 작전을 마치고 중대본부로 복귀해 달콤한 8박9일 휴가를 즐길 참인데, 북측 6㎞ 2개 지점에 산불이 관측됐기 때문이다. 이 불이 계속 번지면 복귀 시기가 미뤄지는 끔찍한 '상황대기'로 이어진다. 상황병의 부산한 움직임과 본부와의 시끄러운 교신, 다행히 1시간30분여 관찰 끝에 불이 꺼졌음이 확인됐다.

밤 10시, 최 GP장의 야간점호가 끝나고 생활관(옛 내무반)에 불이 꺼졌다. 야간근무가 아닌 병사들이 잠자리에 든 병사들 깰세라 살짝이 식당으로 향한다. 자장밥(점심)과 돈가스(저녁)로는 채울 수 없었을 젊음의 만복(滿腹)을 위해 이들은 라면과 빵으로 마지막 밤참을 즐겼다.

인수인계 바쁜 이삿날

GP 요원들은 일정기간 근무 후 교체된다. 오전 7시, 바다를 붉게 물들인 해를 안고 ○○○GP를 지켰던 요원들이 아침 점호를 한다. 군가 '행군의 아침'으로 목을 틔우고 구호 "현장에서 승리로!"를 힘차게 외친다. "고생이 많았다. 무사히 철수하라." 선발대로 GP를 떠나는 이들이 총기 안전검사를 마치자 최 GP장이 감사의 말을 담아 지시했다. 이들은 통문까지 3.4㎞, 중대본부까지 8㎞를 걸어 임무를 끝냈다. 지난겨울 몇m씩 쌓였던 눈을 손삽으로 퍼냈던 바로 그 길이다.

GP를 물려받을 새 손님들이 포근한 날씨에 먼 길을 걸어오느라 속옷까지 땀에 흠뻑 젖었다. 새 GP장으로 임무교대를 할 박윤호(가명) 중위는 "최근 귀순자 유도작전을 성공적으로 해낸 지역이어서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이 든다"고 했다.

GP를 떠날 장병, 새로 맡을 장병들이 곳곳에서 인수인계에 한창이다. 한쪽에선 얼마 전 북한군 귀순 상황과 촬영 요령을, 다른 쪽에선 물과 부식 사정을 설명해주고 있다. 사계가 뚜렷한 금강산 앞, 철책에 헌 군복을 찢어 매달아 놓은 위장막 사이로 바닷냄새가 몰려왔다.

(※기사 속 인물들의 실명을 공개할 경우 북한의 대남심리전에 악용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육군본부 실무자의 조언에 따라 모두 가명으로 작성했습니다.)

특별취재팀이 비무장지대 일원에서 촬영한 사진들은 인터넷(dmz.chosun.com)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6·25전쟁 60주년 특별기획전 ‘아! 6·25’, 조선일보 창간 90주년 기념 ‘Inside the DMZ 사진영상전’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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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속으로] "순찰 중 부스럭 소리만 나도 가슴이 요동… 수류탄 만지게 돼"

'산속의 고립된 섬' GP장, 24시간 북한군 동태 감시
후임 구타하는 선임… 담배 피는 병사 다 보여

"GP생활, 특히 ○○○GP는 망망대해에 떠있는 한 조각 배와 같다. 불안감과 폐소감(閉所感)이 때로 엄습하지만, 반복훈련을 통해 심적 부담을 떨쳐낸다."

○○○GP를 포함해 3개 GP에서 총 6차례 GP장을 지낸 유창민(가명) 수색중대 부중대장(중위)을 만난 건 그가 결혼휴가를 다녀와 부대에 복귀한 첫날이었다. 그는 2008년 4월부터 ○○○GP장을 7개월간 지냈고, 현재 GP 지원업무를 맡고 있다. 곧 대위로 진급한다.

―○○○GP는 어떻게 다른가?

"최동북단에 있는 GP 중의 GP, 왕 중의 왕, 폭풍전야의 성이자 한편으론 무릉도원이다. 북한 GP 3개와 대치하며 상대가 언제 어디서든 도발할 수 있고 그럴 때 우리가 가장 먼저라는 심적 부담이 있다."

―GP란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가?

"대한민국 최전방 감시 초소다. 모든 일이 GP에서 시작되고, 거기서 잘 봐야 후방을 사수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눈(眼), 제1의 파수꾼이며, 선택받은 엘리트만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한없이 우러나오는 조국에 대한 충성심, 반드시 이기겠다는 자신감이 요구되는 곳이다."

우리의 동쪽 최일선을 지키는 GP 대원들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작전을 수행하 고 있다. (Canon 1D Mark Ⅳ 24~70㎜ ISO400 1/250 F22 촬영) /DMZ 특별취재팀

―금강산의 사계를 눈으로 경험해본 소감은?

"봄엔 푸름과 꿈틀꿈틀한 생동감, 코 안에 빨려드는 짙은 풀냄새가 있다. 여름엔 어마어마한 매미 울음과 엄청난 비·번개가 교차해 변화무쌍하고, 가을엔 운치있는 단풍이 있으며, 겨울엔 남극 한복판에 있는 듯 앞이 하나도 안 보이는 눈보라가 몰아친다. 무척 아름답다."

―철책 너머 북한도 계절마다 다른 모습일 텐데.

"봄엔 비무장지대(DMZ)에서도 영농활동을 하고, 여름엔 DMZ 내 규정을 무시하고 웃통을 벗거나 흡연하는 모습이 보여 '군 기강이 상당히 이완됐구나'하는 느낌을 받는다. 가을엔 차량으로 땔감을 나르거나 문풍지를 바르면서 월동 준비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관측이 잘 안된다. 선임이 후임을 구타하거나 폭언하는 상황도 감시 장비로 관측했다."

―선장(船長) 역할에 따르는 고뇌는 어떤 것들인가?

"전장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훈련한 대로 실전에 쓸 수 있을까, 완전작전을 할 수 있을까, 실전에서 병사들이 지휘 통제를 잘 따를까, 정확히 사격할 수 있을까 그런 불안이 없지 않다."

―임무가 특수하고 위중하다. 군기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GP 투입 첫날 '절대로 너희들에게서 인기를 사지 않겠다. 다만 상황이 발생하면 나를 따르라, 그러면 다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반응은) 표정이 각양각색이다. 끄덕이기도, 피식거리기도 한다."

―부하 병사들 스트레스가 많을 텐데.

"근무주기·수면주기 바뀐다는 점, 불확실·불안정성에다 갇혀 지내야 한다는 점에서 정서적으로 무척 힘들다. 체육대회를 하거나 본부 협조를 얻어 다독이는 편이다."

―에피소드가 많았을 텐데.

"새벽 초소 순찰 중 부스럭 소리만 나도 가슴이 요동치고 실탄·수류탄을 어루만지게 된다. 어떻게 조치할까, 병사들을 모두 깨워 출동시킬까, 찰나에 오만 생각이 다 난다. 민감한 소리 하나까지 마음을 뒤흔든다. GP장 하는 동안 실제 상황이 있었다면 멋지게 해내고 싶었는데 하늘이 안 도와줬다."

―외딴 섬의 최고 수장으로서 고독감은 없는가?

"외롭고 쓸쓸하다. 병사들은 여자친구·가족·복학·사회 적응 같은 고민거리를 꺼내놓고 서로 상의도 하지만, 정작 내 고민은 말할 대상도 없고 해결방법도 못 찾는다. '자기 컨트롤도 못하고 참 나약하구나'초라함을 느낄 때가 있다."

―대원들에게 못해줘서 마음 아픈 일은 없었는가?

"겨울에 영하 25도쯤 되면 규정된 복장을 하더라도 밖에 서면 5분 만에 귀가 잘려나가는 듯하다. 바람막이도 없는 곳에서 먹이를 기다리는 한 마리 고독한 매로 전방을 바라보는 소대원들이 정말 대단하고, 보온병에 커피 한 잔 타주는 게 고작인 점이 미안하다. 밤중에 복통이 심한 소대원이 있어도 후송 치료해야 하는데 야간엔 통행할 수가 없어 의무병 응급조치 밖에 할 수 없을 때엔 무력감이 든다."

―여름과 겨울, 날씨 편차가 심한 곳인데.

"겨울에 눈이 조금만 내려도 불안하다. 작전도로는 생명줄과 같은데 제설이 안 되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장비도 제한돼 있어 잘해야 하루 700~800m 제설하는데, 복귀해서 눈이 내려 결국 허탈하게 제설률 0%가 된 적도 잦다. 여름엔 비가 너무 내려 철수날이 미뤄지기도 한다. 사람인지라 짜증이 난다. '이게 바로 운명이다. 낙석 맞아서 귀한 몸 다치는 것보다 낫지 않냐'고 위로하지만, 한편으론 한숨 나오고 결재서류 보면서 나도 모르게 짜증내기도 한다."

―통문 들고 날 때, GP 임무를 시작하고 끝낼 때 소회는?

"GP 투입 때 실탄 1발씩 장전하는데 한숨도 나오고 참 착잡해진다. 안 좋은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투입 이튿날 인수인계하고 지휘권 교대 신고를 하는 순간부터 모든 게 내 책임이 된다. 작은 것 하나하나 신경써야 하니까 가슴이 무거워진다. 철수할 때, 지휘권 이양하고 작전도로를 따라 내려올 때는 이제 책임을 벗었구나 싶어 상쾌해지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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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속으로] 南 GP 80개… 北 200개

  • 특별취재팀
 
GP(Guard Post)는 비무장지대(DMZ·Demilitarized Zone) 안에서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하는 최전방 경계소초다. 대원들이 일정기간 교대 근무하며 24시간 북한군의 동태를 감시하고 적의 침투·매복 움직임을 찾아내는 임무를 맡는다. 근무기간 동안 GP 문밖으로 나갈 수 없어 '고립된 섬'으로 불린다. 군사분계선 남쪽 DMZ에 남한GP 80여개가 운영 중이며 북한도 북쪽 DMZ 안에 남한군 동향을 살피는 GP를 200개 이상 설치해뒀다.

정전협정상 군대 주둔, 무기 배치 등이 금지된 DMZ 안에 GP가 존재하는 것은 협정 위반사항이다. 원래 DMZ는 직접적인 군사공격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군사적 완충지대'로 설정됐다. 그러나 DMZ는 점차 요새화됐고, 비(非)무장지대가 아닌 중(重)무장지대(HMZ·Heavily Militarized Zone)로 왜곡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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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속으로] 눈 오면 병사들이 더플백으로 부식 수송

모두 가족 같은 유대감 생겨

최전방 경계소초(GP)에선 제설(除雪)도 배식도 모두 작전이다.

최동북단 ○○○GP를 방문한 날 오후 비무장지대(DMZ)로 통하는 통문 밖에서 GP 근처 케이블(cable) 이착륙장까지 부식이 하늘길로 옮겨지고 있었다. 막사에서 200m쯤 떨어진 이착륙장까지 병사들은 방탄헬멧·소총·방탄조끼로 무장한 채 땀범벅이 돼 부식을 운반한다.

파를 썰고 콩나물을 무치고… 취사병의 손놀림이 바빠진다. 신철원(가명) 일병은 부대원들의 끼니를 몽땅 책임진 유일한 조리사다. 이날 저녁식단은 두부고추장볶음. 병사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신 일병은 "인기있는 식단을 많이 주고 싶은데 현실이 안 따라 많이 아쉽다"고 했다. 취사장 기본 근무시간은 새벽부터 늦저녁까지 돌아서면 끼니 차려야 하는 일상이다. 그는 "잔반통에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그득할 때 무척 섭섭하다"고 했다.

눈 많았던 지난겨울 케이블 운행이 불가능해 병사들이 부식으로 채운 더플백을 멘 채 허리까지 빠지는 수㎞ 길을 '도보 부식'한 적이 부지기수다. 그런데도 한 병장은 "1시간 동안 죽을 둥 살 둥 눈길을 헤치고 돌아와 소대원과 음식을 나눠 먹을 때면 '이게 GP 근무하는 맛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식당 배식구 앞엔 '피땀 어린 우리 세금 잔반통에 들어간다'는 구호가 적혀 있다.

부식 수송 역시 병사들이 완수해야 할 작전이다. (Canon 1D Mark Ⅳ 24~70 ㎜ ISO400 1/250 F22 촬영) /DMZ 특별취재팀
 

GP 근무자는 군의 1%도 안 된다는 점에 이곳 병사들은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GP 신참 최철(가명) 이병도 그랬다. "두렵고 어렵고 갑갑한 점이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사명감이 크다"고 했다. 병사들은 "PX가 없어 군 생활 추억이 없다" "물이 귀하다" "공사하느라 종일 삽질하다 보면 온몸에 통증이 온다" "껴입을 만큼 입어도 한겨울 '바람싸대기' 앞에선 볼이 얼얼하고 발가락이 깨질 듯 아프다"면서도 말끝에 '대한민국 1%의 자긍심'을 갖다 붙였다.

외딴섬 같은 GP에선 가족보다 더 한 정이 쌓인다. 최혁재 GP장은 "갇힌 공간에서 오래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를 속속들이 알게 돼 전우 겸 친구 겸 가족인 묘한 유대감이 생긴다. 휴가 후 복귀할 때 소대원들과 서울에서 소주 한 잔 마시고 함께 귀대하곤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 비무장지대 일원에서 촬영한 사진들은 인터넷(dmz.chosun.com)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6·25전쟁 60주년 특별기획전 ‘아! 6·25’, 조선일보 창간 90주년 기념 ‘Inside the DMZ 사진영상전’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댓글 38
0 / 500
  • best곰탱이~ (218.145.xxx.xxx)
    2010-06-11 12:02:05
    헉..어딘지 알겠네요ㅎㅎ저쪽 gop에서 근무를 해서 몇번들어가봤습니다..
    안에 시설은 좋은편인데..정말 겨울에 폭설이라도 내려서 케이블이라도 고장나면 진짜 개고생이죠 ㅎㅎ도보부식..저쪽이 정말 경치가 좋습니다..오른쪽으로는 동해..북쪽으로는 금강산..뒤쪽으로는 설악산까지 보일때도있고요..죽을때까지 다시 못가겠지만..잊지 못할꺼 같네요 ㅎㅎ
    1
  • 일직하사 (218.145.xxx.xxx)
    2010-06-12 13:05:42
    gp뒤쪽에 북한군 351?전망대 있지않나요? 저도 12년전에 저기서 근무했습니다 해안가에는 전광판 이있었던 기억이 나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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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리온 (218.145.xxx.xxx)
    2010-06-12 04:55:38
    으윽.... 최근에 전역한 사람으로서 진짜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네요... 저도 칠성 불사조 연대 수색중대라서... 거의 몇달을 제외하고는 군생활 대부분을 GP에서 보냈는데..... 저 곳 말고도 가까운 곳이 몇군대 있지요.... 쩝 어디라고 말은 못하지만 ㅋㅋ 여튼간에 사진과 기사에 나오는 장병들의 모습과 상황들... 그리고 그들이 했던 말들이 남일 같지가 않아서 더욱 반갑기도 그리고 아쉽기도 하네요 ㄷㄷ
    0
  • 어둔밤도깨비 (218.145.xxx.xxx)
    2010-06-12 03:12:23
    아~~ 86년인가로 정정합니다. 기억력이 점점 떨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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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둔밤도깨비 (218.145.xxx.xxx)
    2010-06-12 03:10:21
    김일성 사망! 87년에 7주간 훈련으로 야외생활하다가 복귀해서 푹자고 저녁(일요일)에 밥먹으러 일어났는데 김일성이 죽었다고 비상이 걸려서 밥도 못먹고 거점투입하던때가 생각나는군요. 그전 훈련때는 훈련나가기전에 부식추진?(먹을거리)에 신경썼는데 그당시에는 올것이 왔구나 하는생각에 먼저 실탄을 챙기게되고 훈련나갈때는 들기편한 K-1을 들고다녔는데 그때는 내가 항상 쏘고쓰던 M-16을 챙기게 되더라고요. 거점투입되서 10일동안 있다왔는데 얼마나 지루하던지....... 말로하면 끝도 없네요.......ㅎㅎㅎ
    0
  • 전진무적칼 (218.145.xxx.xxx)
    2010-06-12 03:03:52
    서부전선쪽에도 지근거리에 북쪽애들 전초가 관찰 가능한 GP 있습니다...ㅎㅎ 000GP...ㅎㅎ
    그네들 농구하고 노는 보습이며 일상관찰 가능한 초소가 있지요....ㅎㅎ
    소리치면 들릴껄요...ㅎㅎ
    사진에 보이는 전초는 제가 근무할때 한창 현대화 한다고 열심히 공그리치고 철항으로 철선쳐서 공사한 덕분입니다...ㅎㅎ
    정확히 88올림픽 이전은 뽀글이 개쇄이들보다 우리가 화력이나 여려보로 모질랐습니다...미군 GP빼고.
    그때도 뽀글이개쇄이들은 전초안에 중화기들여 놓고 있었습니다.....
    정전협정상 절대 중화기는 들여올수 없었는데 말이죠....
    0
  • 어둔밤도깨비 (218.145.xxx.xxx)
    2010-06-12 02:52:44
    25년 전의 그때가 생각나느군요. 항상 하던말 "대한민국 최북단! , 최동단!" 그때는 금강산관광이 없었고 단지 통일전망대관광만 있었는데 거기서 구선봉(낙타봉)사진(일반인은 그것도 못찍었음)만 찍어와도 대단한자랑거리였는데 그곳GP서 사진을 찍어서 이어붙이면 장관의 파노라마사진이 되어 아무도갈수없는 내금강산사진이라며 자랑하던때가 생각납니다. 내가 근무하기전에는 대형장기판을 만들어서 북한GP애들과 확성기로 장기도 두고했는데 북한애들이 많이 지니까 없어졌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관측장교로 근무해서 브리핑 외우던때가 조금씩 떠오릅니다. 일출봉, 월출봉, 옥녀봉....... 눈에 선하네요. 그때만 생각하면 피가 솟구치는것을 느끼는데 나이 50을 바라보고있으니 몸과 마음이 따로 놉니다. 쩝....
    그때를 생각나게해주신 기자님! 감사합니다!
    그때가 그립씁니다. 아~~ 옛날이여! ! ! ~~~~~~
    0
  • 돈꿀레옹 (218.145.xxx.xxx)
    2010-06-12 02:16:09
    그리고 영변 핵위기라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94년 영변 핵 위기때 오히려 조용했었어요...!
    오히려.. 김일성 사망한날이 더 바빴습니다.... 0.0 94년 핵위기때는.. 미국이 공격을 하내 마내 해서
    시나리오만 작성했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그땐 바쁘지 않았어요.. 0.ㅡ 그때는 아마 집수작전 나서거 지레밭에 들어가 인사계님하고 더덕을 캤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음... 죄송합니다.. 저희 인사계님이
    BM을 좋아해성... 음... 0.ㅡ;
    0
  • 돈꿀레옹 (218.145.xxx.xxx)
    2010-06-12 02:09:49
    하지만 우리는 밤새 매복 섰다는... ㅜㅜ
    0
  • 돈꿀레옹 (218.145.xxx.xxx)
    2010-06-12 02:08:49
    찾고잡자님? 별다른 비상이 않걸렸는데... 군장단님하고 사단장님께서 전방에 그냥 올라왔을까여!
    우리는 데프콘이 발령됐다고 무전으로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후방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는 전혀 몰라요.. 데프콘이 발령되도,, 뭐~ 그런가부다하죠! ^^ Gp에 있기때문에 나갈수도 없고해서여...전방에는 조용했던것은 맞는것 같아여... GoP 대대들은 아무것도 않하더라구요! 0.0
    우리 수색대,정찰대, 특공대만 바빴던것 같아여...! 망원경으로 GOP 대대보니... GOP는 뭐~ 그냥 상황이 걸렸는지 않걸렸는지 모르게 조용하더라구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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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우 (218.145.xxx.xxx)
    2010-06-12 01:27:56
    오늘 조선일보 에 나온것과 같은 특집기사!!
    1부도 그렇고 2부도 잘보고있습니다

    테스트로만 소개된 내용 사진도 첨부되어있네요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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