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많은 분들께서 흔히 알고 있는 함정입니다만.....그냥 사진처분 겸 정리해 볼까 합니다.

시나노는 원래 야마토급 전함의 3번함으로 계획되어 1940년 5월 4일 요코스카 해군 조선소에서 건조가 개시됩니다.

그러던 중 1942년 6월 5일,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 해군이 주력항공모함 4척을 상실, 작살나 버리자 시나노는 중대 변화를 맞게 됩니다.

순식간에 항공모함을 4척이나 잃은 일본해군 수뇌부로서는 항공모함의 공백을 메꿀 방책이 필요하였고, 이에따라 시나노는 1942년 6월, 항공모함으로서의 개조가 결정됩니다.
만약 야먀모토 대장과 오자와 중장을 필두로 한 항공모함파 제독들이 그전부터 주장해 온 야마토 이후의 대형전함 건조방향 전환계획 - 즉 무사시와 시나노의 항공모함으로의 개조 의견이 일찌감치 받아들여 졌더라면 좀 더 빨리 항공모함으로의 개조가 이루어지고 무사시조차 항공모함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었겠습니다만......어쨋든 해군 수뇌부의 결정에 의해 시나노의 개조공사가 진행되게 됩니다.

정확히 따지면 시나노는 항공모함으로만 정의하기 보다는 항공 구축함모함으로 분류하는게 맞는데, 그 이유가 항공모함으로서의 기능 이외에도 전방에 배치된 아군 항공모함으로 가기 위한 함상기들의 중간 발착기지로서의 가능 및 항공모함 기동부대의 함정들에 연료를 보급하는 기능(사실 이것이 시나노의 계획된 주 기능)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 시나노는 당시 일본해군의 주요 건함계획중 가장 최 기밀사항에 분류되었을만큼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실제로 11월 28일 미 해군 잠수함 USS Archerfish 한데 발견되기 전까지 이 시나노에 대해서 연합군 해군이 아는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시나노를 격침시친 USS Archerfish 조차 적 함대 교본에 시나노가 나오지 않아서, 시나노를 격침시켜야하는지 안해야하는지 함정 수뇌부들간에 작은 충돌이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그외에도 건조되는 장소인 요코스카 해군 조선소의 노동자들에게 대해서도 시나노에 대해 '시'자라도 발설하는 그날에는 즉결처형된다는 협박을 받으면서 조선소 외로의 출입이 금지, 건조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1944년 10월 8일 진수된 시나노는 과거의 야마토와 무사시가 그러했던 것처럼 일본 해군 수뇌부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당시 일본의 전황은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본 해군 수뇌부들은 이 시나노를 미군의 폭격에 좀 더 안전하고 항공모함 기동부대의 본부가 위치한 구레로 이동시키기로 결정, 시나노는 11월 28일 밤 요코스카항을 빠져나오게 됩니다.

사실 시나노의 함장이자 일본 해군사관학교 수석졸업생이었던 아베 도시오 대좌는 탑재된 시나노의 12기의 보일러 중 당장 가동상태에 돌입 가능한 것이 3기 뿐이었고 1147개의 방수 격실에 대한 테스트조차 완료되지 않은 상태인지라 이런 상태에서 함을 움직이는 것이 매우 위험, 시나노의 구레 항으로의 이동일자 연기를 강력하게 건의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시나노를 호위해줄 전투기 지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미군의 공격으로부터 시나노를 호위해줄 존재라고는 구축함 하마카제, 유키카제, 이소카제 이 3척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중, 혼슈 일대를 순찰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미 해군 잠수함 USS Archerfish 에게 밤 9시경 발견되게 됩니다. 시나노와 주변 호위 구축함들은 함의 위장을 위해 철저한 등화관제를 실시하고 함내에는 조금도 불빛이 새나가지 않도록 지시받았으며 이를 어기는 자는 군법회의에 넘겨지게 되어 있었지만, 그 위장은 들키고 맙니다.
원래 USS Archerfish 는 이 함정이 유조선인줄로 착각했으나, 확인결과 항공모함이라는것을 확인하고 계속 추적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3개 보일러 가동 정도에 불과하나 이들을 100% 가동시켜서 최대 20노트의 속력을 낼 수 있었던 시나노로서는 자함의 속력만으로도 잠수함을 따돌릴 수 있었고, 초기에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11시 20분부터였습니다.
주축의 베어링이 위험 수준으로 과열되어, 시나노는 결국 18노트 미만으로 속력을 줄여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진 것입니다.

사실 일본 해군 수뇌부는 그 동안 시나노의 건조완료를 거세게 독촉하였고, 이에따라 시나노의 함체 일부분에 대한 부실공사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건조완료 독촉은 레이테 해전에서 마지막 주력항모인 즈이카꾸를 잃은 후로 더 거세어 졌습니다.

다음날이자 몇시간 후인 11월 29일 새벽 2시 15분, 미 해군 잠수함들의 무선통신이 끊김을 확인한 시나노의 아베 함장은 시나노가 공격당하게 될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게 됩니다.
새벽 3시 17분 드디어 USS Archerfish 에서 30초 간격으로 6발의 어뢰가 발사되고, 전 어뢰가 함의 우현 중앙부분을 집중적으로 명중하게 됩니다.

사실 시나노 자체가 어뢰에 명중되어 파괴된 피해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시나노가 당시 자함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을 어뢰 명중 이후에도 계속 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속력과 함께 바닷물이 엄청난 압력으로 밀고 들어와 격실을 하나 둘씩 파괴, 큰 피해를 냈던 것입니다. 안 그래도 격실에 대한 능력이 부실공사 의혹을 받아 왔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수압이 격실들을 하나 둘씩 작살냈던 것입니다.

그 이외에도 당시 시나노에 탑승한 사관들의 90% 가량이 경험이 적거나 아에 없는 신참들이었습니다. 함정의 비상시 대응능력이 한참 떨어져 함의 침수 저지를 시행하기에는 그야말로 역부족이었습니다.

새벽 5시 시나노는 우현으로 18도 기울어졌고, 얼마 후 바닷물 증류장치가 고장을 일으켰습니다. 아침 7시 시나노의 증기터빈들은 모조리 정지되었고, 9시에는 모든 동력을 상실하였습니다.

10시 18분을 기해 아베 함장은 전 승무원 퇴함을 명령하였고, 오전 11시 시나노는 처녀항해 17시간만에 함장인 아베 도시오 대좌를 포함한 1435명의 승무원들과 함께 4,000m 바다 아래로 가라앉고 맙니다.

시나노는 일본 역사상 가장 컷던 군함이자 건조당시 세계 최대의 군함이었으며, 이 기록은 1959년 미 해군의 항공모함 USS Forestal 이 건조되기 전까지 깨지지 않았습니다.


제원

길이 : 266.1m
폭 : 40m
흘수 : 10m
배수량 : 상비 64,800t, 만재 71,890t
추진기관 : 중유보일러 12기, 증기터빈 추진, 4축 추진, 출력 153,000hp, 항속거리 18kt시 10,000nm, 중유탑재량 9,000t
속력 : 28kt
무장 : 100mm 40구경장 단장포 16문, 120mm 대공로켓포 6문, 25mm 60구경장 대공포 145문
함재기 : 평시 47기(평시 항공 구축함모함 기능을 하도록 계획된 관계로 평시 탑재량은 적음), 최대 120기
장갑 : 현측 127mm, 데크 100mm, 비행갑판 79mm
승조원 : 2,515명