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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 German Secret Police : STASI & Gunter Guillaume
동독 비밀경찰 조직 슈타지, 국가보안부 (STASI, Ministry for State-Security, 1950~1990) 로고
슈타지는 구 소련의 KGB를 모방하여 설립된 독일민주공화국(동독)의 비밀경찰정보기관이었습니다. 슈타지는 형식상 경찰조직과 유사하였으며 대외정보부(HVA)도 운영할 만큼 국내와 해외를 모두 포함한 방대한 규모의 첩보 수집에 뛰어난 첩보기관이었습니다. 1990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슈타지는 반체제 인사 감시 및 탄압, 국경 경비, 해외정보 수집, 대외 공작 등을 주임무로 활동하였습니다.
국가보안부(STASI) 본부
독일통일 직전까지 슈타지는 정규 요원은 91,015명이 일하고 있었고, 비정규 요원은 서독,동유럽, 서유럽, 미국에 퍼져있던 약 60여만명으로 추산하여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동독 전역에는 슈타지 장교와 비밀 공작원들의 접선 장소로 이용되는 주택 즉 안전가옥이 약 3만 2,000여개 정도 있었다고 합니다.
슈타지 요원들 대부분은 고강도의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는데 모든 보고서를 극비로 처리해야만 하였고 이를 취급하는 슈타지 요원들은 항상 비밀 엄수를 염두에 두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생활의 일상화로 일반인들과 다르게 얼굴빛이 창백한 요원들이 많았다고 하며 감정의 기백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경직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알콜 중독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슈타지 요원들의 심리상태를 치유하기 위해 일종의 심리치료센터와 같은 성격의 병원을 자체적으로 운영하였다고 합니다.
STASI Headquarter Step
문제는 이러한 치료센터와 같은 곳에서도 통제와 보고 과정이 동일하였고 환자로 입원한 슈타지 요원과 의사의 상담 대화까지 모두 슈타지 본부에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32년간 도청을 통한 각종 비밀 문서를 슈타지 본부에 보관하였고 역으로 KGB에서도 요청 할 정도로 슈타지의 정보 수집력은 냉전 당시 CIA, KGB를 능가했었다고 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동독 공기관과 호텔, 외교사저에 도청장치가 설치되어 있었고 24시간 청음되었다고 합니다.
냉전시절 슈타지가 32년간 첩보수집을 통해 방대한 비밀자료를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이들 자료를 독일 베를린의 슈타지 문서관리청을 두어 별도 보관하고 있으며 1991년 특별법을 제정하여 선별적으로 공개를 하였습니다. 아직도 공개되지 않은 비밀문서자료들이 즐비하고 공개되면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자료들이 상당수 있다고 합니다.
냉전시기 감청작업을 하고 있는 동독 슈타지 요원
수많은 감청 테이프를 녹음하고 있는 슈타지 요원
슈타지 조직에서 일을 했던 어느 요원의 말에 의하면 비밀 해제된 슈타지 문서를 일렬로 늘어놓으면 약 160km가 될 정도로 많은 분량의 문서가 통일 후 공개될 처지에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이러한 자료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STASI 비밀경찰요원의 평상시 활동(1989년 통일 전)
이런 수많은 활동 가운데에 통일 전 1974년 서독인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던 사건이 생겼습니다.
앞쪽 : Willy Brandt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 1913년 12월 18일 ~ 1992년 10월 8일
뒷쪽 : Gunter Guillaume 귄터 기윰, 1927년 2월 1일 ~ 1995년 4월 10일
귄터 기욤은 동독 비밀경찰조직 슈타지 소속으로 1956년 서독으로 건너가 빌리 브란트 총리의 비서로 일하며 중요한 국가 문서들을 동독에 넘겨왔었던 스파이였던 것입니다.
슈타지는 동유럽, 서유럽, 미국 등 많은 국가들에 정보원 활용을 위해 각국에 침투해 있는 요원들을 관리하고 있었는데 귄터 기욤도 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기욤은 슈타지에 의해 오랜 기간 동안 관리되어진 두더지(mole)역활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인물이었는데 1955년 그의 아내(크리스텔 기윰)와 함께 정식 슈타지 요원으로 채용하였다고 합니다.
Berlin West Germany, 1957
서독에 침투한 귄터 기욤은 정보원으로 활동을 하였었고 필요한 사항들을 교육받고 1956년 공산주의에 반감을 나타낸 것으로 위장하여 아내 크리스텔과 함께 서독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이후 기욤은 슈타지의 지시에 따라 사민당(독일사회민주당)에 입당하여 열성 당원으로 활약하며 사민당 內에서 입지를 넓히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어 1968년 프랑크푸르트 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되었고 1969년 사민당 정치인이었던 게오르그 레버(건설노조 지도자 출신)가 연방의원으로 당선되는데 일조(귄터 기욤의 조직능력이 탁월하였다고 함.)를 하였다고 합니다.
빌리 브란트와 귄터 기욤, 1973년
1970년 1월 레버의 추천을 받아 총리실에서 비서관으로 일을 시작한 기욤은 빌리 브란트 총리의 사소한 일까지 꼼꼼히 챙기며 신임을 얻어갔습니다. 이후 당을 담당하는 총리 비서로 승진을 하게되고 사민당 내부 회의 및 토론회에 참석하면서 내부 정치상황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기욤은 브란트 총리에게 보고되는 각종 문서류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심지어 총리의 사생활에 대해서까지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됩니다.
STASI 요원이 사용한 첩보용품, cigarette lighter 기능과 8mm MINOX 카메라 기능을 개조한 카메라
이때 슈타지는 단파 라디오를 이용하여 암호화된 지령을 기욤에게 무선하달을 하였고 기욤은 슈타지 본부에 보낼 문건을 촬영해 마이크로 필름 형태로 만든 후 시가 케이스에 담아 장모가 운영하는 담배가게에 손님으로 위장하여 찾아온 동독 연락원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문서를 유출했다고 합니다.
또 기욤은 동독 연락원과 사전에 약속된 음어로 별도의 접선 장소를 정해 은밀히 접촉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기욤은 브란트 총리 등 서독 정계 인사의 동정과 동서독 정상회담 등 주요 현안 관련 서독 정부의 전략을 보고했으며 미소 군축회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향 등 총리에게 보고된 국제 안보 정세 관련 비밀문건 내용도 동독 슈타지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슈타지 동독 스파이 공작에 의해 총상으로 사망한 시위대(1967 NewYork Times)
그러나 기욤의 스파이 활동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정체가 탄로나 버리게 되었습니다. 1973년 서독 방첩기관인 헌법보호청(BfV, 현재는 연방헌법수호청으로 개칭, 독일 쾰른에 소재) 서독에서 활동 중이던 동독 스파이들을 체포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이 소지하고 있던 메모에 귄터 기욤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헌법보호청은 그 이름의 가족과 생일 등이 동독에서 서독 내 스파이에게 보낸 생일 축하 무선통신문 상의 생일과 같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기욤 부부는 서독 정보 기관의 감시를 받아 오다가 1974년 4월 24일 자택에서 체포되었습니다.
독일 쾰른 소재 BfV, 연방헌법수호청 건물(연방정부 내부부 소속)
STASI 첩보원이 사용했던 단파 라디오(펜을 연결하여 안테나기구로 사용)와 시계를 이용한 마이크로폰
사실 1973년부터 서독의 방첩기관은 기욤 부부의 첩보 활동을 의심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증거를 찾아서 체포를 하는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었다고 합니다.
체포 당시 귄터 기욤은 "나는 동독국가의 인민군 장교이고 국가보안성(STASI) 직원이다. 장교에 대한 예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은 기욤 사건이라고 불렸었고 서독의 내정에 심각한 후폭풍을 불러오게 되었습니다. 같은 해 5월 7일 빌리 브란트 총리는 사임을 하게 되었고 6월 6일 야당의 동의에 따라 서독 연방의회에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위원회 조사에 의해서 서독 치안기관의 감시체제 취약점이 드러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귄터 기욤은 1975년 12월 국가반역죄로 징역 13년 형을 선고 받고 아내인 크리스텔은 징역 8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Order of Karl Marx, 칼 막스 훈장
이후 기욤 부부는 7년간 감옥에서 복역을 하다가 1981년 동서독간의 스파이 교환 프로그램에 의해 형기를 다 채우지 않고 출소해 동독으로 보내졌습니다. 귄터 기욤은 동독에서 영웅대접을 받게 되었으며 동독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수훈을 평가 받아 평화의 정찰자라는 이름으로 표창을 수여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부부는 칼 마르크스 훈장을 받았으며 귄터 기욤은 슈타지 대좌, 아내인 크리스텔은 슈타지 중좌 계급으로 승진되었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